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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직장인으로 산다는 것 | 리뷰카테고리 2019-09-08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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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걱정 마, 잘될 거야

마스다 미리 글그림/오연정 역
이봄 | 2019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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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 작품도 나이가 들어간다.

내또래의 여성들의 감성으로 작품을 그려오던 마스다 미리가,

이번에도 한 직장에 다니는 2년차, 12년차, 20년차 여성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처음엔 보이지 않았던 일들이 하나하나 내 일로 다가오면서

그 사람은 이랬겠구나, 저랬겠구나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가 하면,

예전엔 몰랐던 상황들을 알아가며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아무 것도 몰랐던 주제에 잘난 척 했던 내 예전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번에 들어온 신입은 나와 23년차.

뭔가 하나의 시점, 주제, 물건을 놓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나이차를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내가 이 직장에 입사했을 때만해도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 입사한 아이는 이미 어릴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했던 세대이다.

20대와 30, 40, 그리고 50에 가까운 내가 함께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런 이야기를 계속 해도 될까 신입의 눈치를 보면서 대화를 이어가기도 한다.

그런 상황들이 이 책에서 너무 리얼하게 그려져서 몰입도가 큰 작품이었다.

 

2년차 여성은 회의 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못해 고민이고,

12년차 여성은 언제까지 자신을 젊은 사람으로 인정해줄까,

선배들의 행동을 살피며 이런저런 논평과 고민을 하고 있고,

20년차 여성은 후배들에게 잘 해 주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들에게 다가가고 말을 거는 것 자체가 고민스럽다.

업무로 인간관계로 각각 고민의 내용은 달랐지만,

씩씩하게 일하고 많은 사람들을 잘 챙기는 여자 선배가 부장이 되었을 때

남자 직원들이 그녀를 "회사와 결혼한 사람"이라든가,

"아줌마 부장"이라며 폄하하는데는 함께 분개하는 모습을 보인다.

 

나는 처음에 직장에 왔을 때 이미 다니고 있던 사람 중에 동갑인 사람이 많아서

직장 생활하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회사는 학교와 다르다고 했는데 인간적으로 마음을 주고받아도 될만큼

좋은 사람들이어서 안심을 했다.

그런 와중에 한가지가 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같은 시간에 마치는데 다들 따로 퇴근을 하는 것이었다.

학교에 다닐 때면 보통 같은 방향의 친구들과 함께 하교를 했는데,

직장에서의 관계는 퇴근시간을 기점으로 단절되는 느낌이었다.

직장이란 이런 곳이구나, 어렴풋이 그 차이를 느꼈던 것 같다.

 

나와 나이가 비슷한 직장 동료와 함께

새로들어온 "신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자기 자신이 "꼰대"가 된 것 같아 슬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아이의 모습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발견했을 때

자기도 모르게 잔소리를 하게 되어 실망이고,

또 말을 하지 않더라도 이런저런 부분이 거슬리는 것을 보니

자기도 이미 꼰대가 되었다는 것이었다.

나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23살의 나이차이는 쉽게 건널 수 없긴 했다.

인계를 하면서 말끝마다 "나는 이렇게 했지만 선생님은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그렇게 해도 된다"고 했는데

막상 그 아이가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억장이 무너질 때가 있다.

그걸 하나하나 이야기하자니 영락없는 꼰대가 될 것 같고,

가만 두고 보자니 뭔가 잘못되어가는 것을 방치하는 기분이고.

 

직장에 오래 다니면 저절로 승진이 되고,

부하직원 부려먹으며 다른 부서 마실 다니고,

회의하다가 퇴근하고 뭐 그럴 줄 알았던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살아내기가 쉽지가 않다.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 직장인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

마스다 미리의 신작 <걱정 마, 잘 될 거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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