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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만든 공간-유현준] 공간이 만든 역사, 역사가 만들 공간 | Memento 2020-08-0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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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공간이 만든 공간

유현준 저
을유문화사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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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생각을 만들고, 생각이 공간을 만든다. 위기의 시대 우리는 어떤 공간과 생각을 만들어야 할까. 그것은 인류의 생존이 걸린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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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모리스의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에 따르면, 생물학과 사회학은 전 지구적 유사성을 설명하는 반면 지리학은 지역적 차이를 설명한다(p.94)”고 말한다. 이 지리가 사회발전을 추진하는 한편 사회발전은 지리의 의미를 규정(p.96)”하는데, 여기서 핵심은 지리에 따른 기후다. 지리에 따른 기후가 사회의 발전 정도를 규정했고, 이 발전 정도가 역으로 지리의 의미를 변화시키면서 한계에 봉착했을 때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따라 역사는 발전해 왔다고 한다. 이 한계를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따라 역사의 흐름은 뒤바꼈다.

유현준 교수의 <공간이 만든 공간>은 이러한 역사적 흐름에 맞춰 건축이 발전해온 모습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이 지리와 기후의 변화에 따라 건축이 어떻게 변화해 왔고,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어떻게 융합하고 발전해 왔는지를 살펴본다.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에서 두 가지 법칙체계-생물학과 사회학-가 지구적 규모에서 역사의 모습을 결정하는 반면, 세 번째 법칙체계-지리-는 동양과 서양이 이룬 발전의 차이를 결정(p.111)”했는지가 건축물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두 문명 모두 사람이 무리를 이루고 살아가는 공통점이 있지만, 지리와 기후라는 변수에 의해서 서양은 벽 중심의 건축을, 동양은 기둥 중심의 건축을 발전시켜 왔다. 여기에 누가 뛰어나고의 차이는 없다. 인류라는 공통적 특성을 바탕으로 기후에 각자의 방식으로 적응했을 따름이다.

 

공간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공간을 만든다. 기후, 농사법, 공간의 성격 그리고 이를 통해서 만들어진 생각, 이 네 가지는 때로는 한 방향으로 영향을 주고, 때로는 상호 영향을 미치면서 수천 년간 고유의 문화적 특징을 형성해 왔다. (p.223~224)”

 

이런 차이가 전혀 다른 문명을 창조했지만, 현재까지는 서양의 건축이 한계를 먼저 돌파했다. 과학의 발전은 새로운 건축 재료를 제공했고, 서양의 지배력은 동양의 문화를 먼저 흡수케 했다. “지금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가나 콘크리트로 높게 지어진 국제주의 양식만 남아 있는 세상이 되었다. (p.319)” 서양의 전 세계적인 영향력 확보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다양성의 소멸이다. “21세기 문화 다양성의 멸종 문제는 기술적 요소만 도입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p.402)” 세계 어디에 살더라도 같은 공간이 생기고, 같은 생각을 하는 세상이다.

다양성의 종말은 우리에게 새로운 위기를 몰고 온다. 도시와 건축물 역시 생명체와 다름없다. 다양성의 소멸은 그만큼 변화에 대응력을 떨어뜨린다. 코로나19, 기후위기 등은 이러한 위기를 가속화하고, 인류와 도시의 생존에 위협이 될테다. 이언 모리스는 말했다.

 

어떤 시점에서 발전의 역설은 진정으로 혁신적인 변화로만 뚫을 수 있는 단단한 천장을 만들어낸다. 사회발전은 이러한 천장에 구속되며 필사의 경주를 펼친다. 우리는 사회가 문제 해결에 실패할 때 끔찍한 재앙들-기아, 전염병, 통제 불가능한 이주, 국가실패-이 한꺼번에 사회에 밀어닥치기 시작해 정체를 후퇴로 바꾸는 실례를 줄줄이 목격하게 될 것이다. ... 후퇴는 수 세기에 걸쳐 파국적인 붕괴와 암흑 시대로 탈바꿈한다. (p.91)”

 

우리는 그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공간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공간을 만든다. 우리의 생각은 어떠할 것이고, 우리는 어떤 공간을 만들고, 어떤 공간에서 살아갈 것인가. 그것이 우리의 목숨줄을 쥐고 있다. 유현준 교수의 전작들이 공간에 대한 생각이었다. 이 책은 공간에 대한 생각을 역사적 측면에서 살펴보고, 우리에게 생각을 촉구한다. 위기의 시대, 우리는 이런 공간에서 살아왔다. 앞으로 어떤 공간을 추구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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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가 가지고 있던 기술적, 사회적, 경제적 제약 들 속에서 환경적 제약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문화가 되었고 그 문화의 물리적 결정체가 바로 건축물이다. p.11

모든 창조는 온도 차에 의해서 시작된다. p.13

서로 다른 생각들이 충돌하고 융합하려면 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 모여서 살아야 한다. 도시는 그런 환경을 제공해 준다. 도시는 문명 발전의 필요조건이다. p.17

차이융합에 이어서 새로운 창조를 만드는 요소는 기술이다. p.22

건축물은 그 시대의 지혜와 집단의 의지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결정체로, 그 시대와 그 사회를 대변한다. p.40

빛을 느끼기 위해서 그림자가 필요하듯, 빈 공간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물체가 필요하다. 역으로 추론해 보면, 물체가 만들어지면 동시에 빈 공간도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인간의 건축 행위는 일차적으로 물체를 만드는 것이지만, 최종(p.51) 목적은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빈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 빈 공간을 프레임하기 위한 물체를 만드는 일은 엄청나게 큰 에너지와 돈이 들어가는 일이다. ... 그렇기 때문에 그 빈 공간이 구축되는 형식과 모양을 보면 만든 사람의 생각과 문화를 비추어 볼 수 있다. 따라서 그 공간을 분석하고 이해하면 사람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p.52

서양의 건축은 벽 중심의 건축을 하면서 내부와 외부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공간의 성격을 갖는 반면, 동양은 기둥 중심의 건축을 하면서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모호한 성격의 공간을 갖는다. p.88

인류 문명은 다양하게 계속 진화하는 것 같지만 사실 본질을 들여다보면 1만년 전이나 지금이나 문명은 단순한 인공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p.

벼농사를 지었던 사람들은 농사짓는 방식 때문에 결속하게 되고, 집단의식을 키우고, 주변인과 협업하도록 가치관과 시스템이 발달해 왔다. p.98

뒤에 산이 있고 앞으로 강이 흘러야 대지가 자연스럽게 앞으로 기울어지게 되고, 그래야만 비가 와도 배수가 잘 돼서 땅의 침하가 적고, 습기가 적어서 나무로 만든 건축물이 오래 유지될 수 있다. 남쪽으로 기울어진 땅이어야지 단위 면적당 더 많은 햇볕을 받게 되고, 비가 온 후에도 땅과 건물이 잘 말라서 건축물이 더 잘 유지될 수 있다. 그래서 배산임수라는 풍수지리 원리가 나온 것이다. 기둥 중심의 건축으로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건축 공간이다 보니 여러모로 주변과의 관계가 중요한 건축으로 발전했고, 이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비쳤을 것이다. 벼농사를 지으면서 집단행동이 필요해져 사람 간의(p.116) 관계에 무게를 두는 가치관이 형성됐다면, 건축을 통해서는 사람과 건축과 주변 자연 환경과의 관계에 무게를 두는 디자인관이 발전하게 되었다. p.117

강수량의 차이는 농업 품종의 차이를 만들고, 품종의 차이는 농사 방식의 차이를 만들고, 농사방식의 차이는 가치관의 차이를 만들었다. 마찬가지로 건축에서 동서양의 강수량 차이는 건축 디자인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발전시켰고, 건축 공간은 행동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행동 방식은 궁극적으로 사람의 생각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양은 밀 농사의 혼자 농사하는 방식에 따라 개인주의 성향이 커졌고, 외부와 단절된 창문 없는 벽 중심의 건축으로 바깥과 교류가 적은 성격의 공간으로 발전했다. 건축물(p.121) 역시 독립된 개별적인 건축물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건축적 개인주의가 발전했다. 반면 벼농사는 집단 농사 방식으로 사람 간의 관계가 중요한 가치였으며, 많은 강수량 때문에 사용하게 된 재료인 목재를 이용한 기둥 중심의 건축 양식은 외부 자연 환경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활양식으로 발전되었다. 강수량 차이로 인해서 서양은 독립된 개인이 중요한 사회가, 동양은 관계를 중요시 하는 사회가 되었다. p.122

그리스 철학과 기독교 둘 다 절대적인 진리의 세계가 있는 것으로 보는 공통점이 있다. 때문에 그 둘을 바탕으로 한 서양의 사고방식에는 절대 진리의 세계가 있으며, 그곳에 이르는 길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길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개념이 깔려 있다. 이 같은 사고방식이 있었기에 수학이 서양 문화에서 큰 영향력을 갖는 학문으로서 위치할 수 있었고, 그 토대 위에 과학혁명이 가능했던 것이다. p.149

사람들은 존재하는 즉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게 되는데, 동양에서는 그 관계 속에서 가치를 찾으려고 했다. 이는 집단 노동 방식으로 벼농사를 지으면서 만들어진 가치관이다. p.156

서양 문화는 절대성’, ‘수학으로, 동양 문화는 관계비움으로 문화적 성격을 설명했다. ... 동서양 각 문화권의 패러다임은 기후가 만들어 낸 농사 방법과 건축 공간에 의해서 서서히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천재적인 사상가가 어느 날 갑자기 동서양 문화의 특징을 세웠다기 보다는 그 시대 그 지역의 패러다임이 그런 생각을 만들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p.165

일방향성과 다방향성은 두 건축문화가 각기 가지고 있는 다른 특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서양 문화는 세상을 절대자가 만든 수학적 규칙의 조합으로 보고, 동양은 세상을 관계의 집합으로 보는 시각 차이에서 나온 것이(p.173)라 여겨진다. p.174

서양 건축은 육중한 벽이 공간을 구획하고 있는 중심의 건축이고, 동양 건축은 기둥중심의 건축이다. 서양은 벽을 세워서 그 안에 만들어진 방을 사용하는 방식인 반면, 동양은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으면 그곳이 곧 건축 공간이 된다. ... 동양 건축에서는 영역성이 건축 평면도에서 점으로 표현되는 기둥으로 만들어져서 안팎의 경계가 모(p.189)호하며 빈 공간 자체의 모양이 규정되기 힘든 공간이다. 따라서 빈 공간은 성격상 내외부를 관통하여 흐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반면 서양 건축의 빈 공간은 평면상 선으로 표현되는 벽이 만드는 공간으로, 안과 밖의 공간 경계가 벽에 의해서 명확히 구분되는 딱딱한 느낌의 공간감을 가지고 있다. p.190

동양 건축의 주요 기본 요소들은 기둥, 지붕, 낮은 담장이라는 세 가지로 규정할 수 있다. 동양의 건축 공간은 이 세 가지가 구획하면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요소들의 가치는 바둑판 위의 돌처럼 상대적인 관계에 의해서 결정된다. p.217

서양 건축, 특히 종교 건축에서는 기하학적으로 점점 더 복잡하게 진화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반면 동양에서는 건축 양식이 진화라고 할 만한 양식적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동양 건축은 격자와 기둥에 기초한 공간 구조가 수천 년간 반복되어 왔다. p.216

강수량이라는 환경 요소가 동서양에 두 가지 다른 공간적 특징을 만들었다. 서양에서는 벽으로 강간의 경계가 명확하게 나누어져 있다. 서양 건축의 지붕에는 처마도 거의 없다. 반면 동양에서는 띄엄띄엄 놓인 기둥과 긴 처마로 인해 내외부 공간의 경계가 모호한 특징이 있다. 안팎의 경계가 모호한 동양에서는 철학자의 생각도 구분보다는 융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동양의 건축 공간은 항상 내부와 외부, 자연과 건축물의 융화를 통해서 두 개체 간의 일치를 추구해 왔(p.222). 따라서 동양의 빈 공간은 규정되어 있기보다는 유동적이며 내외부를 관통해서 흐르는 듯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강수량은 농사의 주요 품종을 결정하고 농사법은 사람의 가치관과 생각을 형성했다. 또한 강수량은 건축 재료를 결정했고, 그에 따라서 건축 공간의 성격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사람의 생각에도 영향을 미쳤고, 반대로 생각은 건축 공간의 디자인을 결정하기도 했다. 결국 자연환경이라는 부모는 사람의 생각과 건축 공간이라는 두 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생각과 건축 공간은 같은 부모 아래에서 태어난 자녀처럼 공통된 성격이 있다. 그리고 이 둘은 상호 영향을 미친다. 공간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공간을 만든다. 기후, 농사법, 공간의 성격 그리고 이를 통해서 만들어진 생각, 이 네 가지는 때로는 한 방향으로 영향을 주고, 때로는 상(p.223)호 영향을 미치면서 수천 년간 고유의 문화적 특징을 형성해 왔다. p.224

가뭄이 농업의 시대를 열었듯이 편서풍이라는 제약은 새로운 기술의 시대를 여는 방아쇠가 되었다. p.257

서양인들은 심할 정도로 정원의 자연을 기하학에 끼워 맞춰 왔다. 서양의 조경 디자이너들은 정원을 디자인하면서 대지를 기하학적으로 분절하고 그 안에 자기 완성적인 우주를 창조하는 데 주력했다. 조경 디자인은 자연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경 디자인을 보면 그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엿볼 수 있다. p.276

강철과 콘크리트라는 재료와 엘리베이터라는 기계, 이 두 가지 기술 혁명이 전 세계의 건축을 바꾸었다. 이 두 기술의 힘은 너무나도 강해서 20세기부터 인류의 건축 문화는 이 두 엔진이 이끄는 대로 갔다. 결과는 지금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가나 콘크리트로 높게 지어진 국제주의 양식만 남아 있는 세상이 되었다. p.319

서양의 건축은 벽의 건축’, 동양의 건축은 지붕의 건축’ p.334

사실 르 코르뷔지에가 이야기한 근대 건축의 5원칙이라는 것이 두 번째 항목인 옥상 정원을 제외하고 나면 다 동양의 기둥식 구조의 건축에서 보이는 디자인과 거의 똑같다. (p.359) ... 근대 건축의 5원칙은 동양의 기둥식 구조의 건축 양식이 서양에 전파되어 산업혁명의 새로운 재료인 콘크리트와 함께 만들어진 문화적 변종이라고 볼 수 있다. p.363

문화 변종의 탄생은 패러다임 변화의 결과다. 생각은 창작자 자신이 의식을 하건 안 하건 상관없이 영향을 받고 진화하는 법이다. p.364

시대가 노동자를 위한 저렴하고 빠르게 지을 수 있는 건축 디자인을 필요로 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손이 많이 가는 장식을 없애는 것이었고, 마침 이들에게 매력적이고 이국적인 나라인 일본의 건축에 장식이 없었다. p.369

역사상 뛰어난 생각은 모순되는 서로 다른 것들을 하나로 호합시키기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p.396

제대로 된 창조는 문화와 기술 두 마리 토끼를 잡았을 때 만들어진다. 문화적 요소의 융합이 배제된 상태에서 기술적인 부분만 적용하면 다영성이 소멸된다. 21세기 문화 다양성의 멸종 문제는 기술적 요소만 도입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p.402

시간이 돈이고, 공간이 돈’ (권터 니츠케) ... 미국과 같이 공간이 넘쳐 나는 지역에서는 시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 거리를 줄이는 방향으로 건축이 발전해 왔다고 한다. 고속도로가 대표적인 예다. 멀리 떨어진 도시로 이동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발전한 건축 시스템이다. 이와 반대로 일본 같은 섬나라에서는 공간이 부족하고 시간은 오히려 남는다. 이런 경우에는 공간을 극대화하기 위해(p.449)서 시간을 지연시키는 쪽으로 건축이 발전해 왔다는 그의 주장이다. 같은 면적의 공간이라도 이동 시간을 늘리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면 많은 기억이 남게 되고, 따라서 공간이 더 넓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p.450

문화인류학적으로 한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권은 서로 비슷한 생각과 공감대를 공유하게 되는데, 이와 유사하게 같은 컴퓨터 언어, 즉 같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디자이너들의 생각과 결과물들은 서로 비슷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p.507

컴퓨터를 이용한 작업의 효율성이 높아진 점은 장점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다양성의 소멸이라는 치명적인 결함을 갖게 된 것(p.511) 도 사실이다. p.512

기술이 이끄는 획일화를 어떠한 방식으로 피하느냐가 이 시대의 중요한 화두다 p.513

지금은 건축을 뛰어넘어 새롭게 바뀐 세상에 적합한 도시(p.521)의 모습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다. p.522

삼성전자는 더 이상 반도체 회사가 아니다. 반도체를 만드는 삼성전자는 가상 공간 속 부동산을 생산하는 재료를 공급하는 회사, 즉 가상공간을 만드(p.529)는 부동산 회사다.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가상공간이 융합의 주요 플랫폼이다. p.530

우리가 어떻게 꿈꾸느냐에 따라서 다음 시대의 도시가 바뀌고, 라이프 스타일(p.536)이 바뀌고, 사회가 바뀔 수 있다. p.537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게 숨겨지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p.541

창조적인 생각은 항상 다른유전자와 결합으로 만들어졌다. 다름이 기후 변화에서 온 것이든, 지리적 차이에서 온 것이든, 전공 분야의 차이에서 온 것이든 상관없다. 지금 시대의 다름의 원천은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유전자다. 아날로그 유기체인 인간이 디지털과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생각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p.548

역사가 말해 주듯이 기술혁명만으로는 획일화를 벗어나기 힘들다. 디지털과의 융합 없이는 진화에서 뒤처지겠지만 동시에 디지털과의 융합만으로는 안 된다. 제대로 된 창조적 생각을 위해서는 디지털 이외에 다른 무엇이 더 있어야 한다. 역사를 보면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루이스 칸처럼 과거에서 문화 유전자를 찾는 것이다. p.549

창조는 서로 다른 재료의 융합에서 나온다. ... 그런데 이 시대에 새로운 변수가 하나 생겼다. 다름 아닌 기후의 변화다. ... 첫 번째 지구 온난화는 자연이 만들어 낸 것이지만 우리가 사는 시대인 두 번째 지구 온(p.552)난화는 인간이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모든 문화혁명의 첫 번째 도미노가 기후 변화였다. 그 도미노가 쓰러졌을 때의 연쇄 반응을 생각하면 지금부터 시작될 또 다른 연쇄 반응은 엄청날 것이며,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예측 불가능하다. p.553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공간의 재구성을 만든다. 공간 구성의 변화는 우리 사회 내 권력의 재배치를 만든다. 코로나19는 진정되겠지만, 그 이후 우리는 공간과 권력의 재배치가 시작되는 변화의 시작을 볼 것이다. ... 기존 권력의 해체와 분산은 또 다른 종류의 문제를 만든다. 공간을 통한 권력의 재배치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지 잘 지켜봐야 한다. p.563

새로운 생각은 시대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크게 두 가지 원리가 있다. 첫째는 제약이고, 둘째는 융합이다.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생각이 나오고, 서로 다른 생각이 융합되었을 때 새로운 생각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둘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이 있다. 모든 창조는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변화와 새로움을 거부했던 문화는 발전을 멈췄다. 그리고 그런 문화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렇다면 열린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불완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이 완전하다고 느끼는 자는 새로운 것을 만들지 못한다. (p.571) ... 더 좋은 것으로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을 만큼 나는 불완전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지금이 진화의 마지막 단계라고 생각하는 순간 창조적 변화는 멈추게 된다. p.573

역사 속에서 새로운 생각은 위기와 다름에서 시작했다. 위기와 다름은 보통 갈등과 충돌을 야기한다. 그런데 갈등과 충돌이 있다고 자동적으로 새로운 생각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새로운 생각은 갈등과 충돌을 화합시키려는 마음이 있을 때 만들어진다. p.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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