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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by 이기호 - 딱 내 이야기같아, 싶은 일상이야기 | 책리뷰- 소설.문학 2017-11-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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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이기호 저
마음산책 | 2017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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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6일>

*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by 이기호 - 딱 내 이야기같아, 싶은 일상이야기

* 평점 : ★★★★★


생각보다 자존감이 높지 않음을 문득문득 깨닫는다.

나 학창시절, 그때는 '자존감'이라는 단어 자체를 들어보질 못했다.

내가 자존감이 높은지 낮은지 체크해 볼 사회가 아니었다.

지금 돌아보면 나는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10%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느라 내 행동은 멈칫거렸고,

내 한마디에 다른 이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에 대해 그들의 뇌까지 예측을 해봐야 하는 일상이었다.

그렇게 내 인생이 아닌 다른 사람 시선의 인생에서 지냈다.

그래서인지 착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좋은 말이 아닌데..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았다.

그것에 대한 반발로 안 착한 사람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하여 문제많은 학창시절을 보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나의 자존감을 살핀다.

여전히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고, 다른 사람의 넉넉해보이는 일상 생활을 둘러보며 살짝의 시기를 가지는 나..

아직도 나에 대한 만족감, 자신감이 부족한 것이지 싶다.

그렇기에 나에 대한 믿음 뿐 아니라 내가 생활하는 모든 것들이 불안하고, 나만 쳐져 간다는 기분이 들고 있는 것이겠지 싶다.

아등바등 다른 이들과 비슷한 생활 수준이 되고 싶어 쿨한 척 하는 내 모습에서 가식을 발견하고, 불안을 발견하는 시간들이 많아지는 나는 이 책을 만났다..

세상살이 다 같구나.. 생각이 들만한 책이었다.

이기호의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이 책을 보며 나는 위안을 받는다.

나만 이렇게 악착같이 사는 것이 아니구나..

내가 틀리게 산 것이 아니구나..

SNS에 보이는 화려함만 가진 이들이 다가 아니구나..

그런 다른 이들의 모습에 비해 초라해 보이는 내 모습이 비쳐 자꾸만 숨고 싶어지고, 인생 잘못 살았나 싶은 자괴감이 밀려드는 날이 한 두 날이 아니었는데, 나만 그렇게 살고 있는 게 아니구나..

이런 보통의 사람들이 많을거라는 생각..

내 모습이 결코 창피한 것이 아니구나...

등등의 이런 생각들..

너무나도 나 같은 이야기를 이 책에서 읽으며 왠지 코끝이 찡~ 해지는 느낌,

나만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는 위안..


요즘 쏟아져 나오는 에세이집에서 하는 흔한 '넌 잘하고 있어.괜찮아..' 이런 식의 위안이 아니다.

그저 자신의 일상을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작가와 나를 같은 선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위로다.

작가는 남자인지라 사실 나와 같은 시선보다는 내 남편의 시선을 알아가며 그를 이해하면서 느껴오는 위로다.

강력한 위로의 문장이 있는 건 아니나 이야기 전체에 작가인 자신의 일상도 그저 평범한 전업주부의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고, 고민 또한 크게 다른지 않다...를 알려주는 가족이야기..

이야기 속에서 집이란 공간에서 일어나는 가족구성원들의 다양한 시선을 만나 볼 수 있다.

이토록 아내의 자리를 이렇게든 저렇게든 알아가고 있는 작가를 남편으로 둔 그의 아내가 부러워지기도 한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쩝!!

주위에 있는 대부분의 가족들의 모습이 이럴꺼라는 공감위로를 받고 싶은 이들은 읽으면 만족할 것이다.

또, 우리 아빠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을 남편들에게 큰 소리로 읽어주고 싶은 마음도 간절해진다.


(P.68) 그래서 우리는 조금 더 가까이 있었다

그날 밤 늦게 서재에서 나와 안방으로 들어가보니 아내와 세 아이들이 침대 바로 아래 좁은 방바닥에 이불을 깔고 나란히 누워 잠들어 있었다. 침대에서 자면 아이들이 따라 올라올까 봐, 그러다가 행여 아래로 떨어지기라도 할까 봐 아내는 항상 방바닥에서 잠을 잤다.

다닥다닥 붙어 자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보자니 무언가 뭉쿨한 것이 가슴 한쪽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래서 나도 침대 위로 오르지 못하고 그들 틈에 살짝 모로 누웠다. 쌕쌕거리는 아이들의 숨소리가 들리고 아내의 콧김이 내 뺨에 와닿았다. 아이들의 살 내음과 아내의 살 내음도 와닿았다. 누운 자리는 좁았고, 그래서 우리는 조금 더 가까이 있었다.

(P.111~112) 아내의 귀환

다시 돌아온 두 번째 토요일 아침, 아내는 두툼한 장편소설 한 권을 들고 외출했다. 학교 다닐 때처럼 하루 내내 카페에 앉아 책 한 권 읽어보는 것, 그것 또한 아내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아내는 현관을 나서기 직전, 예의 또 "괜찮겠어?"라고 물어왔지만, 그래서 나는 씨익 웃으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그러나 속으론 '좀 얇은 책이면 안 되겠지, 시집도 좋은 게 많은데' 생각한 것도 사실이었다.

-- (중략) --

그렇게 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 등 뒤에서 막내 이름을 부르는 아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씨…… 그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 순간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까지 나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나는 짐짓 놀란 척 아내에게 말했다.

"왜 벌써 왔어? 더 있다가 오지 않고?"

그러자 아내가 대답했다.

"카페에…… 다 애들하고 함께 온 엄마들뿐이더라구…… 그러니 내가 있을 수 있어야지."

아내는 그러면서 막내를 안아들었다. 나는 아내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이었다.

-- 우리 남편은 나의 버킷리스트를 알고는 있을까??ㅎㅎ

(P.231) 허풍과 엄살의 길

나는 그날 그곳에서 아이들 옷 열한 벌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와 아이들에겐 예의 또 한 번 "이게 말이야, 터미널 옆 백화점에서……"하면서 허풍과 엄살을 떨었다.

어쨌든 나는 아버지니까, 어쨌든 나는 아버지의 자리르 배워나가고 있으니까. 나는 허풍과 엄살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앞에서 말한대로 어느 한 문장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읽으면서 마음이 위로받을 수 있는 이야기라서 발췌가 간단치가 않다.

발췌를 하려고 책을 뒤적거리는데 처음부터 다시 책을 읽고 있다.ㅎㅎ

이 책 소장하고 싶은 책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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