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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게스트 하우스.. | √ 책읽는중.. 2020-10-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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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안의 게스트 하우스 ]

 

어떤 감정이 찾아오든지 당신안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잘 재우고,

'나 갑니다' 할 때까지 잘 쉬게 해주라.

오면 맞이해주고 가면 잡지마라.

그런데 그 감정을 거부하거나

 문 앞에 세워놓고 싸우면

그 아이가 잘 안 가니 어떤 감정이든 잘 재워줘라.

 

...  소/라/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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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에 못난 모습들, 나만큼은 따뜻하게 바라봐주자.. | √ 책읽는중.. 2020-10-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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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끔 그럴 때 있으시죠? ]

 

일찍 일어나야지, 해놓고 늦잠 잘 때.

' 아, 이 인간 진짜 왜 이러나'하면서

싫어하는.

그런 나에 대한 소소한 미움부터

큰일에 용기를 잘 내지 못하는 나,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나를 질책하고.

나는 왜 다른 사람처럼 밝고 쾌활하지 못할까.

나는 왜 다른 사람들처럼 과감하지 못할까.

나 자신을 향해서 눈 흘기거나

야단치거나 미워하고 업신여기고,

하찮은 사람 취급하는 경우가 아닌 것 같아요.

......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대하고
자신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대하라.

그말도 좋은 말이긴 하지만,

나에게도 봄바람처럼 온화하게 대하자.

내안에 못난 모습들, 나만큼은 따뜻하게 바라봐주자..

 

 그렇게 따뜻하게 나를 바라봐주며

이번 한주도 시작하기를..

 

 

...  소/라/향/기  ...

 

그럴 때 있으시죠?

김제동 저
나무의마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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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날에는 바라만 불어라.. | √ 책읽는중.. 2020-10-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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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쓸한 날에는 바람만 불어라 ]

 

두 마리의

 새를 묶어서 날린다

각각 한 마리 한 마리의 발목에

하나의 끈을 묶어서 날린다

 

그 두마리 새가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면 슬픔이겠다

각각의 새가 따로의 방향으로 날아가면 그래도 슬픔이겠다

 

이번엔 바람을 자르다

칼로 정확히 반으로 잘라내 둘이 서로 닿지 않게 한다

이제 바람이 부는 쪽은

각자의 몫으로 남아 있다

달리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나

바람은 어디로나 가지 않으며

이제는 도로 붙일 수도 없다

 

요 며칠 이토록 미어지게 쓸쓸한 것은

묶인 새 두마리가 앉을 곳을 찾다

내 양 쪽 어깽 앉아 있거나

비집고서라도 바람이 가닿을 곳이 없기 때문이란 걸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겠다

 

쓸쓸한 날에는 바라만 불어라..

 

...  소/라/향/기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병률 저
문학동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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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을 걷고 걸었다.. | √ 책읽는중.. 2020-10-2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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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추가 느슨해진다 ]

 

인연이 느슨해져서

꽉 물고 안 놓을 것만 같던

 인연이 헐거워져서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라서

밤길을 걷고 걸었다

 

집으로 돌아오기보다는

집을 나서야 하는게 마땅하지 않을까 싶어

 

밤길을 걷다 돌고 돌아서도 걷다가

머리를 밀어볼까도 생각하였다

 

우리는 단추 같은 존재들이기도 할 것이어서

 

같은 단추들과 나란히 배열을 이루다가도

떨어져 온데간데 없이 잃어버리고 마는

단추 같기도 할 것이어서

 

도무지 헐렁해져서 어느 날 다시 입일 수 없는

벗어놓은 바지 같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일 같은 것들은 단추가 되어

매달리기도 하고

 

우리의 아무 일 같은 것이 단추가 되어

느슨히 떨어지기도 하는

 

그 극명한 절정의

전과 후가 만들어낸 길을 걷다가

 

그만 실을 밟고 실에 감겨 넘어지면서

밤길을 걸었다

 

조금 느슨해져도 좋은 주말..

밤길을 걷고싶다..

단추같은 나일지라도.. 

 

...  소/라/향/기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병률 저
문학동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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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속이 없어서 냉동만두를 만두피 안에 넣었다니.. | √ 책읽는중.. 2020-10-2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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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겹쳐서 ]

 

양말에 구멍이 났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고 넘기려 했지만

신경이 많이 쓰였다

 

오래 있어야 하는 자리였고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양말 구멍으로 내민 살이

그곳에 있기 싫은 내 얼굴 같았다

 

구멍이 나는 쪽은 항상 오른발이었다

신경쓰면서 살지 않았지만

신경쓰지 않아도 집요하게 한쪽에서만 구멍이 생겼다

 

하긴 사람만 없으면 그것도 별일은 아니겠지만

밖으로 나가 새 양말을 사서 얼른 신었다

신었던 양말을 벗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 위에다 신었다

 

속옷을 두 장 입는 사람도 있다

 

가면과 가면은 겹쳐진다

쓰고 있는 가면 위에 다른 가면을 겹쳐 쓸 수도 있다

만두피가 생겨 만두를 빚을 일이 생겼는데

안에다 채울 것이 없어

냉동만두를 넣고 통째로 감쌌던 적 있다

 

인간미 넘치는 시다..

양말에 구멍이 나서.. 겹쳐신었다니..

만두속이 없어서 냉동만두를 만두피 안에 넣었다니..

웃음이 났다..

 

난 양말은 비교적 오래 신는 편인데..

(지금 있는 겨울에만 신는 양말들은 5년은 된 듯 하다..)

겨울전까지 신는 덧신은 종종 구멍이 난다..

난.. 같은 상표를 가진 같은 색상의 덧신을 묶음으로 사서 신는 편이라서..

한쪽이 구멍이 난다기 보단.. 낡아지면.. 교체해서 신는 편이다..

 

...  소/라/향/기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병률 저
문학동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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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흘리면서 심장에 쌓인 눈을 녹이고.. | √ 책읽는중.. 2020-10-2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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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이 온다 ]
 

눈이 온다, 라고 하는가

비가 온다, 라고 하는가

 

추운 날

전철에 올라탄 할아버지 품에는

 작은 고양이가 안겨 있다

 

고양이는 이때쯤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는지

할아버지 어깨 위로 올라타고

사람들 구경한다

 

고양이는 배가 고픈지 울기 시작했는데

울음소리가 컸다

할아버지는 창피한 것 같았다

 

그때 한 낯선 청년이 주머니에서 부스럭대며 뭔가를 꺼내

작은 고양이에게 먹었다

 

사람들 모두는 오독오독 뭔가를 잘 먹는 고양이에게

눈길을 가져갔지만 나는 보았다

 

그 해쓱한 소년이 조용히 사무치다가

그렁그렁 맺힌 눈물을 안으로 녹이는 것을

 

어느 민족은 가족을 애도중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외출할 때 옷깃을 찢어 표시하고

 

어느 부족은 성인 되겠다는 다짐으로

성기의 끄트머리를 잘라내면서 지구의 맨살을

 움켜쥔다

 

그리고 그들을 제외한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면서 심장에 쌓인 눈을 녹이고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면서

가슴에 등불을 켠다

 

...  소/라/향/기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병률 저
문학동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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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넷에.. 막내인 나까지 합하면 독수리 오형제가 된다.. | √ 책읽는중.. 2020-10-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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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것이 참 많다..

 

휴일이면.. 연휴이면.. 뭐하냐? 물어보며, 막둥이 생일엔 계좌번호까지 물어봐주는  큰언니,

 

택배를 보내줄때는 수세미,행주 작은 것부터 김치를 담그어 보내도 3~4종류,

늘 영양제도 빠뜨리지 않고 보내주는..

그리고 코로나 전까지 새벽예배 나가면 날 위해 늘 기도한다는 둘째언니,

 

쌀부터 반찬까지.. 얼마전엔 정성스레 만든 꿀차를 보내준 셋째언니,

자기는 일로 바빠서 늘 시어머니찬스인 반찬을 내게 주는 넷째언니..

 

언니넷에.. 막내인 나까지 합하면 독수리 오형제가 된다..

(우리집도 제동씨 집처럼 1남 5녀다.. 우리집 여자형제도 독수리 오형제가 된다..)

 

가족들뿐 아니라.. 세상엔 고마운 것이 참 많다..

더..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 감사합니다..

 

 

...  소/라/향/기  ...

 

그럴 때 있으시죠?

김제동 저
나무의마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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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녀왔습니다.. 하면 반겨주는.. | √ 책읽는중.. 2020-10-2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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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복이 있는 날이 있다..

점심엔 양송이 덮밥 맛있는 데가 있다며,  

사주어서 아주 맛있게 먹었구,

점심먹은 게 소화도 안되었는데..

피자를 시켜준다는 걸 거절했더니,

내일 빵사가지고 올께요 하면서.. 간다..

 

그리고 집에 가선 언니의 손맛이 담긴..

정읍김치를 먹으니..

아직도.. 배가 부르는 듯 하다..

커피만 마시고 있어도 배부르다..

 

그래도.. 저 글 처럼 혼밥이 일상인 내게,

저런 단골집이 있어도 좋겠다..

- 다녀왔습니다.. 하면 반겨주는..

 

내겐 단골인 반찬가게가 있다..

계산을 마치고 갈때면.. 알러뷰소머치를 외쳐주는 단골가게..

 

...  소/라/향/기  ...

그럴 때 있으시죠?

김제동 저
나무의마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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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같이 세상 시끄러운 날은.. | √ 책읽는중.. 2020-10-2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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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디오 뉴스 ]

 

무언가 버틸 것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

아이든 집이든 서푼 같은 직장이든

어딘가 비빌 데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

아프가니스탄의 총소리도 잊을 수 있고

사막의 먼지 위에 내리는 눈 녹듯 잊일 수 있고

아이 떼놓고 울부짖는 엄마의 넋 나간 얼굴도

창밖으로 훌훌 털어버릴 수 있지

버스만 내리면, 이거 또 지각인가

손목시계 내려다보며 혀 끌끌 차며

정말 아무렇게나 잊을 수 있지

무언가 버틸 게

있다는 건 무조건 좋은 일이지

특히 오늘같이 세상 시끄러운 날은

 

...  소/라/향/기  ...

 

서른, 잔치는 끝났다

최영미 저
이미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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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구석에서 서성인다.. 희망이.. | √ 책읽는중.. 2020-10-2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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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 ]

 

그것은 불이 켜지기 전에

어두운 구석에서 서성인다.

그것은 눈에서 잠을 떨치고 깨어 있으며,

그것은 버섯 안쪽의 주름에서 뛰어내린다.

그것은 현자로 변한 민들레의

머리에서 폭발하는 홀씨들의 별이다.

그것은 단풍나무 꼭대기에서 회전하며 출항하는

녹색 천사의 날개에 올라탄다. 

 

그것은 많은 눈을 가진 감자의

오목하게 막힌 각각의 눈에서 싹튼다.

그것은 삽과 호미의 잔인함을 견뎌

지렁이 마디마디에 살아 있다.

그것은 개가 꼬리를 흔드는 동작에 담겨 있다.

그것은 첫 공기를 들이마셔 폐를 부풀리는

갓 태어난 아기의 입이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 안에서 파괴할 수 없는

고유한 선물이다.

죽음을 반박하는 논리이며,

미래를 발명하는 천재성이고,

우리를 신에게 가까이 데려가는 모든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를 저버리지 않도록

우리를 약속하게 하는 치료제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것에 대해 말하려고 애쓰는

이 시 속에 담겨 있다.

- 리젤 뮬러 

 

 

...  소/라/향/기  ...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편
수오서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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