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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by 헤르만 헤세 | 책리뷰- 소설.문학 2019-09-0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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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저/김이섭 역
민음사 | 2001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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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0일>

** 연계하여 읽기 **

* 와글와글 독서클럽 _문학편_ *

* 수레바퀴 아래서 by 헤르만 헤세 *


독서모임 회원들과 '와글와글 독서클럽_문학편_을 같이 읽고 있다.

읽으면서 같이 읽고자 하는 도서를 지정도서로 정하고 있는데, 이번 도서는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역시나 민음사 세계문학은 큰 마음을 먹어야 도전할 수 있는데, 읽고 난 후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여기서 오해가 있을 수 있어서 살짝 덧붙이자면, 민음사 책이어서가 아니라 세계문학을 읽어냈다는 사실에서 나오는 뿌듯함이다.

책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제본이어서 권하고 싶지는 않지만 개인의 취향대로 구입하셔도 좋을 듯 하다.

(나는 책의 크기와 내용 아래, 위의 넓은 여백, 글씨체까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제본이다.)

아마도 독서모임의 지정도서가 아니었으면 끝까지 읽어내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다, 라는 생각까지 들었던..

이것이 같이 읽기의 묘미이다.

혼자서는 포기하기 쉬운 마음을 다잡게 만들어주는 읽기의 방식이다.


워낙 유명한 작가이고 유명한 작품이며 청소년추천도서이기도 한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그의 자전 소설이기도 하다는 이 책, 암울했다.

주위사람들에게 끌려다니다가 버려진 그에게 세상은 희망되지 않았을 것이다.

교육기관의 문제점단정지으며 말하는 문장들이 이야기 도중도중 끌려나온다.

재능이 충만한 한스 기벤라트를 세우며 그는 그 뒤로 숨었다.

그리곤 자신의 소신없이 남의 의해 계획되고 만들어진 일생을 한스에게 잔인하게 입혀 주었다.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요구를 이겨내지 못하고, 어머니의 이른 죽음으로 사랑을 알지 못했던 나약했던 아이는 무너져 내렸다.

한스에게 세상의 모든 것들은 수레의 짐마냥 무거웠다.

 사랑이라 믿었던 소녀가 그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고 체력으로도 버텨낼 자신이 없었던 마음이 단단하지 못했던 아이.

'설마'가 끝까지 나를 붙잡았고 나는 실날같은 반전을 꿈꿨으나 끝 페이지를 다다른 순간 배신감이 밀려올라왔다.

아마 처음부터 이러하게 되리라 알았던 것 같다.

 마음이 흐물거리는 자아를 만드는 가정과 사회가 문제였을까. 사람들의 시선을 쫓고 의심없이 따라간 이가 문제였을까.

사실 한스는 피해자이다.

짧은 일생을 스스로가 결정하지 못하고 타인에 의해서 좌지우지된 약자이다.

끊임없이 요구하는 이들에게 속았을 뿐이다,

'널 위한 거야!.'라는 꼬드김에 넘어간 것뿐이다.

아이를 아이답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것, 그것이 그 아이를 위한 것이다.

공부밖에는 할 수 있는게 없게 만들고, 미래의 무엇을 만들고, 권위에 복종하게 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을 낼 수 있게 길러주는 것이 아이를 위한 것이다.

시련이 오고 실패를 해도 한스처럼 무너져 내리지 않게 마음 속 근육을 단단히 만들어주는 것이다.

우리 인생은 10년, 20년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이가 힘을 낼 수 있을 때 제대로 힘을 쓸 수 있도록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얼마 전, TV프로의 기사를 잠깐 본 적이 있었다.

6살,7살, 초등학생인 3명의 아이가 하는 사교육이 34가지라는 것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해야 34가지가 되는 것일까?

자연을 바라보는 시간이 있을 것인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예전에는 하늘을 올려다 보질 못했다. 항상 머리 위에 있는 하늘이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올려보니 와~~! 이렇게 멋진 풍경이 고개만 들면 펼쳐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하늘을 올려다 볼 줄 아는 아이, 자연을 바라볼 줄 아는 아이, 생명을 귀히 여길 줄 아는 아이.

이런 아이들이 많아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한스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세상이 되지 않겠는가.


(p.18) 정작 그가 이야기를 건넨 궁극적인 목적은, 시험이란 단지 외형적이고 우연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한스에게 환기시켜 주려는 것이었다. 시험에 떨어진다고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었다. 그것은 가장 탁월한 학생에게도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해 주었다. 설혹 한스가 그런 일을 당한다 하더라도, 신이 모든 영혼들을 위하여 특별한 섭리를 가지고 있으며, 예정된 길로 그들을 이끈다는 사실을 생각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 내 아이가 시험를 못 봤다고 속상해할 때 부모로서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해주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공부했어도 시험을 못 볼 때도 있어. 염려하지마.'라고,

'공부를 못 한다고 너무 속상해하지마, 공부가 아니어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그 무언가는 다 있단다.'라고.

(P.53) 물고기들이 거무스레한 등을 보이며 천천히 위로 올라왔다. 느릿하게 살며시 헤엄치면서. 따뜻한 날씨에 유혹되어 마술이라도 걸린 듯이.

- 정말이지 헤르만 헤세는 감성이 넘친다. 그의 표현력에 읽는 나는 머릿속에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다 지칠 지경이었으니.

(P.70) 그것은 두통이 아니었다. 빠른 맥박과 흥분을 동반한 승리에 대한 조급함이었다. 또한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억제되지 못한 욕망이기도 하였다.

(P.93) 오늘 이 자리에서 금전적인 이익을 위하여 자기 자식을 팔아버렸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한 명도 없었다.

(p.172) 학교와 아버지, 그리고 몇몇 선생들의 야비스러운 명예심이 연약한 어린 생명을 이처럼 무참하게 짓밟고 말았다는 사실을 생각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왜 그는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고 상처받기 쉬운 소년 시절에 매일 밤늦게까지 공부를 해야만 했는가? (...)

왜 심신을 피곤하게 만들 뿐인 하찮은 명예심을 부추겨 그에게 저속하고 공허한 이상을 심어주었는가? 왜 시험이 끝난 뒤에도 응당 쉬어야 할 휴식조차 허락하지 않았는가? 이제 지칠 대로 지친 나머지 길가에 쓰러진 이 망아지는 아무 쓸모도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P.176)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 모든 일들을 해야만 했는가?

(P.202) 포근한 5월의 비, 쏴 하는 소리를 내며 쏟아지는 여름 비, 신선한 가을의 아침 이슬, 부드러운 봄날의 햇살, 따갑게 내리쬐는 여름의 뙤약볕, 하얗게 또는 새빨갛게 빛나는 꽃망울, 수확하기 전의 잘 읽은 과일나무가 보여주는 적갈색의 윤기, 계절과 함께 찾아오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과 즐거운 것들.

그것은 누구에게나 빛나는 나날이었다.

(P.233) 그녀는 한스를 전혀 진실된 마음으로 대하지 않았다. 분노에 찬 고통과 더불어 여전히 진정되지 않은 사랑의 힘은 흥분과 불안에 감싸인 채 음울한 번민으로 바뀌었다. (...)

그것은 달콤하기보다는 차라리 쓰디쓴 맛이었다.

(P.239) 한스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노동의 찬가를 듣고 또 이해했다. 그것은 적어도 초보자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었고, 산뜻한 매력을 풍기는 것이었다. 한스는 보잘 것 없는 자신의 존재와 인생이 커다란 선율에 어우러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나는 문학소녀가 아니었다.

초, 중, 고 합친 12년동안 읽었던 책이 뭐가 있었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때 내가 다니던 학교들은 도서관이 없었고-아마 그랬던 것 같은데, 아닌가?- 시립도서관도 책을 대출받는 용도가 아닌 공부하는 용도인 열람실 이용만이었다. 1년 다니다 만 대학교에서도 도서관을 가 본 적이 거의 없었으니 내가 '학생'이라는 직업을 가졌을 때는 그렇게 책을 읽은 적이 없었다.

정말 창피한 말이지만, 세계문학이라고 지칭되는 유명한 책들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고 자수해야 할 것 같다.

유명해서 책 제목과 작가의 이름만 아는 수많은 책들, 길었던 학생시절때는 메뚜기처럼 놀기만 했더니 마흔이 훌쩍 넘은 나에게 밀린 숙제마냥 쌓여있다.

이 책 역시나 숙제더미에서 굴러떨어진 것이다.

숙제를 할때 죽을 맛이지만 하고 나면 뿌듯하고 학교가는 발걸음이 가벼워지듯 이 책을 읽을 때는 쇳덩이를 들고 있는 것마냥 두 손도 무겁고 마음도 무겁더니 다 읽으니 그 어떤 책보다 뿌듯했다.

이 세상에 읽어야 할 책이 많다는 걸 '학생'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었을 때 알았다면 지금 나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지는 모르겠다. 지금이 만족스럽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저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아쉬움이 많은 그때 그 시절이어서다.

나는 돌고 돌아 이렇게 세계문학을 읽는다.

신간이나 베스트에 머무는 책에 많은 손길이 가겠지만 어렵다고 손조차 내밀지 않는 일은 드물어지겠지.

곱씹을수록 새로우니 이게 무슨 일인지,

지금 나는 포스트잇을 붙여놓은 부분을 그 외의 부분들을 듬성듬성 읽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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