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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별, 이위종-이승우] 기록의 빈곤, 불가피한 상상력 | Memento 2020-07-0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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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시베리아의 별, 이위종

이승우 저
김영사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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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빈곤을 상상력으로 메꾼, 사실에 기반하고 상상력을 발휘한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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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과 역사적 상상은 구분하기가 어렵다. 이 둘은 상호보완적으로 도우며 존재한다. 사실에서 상상을 하고, 상상을 바탕으로 사실을 추려낸다. 합리적 의심이나 상상 역시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역사적 진실을 가릴 위협도 충분히 존재한다. 그렇기에 팩션을 읽을 때 조심해야 한다. 사실을 바탕으로 했고, 합리적 의심에 따르기도 했지만 엄연히 창작물인 부분과 역사로 인정받는 부분은 구분해내지 않으면 큰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사극이나 역사소설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은 역사소설보다는 팩션 전기 정도로 봐야할 듯싶다. 전통적인 전기라기보다, 이위종의 삶의 큰 맥락 속에서 빈 부분을 상상력을 바탕으로 창작해낸 이야기다. 저자가 밝힌바 대로 이위종의 마지막 죽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일제가 손을 쓴 게 아닌가 추측할 뿐이다. 결국 사라진 사실들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존해서 재탄생 했다. 불가피한 일이다. 다만 구분해서 봐야한다. 여러 인물들의 속마음은 전적으로 저자의 상상이라 봐야 할 것이다. 인물들의 삶과 글들에서 어느 정도 추론 했겠지만, 저자의 손을 통해 재창작된 이야기임을 고려해야 한다.

기록의 빈곤은 불가피하게 상상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 마다 그들의 기록이 빈곤함이 늘 안타깝다. 수많은 기록들이 남아 있어도 사람의 생애를 재구성하기 어렵다. 그마저도 없다면 무슨 수로 그들을 기억할 수 있을까. 일제를 피해 자취를 숨겨야 했던 만큼 나라가 독립한 이후까지 남길 수 있는 게 없었던 당시를 비춰주는 게 아닌가 싶다. 여기에 반공주의는 남은 기록마저도 사라지게 하고 있다. 북이라고 다르지 않다. 권력 투쟁에서 밀려난 독립운동가들의 사정은 남한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들의 유산은 북에서도, 남에서도 불령한 이야기로 간주될 뿐이다.

빈곤한 기록, 과도한 상상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잊고 살던 독립운동가를 이 시대에 소환했다는 점은 분명 강점이다. 시베리아의 별이 한반도의 별이 될 수 있게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그를 잊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온전한 이위종의 삶을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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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라는 것은 애국심을 날실로 삼고 군국주의를 씨실로 삼아 성립된 것으로, 오직 강한 것이 진리였고 강한 자만이 진리의 수호자였다. 따라서 제국주의 국가들에게 공의와 도덕을 바란다는 것은 마치 돌이 빵이 되기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p.317

서양의 기사도에 대입해 개념화한 니토베의 무사도는 탈아입구라는 메이지 유신 때의 사회적 욕구가 구체화 된 것으로, 서양인에게 문명화된 검은 머리의 백인으로 인정받고 싶었던 일본의 또 하나의 낯설고 어색한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 깊은 지식이 없었던 서양인들은 이를 관대하게 받아들여 무사도를 일본의 전통적인 도덕 규범이나 윤리 개념으로 착각하게 되었다. p.339

불의에 침묵하는 것이 문명의 한계이자 이른바 문명국(p.342)이라 불리는 국가들의 비밀 거래를 위한 불문율이었다. p.343

꿈과 희망이란 인생길의 아주 훌륭한 길동무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그릇된 길동무이다. , 그것은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가? p.429

이승훈은 윤치호의 변절을 에둘러 조롱했다. “감옥이라는 곳은 참으로 이상한 곳이다. 강철같이 단련되어 나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썩은 겨릅대처럼 흩어져 나오는 사람도 있다.” p.460

러시아의 혁명 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본 위종은 혁명의 원인과 결과는 한 가지 역사적 사실의 양면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역사의 진행 과정에는 개인 또는 계급과 민족이라는 주체가 미리 설정되어 그들이 일사분란하게 역사를 이끌어 가지 않고 때로는 어떤 개인이, 때로는 어떤 집단이, 때로는 어떤 불가항력이 역사를 움직인다고 위종은 생각했다. 하지만 위종은 불가항력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 이런 영향을 받아 역사는 일직선으로 곧장 나아가지 않고 때로 구불구불하여 비뚤어지기도 하며 전진하다가 되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 위종의 추론이었다. 역사의 전개에는 나와 타자, 우리와(p.569) 타자들 사이에 뚜렷한 경계도 없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대를 미워하고 질시하면서도 모방하고 타협하는 복합적인 존재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p.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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