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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을 걷고 걸었다.. | √ 책읽는중.. 2020-10-2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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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추가 느슨해진다 ]

 

인연이 느슨해져서

꽉 물고 안 놓을 것만 같던

 인연이 헐거워져서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라서

밤길을 걷고 걸었다

 

집으로 돌아오기보다는

집을 나서야 하는게 마땅하지 않을까 싶어

 

밤길을 걷다 돌고 돌아서도 걷다가

머리를 밀어볼까도 생각하였다

 

우리는 단추 같은 존재들이기도 할 것이어서

 

같은 단추들과 나란히 배열을 이루다가도

떨어져 온데간데 없이 잃어버리고 마는

단추 같기도 할 것이어서

 

도무지 헐렁해져서 어느 날 다시 입일 수 없는

벗어놓은 바지 같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일 같은 것들은 단추가 되어

매달리기도 하고

 

우리의 아무 일 같은 것이 단추가 되어

느슨히 떨어지기도 하는

 

그 극명한 절정의

전과 후가 만들어낸 길을 걷다가

 

그만 실을 밟고 실에 감겨 넘어지면서

밤길을 걸었다

 

조금 느슨해져도 좋은 주말..

밤길을 걷고싶다..

단추같은 나일지라도.. 

 

...  소/라/향/기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병률 저
문학동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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