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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권요영] 역사가 흥미로운 이유 | Memento 2021-02-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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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권오영 저
21세기북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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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절대 과거에 매몰된 학문이 아니다. 끝임없이 질문하고 대답하다보면 현재가 보이고 미래로 가는 길이 열린다. 역사는 그렇게 살아 있다. 그래서 역사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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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대학교 시절을 회상하면, 두 교수님의 강의가 떠오른다. 장교수님과 전교수님의 강의다. 장교수님의 강의에서는 역사에 대한 기본 전제를 배웠다면, 전교수님에게는 역사에 대한 시야를 배웠다. 전교수님의 한민족과 다문화라는 강의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문화에 경기를 일으킨다. 과거의 유물들과 사료들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한민족은 허구일지 모른다고. 우리의 지난 역사는 단일민족이거나 폐쇄적인 문화를 가졌던 게 아니다. 반대로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살던 개방적인 한반도였는지도 모른다. 시야를 넓게 봐야한다고 배웠다. 마찬가지로 권오영 교수의 <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는 두 교수님의 강의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야를 보여준다. 우리가 알던 역사적 사실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역사는 생물과 같다. 모든 학문이 그렇지만, 역사는 살아 움직인다. 과거에 박제된 망령이 아니다. 변화한다. 고정된 진리나 법칙은 비교적 중요하지 않다. 증거에 기반 한 경향성과 가능성을 바탕으로 합의한다. 그 합의가 어떤 방식, 어떤 방법이냐에 대해서 논쟁이 있겠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상호간 검증하교 정교하게 다듬는다. 중요한 것은 증거, 즉 사료다. 역사는 사료를 바탕으로 과거의 세계를 구축한다. 이 세계는 어떤 인식을 가지고 만들어졌는가(사관)에 따라 그 범위는 무한히 확장하기도 하고, 반대로 한없이 쪼그라들기도 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역사는 범위를 설정하면서 시작한다. 모든 학문이 그렇겠지만, 역사는 구분과 범위 설정에 민감하다. 그래서 역사를 시간의 범위에 따라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나눈다. 지역별로도 나누고, 국가별로 나누기도 한다. 근래에는 이런 범위를 붕괴시키고 미시사나 빅 히스토리처럼 마치 역사가 아닌 범학문적인 역사도 많지만, 기본은 범위를 설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권오영 교수의 책은 이 범위 설정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고대 한국사는 우리의 잘못을 알아가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부족한 문헌 사료, 식민지 경험으로 인한 오류, 긴 시간의 경과에 따른 망각 속에서 우리는 역사적 진실을 잃어버린 채 살아왔다. 시야를 넓혀보면 다르게 보인다.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민족 (...) 실상, 그런 민족은 지구 어디에도 없다. (p.223)” 한민족이라는 허구성, 폐쇄적인 문화는 조선 하반기 격동의 시기에 발생한 반동이었을 뿐, 길고 긴 한반도의 역사는 열린사회, 다문화 사회였는지도 모른다. 그 증거는 아직도 땅속에 머물러 있다. 또한 한반도가 아닌 이역만리의 타 지역에도 숨겨져 있다. 그렇기에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외국에 대한 발굴 지원과 학술 연구는 우리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이자, 우리 스스로를 더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저자는 후배 사학자들에게 조언한다. 고대사를 연구하는 사학자의 엉덩이가 더 가벼워져야 한다.(p.72)”.

역사는 흥미롭다. 우리가 우리 세계를 어디까지 바라보느냐에 따라, 어디까지 범위를 설정하느냐에 따라 그 경계가 변화한다. 단순히 한반도, 한민족에 머무를 수도 있다. 하지만 고대 한국은 이미 다문화 사회를 경험했다.(p.249)” 조금만 넓혀서 본다면 동아시아에서의 한반도, 나아가 세계 속의 한반도, 인류속의 한국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넓은 세계를 바라보는 통찰력과 시각(p.226)”한국인에 대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역사는 그저 과거에 집착하고 매몰된 죽은 학문이 아니다. 과거의 해석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통해 역사는 그런 질문과 대답하고 시작되고 이어미래로 나아간다.(p.77)” <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는 거기에 대한 실마리를 안겨준다. 좀 더 범위를 넓게 보자. 우리의 미래는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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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는 말처럼 역사학 중에서도 문헌 사료가 가장 부족한 고대사 연구를 위해서라면 고고학적 발굴조사를 통해 생산된 빅데이터의 활용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p.27

가야 고분의 고고학적 조사와 연구는 임나일본부설을 분쇄하는 일등 공신으로 평가된다. 앞으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유라시아 차원에서 전개된 원거리 교류에서 가야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힐 것이다. p.57

2004년에는 용두산 정혜공주묘 주변을 조사하다가 3대 문왕의 부인인 효의황후와 9대 간왕의 부인인 순목황후의 무덤을 발견했다. 여기에 세운 묘비에서는 왕비가 아닌 황후라는 호칭이 사용됐다. 발해인들이(p.62) 자국을 황제국가로 인식한 확실한 증거인 셈이다. 하지만 이 귀한 자료의 전모는 발굴조사 이후 여태껏 공개되지 않고 있다. 발해사를 말갈족이 세운 당나라의 지방정권으로 깎아내리려는 중국 당국의 공식 입장과 정면으로 상충하는 자료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 고대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외부적으로 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고학적 실물자료 없이 정치적인 의도로 작성된 당시의 문헌 자료로만 역사 연구를 시도한다면 얼마나 큰 왜곡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경고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p.63

백문이 불여일견이 진리이듯 백기록이 불여일유물인 경우가 자주 있다는 사실 p.64

땅에(p.71)서 새롭게 출토되는 자료에 의해 기존 정설은 붕괴되며 새로운 연구 과제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다. p.72

1부의 결론은 고대사를 연구하는 사학자의 엉덩이가 더 가벼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정된 문헌 자료만 가지고 연구실에 틀어박혀 씨름하던 시대는 지났다. 국내는 물론이고 국외 답사가 필수인 시대다. p.72

역사학자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 고고학자가 발굴한 유물을 가지고 화학자와 함께 분석하기도 하고, 토목공학자와 함께 공학적 원리를 규명하는 식으로 새로운 연구 방법론을 개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역사 연구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 p.74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역(p.76)사는 과거의 역사가가 사실을 선택하고 재구성한 결과다. 사학자라면 과거의 해석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역사는 그런 질문과 대답으로 시작되고 이어지며 미래로 나아간다. p.77

중국의 사례를 보아도 그렇고 한국사에서도 순장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던 때와 소멸되던 때를 확인 할 수 있으며 그 사이에 일어난 사회적 변혁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순장은 단순한 장례 풍습의 의미만이 아니라 계층분화 현상과 신분제 사회의 실체를 규명하는 실마리라 할 수 있다. p.112

대형 고분의 시대에서 불교 사원으로의 이행은 다시 말해 고대 사회에서 중세 사회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p.140

수도유적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면 고대 국가들이 주고받은 문화적 교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래저래 수도유적은 고대 국가의 다양한 면모를 설명하기에 가장 좋은 소재다. p.154

역사학자는 시세를 따라가며 연구해서도 안 되지만, 홀로 성을 쌓고 안주해서도 안 된다.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 교육이 우리의 고대 사회를 단일민족이라 표현하며,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민족으로 그려온 이미지를 정정하기 위해서다. 실상, 그런 민족은 지구 어디에도 없다. p.223

동쪽의 조용한 은자의 나라혹은 순수한 단일민족이라는 우상은 물론 고대시대, 우리의 교섭 상대는 중국과 일본뿐이라는 잘못된 프레임을 깨야 한다. 쇄국을 국시로 삼던 19세기 말도 아닌데, 21세기에 태어난 우리의 후손들에게 이런 역사관을 심어주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는 없다. / 21세기를 주도할 후손들에게 넓은 세계를 바라보는 통찰력과 시각을 전해줘야 한다. 앞으로 코리안이란 정체성은 태어난 장소와 얼굴 형태, 핏줄을 통해 정해지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코리안의 인종적 스펙트럼은 훨씬 넓어질 것이다. ...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겨야 한다. p.226

몽골족과 스키타이, 무굴 등 우리가 제국이라고 부르는 모든 국가는 사실 다문화 사회였다. p.233

국제관계학을 전공하는 분에게 전해들은 이야기이다. 국익을 위한 이합집산이 무궁무진하게 반복되는 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이 살아남으려면 항상 우리 편을 들어주는 국가가 셋 이상은 있어야 하는데, 가장 유력한 후보는 단연 중앙아시아의 국가들이라는 것이다. 중국이라는 초강대국 주변에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우리와 비슷한 입장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p.244

고대 한국은 이미 다문화 사회를 경험했다. p.249

지금까지 소개한 유적들은 모두 우리 역사와 관련성을 갖기에 당연히 한국인 연구자들의 연구 대상이 된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까지 우리 역사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것들만 연구해야 할까? 우리와는 무관하더라도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을 연구하고 보존하는 데 뛰어든다면 국고 낭비가 아니지 않을까? 이제 대한민국도 민족사를 넘어 세계사 연구에 공헌할 때가 되었다.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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