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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tak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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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비극도 희극도 아닌. 그렇게 굴러가는 것 | 꼬꼬닭의 냠냠책! 2018-05-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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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몬드 (20만부 기념 특별 한정판)

손원평 저
창비 | 2017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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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삶은 여러 맛을 지닌 채 그저 흘러간다.(259p)

인생은 희극도 비극도 아니다. 자두맛 사탕은 달기도 하지만, 가운데 빨간 선 부분이 빨리 녹아 간혹 혀끝을 베기도 한다. 그 때 섞이는 달달한 피 맛. 사탕의 빨간 선은 이쪽으로 보면 웃는 얼굴, 저쪽으로 보면 우는 얼굴이다. 인생은 자두맛 사탕 같은 것.

 

2. 무조건적인 사랑이란 가능할까.

엄마라는 역할을 부여받고 태어난 아기를 바라보지만, 엄마에게도 아기는 모험이다. 그 아이의 모든 행위를 아기니까라는 명제로 받아들여야 하는 부모는 때론 머리와 다른 가슴의 움직임 때문에 스스로 괴로워하고, 자신을 멍들게 한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도 모르는 채 엄마는 제 마음을 다잡고, 타협을 하고 그렇게 성장한다.

 

3. ‘는 알렉시티미아, 감정표현불능증을 진단받는다. 웃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좋다, 싫다, 미안하다, 부끄럽다를 느끼지 못하는 나는 다른 사람이 보기엔 한 마리의 괴물같은 존재이다. 다르기 때문이다. 사회 속에 섞여 살아야 하는 나에게 엄마는 끊임없이 감정을 주입하고, 연습시키지만 엄마와 할머니가 무차별 칼부림에 희생되는 순간까지도 나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다.

순식간에 보호자를 잃게 된 나는 생전, 엄마의 헌책방이 세든 건물의 주인인 빵집 심박사에 의해 거둬지게 된다. 심장전문의이면서도 아내를 급성심장마비로 잃게 된 심박사는 아내를 사랑하지 못하고,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생전의 자신을 후회하는 의미로 아내가 자신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행위인 빵을 굽는다. 그리고 나에게 말한다. 머리가 가슴을 지배하지만, 가슴의 작용이 머리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고.

 

어려서 잃어버린 아들을 찾게 된 윤박사는 아내의 마지막 가는 길에 엉망진창으로 자란 친아들 대신 감정표현을 하지 않는 나를 보이기로 한다. 친아들인 이수()는 나와 같은 학교에 전학을 오게 되고, 나에게 감정을 알려주기 위해 살아있는 나비의 날개를 찢으며 되려 제가 더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부모의 신뢰없이 거친 세상을 혼자 헤쳐나가는 곤이는 자신을 둘러싼 문제아라는 믿음에 부합하는 삶을 살기로 하고 소년원 선배를 찾아가 앵벌이로 나선다. 곤이의 관심 속에 차츰 마음비슷한 것이 생겨나는 나는 이성인 도라를 통해 마음의 떨림까지 얻게 되고, 결국 수렁에 빠진 곤이의 마음을 구하러 나섰다 칼에 찔린다.

 

4. 소설이 해피엔딩이어서 다행이었다. 갈팡질팡하는 인물들의 행보 속에 울고 웃던 나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야 감정을 얻게 된 가 안타까워 울컥하고 말았다. 곤이의 땜빵을 보며 웃는 게 의 영혼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가끔은 모든 것이 뇌의 작용이었으면 할 때가 있다. 쓸데없는 분노, 관심을 가장한 폭력. 거친 나의 감정들이 완벽한 이성의 작용일리 없기 때문이다. 아몬드처럼 생겼다는 뇌하수체 어느 부분을 조금 도려내면 감정의 널뛰기는 조금 줄어지려나. 그러나 어쩌면 감성이 이성보다 위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나도 엄마로 자라면서야 알게 되지 않았나. 이 세상의 수많은 나쁜 사람들에게 나쁨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나도 그렇다고. 조금쯤은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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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나날] 우리의 낮은 어떻게 기억될까. | 꼬꼬닭의 냠냠책! 2018-01-2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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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남아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저/송은경 역
민음사 | 201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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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읽었다. 독서가 폭 넓지 않아선가 어려서부터 유난히 세계명작에 약하다. 고백컨대 톨스토이도, 조지 오웰도 나는 너무 어려웠다. 우리나라 대하소설을 섭렵하면서도 왜 그런지..어떤 흐름을 타면 순식간에 읽어내려가는 책들이 있는데, 이 책은 그 흐름을 만나기까지 절반의 책장을 할애해야 했다.

  이 책은 이름도 생소한 '집사'라는 직업인에 대한 이야기다. 고전영화에 나올 법한 대저택을 이끄는 집사로서 그 역할에 매우 충실하고, 자신의 뛰어난 직무능력에 대해 높은 자긍심을 지녔지만, 실상은 역사 속에 몰락한 주인에 이어 영국식 대저택과 그 고적한 문화에 관심을 가진 미국인 부호에게 일괄거래된 집 안 품목의 하나일 뿐이다.
 투철한 사명감과 직업 의식을 스스로 갑옷처럼 둘러맨 그는, 다가오는 사랑조차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 그녀는 끊임없이 그를 원했고, 그의 질투를 유발하고자 했으나 그의 감정은 언제나 '집안일'의 뒤로 미뤄질 뿐이다.

새로운 주인에게 휴가를 받아 어쩌면 과거의 그녀가 지금의 자신을 원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떠난 여행길.  

순진한 신사로서 독일에 이용당하고 비참한 말년을 보낸 주인의 옆에서 어떤 가치 판단도 없이 주인을 믿고 끝까지 철저히 봉사한 그의 모습이 여행 중 회상 속에 조금씩 읽혀지는데.
처음엔 그 프라이드가 우습기도 하다가, 부친의 임종을 대하는 결벽적 태도가 놀랍기도 하지만, 결국 새 주인을 위한 직무능력인 '농담'의 연마를 다짐하는 데 이르러서는 실소가 터져나온다.

그리고 과연 그는 행복한 것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어쩌면 그 자신의 세계 안에서는 충분했는지도 모르나 그것이 저택문을 나서지 못한 편협하고 지엽적인 생각 아닌가.
  맹목적인 것은 실상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여전히 우리의 공주님을 울부짖는 어떤 이들에게서도 확인할 수 있는 주군에 대한 열정적 지지는 역사 속에서 늘 반복되는 느낌이다.

  요즘 말로 하자면 묘하게 돌려까기로 보이는 소설. 끝까지 읽어낸 내가 대견할만큼 시작은 힘들었지만, 황혼에 이른 어느 노인장의 격조있는 삶에 작은 부조리의 틈이 보이는 순간부터는 자연스레 책장이 넘어간다. '나를 보내지마'를 읽을 준비가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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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빌리엘리어트]엄마의 마음으로 보게되는 주책맞은 공연 | 꼬꼬공연&무비 2017-12-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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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빌리 엘리어트

스티븐 달드리
영국 |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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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선물로 혼자 다녀온 공연. 요즘 유행하는 me타임
캐스팅 정보 관계없이 시간대 맞추느라 어제 오후 첫 타임.
어제의 주인공은 추가 오디션으로 합격한 에릭 빌리였다.키 150cm이하 변성기가 지나지않은 소년의 발레가 중심이라 무대에 오른 빌리의 팔다리 하나하나 어찌 그리 가는지...첫 무대부터 난 그냥 자꾸 눈물이 났다. 발레 스쿨에서 조금씩 발전하는 한 컷 한 컷이 너무 사랑스럽고 ... 쓰러져가는 막장같은 도시에서 가족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그안에서 더욱 하얗게 빛나는 빌리..
사실 박자도 많이 틀리고 성인빌리와 함께 하는 발레신은 실력도 많이 부족한 게 눈에 보였다. 공연이 끝나고 한 커플은 생각보다 실망이였다며 실력이 많이 딸린다고 후기를
전하기도..
실제 추가 합격인 에릭이 다섯 명 중 제일 부족할지도 모른다. 그치만 엄마인 나는 아무 것도 없는 아이들이 일 년의고된 트레이닝을 거쳐 저 무대에 오를 때까지의 시간이 짐작되기에 전혀 아쉽지 않았다. 마이클과 스몰보이, 발레걸스까지 꽤 많은 아이들이 나오는데. 그래선지 최정원,박정자같은 고수 배우들이 오히려 아이들에 맞추는 모습이 너무 이해되고 보기 좋았을 뿐.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이면서 또다른 어른으로 너무 열심히 박수치고 환호하게 되었다. 마음으로는 내년 막공 가까이에 다시 보려고한다. 변성기가 올까봐, 키가 더 클까봐 노심초사하는 우리 빌리들을 꼭 한 번 더 응원하고싶다. 시간은 좀 긴 편이지만 큰 애도 꼭 한 번 데려오고 가고싶기도 하고. 아이에게 원하는 걸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게해주고싶은 시간..
어떤 빌리든, 모두 아름다울 것이다.

사족이지만 김갑수씨는 정말 노래를 못하시는 듯. 감정으로만 커버하기에도 많이 버거워보여 살짝 상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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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얘기가 아니구나. | 꼬꼬공연&무비 2017-11-0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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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여배우는 오늘도

문소리
한국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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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으로 살아가는 직업.
나도 다르지 않아 출근길엔 사회적 가면을 쓰고
지랄병에 미쳐 날뛰는 고객님을 상대하다
해가 짐과 동시에 일상으로 출근하고
멍하니 관심도 없는 티비 몇 개 돌려보고 잠든다.

어느 면에선 인정도 받은 듯 하고, 경력도 쌓인 듯 한데
오히려 내 한쪽은 자근자근 부서지는 듯도 하다.

그래도 쫌..허세를 떨면서도
실상은 해결하지 못하는 답답한 현실에 투덜투덜 짜증이나내다가 대충 술 한 잔 하고 잠이 들기도 한다.

미친 척하고 소리지르는 여배우,
옷방에서 대충 잠드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나
쬐그만 동네에서 선생이랍시고 살아가는 여교사나
뭐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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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기대했던 묵직함. | 꼬꼬공연&무비 2017-10-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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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남한산성

황동혁
한국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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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본 영화 중에 제일 좋았다.

 무엇보다 몰아가지 않아 좋았다. 지나가는 인터뷰에서 황동혁 감독은 가급적 그 당시의 말을 재현해내고 싶다고 했다. 실제 그러했는지는 모르나 역사상 가장 '치욕'스럽다는 역사의 평가때문에 치욕 그 자체를 극대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실현되지 않아 좋았다.

 

 영화는 한겨울 얼음판 길잡이를 자처한 나루터 노인에게 좁쌀 한 줌 허락하지 않은 인색하고, 황급한 임금의 피난 행렬 이후부터 시작한다. 먹고 사는 것이 의지를 지배하는 평범한 한 노인을 신념의 칼은 가차없이 베어낸다. 흰 벌판 위에 핏자욱은 진하고 무겁다. 신념의 한 축을 담당하는 김상헌의 칼이다.

 

 살아서 치욕을 견디려는 자와 죽음으로 치욕을 끊으려는 자, 화친과 척화를 두고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헌과 명길 사이에는 끝까지 허울 뿐인 명분을 잡고 삶의 영욕을 구걸하는 영상 김류가 있다. 말이 칼보다 무겁게 오고가는 틈, 말을 세 치 혀의 놀림 쯤으로 가벼이 내뱉는 늙은 신하는 300명의 목숨을 잃고도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 천혜의 요새가 족쇄가 되어가는 피란 생활에서 갈팡질팡하는 임금의 모습은 무능하고 딱하다.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소중한 힘없는 나라의 백성과, 신념과 명분으로 다스리는 위정자의 거리는 너무 멀다. 

 어떻게 될 것이냐는 명길의 물음에 그저 당면한 적을 베는 것이라는 수어사 이시백의 답이 어쩌면 그 가운데 쯤에 있는지도.

 

삼배구고두례의 예를 행하는 힘없는 임금, 결과의 역사는 명백한 패배였다. 명분도, 백성도 지키지 못한 최악의 역사.  

그럼에도 새로 얻은 삶이 어떤 것이든 그 삶 속에서 반성하며 다시 살아야 한다는 명길.  

끝까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믿었다면, 그 책임 또한 응당 자신의 몫이라는 상헌.

'당면한 것을 당면할 뿐이네'  

신념의 방향은 달랐으나 지키고자 하는 의지는 남달랐던 두 인물의 어조는 결코 높지 않았으나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지도 않았다.

 

 말의 무게가 그러한 것임을. 누군가는 알아야 할 것이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영화 음악도 좋았다. 음악이 감정을 몰아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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