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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유현준]당신을 만든 공간은 어떠한가요 | Memento 2020-04-1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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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유현준 저
와이즈베리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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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의 별자리가 이렇듯, 나와 당신의 별자리는 희미한 별빛은 무엇인가요. 나를 만들고 나를 채워준 공간들을 고민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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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모래 언덕이었다. 부모님께서 작은 공장을 운영하실 때다. 용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집근처 공터에 모래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아마도 건물을 짓기 위한 용도였겠지만, 나에게는 좋은 놀이터가 되어 주었다. 모래 언덕을 기어올라 혼자서 장난을 쳤던 기억이 난다. 공간에 대한 다음 기억은 두려움이다. 도시를 떠나 아버님의 고향집으로 이사를 했다. 당시 집은 개량되기 전의 기와집이었다. 도시의 이기를 벗어난 집이었다. TV는 전파조차 잡히지 않았고, 난방은 아궁이를 이용하는 시골집이었다. 당연히 화장실은 푸세식이었고, 집 주변 대나무 숲은 공포였다. 중간에 주택 개량을 통해 보일러도 놓고, 싱크대도 설치했다. 비록 추웠지만 욕실도 만들었고, 온수도 나왔다. 화장실은 그대로였는데, 종종 내가 기르던 강아지들이 빠져 죽어서 화장실만은 더더욱 무서워졌다. 간혹 도시에 사는 친척집을 가면 부러움을 감출길이 없었다. 시골의 탁 트인 공간이, 문명의 이기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이 너무도 싫었다.

그렇게 몇 번의 이사 끝에 도시에 살게 되었다. 독립하고 가난한 형편에 고시원, 반지하, 열악한 공간들을 전전하며 도시에서의 삶을 살다보니 예전 기억이 난다. 어느 집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두 번째 공간의 두려움보단 못했다. 그때는 온통 풀색으로 뒤덮인 동네가 숨 막히게 느껴졌건만, 지금은 느낌이 다르다. 사실 항상 숨 막히지는 않았다. 아궁이 잔불에 고구마도 구워먹고, 밀도 구워 먹었던 기억. 내가 배설한 X에서 수박이 자라나서 애지중지 키웠던 기억. 가족여행 한 번 제대로 못해봤지만, 온 가족이 동네 산 정상에 올랐던 기억.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잡아서 추어탕을 해먹었던 기억... 동년배들과는 조금은 다른 경험과 기억들은 나만의 별자리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그 기억과 경험들이 나를 있게 만들었다.

유현준 교수의 신작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는 개인적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다. 희미한 별빛이다. 이 책은 희미한 별빛들을 연결해서유현준 만의 별자리를 만들려는 시도(p.440)”. 이 별자리를 따라가다 보니 기존의 저작들에서 유현준 교수가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느낌이 온다. 사람이 도시를 만들지만, 도시도 사람을 만든다는 것. 우리 주변의 삶의 터전을 조금씩 바꿔 나가야 한다는 것. 한 번에 도시를 바꿀 수 없지만, 조금씩 나은 공간을 만들어 나갈 때 나은 내가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들 말이다. 공간에 대한 인식과 고민이 지금의 유현준을 만들었듯, 그렇게 유현준의 별자리를 바라보며 나의 별자리를 생각해 봤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현재의 공간을, 지금이란 시간을 너무도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녹색이 숨 막혔지만 지금은 그립듯이, 이 순간, 현재의 공간이 나를 만들고, 나의 희미한 별빛이 되어 줄 테다.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믿는다. 지금 이 소중한 내 공간, 이 순간들을 바라보며 그렇게 위안을 얻어 본다. 늘 좋은 선택만을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차선을 선택하고 살고 있다고, 그리고 내 풍경, 내 별자리는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겠다고. 마치 SNS에 올라오는 포스트 같지만, 내용은 많은 것을 고민케 한다. 당신의 별자리는, 희미한 별빛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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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텔지어는 모두에게 각자의 집을, 고향을, 도시를 만든다. p.108

내가 즐겨 가던 가게가 사라지는 것은 일종의 수몰지역 난민이 되는 기분이다. 가게가 사라지면 나의 추억과 그 시절 그 시간도 함께 사라지기 때문이다. 홍대나 가로수길의 임대료가 비싸서 원주민 가게가 떠나는 것이 안 좋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p.114

버려진 공간은 소중하다. 이 공간들은 모두 여러분이 써주기를 기다리는 공간이다. 버려진 공간이 여러분의 상상력과 만나면 대단한 장소가 된다. p.125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가장 많은 삶을 빚는 공간이다. 그곳이 좋아야 그 사람의 삶의 질도 좋아진다. p.132

김정운 교수의 정의에 따르면 리스펙트는 당신 이야기를 들어보고 내 생각이 틀렸다고 인정하고 나의 생각을 바꿀 수도 있는 상태라고 한다. p.161

디자인은 장식이 아니라 필연적인 이유에서 나올 때 아름답다. 몽당연필, 조각보, 마포대교의 난간 등을 보면 아름다운 디자인은 필연적인 이유에 앞서 아름다운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170

그래서 어느 곳이 되었건 이끼가 많은 곳은 특별하다. 이끼가 있는 공간은 이끼의 양만큼 소외되고 조용하고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p.203

예전에 살던 동네를 혼자서 가보는 것도 좋다. 그곳에 가면 물리적으로는 예전과 같은 공간이라도 다르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내 몸이 커져서다. 고안은 항상 사람의 몸으로느끼는 것이다. 예전에 내가 살던 곳에 가서 커져버린 나의 몸을 끼워 넣어보는 것은 마치 성장기에 작년에 입던 옷을 입고서 내가 얼마나 자랐는지를 알아보는 것과 마찬가지다.(p.220) 같은 크기의 몸이라도 마음이 커져서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차이를 통해 지금의 내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다. p.221

계단은 관계를 쌓는다. p.222

건축에서 중요한 원리 중 하나는 감시를 받는 공간은 안전한 공간이 된다는 점이다. p.235

건축은 나의 위치에 따라 의미가 결정되는 상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 p.252

클럽은 사람이 인테리어다. 클럽 입구에서 들어오는 손님을 고르는 문지기가 인테리어 디자이너라고 할 수도 있겠다. p.258

배를 타야만 갈 수 있는 공간은 구분된 특별한 공간이다. 연결이 단속적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p.271

도시 속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곳은 모두 움직여야 하는 공간뿐이다. 지금의 현대 도시민은 상어와 같다. 부레가 없어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 계속 헤엄을 치고 움직여야 하는 상어처럼 우리는 현관문(p.281)을 열고 나오자마자 계속 움직여야 한다. 인도 위를 걷거나 차를 타거나 삼을 가거나, 도시 속에서 값을 지불하지 않고 앉아 있을 수 있는 자리는 두 곳이다. 도서관과 벤치, 그중 벤치는 야외 공간에서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을 제공한다. p.282

공간이라는 것은 이동하는 속도에 따라 같은 공간도 다르게 느껴진다. p.297

권력자들은 다른 사람을 옆에서 볼 수 있고, 아랫사람은 권력자를 볼 때 고(p.333)개를 돌려서 봐야 한다. p.334

삶에 대한 깊이를 더 느끼려면 죽음은 그림자처럼 따라와야 한다. 삶이 빛이라면 죽음은 그림자다. 그림자는 빛을 느끼게 해준다. 가끔씩 죽음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가보는 것도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좋을 것이다. p.365

보통 어느 사람이 그 도시에 애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시점은 도시의 도로망을 파(p.373)악하면서부터라고 한다. 도로망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나 타임스퀘어 같은 랜드마크 장소가 필요하다. p.374

옆자리에 누가 앉느냐는 그 공간의 성격을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다. p.380

우리의 대학생활이 좋은 이유는 우리 진화의 시간 중 가장 긴 시간을 차지했던 수렵 채집의 시대와 가장 흡사한 시공간 경험이기 때문이다. 아직 대학 졸업 전이라(p.385)면 이 수렵 채집 시절의 공간을 잘 즐기기를 바란다. 취업하면 끝이다. p.386

거리는 갈등을 지우는 힘이 있다. p.405

비어 있는 커다란 공간을 쳐다보는 것은 머리와 가슴에 영양가 있는 음식을 주는 것과 같다. p.411

사람의 권력은 그 사람이 소비하는 공간의 체적에 비례한다. p.415

인생도 마찬가지다. 계획했던 길이 막히면 다른 길로 가면 된다. 그리고 그것이 모여서 새로운 평경이 되는 것이다. p.428

인생은 차선이 모여 최선이 되는 것이다. p.429

인생을 살면서 모든 순간이 아름다울 순 없다. 순간순간이 아주 가끔 아름다울 뿐이다. 울니 그 순간들을 이어서 별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삶이 모두 대낮처럼 밝을 수 없고 약간의 별빛만 있다면 우리는 그 별빛들로 별자리를 만들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p.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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