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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이희영] 너는 어떤 부모이고, 어떤 가족을 꾸리고 싶으냐 | Memento 2020-08-0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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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페인트

이희영 저
창비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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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떤 부모이고, 어떤 가족을 꾸리고 싶으냐. 소설은 나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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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했다. 그래서 어른들은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하며 신세 한탄을 한다. 비로소 나도 어른이 되고, 결혼을 준비하며, 부모가 되어야 하나를 고민하는 시점에서 어른들의 말씀을 귀담아 듣는다. 분명 결혼 할 때도, 너는 절대 하지말라고 했던 사람들이 그래도 한 번은 해봐라고 말하더니, 자식을 낳는 일도 마찬가지다.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그래도 그만큼의 보람과 행복을 준다고. 나 역시 그런 마음에 흔들릴 때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확고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나는(혹은 우리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설사 준비가 되더라도 이 고통을 물려줄 마음이 없다.

이러한 마음은 어떻게 보면 자식을 선택하는 부모의 과욕일지 모른다. 입맛대로 자식을 기를 수 없으니, 차라리 낳지 않겠다는 선택. 자만심이 극에 달해 자연의 섭리를 거부하는지도 모른다. 여기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이야기가 있으니 이희영 작가의 <페인트>. 그의 전작은 읽어 보지 못했지만, 완득이나 아몬드를 재미있게 읽었던터라 창비청소년문학상에 대한 일정부분 신뢰가 있었다. 게다가 부모를 선택하겠다는 도발적인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자녀를 가질지 말지, 몇 명을 가질지에 대한 최소한의 선택을 하는 부모와 달리 그저 태어날 수 밖에 없는 자녀들의 입장을 생각해본다면 흥미로운 역발상이었다.

무엇보다 NC센터의 시스템이 흥미로웠다. 출산율이 급전직하로 떨어지고 있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시도해봄직한 고민이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많은 난관이 있겠다. 책에서 언급했 듯 비용문제는 남북한의 전쟁위협이 사라진 덕분이라지만, 비용은 제외하더라도 이러한 전격적인 시도는 의미있다고 본다. 특히, 주어진 소중한 생명조차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해 본다면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들을 소중히 품어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테다. 많은 비판에 직면하겠지만 한때 유아 수출국(?)의 오명을 가진 한국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고민해본다는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소설의 구조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주어진 시스템을 거부하는 조숙한 주인공과 이를 알게 모르게 지지해주는 사연을 가진 가디’(박과 최), 그리고 여기에 양념을 쳐주는 주인공의 동생과 친구. 이들이 겪어나가는 일상 속에서 주어진 길을 거부하는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다. 중요한 점은 이들이 시사하는 바다. 가족의 해체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또 다른 가족을 강제로 찾아야만 하는 억압 속에서 차별을 앞둔 존재가 독백을(가장한 저자의 생각) 우리는 각자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다. 결국은 부모가족의 의미가 무엇일까.

가족은 최소한의 사회 단위고, 부모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기준이 된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가족은 지옥 그 자체이거나, 지옥을 가르는 차별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꽤나 근본을 중시했다. 원산지를 따져 가며 농수산물을 사 먹듯 인간도 누구에게서 생산되었는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p.55)”인다. 부모가 그렇듯 자녀도, 자녀가 그렇듯 부모도 서로를 지켜주고 최소한의 예의를 가지지 못한다면 가족은 지옥이 된다. 서로에게 고통을 주거나 서로가 무관심해지고 만다. 반대로 자기 가족끼리만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우리 외의 가족은 원산지를 따져서 배제해야 할 불량품이 된다.

그렇기에 가족의 구성,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하다. 과연 지금의 혼인 관계로만 가족 제도를 지탱할 수 있을까. 현실도, 소설도 말한다. 우리 사회는 더 이상 같은 가족 구조로만 유지될 수 없음을. 부모가 친구일 수는 없을까, 가족의 범위는 꼭 혈연으로만 이뤄져야 할까, 가족의 구성원이 꼭 결혼한 남녀와 자녀라는 구조만을 지녀야 할까? 이런 저런 의문들 속에서 제누301의 삶을 응원한다. 그가 어떤 가족을 꾸리더라도, 나 역시 어떤 가족을 꾸릴 것이기에. 그리고 그 가족이 늘 맑은 삶을 살지 않더라도, 최소한 사막은 아닐 것을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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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꽤나 근본을 중시했다. 원산지를 따져 가며 농수산물을 사 먹듯 인간도 누구에게서 생산되었는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내가 누구에게서 비롯되었는지 모른다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일까? 나는 그냥 나다. 물론 나를 태어나게 한 생물학적 부모는 존재할테지만, 내가 그들을 모른다고 해서, 그들에게서 키워지지 않았다 해서 불완전한 인간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나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잘 알고 있으니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이, 나의 부모가 누구인지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 아닐까? p.55

누군가가 나를 꿰뚫고 있다는 기분은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감사한 경우도 있다. 나를 잘 알고 있음에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배려하는 모습이 그렇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대해 쉽게 말하고 또 쉽게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는 상대가 전부라고 믿는 오류를 범한다. 그런 사람 중에서 진짜 상대를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자기 마음조차 모르는 인간들인데. p.76

진실은 자신에게 이득이 될 때만 쓸모가 있다. 그게 진실의 역할이었다. p.129

원칙과 규율을 칼같이 지키는 것보다 힘든 것은 원칙을 어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를 허락하는 일이었다. p.141

재능은 얼마나 잘하는가에 달려 있는 게 아닌 것 같았다. 절대 멈추지 않는 것, 그게 재능 같았다. 싸우고 다투고 매일같이 상처를 입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지지 않는 가족처럼 말이다. 아니, 그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서는 무엇 아닐까. p.209

부모가 된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자신이 바라는 아이로 만들려는 욕심보다 아이와의 시간을 즐기는 마음이 먼저다. 부모는 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되어가는 것이다. 아이를 가르치려 들지 말고 아이와 함께 놀고 즐기면 된다. 글쓰기가 늘 즐겁지만은 않듯 근래 들어 아이와의 관계가 삐걱거릴 때가 잦았다. 하지만 맑은 날만 계속되면 세상은 사막으로 변한다.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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