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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조민진 작가의 그림 독서 여정 『내일의 가능성』 | 작가 스크랩 2022-06-2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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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진 작가 

조민진 작가의 글을 읽은 박준 시인은 그를 “쓰는 사람 이전에 읽는 사람, 읽음으로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증거하는 사람, 또한 읽음으로써 스스로를 의심하고 시선을 가다듬고 마음을 다잡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시인의 말은 기자였던 작가의 정체성과 앞으로 일궈나가고자 하는 포부와 기대를 모두 함축한 것으로 읽힌다. 

생의 중반기로 접어든 시점에 새롭게 또 다른 인생의 그림을 그릴 용기를 낸 작가는 윌리암아돌프 부그로의 「어려운 수업」 속 결기에 찬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아이를 들여다보며 책에서 희망을 찾고, 꿈에 도달하는 길을 상상하는 자신이 꼭 그림 속 아이의 눈빛 같기를 희망한다. 그 바람과 영감을 꾹꾹 눌러 담아 쓴 『내일의 가능성』은 ‘나에게로 돌아오는 그림 독서 여정’이라는 부제처럼 책과 그림 속에서 살아가는 ‘온갖 나’들을 통해 스스로를 재발견하고, 새로운 꿈을 꾸자고 손 내민다.



기자 생활 17년 만에 퇴사를 하셨습니다. 직장 생활을 그렇게 오래하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닌데 오랜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법이 있으실까요? 그럼에도 퇴사를 결심하고 실행할 수 있었던 동기는 무엇인가요?

직장에 다니는 동안은 늘 조금이라도 더 일하는 능력을 키우고, 발전하고자 분투했었습니다. 열정적으로 노력했기에 쉽게 지치지도 않았고, 크고 작은 성과도 뒤따랐고, 십수 년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던 것 같아요. 

저의 두번째 책 『진심은 보이지 않아도 태도는 보인다』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발전해야 오래 일할 수 있다”고 썼었지요. 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자 제가 몰입해 온 ‘기자’라는 직업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대부분 ‘평가’와 ‘결론’을 좇아야 하는 일에 슬며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고 할까요? 열정이나 설렘이 차츰 사라지고 있다는 걸 느꼈죠. 동시에 생의 중반쯤 되는 시기에 이르러선지, 또 다른 ‘변화’에 대한 욕망도 커졌습니다. 결국 ‘그래, 삶은 유한하니까 더 늦기 전에 방향을 수정하는 용기를 내보자’고 결심하고 행동하게 되었어요.

전작 『모네는 런던의 겨울을 좋아했다는데』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루틴 있는 삶’이었습니다. 퇴사 전후 달라진 루틴이 있으신가요?

책에서 언급했던 대표적인 루틴이 ‘새벽 기상’이었지요. 더이상 매일 회사로 출근하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도’ 큰 지장이 없지만, 그러지는 않아요. 왠지 게을러지는 느낌이 싫고, 워낙 아침형이라 새벽에 일어나 뭔가를 하면 효율이 좋기도 하고요. 기상 알람은 여전히 ‘오전 4시’로 맞춰두고 있어요. 물론 그렇게 일찍 일어나기 위해선 늦어도 밤 11시 전에 잠듭니다. 다만 출근하지 않고 스스로 하루 일정을 조율할 수 있게 된 덕분에 가끔은 밤새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기도 하면서 진정한 자유를 만끽해보기도 하는데요, 그럴 때면 일탈하는 기분이 들죠. 하하하. ‘달라진 루틴’이라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쯤은 전시회를 찾게 된 거네요. 좋아하는 걸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가능해진 루틴입니다.

책의 첫 챕터, ‘편안해야 우아해진다’, 마지막 챕터 ‘최고의 운명을 기다린다’는 이 책의 시작과 끝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모든 직장인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내용들이고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우아한 삶’이란 어떤 것이고, 작가님이 꿈꾸는 ‘레이트 블루머’란 어떤 걸지 말씀해주세요.

이번 책에서 인용한 『우아함의 기술』에서 그리 정의했듯이 최대한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살 때 진정 우아해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물론 저는 이런 우아한 경지에 다다르기 위해서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지만요. 자연스러움이나 편안함 같은 덕목들도 궁극적으로는 훈련과 연습을 통해 얻어야 하더라고요. 더불어 나이나 한계를 잊고 언제나 꿈꾸고 도전하는 ‘레이트 블루머’가 되고 싶죠. 사람들 대부분이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만 들어가도 어느새 더이상 새로운 꿈을 꾸지 않곤 합니다. 고작해야 생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을 시점인데 말이에요. 너무 빨리 상상력을 버리고, 꿈꾸는 일을 접는다면 의미 있는 삶도 그만큼 빨리 끝나버리지 않을까요? 레이트 블루머가 되기 위해서라면 ‘늦게 피어나는 꽃’을 그리는 상상력을 거두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책에는 책을 읽거나 손에 쥔 사람들의 그림이 함께 실려 있습니다. 여러 그림 중 가장 마음을 끄는 그림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요? 

꼭 한 점만 골라야 한다면, 마지막 챕터 ‘최고의 운명을 기다린다’에 들어간 그림이에요. 윌리암아돌프 부그로의 「어려운 수업」이죠. 최고의 운명을 꿈꾸는 제 마음을 대변하기 위해 고른 그림이고, 그래서 그림 속 꼬마가 마치 제 분신처럼 느껴지거든요. 부그로가 그린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이고 사실적인 그림들을 워낙에 좋아하기도 하고요. 아이치고는 꽤나 강렬한 눈빛도 무척 매력적이지 않나요?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는 독서자리, 선호하는 시간대 등 자연스럽게 혹은 효율적인 독서를 위해 일부러 만든 저마다의 독서 습관이 있습니다. 집이 아닌 카페에서 더 잘 읽힌다든지, 잠들기 전 30분씩 책을 읽고 잔다든지 말이에요. 작가님의 독서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일단 속독이나 다독에 능하지 못한 편이라고 말해요. 어찌 보면 제 독서량이 분명 평균 이상은 될 텐데도, 워낙 서슴없이 책을 많이 사는 습관 때문에 집에 계속 책이 쌓이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제가 읽은 책들이 너무 적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측면이 있거든요. 하지만 늘 읽고 있고, 책을 곁에 두고 사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완독에 대한 집착도 좀처럼 버리지 못해요. 웬만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그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할까요? 

독서에서도 완벽주의를 고집하는 셈인데, 요즘처럼 읽을 책들이 넘쳐나는 때에는 그리 좋지 않은 습관 같아서 고쳐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책은 그저 행복한 마음으로, 필요에 따라 알맞게 활용하는 식으로 가볍게 대하는 게 좋을 것 같거든요. 그래야 도리어 질려버리는 일이 없을 테니까요. 다만, 저는 취미로 읽는 책조차 정색하고 책상에 앉아서 읽는 걸 선호하기도 하죠. 인상적인 문장에 밑줄도 팍팍 쳐가면서요! 너무 지루한 스타일이죠? 하하하... 아, 좋아하는 스낵이나 쿠키 같은 과자를 먹으면서 책을 읽는 걸 좋아한답니다. 그럼 왠지 아이처럼 어려지는 기분이 들어서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독자들이 내 책을 이렇게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하는 점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일명, “이 책은 이렇게 읽으면 더 재미있습니다!”

독자들이 마치 그림처럼 느낄 수 있는 글이면 좋겠다고 바라면서 책을 썼어요. 이 책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그림을 감상하듯 읽어준다면 좋겠습니다. 결국 우리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노래한 책인 만큼, 설레는 마음으로 달콤한 상상에 빠지듯 책 읽는 한때를 즐겨준다면 저자로서도 더없는 기쁨일 거예요.

『내일의 가능성』이라는 제목이 참 신선하고 긍정적입니다. 책을 통해 ‘다른 내일’을 상상하는 독자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저도 이번 책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책 집필 맨 마지막에 ‘프롤로그’를 쓰면서 제가 잡은 주제어가 바로 ‘가능성’과 ‘상상력’이었어요. 하지만 ‘내일의 가능성’이라는 이름은 임윤정 편집자님이 붙여 주셨죠. 책 제목을 받고 보니, 마치 저의 또 다른 내일을 무한히 응원해주시는 것 같아 감격스러웠고요.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그런 느낌을 받기를 바랍니다. 달라지는 일, 변화하는 일은 설렘과 함께 막연한 두려움을 주죠. 하지만 우리가 용기를 내어 변화의 파도를 탈 때라야, 진정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과 다른 내일을 꿈꾼다면, 언제든 가볍고 씩씩한 마음으로 ‘변화의 파도’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지루하기보다는 자유롭게 위험을 감수하는 인생을 응원하겠습니다!



*조민진

2021년 9월, 17년째 기자로서 몸담았던 언론계를 떠났다. 2005년 [문화일보]에서 처음 시작했고, 2011년 JTBC에 개국 멤버로 합류해 정치·사회·국제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며 퇴사 전까지 일했다. 앞으로는 작가로서 글을 쓰고, 경험과 생각과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나눌 수 있는 대중 강연가로 살기를 희망한다. 저널리즘을 전공했고, 말과 글, 예술에 대한 애정이 깊다. 책과 그 림, 서점과 미술관, 이른 새벽과 커피, 그리고 와인을 좋아한다. 때때로 아침에 마시는 샴페인으로 하루의 기분을 상승시킨다. 2018년 여름부터 2019년 여름까지, 1년간 영국 런던에서 연수했다. 연수 기간 동안 첫 책 『모네는 런던의 겨울을 좋아했다는데』(2019)를 썼고, 잇따라 두번째 에세이 『진심은 보이지 않아도 태도는 보인다』(2020)를 출간했다. 세번째 책인 『내일의 가능성』은 퇴사 후 기자가 아닌 작가로서 내는 첫 책이다. 언제나 중요한 건 상상력과 패기라고 생각한다.




내일의 가능성
내일의 가능성
조민진 저
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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