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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그냥 잘 지낸다고.. | ○ 그니 리뷰 2021-02-2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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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

윤제림 저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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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황 ]

 

불온한 생각도 아직은 더러 있는데

꺼내놓을 용기가 없다,

대부분 옛사랑 옛글이 시키는 대로

다소곳이

상부의 명령과 지시에

고분고분

 

고향에 보내는 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

 

[ 푸른 꽃 ]

 

붉은 꽃 지고 푸른 꽃 핀다

 

손차양을 하고 해를 향해 마주 서면

아, 뜨거운 이파리들의 눈부신 개선

열흘 싸움에 지친 꽃들이 피 흘리며 떨어져 눕고

상처만큼 푸른 꽃들이

합성을 지르며

일어선다

 

이제보니,

꽃들의 싸움도 참으로

격하구나

장하구나

 

[ 슬픈 날의 제화공 ]

 

슬퍼서,

 

온종일

구두 한 켤레도 완성하지 못하고

울기만 하는

동료 곁에서

 

눈물쯤은 그냥 흐르게 놔두고

바늘 끝에 떨어지게 내버려두고

콧물이나 가끔

토시 낀 소매로 훔치며

결국은

오늘의 구두를 다 짓고 있는 사람

어제와 다르다면,

그 좋아하는 FM라디오조차

온종일

켜지 않았다는 것

 

슬퍼서

 

[ 나는 악당이다 ]

 

별들이 저렇게 철야를 하고 있는데,

잠이나 자고 있었다는 것은 얼마나

무심한 일인가

하늘이 저렇게 밤새 쇼를 하고 있는데,

지상의 객석이 텅텅 비었다는 것은 얼마나

무례한 일인가

 

입때껏 불을 훤히 밝히고 있는

저 천상의 가옥이

누구를 기다리는지 알면서

당신을 돌려보낼 생각조차 없는 나는 얼마나

무자비한 인간인가

[ 일행 ]

 

뒤늦게 영화관에 들어간 사람이

더듬더듬 자리를 찾다가 맞닥뜨린 자막

한 줄 처럼

 

내 그림자 끝에서 트렁크를 끌고 온 여자와

고양이 한마리, 말하지면

내 일행은 아직

내 문장을 모른다

당연한일이다

중간에 들어왔으므로

시작을 못 보았으므로

 

그들만 그러랴? 사실은 나도,

일행을

모른다


 

[ 제주 풍경 ]

 

이웃나라 건축가가 지은 바닷가 레스토랑, 창가에서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마셨다

르네 마그리트 그림에 나오는 수평선을 보았다

 

터무니없이 큰 새 한마리도

어른거렸다

 

객실 3508호 테라스에서는,

호텔 마당 잔디밭에 몸을 붙이고 앉아서

잡초를 뽑고 있는 여인들이 보였다

 

박수근 그림처럼,

머리에 수건들을 쓰고 있었다

 

[ 설희 ]

 

당신 그 여자 맞지?

 

눈보라 속에서 내 뺨을 휘갈기던,

골짜기에 나를 파묻고

달아나던

그 여자,

 

봄이 오는 폐사지(廢寺址)

얼음 시냇가

당신을 여기서 보네

버들강아지,

 

당신

..... 설희

맞지?

 


[ 면민회(面民會) ]

 

비슷하게 한세상 살아온 사람들이

비슷비슷 뜨고 붓고 눋고 타고

그을린얼굴로

솔밭에 차일을 치고 막걸리 여러 말 받아놓고

 

오래전에 이고 살던

구름의 안색 하늘 낯의 인상

대조하며

서로의 잔을 채우고 있었다

 

넘치게

 

[홍어를 먹다가 ]

 

이제야 알게 되었느니

결국

내 몸에서도 냄새가 진동할 것임을

 

이제야 깨닫느니

모든 냄새 앞에서 경망스럽거나 비겁했으며

냄새의 경계에 관해 더없이 무지했음을

살아 있는 조상들 앞에서도 코를 틀어쥐고

돌아온 애인한테도 진저리를 쳤음을

인도 어느 정거장에서 밀쳐버린

여인이 그대였음을

 

용서할지니

나 이제 가던 길을 버리고

냄새의 안쪽 깊숙이

그대를 행해

 

헤엄쳐가느니

 

...  소/라/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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