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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박자박 슬픔이 차오르는 | 나의 리뷰 2017-04-1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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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저
놀 | 2017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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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거나 진한 감동이 몰려 오는 건 아닌데 한 문장 한 문장 읽어나갈 때마다 마음 저 밑바닥으로부터 자박자박 짠한 슬픔이 차오르는 책이 있다. 대개 그런 감정이 드는 까닭은 나의 마음을 가만가만 주무르는 작가의 문체 때문인 듯도 하고, 몇 마디 위로의 말에 나도 모르게 감정이 격해져서 요전에 있었던 몇몇 일들을 떠올리며 감정 과잉의 상태에 돌입하기 때문인 듯도 하다. 이럴 때 나는 구르는 낙엽만 보아도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던 열일곱 감수성이 되살아 난 듯해서 괜히 무안하고 쑥스러워진다.

 

김신회 작가의 최신작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도 그런 책이다. 올해로 방송 작가 경력 18년차라는 작가의 이력이 말해주듯 작가는 자신이 즐겨 보던 만화『보노보노』를 소재로 자신이 생각하는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 인생에서 마주치는 꿈과 명예, 우정, 사랑, 가족, 소심함 등 그녀가 생각했던 다양한 주제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를 풀어간다.

 

"보노보노, 살아 있는 한 곤란하게 돼 있어. 살아 있는 한 무조건 곤란해. 곤란하지 않게 사는 방법 따윈 결코 없어. 그리고 곤란한 일은 결국 끝나게 돼 있어. 어때? 이제 좀 안심하고 곤란해할 수 있겠지?"    (p.15)

 

작가의 이야기는 줄곧『보노보노』의 한 장면에서 힌트를 얻고 그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알다시피 『보노보노』는 1986년에 출간되어 1988년 고단샤 문화상 수상 후 30년 넘게 연재를 이어오고 있는 네 컷 만화이다. 2017년 현재 41권까지 출간되는 동안 전 세계를 통틀어 1천만 부가 팔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1995년 서울문화사에 의해 정식으로 소개되었다고 하는데 벌써 20여 년이나 지났다.『보노보노』 가 일본에서 태어난 지 서른 해가 되어가는 동안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어린이들도 이제 어른이 되었을 것이다.

 

"자고로 어른을 위한 취미란 잔잔한 일상에 돌멩이를 던지는 작은 반란이기를. 시간을 쪼개서 취하고, 시간을 쪼개서 넘어지고, 시간을 쪼개서 덕질을 하면서 살 수 있기를. 창피함이 주는 즐거움은 의외로 크지 않은가. 그렇게 시간을 쪼개서 놀다보면 어른에게도 취미라는 게 생길 것이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까지 하고 싶은 것, 그게 취미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더 많은 어른들이 취미를 핑계로 '놀이'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부리 아빠의 말을 가슴에 품고. 어른이란 말야. 어딘가 아이 같은 데가 있는 법이야."    (p.279)

 

사회에 진출한 어른들도 정신없이 빠져드는 만화, 이를테면 <미생>이나 <보노보노>와 같은 것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특별한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보게 된다. 누구나 한번쯤은 껶게 되는 어른의 삶에서 나에게는 없고 작가를 비롯한 특별한 사람에게만 있는 그런 경험이 뭐 그리 많겠는가. 그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즐겨 읽는 만화에는 누구나 겪었음직한 보편적인 이야기들이 꾸미지 않은 수수한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던가. 우리는 손 안에 쥐어진 자신의 행복은 무시한 채 헛된 욕심만 꿈꾸느라 아까운 세월만 흘려보내는 건 아닐까.

 

자신이 진정으로 원했던 걸 잃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문득 어른이 되었음을 깨닫게 되는지도 모른다. 마음속의 작은 새를 돌려보내기로 마음 먹는 제제처럼 어느 순간 우리는 어른이 된 자신을 발견하지만 그것은 사는 데 그닥 자신이 없는 '서툰 어른'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잘 사는 것'에서 한 발짝 멀어진 듯 느껴지고 거리에 나설 때마다 자신이 없어  어깨를 움츠리게 된다. 전 세계 천만 독자들의 마음을 훔친 아기 해달 보노보노의 이야기는 남들보다 씩씩하거나 밝지 않아도 하루하루를 그럭저럭 살아가는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더욱 공감하며 그 속에서 따뜻한 위안을 느끼는 게 아닐까.

 

"나 역시 보노보노를 읽는 밤이면 생각한다. 이런 밤은 둥그런 무언가가 이마 위에 살짝 붙어 있는 것 같다고. 그런 밤은 부드럽고 푹신하고 흐물흐물한, 마치 보노보노 같은 쿠션을 껴안고 자는 기분이 든다."    (p.314) 

 

'어른이라면 당연히 이러이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 누군가 나도 모르게 세워놓은 당위의 기준이 너무 높아서, 우리는 매번 그 기준에 부합하기는커녕 그에 반도 미치지 못해서,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어려움 없이 척척 잘도 해나가는 듯해서, 나만 혼자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그러다 문득 만화 속 주인공도 나처럼 힘들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솔직하게 말하는 걸 보면서 그동안 꾹꾹 눌러 참았던 감정이 나도 모르게 솟구치는 건 아닐까?  자박자박 슬픔이 차오르는 책을 이따금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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