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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텔러
40대 육아맘. 하지만 책을 사랑하는 20대 감성녀. 삶의 지침에서 벗어나는 힐링 도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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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북리뷰(2022년)
신분을 넘어선 두 남자의 엇갈린 운명과 배신 | 마이 북리뷰(2022년) 2022-05-2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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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아서 가야 한다

정명섭 저
교유서가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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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을 넘어선 두 남자엇갈린 운명 배신 "

 

정명섭의 <살아서 가야 한다>를 읽고

 

 


 

반드시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

-20년 만의 귀환, 신분을 넘어선 두 남자의 우정과 배신-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 라는 말이 있듯이, 인간으로 살면서 아무리 비천하고 가난하고 괴로워도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다. 어떻게든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는 더 낫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장에 나가서도 죽을 고비를 넘기고 설령 부상을 입더라도 살아남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포로로 잡혀서 인간 이하의 비참한 생활을 하더라도 일단 살아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 책  『살아서 가야한다』는 가문을 위해, 아버지를 위해, 머나먼 낯선 전장으로 원정 간 두 사내의 이야기이다. 그들이 20년 간의 포로 생활을 벗어나 어떻게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살아남아서 무사히 귀환하는 것만 중요할 뿐이다. 그래서 이 작품의 주요 키워드는 '귀환'이다.그런데 귀환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될까.

같은 날 뒤틀린 운명의 두 남자 아이가 태어났다. 한 아이는 양반, 한 아이는 노비의 신분을 가지고 태어났고, 각자 환경에서 생활하고 성장한다. 그렇게 그들의 인생과 운명은 각각 따로 존재하는 듯이 보였으나, 그들은 머나먼 낯선 전장에서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출전한 전투에서 패배하여 후금군의 포로가 되고 그들은 남쪽의 한 농장으로 끌려가서 가혹한 노역을 하게 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양반인 '강은태'와 노비인 '황천도'는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의지하는 친구가 된다. 처음에는 곧 귀환할 줄 알았는데, 그만 20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여전히 귀환하지 못한 채, 농장 노역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귀환의 기회가 찾아왔다. 인조반정이 일어나면서 광해군이 쫓겨나고 후금은 청이 된다. 조선의 왕이 청나라 군대에 항복하게 되고 그로 인해 귀환의 길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그 기회는 오직 양반인 '강은태'에게만 허락되어 있었다. 집안에서 속전을 낸 강은태는 귀환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었지만, 가난하여 속전을 낼 능력이 없었던 황천도는 계속 포로로 남아야만 했다. 20년 동안 서로 믿고 의지했지만, 신분의 차이 앞에서, 경제력 차이 앞에서 그들은 친구가 아닌 서로 라이벌이 된다. 마치 '너 아니면 내가 살아야한다는 논리대로 오직 한 사람에게만 살 수 있는 것이다. 살고자 하는 강한 욕망 앞에서 황천도는 귀환의 기회를 잡기 위해 강은태와의 우정을 배신하고 그를 살해한다. 그리고 황천도는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강은태'로 살아가게 된다. 그에게는 오직 그 길만이 살 길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 강은태로 살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아무런 일도 안 하면서도 끼니 걱정을 하지 않고, 솜털처럼 부드러운 비단옷을 입고 따뜻한 솜이불을 덮고 자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완벽하고도 완벽하게 강은태로 살아야 했다. 

- p.189

 

 자신의 신분과 존재를 속이고 가짜로 살아가야 하는 삶은 언제나 불안하고 긴장의 연속이다. 자신이 가짜라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그는 철저히 연습하고 계획한다. 자신의 존재가 발각될 위험에 처할 때마다 그는 머리를 짜내고 지혜를 발휘해 위기의 순간을 모면해간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결국에는 자신을 의심하는 사람들까지 처리한다.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의 친구를 죽이고, 자신의 진짜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하고 결국엔 자신의 아내까지 누명을 씌워 죽인다. 이 모든 그의 잘못들이 오직 살아남기 위한 목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일까. 황천도 자신의 생존을 위해 그는 자신의 생존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죽였다. 그래서 이제는 그는 가짜이면서 진짜처럼 살 수 있는 것이다. 

 

정말 그는 앞으로도 '가짜 강은태'로서의 삶을 살 수 있을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저자인 이 책  『살아서 가야한다』에서  정명섭 작가는 조선에서 임진왜란이 끝나고 10년 뒤의 선조 33년부터 광해군을 지나 인조 15년에 이르는 시기를 조명하고 있다. 또한 명나라와 후금 간의 전쟁으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상황 속에서 엇갈린 운명의 두 남자와 그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37년이라는 비교적 긴 역사적 시간을 다루며 빠른 전개와 긴장감있고 스릴있는 구성으로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몰랐다. 특히 황천도가 언제 가짜임을 들키게 되는지가 궁금해서 쉴새없이 책장을 넘겼다. 역사와 추리, 스릴러가 겸비된 정명섭 작가의 작품은 언제 읽어도 '시간순삭', '페이지터너' 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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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의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 마이 북리뷰(2022년) 2022-05-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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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취록

조완선 저
북폴리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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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의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

 

조완선의 <비취록>을 읽고

 

 


 

19새기 예언이 21세기에 현실로 나타난다!

-조선 최고의 예언서 <비취록>을 둘러싼 미스터리-

 

우리가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떨까. 그러면 지금의 코로나 팬데믹 사태도 미리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었을까. 3년 간의 코로나 사태로 현재까지 세계 인구 중 627만 명이 사망했다. 이 코로나 사태도 이미 예견되어 있는 것일까.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 종말론, 2000년 Y2K 지구 종말론 등 지구 종말론은 여러 차례 예견되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는 이 지구에 살아가고 있고, 비록 코로나로 힘들긴 하지만 지구 종말은 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책이나 구전을 통해 전해져오는 예언들이 많지만, 거의 대부분은 적중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어떤 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예언서에 나온 예언문구를 억지로 꿰맞추어 예언의 영험하고 신비로운 능력을 극대화시켰다. 이렇게 예언 내용이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극소수의 예언이 적중된 것에만 초점을 두고 예언서에 담긴 예언 내용이 맞다고 열광한다. 

 

우리는 이 예언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예언을 믿고 예언 내용대로 그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 것일까. 

여기 조선 최고의 예언서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비취록>이라는 조선 최고의 예언서에는 선대의 예언들이 담겨 있고, 앞으로 일어날 일까지 예언되어 있다고 한다. 난세의 비결과 만 가지에 이르는 예언비서인 이 '비취록'을 둘러싼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살인사건 속에는 '신천지' , '새로운 시대'를 열망한 한 종교단체의 욕심과 그들의 헛된 야망이 담겨있다. 2백여 년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예언서 <비취록>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게 되면서 모든 일은 시작된다. 어느 날 고서 전문가이자 역사학자인 강명준 교수를 수상해보이는 한 남자가 방문한다. 그는 대전에서 고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용만인데 그는 '비취록'이라고 하는 신비로운 예언서를 하나 들고 온다. 그러면서 그는 다짜고짜 그 예언서의 진품 여부를 감정해달라고 한다. 강명준은 감정 결과 그 예언서가  심상치 않으며 진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최용만은 다시 찾아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사라진다. 

그러나 며칠 후 최용만은 실종 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이 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살인 사건인 줄 알았으나, 용의자로 지목받던 고서 중개인 안기룡마저 살해되고 나자, 수사는 미궁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안기룡에서 나온 흔적 조사 결과 그들은 계룡산에 은둔하고 있는 '쌍백사'로 향한다. '비취록' 이라는 예언서와 '쌍백사'라는 절, 쌍백사의 비밀을 파헤치려던 젊은 승려들의 연쇄 죽음 등 사건은 점점 복잡해지고 수사는 더욱더 미궁에 빠지게 된다.  

 

단순히 연쇄살인의 목적이 비취록을 얻기 위한 것이었을까. 처음에는 비취록을 손에 넣기 위해 벌어지는 살인사건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쌍백사에는 살인 사건을 넘어선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고, 그 음모는 무려 30여 년 전부터 준비해온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음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조선 시대 홍경래의 난, 동학농민운동, 보천교, 일본식민지시대, 항일투쟁 등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소설이라고 보다는 역사서처럼 느껴졌다. '비취록'은 단순한 예언서가 아닌 이처럼 과거 조선시대, 일본 식민지 시대 등 우리나라 역사와 연관된 것이었고, 실제로 '보천교'는 증산교, 천도교 등과 같은 민족종교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보천교는 차경석(車京石)이 창시한 증산교(甑山敎) 계열의 신종교라고 한다. 아직도 보천교 신도들이 남아있고, 보천교가 존재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 책 속에서는작가는 보천교 신도인 쌍백사의 승려와 사하촌 사람들이 보천교 교리와 예언서에 나온 예언 내용을 지키며 '새로운 세상'이 오기를 갈망하며 거사를 계획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의 거사는 '비취록' 에 예언되어 있었다. 

 

그들이 계획하고 있는 거사는 명분이 있을까. 과거 일본 식민지 시대에 항일 투쟁과 관련이 있다. 일왕 암살, 친일파와 일본 고위관리직 숙청 등 다소 과격하기도 하고 비뚤어진 이상일 뿐이지만, 그들은 그렇게 항일 투쟁을 하면서 '새로운 세상 신천지'를 꿈꾸었다. 그러나 그들의 희망과 바램은 체제 전복이나 무정부 사태, 반란 상황을 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극도로 위험하고 극단적이 생각이었다. 비취록에 나온 예언 내용을 하나 하나 해독하고 그 의미를 현재 상황과 연관시켜보면서 조금씩 비밀의 문은 열리게 된다. 그 해독하는 과정이 참으로 신기하고 인상적이었다. 상징, 비유, 파자법 등을 동원하여 강명준은 그 예언의 비밀을 풀게 된다. 특히 는 ‘파자법(破字法)’은 한자 문화권에서 널리 퍼져 있는 암호 해독 기술로 고문서와 예언서라는 낯선 소재의 매력을 밝히고 있다. 

 

과연 강명준과 오반장을 포함한 사람들은 비취록을 손에 넣고 그 거사를 막을 수 있을까. 과연 그들이 바라는, 꿈꾸는 세상은 올까. 그들의 바램대로 백성이 주인이 되고 백성을 위한 나라가 도래할 것인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아직도 그런 세상은 오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정말 <비취록>에 그런 세상이 예언되어 있을까. 예언되어 있으면 그 세상이 언제 올지 궁금해진다. 비록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과학적 사실로 인해 모든 것들이 명확히 밝혀진 21세기에 이런 미신이나 예언은 발 붙일 데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각종 사이비종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많은 사람들이 시름에 잠겨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각종 차별, 편견, 부조리, 비윤리적이고 비상식적인 일들로 가득차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아직도 그런 세상을 꿈꾸지 않을까. 그래서 이 책 『비취록』 속 이야기들이 허무맹랑하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게 예언서를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오기를 갈망하는 마음에 공감하게 된다. 

하지만, 살인과 잘못된 신념으로 이루어진 열망은 옳지 못하다. 인생의 목적인 '행복'을 추구하면서 모두가 행복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나라는 언제쯤 올까.

 지금쯤 <비취록>은 어디에 있을까. 아직도 형암스님과 대법사는 또 다른 거사를 달성하기 위해 '천운'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의 책장을 덮으며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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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와 위로를 함게 주는 사랑 | 마이 북리뷰(2022년) 2022-04-30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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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표정 없는 남자

김재희 저
책과나무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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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위로를 함께 주는 사랑" 

 

김재희의 <표정없는 남자>를 읽고

 

 

 


 

"언제나 내게 환하게 웃어주던 그 남자, 표정과 함께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상처와 위로를 함께 주는 사랑 이야기-

 

사랑에도 폭력이 존재할까. 요즘 벌어지는 데이트폭력을 보면서 사랑의 이중성을 깨닫게 된다.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 및 상해인 데이트 폭력, 과연 그런 사랑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이 책  『표정없는 남자』를 읽으면서 데이트폭력의 진실과 그 속에 담긴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이 책은 상처와 위로를 주는 사랑 이야기이다. 그런데 그 사랑은 기묘하고 특별한 사랑이기도 하다. 그리고 전작인 『봄날의 바다』에서 등장한 감건호 프로파일러가 2년 만에 등장한다. 이번 책에서 감건호는 10년 전 실종된 성범죄 전과자와 그 아들 윤준기의 미스터리를 파헤치게 된다. 과연 10년 전 윤준기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소설은 10년이 지난 후 성장한 윤준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름 열심히 노력한 결과 윤준기는 백화점 비누매장에서 사원으로 일하게 되고, 준수한 외모와 친절한 서비스로 우수 사원 표창까지 받는다. 하지만, 그런 평범하고 아무 일도 없을 것 같은 일상 속에서 항상 준기는 불안에 떤다. 매일 악몽을 꾸고 10년 전 그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 준기에는 유진이 나타난다. 유진은 출판사 편집자이며 바쁜 일상을 보내지만, 그녀는 좀처럼 치유되지 않는 가족사의 아픔으로 마음의 문을 닫고 외롭고 쓸쓸한 나날을 보낸다. 그런 그녀에게 비슷한 상처를 가진 준기가 다가오고 그녀는 자신에게 적극적인 대시를 하고 친절하고 자상한 마음을 가진 준기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렇게 그들은 완전한 교감과 소통을 하고 유진은 준기로 인해 자신의 닫혀진 마음을 열고 이제 소통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발견한다. 준기 또한 유진과의 사랑으로 인해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관계가 진전되자 준기는 유진의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생활을 통제하려 하며, 거부반응을 보이면 유진에게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행하기까지 한다.

어느덧 그들의 사랑은 변질되고 폭력까지 행사하는 데이트폭력의 양상을 보이게 된다. 유진은 이제 준기가 두렵고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준기는 유진에게 버림받을까봐 사과하고 자책하며 용서를 빌면서 유진에게 자신을 떠나지 말라고 자신이 잘하겠다고 한다. 이런 준기에게 복잡한 감정을 느끼면서 그녀는 준기와의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과연 이 사랑의 끝은 어디일까. 그 와중에 유진은 준기의 숨겨진 과거를 알게 된다. 드러난 진실은 너무나 너무 놀랍고 충격적이다. 숨겨진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준기는 막다른 곳에 내몰려 최후의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된다. 어린 나이에 그런 일을 겪으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고통을 짊어지면서 얼마나 괴롭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을까 하는 준기의 마음이 이해가 가고 그런 상황이 안타깝기도 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할 수 없다' 라는 말처럼 준기가 저지른 행동은 잘못되고 처벌받아야 하지만 그가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환경적 요인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의 곁에서 그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가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지금 그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가 더 나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함백산의 나뭇가지에 핀 눈꽃 수천 송이 수만 송이가 보였다. 손에 잡히는 구름의 바다와 눈송이들, 안개와 찬 공기. 어디선가 강풍이 불어와 준기의 몸을 날렸다. 하늘 높이 풍선처럼 올랐다. 몸이 휘청거렸다.

TV에서 본 대만의 풍등처럼 하늘로 올랐다. 어지럽고 포근했다.
끝이면서 영원한 순간. 저지른 죄가 뇌리를 스쳤다.
연극을 보고 좌석에 떨어져 있던 누나의 지갑을 숨겼다가 나중에 찾아주는 시늉을 했다. 그녀를 기쁘게 하고 싶었다. 유진을 웃게 하고 불안과 우울에서 들어 올리고 싶었다. 밤의 공원에서 닫힌 펜스에서 나오게 해준 것처럼.
그 죄가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일까? 그녀를 속인 죄 말이다.

-「함백산에서 피어난 겨울 야생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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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통해 나를 찾고 성찰하는 시간 | 마이 북리뷰(2022년) 2022-04-26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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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고전의 고전

김규범 저
책과강연 |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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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통해 를 찾고 성찰하는 시간 "

 

김규범의 <고전의 고전>을 읽고

 


 

고전을 통해 나를 찾고

직장 생활에서 행복을 찾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월요일이 찾아왔고, 이번 한 주가 시작되었다.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고 만원 지하철에 겨우 몸을 싣고 비몽사몽 정신으로 겨우 회사에 출근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정신없이 근무하다보니 어느 새 퇴근 시간, 또다시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 버스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하며 오늘 하루가 무사히 끝났음에 감사한다.  아마도 지금 여러분의 일상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나 반복되는 일이지만, 왜 이리 힘들게 느껴지는 걸까. 회사에 갓 출근한 신입사원도, 20년 경력의 팀장도, 30년 경력의 과장도 모두에게 직장은 힘든 곳이고, 하나의 싸움터이다. 이런 직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떻게하면 보다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매일같이 반복되는 직장생활의 고통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에 대해 "고전문학을 읽으세요."라고 답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고전문학에는 세대를 뛰어넘는 통찰이 담겨 있어서 인간에 대해 이해하고 직장 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대부분의 인간 관계, 목적, 목표 등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이 책 『고전의 고전』의 저자 김규범 작가는 서른 편의 고전작품을 통해 직장인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 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고전 문학작품 30편을 다루면서 작품의 줄거리, 작가 정보, 20년 넘게 월급쟁이로 살아온 직장인으로서의 생각, 직장인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책의 특징을 '하이브리드 지식서'로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고전 문학작품들에 작품 해설보다는 고전작품의 해석을 직장에서의 에피소드와 연결 지어 직장인들과 공감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책을 읽어가다보면, 사실 이 책이 고전작품보다는 직장쪽에 초점을 맞추어 저자의 의도대로 직장인으로서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 등을 알려주려고 노력한 점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다소 색다른 이야기 구성이라 처음에는 고전 작품과 직장과 관련지은 것이 다소 생소하고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다. 또한 저자의 직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과 주장들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고전 작품 속 인간의 대립, 세대 갈등, 젠더 갈등, 계층 차별 등의 문제에 주목하여 그것을 직장생활과 연관지은 점이 참으로 인상적이고 아이디어가 참신하고 기발한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김규범 작가와의 만남은 나에게 특별했다. 평소 고전작품에 관심을 가졌으나, 이해하기 어려울거라는 두려움에 쉽게 고전읽기에 도전할 수 없었던 나에게 지인이 '사월이네 북리뷰' 라는 유튜브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었고, 그 채널을 통해 사월이네 아빠 '김규범' 작가님을 만났다. 그동안 고전 작품 북리뷰 프로그램을 보았지만, 수박 겉핣기식 북리뷰에 실망하였던 나에게 사월이네 북리뷰에서 보여준 김규범 작가님은 10분 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핵심만을 이해하기 쉽게 요약해서 잘 설명해주었다. 정말 그 북리뷰만 보아도 그 작품이 대략적으로 이해가 될 정도였다. 그 인연은 김규범 작가님의 북강연으로 이어졌다. 나는 그 강연을 통해 고전문학 읽기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한발 한발씩 고전문학 읽기의 첫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그때 김규범 작가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남는다. 

 


<2021. 9.25 '나를 강하게 만드는 고전문학' 강연에서 김규범 작가님 모습 by:달밤텔러>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이제는 『고전의 고전』이라는 한 권의 책 속에서 작가님을 만나뵙게 되었다. 김규범 작가님이 20년 넘게 월급쟁이로 직장생활을 해왔고, 지금도 그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하나의 직장에서만 일하지 않고 유튜버로, 작가, N잡러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더 나은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저자가 고전 문학작품들 속에서 나를 찾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찾았듯이, 우리 또한 그가 안내하는 고전 문학작품 30편과 그의 직장 에세이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사는 방법,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저자가 이 책 속에서 30편의 고전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윌리엄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를 시작으로 해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마지막으로 30편의 고전 문학여행을 마무리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저자는 30편의 문학 작품 구성과 배열을 복싱 경기 순서와 복싱 기술을 사용하여 제시하고 있다. 직장이라는 대상을 복싱 경기의 상대편 선수로 설정하여 공격대상인 '직장 생활'에서 살아남고 이기는 방법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어떻게 하면 직장에서 살아남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저자는 그 해답을 '자신에 대한 성찰' 속에서 찾았다.  고전 작품들 중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작품이 인상적이었고, 저자가 말하는 자기성찰과 자아탐색의 주제와 맞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데미안> 본문 중에서-

 

<데미안> 의 작품 속 주인공 '데미안'처럼 우리 자신도 우리 세계를 깨뜨리고 고전을 통해 다시 태어나려고 노력해야겠다. 저자는 직장의 노예가 되지 말고, 직장의 주인이 되어서 우리 스스로가 보다 더 나은 삶을 살라고 말하고 있다. 고전 문학작품 속에 드러난 희노애락과, 세계와 나 자신에 대한 대립 속에서 나 지신을 찾고 나 자신을 사랑하면서 주체적으로 살아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문학 작품에 대한 해설이나 작가 설명에 치중하지 않는다. 우리가 고전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들 중에서 가장 큰 이유는 고전의 작품 해설' 이다. 작가의 생애, 작가의 작품 경향, 작품 의도, 작가가 전하려는 메세지 등을 자신의 해석과 감상을 통해서가 아닌 전문가들의 작품 분석이나 해설 등을 통해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작품의 해석은 독자의 몫입니다.", "작가의 손을 떠나는 순간 작품은 독자의 것입니다." 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내가 고전 작품을 읽고 느끼는 것이 옳은 것이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과 의견이 다르듯, 고전 작품에 대한 해석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어떤 해석이 옳은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저자의 말처럼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이 곧 진리인 셈이다.

 

우리는 고전 작품들 속에 나타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삶을 통찰하는 지혜를 얻는다. 그 삶 속에는 직장 생활이 중심에 있다. 우리의 일상 중에서, 우리의 인생 중에서 직장 생활이 대부분의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직장 생활 속에서 더 나은 삶을 살면서 우리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는 고전 문학 작품들 속에서 그 길과 방향을 찾고 있다. 고전을 통한 나를 찾고 나를 성찰하는 시간을 통해서 말이다. 

 

'인간'은 위대한 존재입니다.

스스로의 가치를 스스로에게 증명하세요.

-p. 197-

 


<김규범 작가님이 보내주신 사인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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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가해자 가족의 아픔과 고통, 진실에 대한 이야기 | 마이 북리뷰(2022년) 2022-03-3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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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봄날의 바다

김재희 저
다산책방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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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가해자 가족의 아픔고통, 진실에 대한 이야기  "

 

김재희의 <봄날바다>를 읽고

 

 


 

“어떻게 그 일을 잊을 수 있니…”

그해 봄날, 제주 애월 앞바다의 쪽빛 비밀
잊힐 권리를 박탈당한 한 가족의 먹먹한 절규

 

범죄 사건에서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용의자라고 지목되는 사람들은 진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일까. 아니면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일까. 과연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만 고려되어야할까. '가해자 가족'은 가해자와 함께 그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받고 고통통과 죄책감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할까.

 

이 책 『봄날의 바다』는 남겨진 가해자 가족의 고통과 슬픔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해자의 죽음 이후 그들은 남겨져서 세상의 모든 비난과 멸시, 가해자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고통과 슬픔만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저자는 가해자였던 준수와 희영을 포함한 가해자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남겨진 그들의 고통과 슬픔을 들여다본다. 그들의 아픔과 슬픔도 피해자 가족만큼이나 괴롭고 힘들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또한 현우의 이야기를 통해 피해자도 얼마든지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그 비극의 악순환을 끊는 방법은 이웃들, 사회 제도, 문화나 교육기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희영과 준수의 이야기를 통해, 왜 준수가 살인 사건의 용의자 즉 가해자가 되었는지, 희영을 비롯한 남겨진 가족들의 삶은 어떠한지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아빠가 죽은 후 엄마의 손에 이끌려 제주도 애월로 희영과 준수 남매는 내려오게 된다. 열두 살 희영은 일곱 살 동생 준수의 손을 잡고 새별 오름에 오르며 한담해변을 달린다. 그들은 제주의 소금기 섞인 바람과 풀내음 속에서 제주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렇게 10년의 시간이 지나 어린 아이였던 준수는  어느 새 고등학생이 되고 어느 봄날 잔인한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어 있었다. 구치소에 수감된 아들 준수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엄마 김순자는 사람들의 경멸과 냉대,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방팔방으로 탄원을 하러 다닌다. 그러나 재판을 앞둔 준수는 구치소에서 목매달아 자살하고 결국 그 사건은 미제사건으로 남아 묻혀버리고 만다. 그렇게 모든 것을 정리하고 쫒기듯 희영과 김순자는 서울에 올라오게 된다. 엄마 김순자는 아들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탄원서를 내고 1인 시위를 하는 등 사방으로 혼자 뛰어다니던 그녀는 시름시름 앓다가 준수를 부탁한다는 유언과 두툼한 서류 봉투를 남기고 죽게 된다. 그 서류 속에는 준수의 무죄를 밝혀줄 각가지 정보들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준수의 결백, 무죄를 밝혀달라는 엄마 김순자의 유언을 받고 희영은 준수의 죽음 이후 10년 만에 다시 제주도 애월 그곳으로 돌아가게 된다. 10년 전 사건과 동일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은 희영은 동생 준수의 기억을 더듬하여 10년 전 동생 준수의 살인사건을 추적하게 된다. 과연 준수는 정말 범인일까. 그가 은행원 김수향 살해의 가해자인 것일까.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희영의 추적을 통해 서서히 10년 전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뒤로 드리워진 섬뜩한 진실. 모든 열쇠는 10년 전 그날을 향하고 있다. 10년 전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진실을 마주하기가 너무나 두려워진다. 내심 준수가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라고, 그 살인사건의 용의자는 다른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가 보여준 충격적인 반전에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서로가 주장하는 진실들, 증언들 속에서 누구를 믿어야 할까. 과연 그 날의 진실은 무엇일까.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이 두렵기도 했지만, 저자는 진실은 밝혀져야 함을 강조하며 진실로 인한 그들의 고통과 슬픔, 생각을 담담하게 전해준다. 김재희 작가 특유의 섬세한 필체와 이야기 구성력으로 인해서 더욱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고, 나 또한 그 진실이 너무나 궁금해서 책장을 마구 넘기게 되었다. 저자는 가해자 가족의 고통뿐만 아니라, 피해자 가족의 슬픔과 아픔까지도 다루고 있다. 피해자 가족이었던 김제동, 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아버지의 폭력과 아동 학대였다.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지 않았던 것은 가해자인 이준수와 피해자인 김제동 둘 다 가진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이 충분히 사랑받았더라면, 그들의 아픔이 제대로 치유되었더라면 그런 끔찍한 일이, 그들의 잘못된 행동이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왜 그랬을까. 누나인데, 나는 누가가 맞는데 왜 너의 말을 진심으로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던 걸까. (중략) 큰 일을 벌이고 얼마나 외로웠는지, 얼마나 괴로웠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미안했느지 네가 말햐려고 하였는데 왜 나는 너의 말을 모른 척하였던 걸까. 나의 너의 결백이 아니라, 사건의 진실이 아니라 그냥 나의 허물을 벗으려고만 발버둥친 것은 아닐까.

-p.322-

 

또한 저자 김재희 작가는 누구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 있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언제든지 될 수 있음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그런 고통의 악순환을, 범죄의 악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이웃, 사회제도, 문화와교육기관 등 다방면에 걸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더이상 피해자가 고통과 분노로 인해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우리가 그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그들의 힘겨움을, 아픔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도와주어야 하겠다. 

 

여러 편의 범죄 관련 다큐를 보고 나서 범죄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들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사건의 뒤에서 눈물을 지으며 나서지 못하는 그들. 항상 얼굴은 모자이크로 가려져 있고, 음성은 변조되었지만 그 격한 감정은 고스란히 전달되었습니다. 그들의 아픔은 짐작이 가지 않을 정도로 큰 것이었습니다.
가족이 죽거나, 혹은 감옥에 가고 나서 남은 가족들은 어떤 삶을 보내게 되는 것일까. 인생이라고, 운명이라고 돌리기에는 그 사연들이 너무도 기구하고 힘겹게 여겨집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누군가는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큰 비극을 겪고 고통스러워할지 모릅니다. 그때 누군가가 손을 잡아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해줄 수만 있어도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회가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기를 진정으로 바라며 그들이 어둠의 터널을 잘 걸어나와서 빛이 있는 세상으로 힘차게 들어올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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