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 소/라/향/기 ...
http://blog.yes24.com/sora0898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소라향기
피어라 피어.. 지는 건 걱정말고.. 피는 게 네 일인걸..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9월 스타지수 : 별31,554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그니
♬ 그니흔적..
♪ 그니일상..
♩그니일기
사색
∬함께해요..
∬같이봐요..
늘..
√ 책읽는중..
서평
□ 서평모집
■ 서평발표
Ω 스 크 랩
나의 리뷰
○ 그니 리뷰
● 서평 리뷰
소/라/향/기
□ 한 줄 평
■ 구매리뷰
나의 메모
그니 메모
태그
#고향만두#고추지짐#해태#진짜맛있다#증정용#만두네봉 #김석봉#환경운동가#김석봉의지리산산촌일기#삶의미소님#가을선물#감사해요 #일상리뷰#생일축하#생일선물#소라향기님생일선물 #강대훈지음#살아야판다#스틱#아자아자님#책추천#선물#감사합니다 #몽실북클럽#허혜영#숲길같이걸을래요#홈캉스#함께하는책 #일상 #북콘서트 선물 #눈부신날님#동심을#읽게해줘서#고마워 #무학님#덕분에#나태주님을#읽었습니다
2021 / 09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나의 친구
최근 댓글
대구에서 올라온 당근케잌... 평택으.. 
제목도 삽화도 정말 귀여운 책이네요... 
눈사람/드라마를 봐선 지 눈사람을 보.. 
노란 고무줄은 저희집 세젤귀 머리카락.. 
안 귀여운게 뭐니? ^^ 기도가 많이.. 

√ 책읽는중..
눈 오는 강에 나가 서는 날에는.. | √ 책읽는중.. 2021-09-12 21:55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06470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내 눈에 보이는 것들 ]


 

누구도 불행하게 하지 않을 마른 낙엽 같은 슬픔

 

누구를 미워한 적이 없었을 것 같은 새들의 얼굴에 고요

 

누구의 행복도 깔보지 않았을, 강물을 건너가는 한 줄기 바람

 

한 번쯤은 강물의 끝까지 따라가봤을 저 무료한 강가의 검은 바위들

 

모은 생각들을 내다 버리고 서쪽 산에 걸린 뜬구름

 

그것들이 오늘 내 눈에 보이던 날이었다


 

[ 눈 오는 강에 나가 서는 날에는 ]

 

눈보라 속에

나무들이 서 있다

등에 눈이 쌓인다

강물 속에 앉아 있는 바위들은 눈을 받아 머리에 쌓고

흰 도화지 같은 눈보라 속을 찾아온 새들이

눈 위로 나온 마른 풀대에 모여들어 풀씨를 쪼아대다 눈 속에 빠진다

그것은 모두 배고픈 하얀 그림

새들을 불러야 할까 말까 주머니 속

쌀을 만지작거리다가
 

눈 속에 발등을 묻으며 눈 오는 강에 가면

눈 날리는 강에 나가 서는 날에는

나는 그것이 번민이어서

휘어지는 등에는 눈이 쌓이고

그것은 또 사랑이어서

눈 오는 강에 나가 서 있는 날에는

그런 날 밤에는

내가 자는 방 처마 끝에서

고드름들이 길어지고

마루에 쌓인 눈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을

찾아온 새들의 희미한 발자국들이

어지러웠다

 

...  소/라/향/기  ...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김용택 저
문학과지성사 | 2021년 06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1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30        
고요에서 태어난 바람이 온다면.. | √ 책읽는중.. 2021-09-10 20:47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05309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너무 멀리 가면 돌아올 수 없다 ]


 

이슬 내린 풀밭을 걷다 뒤돌아보았다 이슬길이 나 있다

내 발등이 어제보다 무거워졌다

내가 디딘 발자국을 가만가만 되찾아 디뎌야 집에 닿을 수 있다

 

 

[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

 

잘 왔다

어제와 이어진


이 길 위에

검은 바위, 어린나무만이 나비를

숨겨준다

해야 바람아 흰 구름 떼야

내 자리를 찾아온 여러 날이 오늘이다

알 수는 없지만

어느, 고요에서 태어난 바람이 온다면

가벼이 날아오를 수 있다

기다려라 마음이 간 곳으로 손이 간다

검은 바위, 어린나무만이 나비를

숨겨둔다

 

...  소/라/향/기  ...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김용택 저
문학과지성사 | 2021년 06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7)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4        
잘못 얼어 밉게 녹는 것이 마음이라니.. | √ 책읽는중.. 2021-09-09 21:36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04737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절연 ]


 

어딘가를 향하는 내 눈을 믿지 마오

흘기는 눈이더라도 마음 아파 마오

나는 앞을 보지 못하므로 뒤를 볼 수도 없으니

당신도 전생엔 그러하였으므로

내 눈은 폭포만 보나니

 

믿고 의지하는 것이 소리이긴 하나

손끝으로 글자를 알기는 하나

점이어서 비참하다는 것

 

묶지 않은 채로 꿰맨 것이 마음이려니

잘못 얼어 밉게 녹는 것이 마음이라니

 

감아도 보이고 눈을 감지 않아도 보이는 것은

한 번 보았기 때문

심장에 담았기 때문

 

눈에 서리가 내려도 시리지 않으며

송곳으로 찔러도 들어가지 않는 것은

볼 걸 다 보아 눈을 어디다 묻었다는 것

 

지독히 전생을 사랑한 이들이

다음 생에 앞을 못 본다 믿으니

그렇게라도 눈을 씻어야 다음 생은 괜찮아진다 믿나니

 

많이 오해함으로써 아름다우니

 

딱하다 안타깝다 마오

한  식경쯤 눈을 뜨고 봐야 삶은 난해하고 그저 진할 뿐

그저 나는 나대로 살 터 당신은 당신대로 살기를

눈이 허락하는 반경 내에서 연(緣)은 단지 그뿐

 

...  소/라/향/기  ...

찬란

이병률 저
문학과지성사 | 2010년 02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1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7        
바다로 갑니다.. | √ 책읽는중.. 2021-09-08 20:58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04078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왼쪽으로 가면 화평합니다 ]

 

왼쪽으로 가면 마을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바다입니다

마을을 가려면 삼 일이 걸리고 바다로 가려면 이틀이 걸립니다

삼 일은 내 자신이고 이틀은 당신입니다

 

혼자 밥을 먹다 행(行)을 줄이기로 합니다

찬바람에 토하듯

나무가 잎을 떨구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스친 것으로 무슨 인연을 말할 수 있을 것이며

날아오른다고 하여

과도한 행을 벗어나거나 피할 수 있을 것인지


물가에 내놓은 나는 날마다 물가에 가 닿지 못하고

풍만한 먼지 타래만 가구 옆에 쌓아갑니다

 

춤을 추겠다고 감히 인생을 밟은 것도 아닌데

왜 나는 날마다 치명적 오류 속에 있습니까

 

참으로 나는 왼쪽으로 멀리 가다가도

막을 수 없어서 바다로 갑니다

 

...  소/라/향/기  ...

찬란

이병률 저
문학과지성사 | 2010년 02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4)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3        
이 방향이 맞나요?.. | √ 책읽는중.. 2021-09-07 20:51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03492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여행의 역사 ]


 

햇살은 얼마나 누구의 편인가

 

무사했구나 싶었는데

떠나는 거였다

 

계절이 오나 보가 했는데

시절이 끝나는 거였다

 

아버지, 오셨어요?

하는데

아니다, 나가는 길이다

하신다

 

마음먹은 게 아니라

모두가 마음을 놓고 가는 길이다


 

시계가 빨리 간다고 했더니

며칠 전부터 가지 않는 중이라 한다

 

꺾어져 비겁한 꽃대들만 밟히는데

우주의 물고기는 여전히 도착하는 중인가

 

어디를 묻는다

이 방향이 맞나요?

아니, 지나쳤습니다

 

쓸개의 고장이 아니다

지하에 머물고 있는 것도 아니다

치고 빠지는 바람처럼

 

뒤에서 자꾸 부르는데

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  소/라/향/기 ...

눈사람 여관

이병률 저
문학과지성사 | 2013년 09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6        
흙이 감정을 참지 못하니 찬란하다.. | √ 책읽는중.. 2021-09-06 18:58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02817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찬란 ]


 

겨우내 아무 일 없던 화분에서 잎이 나니 찬란하다

흙이 감정을 참지 못하니 찬란하다

 

감자에서 난 싹을 화분에 옮겨 심으며

손끝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를 듣는 것도

오래도록 내 뼈에 방들이 우는 소리 재우는 일도 찬란이다

 

살고자 하는 일 찬란이었으므로

의자에 먼지 앉는 일은 더 찬란이리

찬란하지 않으면 모두 뒤처지고

광장에서 멀어지리


 

지난밤 남쪽의 바다를 생각하던 중에

등을 켜려다 전구가 나갔고

검푸른 어둠이 굽이쳤으나

생각만으로 겨울을 불렀으니 찬란이다

 

실로 이기고 지는 깐깐한 생명들이 뿌리까지 피곤한 것도

햇빛의 가랑이 사이로 북회귀선과 남회귀선이 만나는 것도

무시무시한 찬란이다

 

찬란이 아니면 다 그만이다

죽음 앞에서 모든 목숨은

찬란의 끝에서 걸쇠를 건져 올려 마음에 걸 것이니

 

지금껏으로도 많이 살았다 싶은 것은 찬란을 배웠기 때문

그러고도 겨우 일 년을 조금 넘게 살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도

다 찬란이다

 

...  소/라/향/기  ...

찬란

이병률 저
문학과지성사 | 2010년 02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2        
휴일아침.. 해맑음이님의 선물이 도착했다.. | √ 책읽는중.. 2021-09-05 11:04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01937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휴일아침..

해맑음이님의 선물이 도착했다..

 

사랑의 세배돈도..  휴식같은 책도..

감사해요.. 해맑음이님..

 

... 소/라/향/기  ...

풍덩!

우지현 저
위즈덤하우스 | 2021년 06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3        
신(神)에게 가겠다고 까부는 밤은.. | √ 책읽는중.. 2021-09-05 10:39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01929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온다는 말 없이 간다는 말 없이 ]


 

늦은 밤 술집에서 나오는데 주인 할머니

꽃다발을 놓고 간다며

마늘 찧던 손으로

꽃다발을 끌어안고 나오신다

 

꽃다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할머니에게

 

이 꽃다발을 할머니한테 어울리네요

가지세요

 

할머니는 한사코 가져가라고 나를 부르고

나는 애써 돌아보지 않는데


 

또 오기나 하라는 말에

온다는 말 없이 간다는 말 없이

꽃 향을 두고

술 향을 데리고 간다

 

좁은 골목은

식물의 줄기 속 같아서

골목 끝에 할머니를 서 있게 한다


 

다른 데 가지말고

집에 가라는 할머니의 말

 

신(神)에게 가겠다고 까부는 밤은

술을 몇 잔 부어주고서야

이토록 환하고 착하게 온다

 

...  소/라/향/기  ...

찬란

이병률 저
문학과지성사 | 2010년 02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4)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8        
그 집은 오래된 약속 같아.. | √ 책읽는중.. 2021-09-03 15:52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01050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기억의 집 ]


 

기억을 끌어다 놓았으니 산이 되겠지

바위산이 되겠지

여름과 가을 사이

그 산을 파내어 동굴을 만들고 기둥을 받쳐 깊숙한 움을 만들어

기억에게 중얼중얼 말을 걸다 보면 걸다 보면

 

시월과 십일월 사이

누구나 여기 들어와 살면 누구나 귀신인 것처럼 아늑하겠지

철새들은 동굴 입구를 지키고

집이 하나로는 영 좁고 모자란 나는

해가 밝으면 동굴을 파고 파고

그러면 기억은 자꾸자꾸 몰려와 따뜻해지겠지


 

그 집은 실뭉치 같기도 하고 모자 같기도 하며

어쩌면 심장 속 같기도 하여서

겁먹은 채로 손을 푹 하고 찔러 넣으면

보드랍고 따스한 온기가 잡혀와 아찔해진 마음은

곧 남이 되겠다고 남이 되겠다고 돌처럼 굳기도 하겠지

 

그 집은 오래된 약속 같아

들여다보고 살고도 싶은 여전히 저 건너일 것이므로

비와 태양 사이

저녁과 초저녁 사이

빛이 들어 마을이 되겠지

 

그렇게 감옥에 갇혔으면 하고 생각한다

감옥에 갇혀 사전을 끌어안고 살거나

감옥에 갇혀 쓸데없는 이야기나 줄줄이 적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기억하는 일 말고도

무슨 죄를 더 지을 것인가를 생각한다

성냥을 긋거나

부정을 저지르거나

거짓말이라도 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세상을 끊는 일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또 태어나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

 

...  소/라/향/기  ...

찬란

이병률 저
문학과지성사 | 2010년 02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8)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6        
우리들은 누구나 마른 양말을 신는다.. | √ 책읽는중.. 2021-09-02 19:32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00599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무심히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

 

                                       - 이 병률

당신은

엄지손가락 하나가 없다

 

나사를 풀어버린 것 같다는 농담이 잠시 내 손가락을 스치지만

손을 가리는 당신이

보여주지 않으려 조심하는 손

 

왜 그랬어요

나도 모르게 성큼 튀어나온 말에 실내등이 불안정 했다


잘렸을까

잘랐을까

그때는 잠시였을까

손가락이, 몸에서 떨어져나간 시간이 깊이 패어

기억할수록 아파야 했다

당신 때문에 내가 열인 것을 알겠다

 

사람들은 얼굴이 둥글게 태어났다

무심히 얼굴이 네모진 사람만 빼면

사람들은 모두가 착하다

무심히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을 빼면

 

우리들은 누구나 죽는다

생몰년 뒤에 ? 표시를 한 사람을 제외하면

우리들은 누구나 마른 양말을 신는다

빗물이 스미지만 않는다면

 

마주 잡은 손 꼭 잡지 못하는

당신은 손가락 아홉 개가 있다

 

...  소/라/향/기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9        
1 2 3 4 5 6 7 8 9 10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
오늘 26 | 전체 121261
2008-02-1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