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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중독-나카노 노부코] 인간은 본성에 지배받지만, 본성의 노예는 아니다 | Memento 2021-08-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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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정의 중독

나카노 노부코 저/김현정 역
시크릿하우스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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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본성에 지배받지만, 본성의 노예는 아니다. 쉽지 않지만 자신을 객관하하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정의 중독을 벗어날 힌트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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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SNS나 인터넷 댓글을 쓰지 않는다. 썼다하더라도 바로 지운다. 온라인상에 흔적을 남긴다는 일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불편하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버겁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만큼, 나와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댓글 논쟁에 참전해봤지만, 건전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대부분은 누가 먼저 지치냐의 싸움이었다. 서로 합리적으로 의견을 조율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각자의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그것은 바뀌지 않았다. 논리 정연한 글보다는 빠른 피드백과 모욕으로 상대를 단념 시키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각자의 정의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나의 정의는 너무나도 빈약했다. 버텨낼 재간이 없다. 멀찌감치 거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정의 중독>은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이런 싸움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나카노 노부코는 뇌과학자, 의학박사, 인지과학자로 현재 동일본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책은 정의 중독을 뇌과학적 측면에서 읽기 쉽게 설명한다. 어려운 내용이나 개념은 생각보다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저자의 주장은 책의 분량만큼이나 간명하다. 인간이라면 나와 같은 정의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응징은 당연하다. 한계를 받아들여야 한다. 다양성을 인정해야만 우리 사회(혹은 인류)가 생존 할 수 있다. 정의 중독은 인간이라면 가지는 당연한 한계임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이 옳다는 것을 인정받으려는 욕구(p.23)”, ‘집단을 이루어 살아남는 편이 유리하다라는 인식에서 비롯된(p.49) 환경적·역사적 경험, 집단주의(p.88)dhk 이로 비롯된 내집단 편향(p.110)은 인간의 생존전략에서 비롯된 본성이자, 기본조건이다. 결국 인간은 해결 방법도, 애초에 해결할 마음도 없는 싸움을 계속하게 하는 불행한 동물(p.29)”인 셈이다.

현대 과학기술은 인간의 본성을 강화 했다. 예전에는 본인의 삶과 주변 사람들의 일만 으로도 버거워 공동체 밖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든 신경 쓸 겨를이 없었지만 지금은 생판 남의 일에도 간섭할 만큼 여유가 생(p.129~130)”겼다. SNS“‘용서하지 못하는인간의 감정을 사회화(p.23)”했고, 그것을 증폭 확산 시켰다. 인간의 뇌는 범법자나 배신자 등 누가 봐도 비난받아 마땅한 대상을 찾아 벌하는 데 쾌감을 느끼도록 만들어져 있다.(p.9)” 이 조건은 인간이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리를 만들어야 했고, 배신자는 솎아내야 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 본능은 과학기술에 힘입어 악덕으로 변했다. 시간이 지났을 때 그 일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느껴질 것 같은 일들로 찰나의 통쾌함을 얻(p.167)”기 위해서 우리가 사는 무리의 근본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사회적 신뢰를 박살내고, 다양성을 메마르게 한다. 기술 발전의 아이러니다. 삶의 조건이 나아진 만큼, 삶의 여건들은 조악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뇌 과학자답게 뇌 과학적인 진단법을 제시한다. 뇌에 있는 전두전야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두전야는 분석적 사고와 객관적 사고를 담당 부분인데, 이를 통해 메타인지를 길러야 한다. 메타인지는 자신의 인지과정에 대해 생각하여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자각하는 것과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하며 자신의 학습과정을 조절할 줄 아는 지능과 관련된 인식(국어사전)”이다. 자신을 객관화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기 객관화를 통해서만 누군가에게 자신의 정의를 주장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결국 누군가를 구속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p.163)”음을 깨달을 수 있고, 정의 중독에서 벗어나 적절한 거리감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쉽지 않다. 인간의 뇌는 그렇게 만들어져 있지 않다. 인간의 뇌는 대립이 자연스러우며 처음부터 대립하도록 만들어졌(p.79)”기 때문이다.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진화와 달리 개개인의 성격과 사고방식 그리고 그 총체인 집단의 행동, 나아가 그 연장선상에 있는 여론과 사회 상식 등은 세대를 거치지 않아도 바꿀 수 있다. 전두전야가 가진 큰 장점 중 하나다.(p.137)” 개인차가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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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형태의 중독은 악이다. 그것이 술이든, 몰핀이든, 이상주의든. - 칼 융 p.6

인간의 뇌는 범법자나 배신자 등 누가 봐도 비난받아 마땅한 대상을 찾아 벌하는 데 쾌감을 느끼도록 만들어져 있다. p.9

SNS용서하지 못하는인간의 감정을 사회화한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용서하지 않는 대신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이 옳다는 것을 인정받으려는 욕구, 이것의 또 다른 표현으로도 보인다. 나와 상반된 의견을 가진 대상을 어떻게든 찾아 싸움을 걸면 그만큼 자신이 올바르게 살아가는 정의의 수호자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정의 중독에 빠진 이들에게 SNS는 손쉽고 매력적인 도구다. p.23

서로 멍청하다고 매도하면서 해결 방법도, 애초에 해결할 마음도 없는 싸움을 계속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종의 특성이라면, 아마도 인간만큼 불행한 동물은 없을 것이다. p.29

다양성을 없애는 집단은 단기적으로 보면 생산성과 출생률을 높여 성공한 듯 보이지만, 진화의 역사에서 보면 멸망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 다시 말해, 인간 종의 건전한 번영을 위해서는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어느 정도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이것은 당위성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문제다. 현재의 환경과 조건이 급격히 변화해 그전까지 옳다고 여겼던 것의 중앙치가 크게 어긋나면, 지금껏 잘 적응하던 사람은 살기 힘들어지고 오히려 괴짜나 아웃사이더는 잘 적응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종을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려면 어느 정도 다양성을 확보하는 편이 안전하다. p.32

대뇌 신피질이 인간의 번영과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오래도록 살아남아 종을 번영시키는 대가로 인간은 삶의 의미를 생각해야 하는 골치 아픈 숙명까지 짊어지게 되었다. ‘지성이 있기 때문에 어리석음이 존재하며 어리석음이 없는 지성이란 존재할 수 없는표리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p.34

동아시아에서 일반적 신뢰가 낮은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소 복잡한데, 주변 사람들한테 친절하긴 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남 탓을 하는 경향(p.48)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한일관계에서 보이는 양국 반응은 이러한 경향이 뚜렷이 드러난 전형적인 예다. ... 일본은 유전적으로 집단을 이루어 살아남는 편이 유리하다라는 인식이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의 전략으로 뿌리내리고 있어, 집단 내의 불화를 최소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는 최선이다. 다만, 이질적인 것을 거부하고 집단에 어울리지 않으면 배제하는 현상, 혹은 다른 집단에 대한 공격성이 쉽게 분출된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p.49

인간의 뇌는 대립이 자연스러우며 처음부터 대립하도록 만들어졌다. p.79

집단주의는 내가 속한 집단이 계속 집단으로서 유지되는 것이 정의라고 보며, 그 밖의 윤리관은 전부 옵션으로 치부해 버릴 만큼 그 무엇보다 집단을 우선시한다. p.87

집단 내의 정의란 그 집단을 보호하고 존속시키는 데에 적합한 사항의 축척이라 할 수 있다. p.88

정의 중독으로 나타나는 이러한 대립은 어느 집단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 인간이기 때문에 빠지는 것이다. p.97

모든 집단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내집단 편향을 이용한다. p.110

공격을 견딜 수 있는 정신력과 자원이 있다면이란 조건이 붙긴 하지만 외집단이 반발할만한 정의 구조를 만들 수만 있다면, 외집단의 공격을 이용해 내집단의 결속을 다지고 대항하기를 반복해 조직을 확대할 수 있다. p.111

뇌과학적으로 보았을 때, 이성과 직감이 대립하면 대부분 이성이 지게 되어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진보가 보수를 이기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p.115

뇌는 너무 똑똑해지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p.118

요즘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은 전두전야로 쓸데없는 생각을 할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다. 예전에는 본인의 삶과 주변 사람들의 일만(p.129) 으로도 버거워 공동체 밖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생판 남의 일에도 간섭할 만큼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만큼 예전보다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p.130

만약 당신이 옛날이 참 좋았지라는 생각에 자주 잠긴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과거를 추억하며 그리워하는 행위는 뇌의 전두전야가 노화되고 있다는 신호일지 모르고, 정의 중독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 인간의 뇌는 과거의 기억을 멋대로 재구성한다. 괴로웠던 경험이나 일상적인 요소는 싹 지우고 좋은 것만 골라 마음대로 조합하는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억은 상당히 미화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p.130

모든 생물의 유전적 성질의 진화는 몇 세대에 걸쳐 이루어지는데, 개개인의 성격과 사고방식 그리고 그 총체인 집단의 행동, 나아가 그 연장선상에 있는 여론과 사회 상식 등은 세대를 거치지 않아도 바꿀 수 있다. / 이것은 전두전야가 가진 큰 장점 중 하나다. 타인과 주위의 영향을 받으면서 한 세대(한 인간의 일생)만에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p.136

당연히 이 기능에도 개인차가 존재하는데, 기능이 무조건 뛰어날수록 좋은 것이냐고 묻는다면 조금 애매하다. 이 기능이 너무 뛰어나다 보면 과도하게 조정해서 더 복잡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로 뛰어나야 적당한지는 답이 없다. 어떤 자질이라도 너무 과하면 인생이 고달파지는 듯하다. p.137

전두전야는 분석적 사고와 객관적 사고를 담당하는 곳이다. 이곳이 제대로 기능하면, 눈앞의 이해득실에 휘둘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득이 되는 선택을 할 수 있으며 사회경제적 지위도 높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만약 자신이 충동을 억누르고 있거나 어쩔 수 없이 주변 상황에 맞추고 있는 상태란 생각이 든다면, 일단 전두전야가 제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p.139

메타인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인생에서 좋은 영향을 주는 인간관계를 많이 경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아이들의 메타인지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유소년기부터 30세 즈음까지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영향을 받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p.163

정의 중독의 대상은 타인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정의를 주장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결국 누군가를 구속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p.163

비난받는 그 사건에 사회에 도움이 될 이슈가 들어 있다면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지겠지만, 개인을 공격하여 찰나의 통쾌함을 얻는 것이 전부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대부분 그 순간이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시간이 지났을 때 그 일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느껴질 것 같으면 타인에게 일관성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적절한 거리감 아닐까? p.167

모든 대립축에서 벗어나 무슨일이든 병렬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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