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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받은 인간과 동물의 특별한 교감과 치유 이야기 | 마이 북리뷰(2021년) 2021-12-0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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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프 브로크

진저 개프니 저/허형은 역
복복서가 | 2021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상처 받은 인간과 동물의 특별한 교감과 치유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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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인간과 동물의 특별한 교감치유 이야기”

진저 개프니의 <하프 브로크>를 읽고

 


 

이해와 소통을 포기한 고통의 삶

그러나 희망은 있다

깊이 상처받은 인간과 동물들의 만남에서 기적이 일어난다.

 

인간과 동물은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을까? 동물은 인간과 교감하고 인간은 동물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받을 수 있을까? 요즘 나홀로족, 비혼족들이 늘어나고 반려동물들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들은 또 하나의 친구나 가족을 갖고 싶어서 또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한다. <프리윌리>, <각설탕>, <호스 위스퍼러>, <말리와 나> 등의 영화는반려동물과 인간의 교감을 주제로 한 인기있는 영화들이었다. 

그리고 여기, 평생 말과 함께해 온 여성과 그녀와 말과의 특별한 교감과 감동이 있는 실화가 있다.  『하프 브로크』는 말 조련사였던 저자 진저 개프니가 대안교도소인 뉴멕시코의 한 목장에서 만난 재소자들과 말들과의 특별한 만남과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 책 속에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상처받은 그들이 말과의 교감을 통해 어떻게 인간을 신뢰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특별한 치유와 회복의 길을 보여준다. 

 

한 소녀가 있었다. 지독하게 내향적이고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서 여섯 살까지 선택적 함구증을 앓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녀만의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동물의 몸짓언어를 읽어내는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동물들과 함께 있을 때 훨씬 편안함을 느끼며 동물들과 교감했다. 그래서 그 소녀는 나중에 커서 승마용 말을 훈련시는 조교사가 되었고, 특히 까다롭고 길들이기 힘든 말들을 잘 다루는 조교사로 명성을 얻게 된다. 그 소녀가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진저 개프니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비영리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대안교도소에 문제가 심한 말들이 있으니 와서 도와달라는 것. 그녀는 목장의 형태로 운영되는 이 대안교도소에 도착해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진저 개프니는 상처받은 인간과 동물을 만나게 된다.

 

목장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 목장은 실제로 교도소이다. 여기서 지내는 주민들은 대부분 다중의 전과가 있는 중범죄자들이다. 그들은 스스로 교도소에서 목장으로 옮겨오겠다고 신청했고 판사 앞에 나아가 남은 형기를 목장에서 마쳐도 좋다고 허락받은 이들이다. 그들에겐 이 목장은 삶의 마지막 보루이며, 마지막 희망이기도 하다. 그들은 헤로인이나 메스암페타민, 또는 알코올중독자들이며 그들은 이미 인생의 바닥을 치고 온 사람들이다. 말하자면 이 목장은 그들에게 있어서 마지막 동앗줄이자, 생명줄인 셈이다.

이렇게 이 목장에는 상처받고 버림받은 사람들이 있듯이, 이 목장에는 버려지고 상처입은 말들도 있다. 처음에 그녀는 사람을 공격하고, 약탈하고, 폭력적이고 분노를 표출하는 말들을 보고 놀랐다. 인간만큼이나 이 말들도 상처입고 버려져서 인간에 대한 친분과 교감은 사라진지 오래였던 것이다.

 

그렇게 상처입고 부서진 인간과 말들이 만났다. 그리고 그 가운데 역시 상처입은 그녀 진저 개프니가 있다. 이렇게 상처입은 존재들과의 만남, 이 만남의 끝은 어떻게 될까. 이 책 속에서는 그렇게 상처입은 사람들이 어떻게 말과의 교감을 통해 달라지고 치유되는지 잘 보여준다.

 

“말은 주인을 닮는다고들 한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주가 되어가는 것이다. 말들은 주인의 내면에 자신을 녹아들게 한다. 감정의 위장이다. 목장에 있는 말들은 오랫동안 망가진 사람들을 수도 없이 많이 보아왔다. 그들은 얼굴에, 몸의 자세에, 각자의 독특한 움직임에 인생 역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다닌다. 이 신체적 표현은 말들이 즉각 이해할 수 있는 언어다. 두려움과 그 사촌들─분노와 짜증과 고통─은 재소자들의 걸음걸이에, 들의 어깨와 목에, 굽은 등에 실리고 눈썹 밑 그림자에 숨어 그들로 하여금 곁눈질로 주위를 살피게 만든다.”
- p.22

 

상처받은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런 상처, 분노, 짜증을 표출하게 마련인데,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과 언어들에 동물은 민감하다. 말의 난폭하고 폭력적인 행동들은 그 말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목장에 있는 말들은 그동안 망가지고 상처입고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보아왔고, 어느새 그 행동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행동으로 표출한 것이다. 그러나 진심은 통하듯이, 사람들이 진심과 애정을 가지고 그 말들을 대하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다. 그렇게 난폭하고 분노에 찬 말들이 온순해지고 차분해진 것이다. 특히 상처입고 피를 흘리는' 루나'를 구하기 위해 루나와 한판을 벌이고 결국 '루나'를 포획해서 치료하는데 성공하는 장면은 정말 감동 그자체였다. 사람들에게 상처입고 버려져서 인간에 대한 불신과 공포만 남은 루나와 그런 루나를  진심을 다해서 구하고자 정성과 노력을 다하는 진저를 비롯한 제소자들의 모습이 대비가 되면서 안타깝기도 했다. 

 

“괜찮아질까요?" 플로르가 속삭여 묻는다.

주위를 둘러보니 루나의 고통을 향해 몸을 기울인 이들의 얼굴이 보인다.

"모르겠어요. 일단 물이나 계속 끼얹어주세요."
- p.72

 

이 책 속 이야기 속에는 대안교도소인 목장에서 만난 제소자들과 상처입은 말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저자 자신의 이야기도 있다. 저자는 그 목장에서 경험과 더불어 자신의 성장과정과 그녀가 만났던 특별한 말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지내는 것에 힘들었던 그녀에게 말은 텅 비어 있던 자신을 생명으로 채워 이 세상에 단단히 발 딛게 해주는 육신이었다. 

 

내게는 나를 고정해주는 밧줄이, 나를 다른 무엇 혹은 누군가에게 묶어주는 끈이 없었다.

그러다 벨을 타고 달리면서 내 몸이 두터워지는 걸 느꼈다. 살 위에 새로운 겹겹의 살이 붙었다. 내 밑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움직임으로, 배어나온 땀과 녀석의 갈빗대를 지그시 누르는 내 허벅지 상부의 근육 운동으로 벨은 내 안의 부서진 부분들을 도로 끼워맞춰주었다. 녀석을 타고 달리면서 나는 이 세상의 것이 되었다. 꽉 차고 묵직한 몽뚱이, 어딘가에 속한 존재가 되었다. 

- p.88~89

 

이처럼 『하프 브로크』에는 상처받고 결핍된 존재들이 등장한다. 그 첫번째 존재는 폭력적이고 상처받은 말들이다. 이 말들의 대부분 어떤 식으로든 폭력을 경험하였고, 그 결과 상처받았고 인간의 애정을 받지 못한 결핍된 존재가 된다. 그 두번째 존재는 이 망가지고 버림받은 말들을 돌보는 사람들이다. 이미 그들은 사회에서 여러 정서적인 문제를 겪고 약물과 알코올로 찌들어 몸과 마음이 병든 사람들이다. 진저  개프니는 그들에게 말을 진정시키고 말을 돌보는 방법을 통해 말과 교감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 과정을 통해 그들은 말과 마음을 나누고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제대로 인정도 받지 못하고 버려지고 이름도 없던 존재들이 서로 이해하고 교감하면서 다정하고 온화한 모습으로 변해가게 된다.

특히 삶의 희망을 잃고 자해증세가 심했던 일라이자가 그 목장을 이끌고 후배 제소자들에게 말 조련하는 법을 가르치는 모습으로, 말을 능숙하게 다루고 타는 어엿한 기수로 변화하는 모습은 감동 그자체이다. 처음에는 새라가 그런 치유의 희망을 보이는 듯 했으나, 결국은 약물중독을 극복하지 못하고 목장을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마음이 아팠다. 저자 자신도 새라가 모든 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변할 거라고 생각했다가 그 상자 사건이 터져서 목장을 떠나서 한동안 마음의 상처를 얻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두를 다 치유할 수 없음을 알게 되고, 일라이자와 토니의 변화를 보면서 자신이 할 일은 그들 스스로가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진저 게프니조차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치유하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인 '하프 브로크'는 반만 길들여진 말을 의미하는데, 어쩌면 저자인 진저 개프니를 포함한 그녀가 만든 제소자들, 목장의 말들 모두다 하프 브로크일지도 모른다. 이들은 아직 미완성의 존재이기에 완전하지 않다. 이렇게 모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그들은 서로 교감과 소통을 통해서 더 완전하고 나아진 존재로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을 믿고, 상대방과 진정으로 교감을 나누고, 유대하는 경험을 통해 그들은 비로소 완전한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의 불완전성은 부정적인 뉘앙스를 줄 수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그 단어에서 희망과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특히 하프 브로크였던 루나가 인간을 신뢰하고 인간과 마음을 나누는 마지막 장면은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듯 하다.

 

두려움은 늘 루나가 세상을 투과해서 보는 렌즈였다. 루나는 '깜짝 놀라는' 반응이 내장되어 있는 녀석이었다. 몸 전제가 눈이 보내는 명령에 복종하도록 자동반응 설정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녀석을 보고 있자니 내가 한때 알던 짐승과 전혀 달라 보인다. (중략)

"이제 기승해도 돼요?" 토니가 묻는다.

"루나가 준비된 것 같으면요." 하지만 나는 마음속 깊이 알고 있다. 루나가 준비됐다는 것을.

- p.358, p.361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개나 어린이처럼, 자신을 적절히 표현할 수 없어 고통받는 존재들의 마음을 읽고, 그들을 대신하여 말한다. 진저 개프니는 말馬을 이해하는 천부적인 능력을 타고났다. 그런 그녀가 세상에 끝내 적응하지 못해 버려진 존재들을 만나자 기적이 일어난다. 통제불능의 말들이 인간을 신뢰하게 되고, 그 신뢰는 겁먹고 좌절한 인간을 치유한다. 거친 수감자들이 오직 말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그녀의 지시에 순종하기 시작한다. 두려움과 체념이 지배하던 목장에 밝은 미소가 피어난다. 뉴멕시코의 광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감동적인 실화는 말한다. 어떤 경우라도 회복은 가능하다. 깊이 상처받은 자들이 조심스럽게 마음을 열고 다가갈 때,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의 가능성이 된다. 그것을 믿어야 한다.”
- 김영하 (소설가)

 

이 책은 김영하북클럽 선정책이었고, 김영하 작가님이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신 책이었다. 처음에는 생소한 말과 관련된 용어, 말의 신체 부위, 말 조련법 등을 이해하고 그 장면들을 머릿속에 그려보느냐고 더디데 나아갔고, 읽어나가는데 장애물을 만나 자꾸 멈추게 되었다. 그러나 그 속에 담겨진 인간과 동물의 진정한 교감과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이 다정하고 온화한 모습으로 변화하면서 인간과 동물이 진정 치유와 회복이 되는 과정들에 집중하게 되었다. 나도 진정으로 그들이 자신들의 상처와 장애를 극복하고 다시금 자신을 사랑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다정하고 온화한 모습으로 변하기를 바랬다. 결국 그러한 마음들이 합쳐져서 닫혀있던 루나의 마음도 열게 되고, 루나도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금 인간을 믿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간과 함께 라이딩을 시작해보고 싶은 것일 거다. 

 

그리고 이런 목장 형태의 대안교도소가 우리 나라에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래서 범죄자들에게도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그들 또한 하프 브로크이니깐. 그들도 치유와 회복을 통해 달라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깐 말이다. 

 

“『하프 브로크』는 부서진 존재들을 위한 사랑 노래다. 망가졌지만 어떻게든지 고쳐보려 애쓰는 사람들과 동물들이 이 연가의 주인공이다. 진저 개프니의 문장은 그녀가 묘사하고 있는 그곳 대지만큼이나 순정하고 마음을 끌어당긴다. 그리고 그 속에는 무엇보다 깊은 진실이 깃들어 있다. 그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제대로 사랑하기, 최선의 치유책은 언제나 이뿐이다.”
- 멜리사 페보스 (작가)

 

 

<영화 '각설탕'의 한 장면> 출처: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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