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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거스를 수 없는 빛을 눈빛이라 부릅니까.. | ○ 그니 리뷰 2021-01-2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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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 (어나더커버 에디션)

정현우 저
창비 | 2021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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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 시집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

 

이 시집은 고해록이다.

생의 여분을 거역할 수 없기에

청년이전의 시간에 대해 고해하고,

태어났으되 갇혀버린 몸과

명점(命點)에 대해 고해한다.

...

이름을 받지 못해 엉킨 채로

서글프게 떠도는 허공의 회로들과

한 몸이 되어 쓰고, 서로를 태우고 살아갈 것이다..

- 이병률

[ 소라일기 ]

수초의 질감이 잠긴 하늘
해변에서 소라를 주웠다.
몇시간째 소라는 나온 수 없다.
기차역 차단기 앞에서 나는 놀라 뒷걸음치고
소라를 놓쳤다.
새들은
나만 빼고 어디로 다 데려가는지
처음부터 혼자는
그렇게 탄생했을지도.

슬픔은 오른쪽이야,
기억을 나사처럼 돌리다가
더이상 돌아가지 않는 오른쪽이야,

돌아갈 집이 없는
소라에게 속삭였다.

 

[ 여백 ]

 

기억은 나를 뒤집어놓은 빈집.

머리위로 철새는 세상을 딛고 여백은 죽거나 사라진다.

눈이 오는 소리를 또각, 또각, 발음했다.

 

일정하지만 오차가 난무하는 곳.

겨울은 점점 깊어지고

구름은 어디까지 우리의 눈을 가리고 가나.

 

겨울은 수평속으로 사라진다.
너는 새를 보면 가렵다고 했다.

그건 새들의 여백일까, 텅빈 겨울은 밥짓는 냄새가 난다.

                                                              

   부러진 눈송이는 여백을 지우고 있다.

   잘못된 것을 봐도 서글퍼지지 않기로 했다.

   나는 보이지 않는다.

 

 

 

[ 적화(摘花) ] ; 아오리가 있던 여름

모르는 당신에게 어둠을 돌려주고 오는 길, 서늘한 길은 기울어 잠이 들고,

비오는 과수원이 활시위처럼 나를 당깁니다.

벌레의 눈으로 걸음으로 별을 옮기는 밤, 저의 음색은 낮을 사랑한 별자리입니다.

걸어온 길은 갈변되고, 지키지 못한 사과들이 굴어와, 어둠을 할퀴고, 투신하는 사과속으로 그어지는 연붉은 적화.

형제들과 둘러앉아 노래를 잇지. 모닥불을 피워 악몽을 잊지, 짐을 챙길 즈음 여름이 익고 여치를 튀기면서 가을이 오지.

자세히 보면 추악하고 멀리서 보면 그리운 것.

그대를 껴안고 얼굴을 묻지. 좋은 맥주에선 흡내가 나고,

좋은 사람에겐 흙내가 나지. 호기로운 건배로 인사를 하자.



벌써 옛일이다.

재가 날리네, 박차에 찍힌 말은 놀라 달리고,

들판의 달빛은 녹아가는 빙하같지.

텅빈가지들이 눈을 가리는 누군가의 긴노래

아오리가 익어가. 툭, 툭 등 뒤로 사과꽃이 떨어져.

두눈이 붉어지는 것은 자꾸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일이라.

오래도록 저물어야 알게 되는 늦여름의 일이라, 누군가는 금방 잊게 되는 묽음,

누군가는 부푼 계절을 붙들고 오래 살고 싶은 붉음.

과육을 도려내듯 칼끝을 숙여

그리움의 알몸을 베여내고

사과 반쪽을 입속에서 입속으로 옮기면

내안의 붉음이 넘실거려

단물을 입속에 오래 맡깁니다.

나는 변치 않는 물빛을 바스러 뜨리고,

발목을 걷고

당신 모르게 입술에 핀꽃까지

톡, 톡
 

따주고 싶은 적심(赤心)

 

[ 스노우볼 ]


앞지르려고 한다

나의 늙은 개가

헐떡이며 눈길을 걷는다

 

눈동자 안 유리속으로

수많은 기억이 쌓이고

더이상 견디지 못할 때

콰직- 깨져버리는 세계

 

사람이 죽게 되면 함께 살았던 것은

우르르 달려나와

멀리서 눈빛만 보고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

입김은 서두르지 않고

누군가를 버리고 가는 마음은

울기 직전의 눈썹

가장 살고 싶을 때의 표정으로

우리는 두 발이 움푹

눈밭의 깊은 곳에 살자고 했었지


 

젖은 당신의 눈가를 떠올린다

눈이라는 단어를 지우면

나는 완성될 수 없는 문장

괄호 안이 비워진 마음으로

눈이 먼 다정한 손으로

무엇인지 모를 것들을

둥글게 뭉쳐 던진다

왈칵~~~ 쏟아져 버릴

유리의 세계로

 

당신은 안녕하신가

 

나에게 스노우볼은 이거다.. 

→ 저렇게 산삼과 겨우살이로 채워진..

 저안에서 서서히 술이 익어가고 있

 

[ 늦잠 ]
 

죽은 할머니와 고양이가

눈 밟는 소리에 깼다

눈곱을 떼며 문을 나섰다.

 

늦잠이 없는 것들은 벌써 일어나

가버렸나,

 

저 눈 고개를 넘어 주검 속을

다녀올 수 있다면

내가 서두를 수 있다면

미안, 내가 많이 늦었다고


인간에게 잠이 없다면

어떤 이별도 없겠지.

 

나는 잠이 들때마다

그곳에 갈 수 있다.

 

잠이들면 꿈에서 만날 수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

 

 

[소금달]

잠든 엄마의 입안은 폭설을 삼킨 밤하늘,

사람이 그 작은 단지에 담길 수 있다니

엄마는 길게 한번 울었고,

나는 할머니의 마지막 김치를 꺼내지 못했다.

눈물을 소금으로 만들 수  있다면

가장 슬플 때의 맛을 알 수 있을텐데.

둥둥 뜬 반달 모양의 뭇국만

으깨 먹었다.

오늘은 간을 조절할 수 없는 일요일


[ 손금 ]

가지를 부러뜨린 자리

눈송이가 손바닥에 걸린다.

꽃을 걸고 맹세했던 자리

겨울 가지 끝에서

손금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깊어질수록 어긋나는 저쪽

젖은 달을 몰고 온 까마귀는

필기체로 앉는다.

처음부터 오른손의 가지와

왼손의 가지는 다르게 적힌다.

운명을 문지르듯

부러뜨린 즉시 돋아나는 해석들

오는 너는 안녕,

사랑을 실패할 운명,


손금은 지나간 사람을 움켜쥐려다

흩어진 겨울의 천변.

손 흔들며 안녕,

그의 손바닥을 들여다 볼 때

손금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해 금 간 손바닥을

내게 천천히 맞추어보는 것.

빛나는 슬픔을 훔쳐보는 것.

원래의 너는 안녕.

실패한 마음도 사랑 할 운명

 

[ 겨울의 젠가 ]

얼어붙은 호수 한가운데

우리는 목조 계단을 쌓아올렸습니다.

신체의 일부를 보여주면서

손에 쥔 적 없는 마음을

밀어 넣으면서

눈을 마주 보면서

팔과 다리로 탑을 쌓았습니다.

사람의 마음과 마음사이

폭설을 내려주시어

들어갈 수 없는 길을 알게 하소서

한토막의 슬픔으로

무너진 사람이

혼자 걷는 눈길이

사랑이라고 말하게 하소서

눈과 눈 사이 거스를 수 없는 빛을

눈빛이라 부릅니까.

서로의 눈을 닫으면

슬픔만을 가져갈 수 없음을

기쁨, 그것은

불탄 혀로 슬픔을 핥고

입술이 겹쳐

죽을 힘을 다해 외롭게 허물어지는 것.

사랑과 기쁨이 되어

타오르지 않는 발화점이 되어

 

시를 읽으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시인의 사진을 보았을 때의 그 느낌이.. 슬퍼보였습니다..

그 마음을..  그 눈빛을 왠지 조금은 알 것 같은 마음입니다.

지금 내 눈빛이 그럴 것 같습니다..

옆에서 그대가 나를 본다면..

 

...  소/라/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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