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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by 김슬기 - '엄마'라는 단어속에 공감이라는 단어가 스며들때 | 책리뷰- 소설.문학 2019-12-1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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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김슬기 저
웨일북 | 2018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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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2일>

*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by 김슬기 - '엄마'라는 단어속에 공감이라는 단어가 스며들때 *

* 평점 : ★★★★★

* 실제 읽은 날 : 2019.11.22일 완독. (부분필사)

 

이 책은 특별하다.

'엄마'라는 단어속에서 무너져내려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절절하게 담겨있다.

이렇게 솔직해도 되는건가, 싶은 마음까지 드니 작가의 마인드가 부러워지기까지 한다.

솔직함에 현실을 잘 표현한 글은 나를 그리로 끌어당겼고, 나는 이제 가물가물거리기한 초보육아때로 소환당했다.

작가의 글을 읽으며 나도 저랬었나, 그랬었나, 그랬구나, 글쎄, 저러지는 않았던가,

온갖 기억들을 떠올리며 나와의 공통분모를 찾느라 바쁘다.

모든 경험이 사람마다 다르기에 모든 상황이 같지는 않겠지만, 같은 길을 걸어왔다는 소속감은 끈끈하다못해 질척거린다.

그렇게 질척거리는 시간들을 통과해 지금 이 곳에 서 있는 나는 그때를 작가처럼 현명하게 이겨내질 못했던 것 같다.

속으로 삭히고, 시시때때로 감정을 미친듯이 널을 뛰고, 예뻐 죽겠다가도 미워 죽겠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 안에 숨어있던 다양한 인격들을 만났던 시간-물론, 지금도 그러한 시간들이다^^-, 나는 어떻게 지나왔을까.

겪어보지 않고는 절대 알 수 없는 육아의 시간들,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고 하면 나는 지금만큼도 해내지 못할 시간들,

그 시간들을 이 책과 함께 했다면 좀 더 견디기 수월했을텐데.

자기계발서처럼 강력하게 한 방을 치지는 않지만, 이 책은 따뜻한 위로를 담아 식지 않는 여운을 남겨주고 어느새 스스로를 가치있다 여기게 해준다.

(P.106) 해도 해도 티가 나지 않는 집안일을 하다 보면 속절없는 허무함에 휩싸인다. 거기서 벗어나고자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쓰지만,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하는 좌절감이 찾아온다. 매일 반복되는 모든 일과가 무가치하게 느껴질 때, 나는 아무 힘도, 조금의 쓸모도 없는 존재라는 생각에 한없이 우울해질 때, 한 권의 책이 나를 위로했다.

(P.104) "그냥 그런 거 아냐? 넌 오늘을 어떻게 살 거냐고. 넌 오늘은 어떻게 살고 있느냐고. 세상이 시키는 대로 적당히 맞춰서 살 거냐,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거냐. 좋아하는 사람과 당당하게 사랑을 할 거냐. 나한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포기만 할 거냐. 그런 거 아냐?"

 

-  필사하며 책을 읽을 때 나는 밑줄 친 빨간 문장에 주목했다.

넌 오늘을 어떻게 살고 있느냐고.

나의 마음속으로 그 문장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나? 막힘없이 나는 적는다.

"나는 오르고 싶은 산을 오르고, 와 보고 싶었던 숲속 도서관에 와서 책을 읽고 필사하고 있어.

가을 햇살이 들어오는 산 속 도서관에서~♡" 라고.

대단한 무엇을 한 것도 아닌데, 마음이 풍요로웠다.

저번에 책을 읽을 땐 마음이 한없이 불편하고 언짢더니 오늘은 한없이 여유롭고 내 마음같아 기분이 좋다.

하루사이 내 마음이 널뛰기를 한다.

 (p.136) 엄마의 마음에서도, 아이들의 마음에서도, 아빠 자신의 마음에서도 찾을 수 없는 아빠의 '나'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아빠가 돈을 벌어오는 기계로 전락하지 않는 사회, 엄마가 가족을 위해 희생되는 제물로 바쳐지지 않는 나라는 대체 언제쯤 가능할까? 가만히 앉아 그 언젠가를 기다릴 순 없다. 나에게, 너에게, 우리에게 20년 뒤, 50년 뒤가 당연히 존재할 거라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나'와 '너'가 살아 있지 않으면 '우리'가 행복할 수 없음을, '따로'없는 '함께'는 영원할 수 없음을 이제 알기에…… . 우리는 나를 채우고 너를 챙길 때 찾아오는 일상의 설렘을 함께 누린다. 장담할 수 없는 우리의 내일을 그리며 오늘의 그를 사랑한다.

"오늘도, 내일도, 사랑하는 좋은 날, 사랑받기 참 좋은 날."

 

(p.150)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세 살배기 아이들이 학생으로 살아가게 되었을까. 그리고 세 살배기 아이들이 학생으로 사는 것은 좋은 일일까. 세 살 꼬맹이 '은서들'의 인생은 낡은 신화의 비극적 재현이다. 이 비극에는 욕망이라는 거대한 뿌리가 있다. 여기에 일부 과학자들, 교육 관료들, 교육산업 종사자들, 미디어 그리고 부모가 가세했다.

(p.154) 탄탄한 기초가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기초를 쌓는 과정은 길고 지난하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변화도 미미하다. 그래서 기초는 수시로 생략되고 대체된다. 우리는 더 빨리, 더 많이, 남들만큼을 외치며 조급함의 노예가 된다.

(p.199) 역사는 연대기를 암기하기 위한 과목도, 과거의 사건을 들여다보는 수단도, 우리 삶과 동떨어져 존재하는 학문도 아니다.역사는 오늘의 나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이고 오늘의 나를 완성하는 자아정체성의 한 조각, 오늘의 나에게 필요한 지혜를 선사하는 조언자임을 나는 서른이 넘어서야 깨달았다.

 

읽어가면서 이제 거의 끝에 다다를 무렵인데, 저자의 마인드가 점점 마음에 든다.

시간이 갈수록 저자의 마음도 단단해지는 것 같고, 점점 자신감에 차는 것 같다.

나도 저자처럼 이렇게 단단해지고 있는지 잠시 고민에 빠진다.

나는 자꾸 제자리같은데, 뭐 하나나 제대로 해놓은 것 같지 않은데..

너무나 부족하기 짝이 없는데..

자꾸 현실의 나를 소환해서 비교를 한다.

이 넘의 비교짓을 그만해야 할 텐데 그게 쉽지 않아 탈이다.

시시때때로 흔들린다.

사춘기때 흔들리는 것은 지금 흔들림과는 비교가 되지 않으니 문제다.

그때는 믿는 구석이라도 있었으니 그렇게 될대로 되라, 했는데 이젠 나에게 믿는 구석이 다 사라져 버렸으니까.

이제는 나만 믿어야 하는데, 믿어야 할 내가 이렇게 저렇게 다 부족하니 문제인거다.

부족한 사람을 어찌 마음 편히 믿고 흔들릴 수가 있을까.

그래서 마음대로 흔들리지도 못하고 속에 담아두니 가슴속이 요동을 친다.

작가의 글을 보며 더욱 단단해져야 겠다는 생각이 가득해진다.

무엇으로? 어떻게?

아주 조금만 간절함을 가져보려한다.

단단해지려는 간절함을 담으면 흔들림도 그 안에 담길 수 있지 않을까..

가슴을 울렁거리게 하는 요동들도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내 모습이 부족해보일때, 내 모습이 한없이 작아보일때, 그래서 자존감이 아래로아래로 추락할 때,

인정해버리기,

부족한 거 인정하고, 작아보이는 모습도 인정하고, 한없이 낮은 자존감도 인정하고,

인정하고 저 밑의 한계점 바닥에 빨리 닿아버리고 앞으로 올라올 수 있는 계단을 한 발씩 밟아 나오겠다고..

앞으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까마득하게 높지만, 올라갈 곳이 많아서 다행이라고..

조금 오래 걸릴 것 같지만, 사부작사부작 한 발짝씩을 떼어보겠다고..

 (p.46) 우연히 날아온 책이 운명이 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는 순간.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나. 도대체 어떻게 살 뻔했나! 이 책을 만날 수 있게 해준 하늘에 감사하며 절이라도 올리고 싶은 순간. 책보다 멋진 선물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런 순간 나는 부르르 몸을 떤다.

 

책이 나에게 좋은 책이라는 이름표를 받게 될 때는 저자의 경험담이 생생하게 그려질 때, 즉 공감이 일어날 때이다.

이 책은 공감이라는 감정을 앞세우며 다가온 나에게 '참 좋은 책'이다.

 

 (p.225) 에너지가 소모되고 불안감만 커지는 모임은 득이 되지 않는 모임이다. 좋은 모임은 몸이 먼저 반응한다. 모임을 할 때뿐 아니라 집에 돌아온 뒤에 가슴이 따뜻하게 차오르는 모임, 우리가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고 용기가 나는 모임, 보다 나음 내일을 기대하게 되는 모임. 그런 모임에서 나는 세상을 향한 희망과 기대를 길어 올린다.

 

요즘은 책을 읽다보면 아쉬움이 자꾸 고개를 든다.

이렇게 책은 나에게 위로를 건네고, 안부를 물어주고, 가슴도 토닥거려준다.

그런 기특한 것을 나의 초보육아시절에 만났으면 좋았을거라는 속상함이 아쉬움을 키운다.

육아가 힘들 때, 나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느낄 때, 이름보다 '엄마'와 '아줌마'라는 명사로 내가 불리어질 때,

이 책을 읽어보길 진심으로 권한다.

"행복을 원한다면,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지금 바로 이 순간 이 책을 읽고 있는 '너'가 움직여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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