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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부모가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하는 | 리뷰카테고리 2022-10-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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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심윤경 저
사계절 | 2022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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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책은 많다고, 나름 책을 챙겨서 읽는다고 했는데 심윤경 작가의 책은 처음이다.

10월 김영하 북클럽에서 선정한 책은 심윤경 소설가의 첫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아주 옛날에 그런 영화가 있었다.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라고.

거기서 연유한건지 모르겠지만 이미 심윤경 소설가는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라는 소설을 쓴 적이 있다고.

책 제목이 아름다운 할머니이니 본인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인 것은 유추할 수 있었다.

 

나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한분은 내가 여섯살 때 돌아가셨고, 한분은 내가 20대까지 생존해계셨지만

우리가 보통 "할머니"라고 하면 생각하는 그런 할머니가 아니셨다.

거의 할아버지 느낌? 나에게 할머니는 늘 아랫목을 지키고 앉아 책을 보시던,

본인이 신념처럼 지키던 종교를 갖지 않는다고 우리 부모님을 질책하시던 모습으로 기억될 뿐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란다는 것은 어떤 느낌이지 나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윤경 작가가 그려내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사실 작은 책이지만 전체가 할머니 이야기로만 채워졌다면 금방 지겨워졌을 수도 있다.

어떻게보면 그건 온전히 개인의 기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그녀의 일상 속에 불쑥불쑥 찾아온다.

내가 결혼을 할 때, 아이를 낳았을 때, 맞벌이를 할 때,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

할머니가 툭툭 내던졌던 그 짧은 단어들이 기억난다는 작가.

어른이 되고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아이를 잘 키우고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할지

저절로 알게되는 건 아니다.

그럴때마다 불쑥 찾아오는 할머니의 기억이 작가에게는 든든한 힘이 되었다고 했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서, 나는 내가 그렇게 많은 것을 받은 줄도 몰랐다.

'받은 사람이 받은 줄도 모르게 하는 것', 그것조차 명인의 솜씨에서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이었다.

할머니에게 배운 사랑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그것은 '사람이 주는 평화'일 것이다. 그 사랑은 평화였다.

할머니가 나에게 무언가 잘해주었던 기억은 거의 없다. 두둑한 새뱃돈 한 번 받아본 일 없고

하다못해 그분이 차려준 밥을 먹어본 것도 몇 번 되지 않는다. 그분은 나를 위해 애쓰고 고생하지 않았다.

그저 그분의 작은 평화 속에 나라는 존재를 온전히 끌어 안으셨다.

 

희생적 삶을 산 할머니라면 많은 소설에서 다큐멘터리에서 다루었던 소재다.

그런 에세이라면 눈물흘리며 읽고 나서 너무 신파라는 생각으로 덮었을 것이다.

하지만 심작가는 나를 위해 고생하시 분은 아니지만 본인을 평화 속으로 끌어안으신 분이라 표현한다.

 

사랑을 받고 큰 본인이 사랑을 받으며 큰 줄도 모르게 했던 할머니였지만

살아가며 점점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나게 되었던 건 심작가가 자각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꿀짱아와 단둘이 있게 되는 시간을 무서워했고 작은 빈틈만 생겨도 쉽게 겁에 질렸다. 친정 엄마에게 달라붙는 거 말고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시절이었다.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 할지 아무것도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어설프게나마 젖을 먹인다든지 잠을 재운다든지, 기저귀를 갈고 옷을 입히는 활동들을 했지만 제대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제대로 하는 것은 또 무엇인지?

신생아 시절의 꿀짱아는 몹시도 까다로운 아기였다. 아이는 잠들지 않았고, 젖을 물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웃지 않았다. 온몸으로 불행하다고 외치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아이의 불행을 달래줄 방법을 알지 못해 동동거렸고 혹시 나 때문에 불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에 자꾸 사로잡혔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내 이야기를 써놓은 줄 알았다.

아기를 낳아놓고 능숙하게 아기를 다루는 엄마가 있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조카를 키워봤다든가 뭐 그런.

나 역시 아이를 낳고나서 아이와 나 둘만 있는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말을 할 줄 모르는 저 쪼끄만 아이가 내 아이라는 것을 인지하기도 힘들었고,

무엇보다도 아직 내 컨디션도 돌아오지 않은 상태인데 시도 때도 없이 먹고 자고 싸고 우는 존재를 어떻게 해야할지 당황스러웠다.

특히 큰아이는 너무 예민한 아이라 신생아가 15시간 이상 잔다는 평균치는 의미가 없었으며

조금 자고 일어나 몇시간씩 먹지도 않는 것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할머니는 언어의 미니멀리스트였다. 맥시멀리스트 손녀가 제발 무슨 말 좀 해보라고 아무리 닦달을 해대도 꿈쩍도 안 했다. 나는 할머니를 포기하고 책의 세계로 날아갔다. 하지만 할머니의 다섯 단어는 한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는 데 필요한 모든 자양분을 부족함 없이 모두 담고 있었다. 오히려 풍성하고 화려한 나의 언어는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데에 부작용만 일으켰다. 나의 언어의 과용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할머니처럼만 하자. 나는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언어를 아끼자. 할머니처럼 말하자.

 

그렇게 쪼그맣던 녀석들이 머리가 굵어지면 좀 편해질꺼라 생각했던 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다른 의미의 문제거리는 계속 생겨났다.

심작가는 사춘기를 맞은 아이와 갈등을 겪으며 자연스럽게 다시 할머니를 떠올렸다.

할머니는 다섯 단어, "그려, 안 뒤야, 뒤얐어, 몰러, 워쪄"를 마법처럼 사용했다고 했다.

자신이 가진 풍부한 언어가 아이를 오히려 멀어지게 했음을 인지하고,

할머니가 사용했던 마법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물론 그 마법 언어는 짧은 다섯 단어가 아닌 마음이 들어 있는 단어였기에 의미가 있었던 것이고.

 

나는 그것이 할머니의 일관된 삶의 자세인 것을 이해했다.

부모로서 내가 너희에게 이렇게 많은 일을 했다고 생색내지 않는 것. 자식에게 어떤 기대나 대리만족도 추구하지 않아 부채의식이나 부담감을 주지 않는 것. 부모로서 고생스러움은 지극히 당연히 당신이 담당할 몫이고, 잘한 것이나 좋은 것이 있다면 모두 자식의 몫으로 돌리는 것. 그리고 아버지와 고모들은 그 보이지 않는 응원 속에서 용기를 내어 각자 가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삶과 부딪쳤다.

 

책 제목은 서정적이고 감성적이지만, 나는 어쩐지 이 책을 "육아서"라든가 "부모론"쪽으로 분류하고 싶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특히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더욱 그렇다.

심작가의 할머니를 통해 내가 어떤 부모가 되어야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내가 가지지 못했던, 하지만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아름다운 할머니의 이야기,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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