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 소/라/향/기 ...
http://blog.yes24.com/sora0898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소라향기
피어라 피어.. 지는 건 걱정말고.. 피는 게 네 일인걸..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9월 스타지수 : 별20,956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그니
♬ 그니흔적..
♪ 그니일상..
♩그니일기
사색
∬함께해요..
∬같이봐요..
늘..
√ 책읽는중..
서평
□ 서평모집
■ 서평발표
Ω 스 크 랩
나의 리뷰
○ 그니 리뷰
● 서평 리뷰
소/라/향/기
□ 한 줄 평
■ 구매리뷰
나의 메모
그니 메모
태그
흑찰보리 제주무농약흑찰보리 수님의땀방울 비이커컵세트 팽수볼펜 아빠꿈은뭐야? 꿈꾸는늘보 쓰고그린이 #삶의미소님#따뜻한곰탱이선물#감사해요#오늘부터#1일인#나의애착인형 사랑이당기는우편물
2022 / 09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나의 친구
최근 댓글
이의리 선수 대단했어요~~기회를 살리.. 
6번과 7번이요. 하나만 선택하면 7.. 
5번, 7번이요! 
무사만루 만들고 연속 3삼진~이의리 .. 
3번과 5번이요. 3번은 그림을 조금.. 

√ 책읽는중..
바람소리 잘 들으려 눈을 감았다.. | √ 책읽는중.. 2022-08-11 20:20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671685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바람의 이름으로 ]

                                          - 천양희

땅에 낡은 잎 뿌리며

익숙한 슬픔과 낯선 희망을 쓸어버리는

바람처럼 살았다

그것으로 잘 살았다, 말할 뻔했다

 

허공을 향해 문을 열어놓는 바람에도

너는 내 전율이다 생각하며 길을 걸었다

그것으로 잘 걸었다, 말할 뻔했다

 

바람 소리 잘 들으려고

눈을 감았다

그것으로 잘 들었다, 말할 뻔했다

 

바람은 나무 밑에서 불고

가지 위에서도 분다

그것으로 바람을 천하의 잡놈이라, 말할 뻔했다

 

...  소/라/향/기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4)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3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일은.. | √ 책읽는중.. 2022-08-08 04:47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668803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뒷모습 보기 ]



                                       - 이해인

누군가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일은

마음을 조금 더 아름답고

겸손하게 해줍니다

 

이름을 불러도 금방 달아나는

고운 새의 뒷모습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춤을 추며 떠나는

하얀 나비의 뒷모습

바닷가에 나갔다가

지는 해가 아름다워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는

어느 시인의 뒷모습

복도를 조심조심 걸어가거나


성당에 앉아 기도하는

수녀들의 뒷모습

세상을 떠나기 전

어느 날 내 꿈속에 나타나

홀홀히 빈손으로

수도원 대문 밖을 향해 떠나시던

어머니의 뒷모습

어느 빈소에서

사랑하는 이의 영정 사진을

보고 또 보면서 흐느끼는

가족들의 뒷모습

 

앞모습과 달리 뒷모습은

조금 더 슬퍼 보이는 걸까

왜 자꾸 수평선을 바라보고 싶게 만드는 걸까

언젠가는 세상 소임 마치고

떠나갈 나의 뒷모습

미리 생각하면서

 

...  소/라/향/기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1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3        
잠깐 멈췄다 가야 해.. | √ 책읽는중.. 2022-08-06 11:43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667477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잠깐 멈췄다 가야 해 ]


                                   - 류시화

'잠깐 멈췄다 가야 해,

내일은 이 꽃 없을지도 모르거든.'

 

누군가 이렇게 적어서 보냈다

내가 답했다

 

'잠깐 멈췄다 가야 해,

내일은 이 꽃 앞없을지도 모르거든.'

 

...  소/라/향/기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1        
문 두드리는 기척이 난다.. | √ 책읽는중.. 2022-08-03 10:40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6659858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고독과의 화해 ]

 
                    - 류시화

이따금 적막 속에서

문 두드리는 기척이 난다

밖에 아무도 오지 않은 걸 알면서도

우리는 문을 열러 나간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 자신의 고독이

두드리는 것인지도

자기 밖으로 나가서

자신을 만나기 위해

문 열 구실을 만든 것인지도

우리가 사랑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우리를 발견하기를 바라면서

 

...  소/라/향/기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6)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8        
너의 등은 친절한 얼굴을 가졌는데.. | √ 책읽는중.. 2022-08-02 00:20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665472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친절한 얼굴 ]

 
                   - 이원석

가는 유리관이 떨어지듯 빗줄기가

사정없이 부서지는 밤낮

유예되고 미루어져 불행한 행복처럼

즐거운 불행인지 불행한 즐거움인지 알 수 없는

너는 완전히 섞이지는 않은 자세로 돌아누워 있고

몸을 돌리면 다른 얼굴이 나올까봐 나는

네 어깨를 당기지 않는다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일

알 수 있었던 일

 

너의 등은 친절한 얼굴을 가졌는데

그게 싫지, 하필 그런 표정이라니

증오의 술잔을 들다가도 미안함으로

미끄러지게 하는 힘이 있지

결국 내려놓게 하는 철저함이 있지

 

하지만 깨진 유릿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추어가다보면

두통처럼 번지는 실금들이 보여

쳇바퀴 돌듯 되돌아올 어리석음이 마련한 

잔칫상에 앉아서 일생의 술잔을 주고받는

가장 나쁜 잔을 주는 아니라

가장 좋은 잔을 보여주고 가져가버리는

지독한 장난 같은 거지, 같은거야


...중략.....

 

문득 겁이 났어

돌아누운 얼굴이 네가 아닐까봐

그래서 자꾸 끌어안았어 작고 볼품없이 쪼그라든 등을 감싸며

말했어 돌아보지 마, 보지 마 사실은

내 얼굴이 어떤지 겁이 나

내 얼굴이 왜 그런지 말할 길이 없어

 

 

...  소/라/향/기  ...

 

 

엔딩과 랜딩

이원석 저
문학동네 | 2022년 06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4        
쏟아질 준비가 되었다는 것.. | √ 책읽는중.. 2022-07-25 11:34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661806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내 이름을 부를 때면 나는

목에 단 종을 흔들며 비뚤어진 웃음을 웃었지

 

나의 치욕은 나의 것일 뿐

파랗게 빛을 내는 질문지에 네 이름을 써

- 시인의 말 中

 

[ 시소 ]

 

빨리 여름이 왔으면 좋겠어

겨울은 무장한 채로 슬프거나 힘들었으니까

숨은 듯이 창을 닫고

찬물에 발을 담그는 기분으로 책상에 앉아 있을 필요는 없을 테니까


 

여름이 오면 한적한 거리를 천천히 걸어도 될 거야

값싼 티셔츠를 세 개 살 거야

글씨가 없고 사람 얼굴이 없는 것

내가 배운 원칙

검은색, 혹은 더 검은색으로

 

아무도 없는 놀이터 시소 위에

좋이컵에 담긴 커피와 다시 읽은 책을 놓아두고

천천히 기우는 양팔 저울을 생각하며

발을 구를 거야

 

그때는 소서쯤일 거야

받쳐놓은 것들이 모조리 깨져버린 오후에

창을 열고 잔에 순을 채워야지

손을 잡아달라는 게 아니잖아

서로의 목소리가 들릴 만한 거리에 흔적없이 

남아 있자 가끔은


 

고쳐쓴 일기를 바꿔 읽으며

악의 없는 핀잔을 하자

 

기운다는 것은 쏟아질 준비가 되었다는 것

종이컵에 담긴 커피가

난간 아래를 천천히 내려다본다

처음부터 다시 읽은 책은 각오가 되었다는 듯

흉내낼 수 없는 억양으로 펄럭이며

위치를 가늠하다 돌아눕는다

 

당신이 원하는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했어요

 

네가 일어서버린 순간

내가 낙하하는 순간

 

...  소/라/향/기  ...

 

 

엔딩과 랜딩

이원석 저
문학동네 | 2022년 06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3        
사람이 사람을 불렀다.. | √ 책읽는중.. 2022-07-22 22:27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660760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사람 ]

                 - 오은
 

이 사람아 이게 대체 얼마 만이야!

 

우리는 길에서 만났다

처음으로 교복을 벗고 만났다

 

서로의 이름을 잊은 채

 

어딘가 낯이 익고

익숙한 냄새가 나고

사람임은 분명해서

 

너는 쫙 편 손바닥을 내밀었다

손바닥에는 이름 대신

손금이 구불구불했다

 

어떤 길을 따라가도 순탄 할 것 같았다

 

눈이 있는 사람

사람 보는 눈이 있던 사람

 

재물선이 선명해서

나는 네가 큰사람이 될 줄 알았지

너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손금이 목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사람을 좋아하던 사람

사람 좋은 사람

 

잘못을 해도 쉽게 인정해서

나는 네가 새사람이 될 줄 알았지

 

손금 하나를 무작정 따라가다

갈림길에 섰다

 

등을 댈 것이냐 돌릴 것이냐

 

내가 뱉었던

네가 들었던

모진 말이

등줄기로 흘렀다

 

어딘가 귀에 익고

친근한 말맛이 나고

 

억양마저 확실해서

 

나는 쫙 편 손바닥으로 얼굴을 덮었다

양 볼이 뜨거워서

손금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손바닥을 맞추곤 하던 사람이

가차 없이 손바닥을 뒤집어버리듯

 

등을 돌리고 비틀거리며 걷기 시작했다

 

이 사람아 벌써 가면 어떡해!

 

사람이 사람을 불렀다

 

방금 전까지는

사람이었던 사람을

이 사람을

 

...  소/라/향/기  ...

 

나는 이름이 있었다

오은 저
아침달 | 2018년 09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0        
감정을 에누리할 수는 없었다.. | √ 책읽는중.. 2022-07-20 22:58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659688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한발 ]

 

이 사람아, 지금 오면 어떡해!

이 사람아, 벌써 가면 어떡해!

 

시침과 분침과 초침

정확히 두번 만나는 동안

 

늦거나 일렀다

 

아무리 간발에 다가가도

감정을 에누리할 수는 없었다

 

...  소/라/향/기  ...

 

나는 이름이 있었다

오은 저
아침달 | 2018년 09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3        
나이를 먹어도.. 소화가 안되는.. | √ 책읽는중.. 2022-07-19 00:51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6583817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 서른 ]

 

뜬구름을 잡다

어느 날 소낙비를 맞았다

 

생각 없이 걷다가 길을 잃기도 했다

생각이 없을 때에도 길은 늘 있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그런데 머리는 왜 안 돌아갈까?

 

 

너무 슬픈데 눈물이 한 방울도 나지 않았다

다음 날, 몸 전체가 통째로 쏟아졌다

 

어른은 다 자란 사람이란 뜻이다

한참 더 자라야 할 것이다

 

나이를 먹어도 먹어도

소화가 안되는 병에 걸렸다

 

...  소/라/향/기  ... 

 

나는 이름이 있었다

오은 저
아침달 | 2018년 09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9        
손을 놓치다.. | √ 책읽는중.. 2022-07-18 01:31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657876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오해했습니다

사람이라 이해하고 사람이라 오해했습니다

사람을, 마침내 사람됨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시인의 말 中 

 

 

[ 손을 놓치다 ]


분침이 따라잡지 못한 시침

마음과 따로 노는 몸

체형을 기억하는 데 실패한 티셔츠

 

매듭이 버린 신발 끈

단어가 놓친 시

추신이 잊은 안부

 

그림자가 두고 온 사람

아무도 더듬치 않는 자취

 

한 명의 우리

 

...  소/라/향/기  ...

 

 

나는 이름이 있었다

오은 저
아침달 | 2018년 09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9        
1 2 3 4 5 6 7 8 9 10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
오늘 39 | 전체 202052
2008-02-1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