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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조남주] 이름은 예의이자 최소한의 책임 | Memento 2021-08-1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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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그녀 이름은

조남주 저
다산책방 | 201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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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책임지고, 미래를 대비하는 행위다. 이름을 불러주고 기억하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야만 '그녀 이름이' 역사에 기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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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 여러 대답이 있지만, E.H.카 가 말한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가 가장 유명하다. 과거와 현재, 대화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역사의 모습이 달라진다. 매우 좁게 해석한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역사학이나 고고학에 가까워진다. 반면 그 범위를 매우 넓게 정할수록 대체역사나 픽션에 해당한다. ‘역사라는 외피를 쓴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이 스펙트럼 안에서 움직인다. 그런데 가끔은 이를 벗어나는 얘기들이 생긴다. 분명히 허구지만, 사실에 근거하기도 한다. 사실에 근거했지만 엄연히 창작물인 경우도 있다. <그녀 이름은>은 여기에 해당한다.

역사는 전통적으로 승자의 기록이다. 그리고 남성(His-story)의 기록이다. 역사에서 여성의 기록은 찾기 힘들며 이는 동양이든 서양이든 마찬가지다. 아주 예외적인 기록만이 남아 있을 따름이다. 남성들의 세상에서 남성들을 지배했던 여성(여왕)이거나, 아주 악독한 마녀로 그려지거나. 아니면 둘 다이거나. 대부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는 고려대상 조차 되지 못했다. 여성만이 아니라고 항변 할 수 있다. 평범한 남성, 장애인, 성소수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여성이 인류의 절반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턱없이 적은 건 사실이다.

그렇기에 <82년생 김지영>의 저자가 모아낸 <그녀 이름은> 의미가 있다. 역사에서 호명되지 못한 이름없는 여성들을 불러낸다. 그녀로 하여금 스스로의 이야기를 당당히 전하게 한다. (비록 진명은 아닐지라도) 그들의 경험은 당당하게 기록으로 남는다. 여기에 우리가 있다고. 유별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여성의 경험, 기억, 이름을 추가하는 게 눈치 없는 짓이고, 괜히 분란을 만든다고 책할지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여성이 불행한 세상은 남성도 불행하다. 인류의 절반을 불행하게 하면서 인류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일이 얼마나 허황된 노력이 될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자명하다.

저자는 자신의 얼굴뿐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82년생 김지영>덕에 유명세를 얻었고, 그만큼 논란의 인물이 되었다. 모든 여성을 대변하지 못하고 중산층의 여성들만 부각시켰다는 질타에서부터 그저 메갈이라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들어야 했을테다. 그렇지만 굴하지 않고 자신의 책임을 말한다. 안 해야 하는 말을 안 하는 사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할 말을 하는 사람이 되(p.26)”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그녀 이름은>이다. 우리가 단순히 놓쳐버리고 있는 우리네 할머니, 어머니, 여동생과 동료들의 이야기를 충실히 재현했다. 김지영 외에 다른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냈다.

역사는 과거를 기록함으써 현재를 책임 지고 미래를 대비한다. 그 옛날 선조들은 그래서 실록을 만들었다. 그렇기에 누구든 책임지는 어른이 되(p.259)”고 싶다면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주고 기억하는 행위는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우리는 나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대는 신뢰하지 못한다. 너무나도 자주 쓰여 이제는 식상한 시. 김춘수의 꽃은 말한다. ‘이름을 불러주어야만 이 될 수 있다고. 그것이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고,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는 존재에 대한 예의이자, 각자의 책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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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랬어, 우리 때는 더 했어, 라는 말을 하는 메인작가가 되지 말아야지 다짐했다. 안 해야 하는 말을 안 하는 사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할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오늘 삼킨 말, 다른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는 말들을 생각한다. p.26

어른이 된다는 것은 시간과 열정을 대신할 기술과 제품의 도움을 받는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p.50

눈치 없을 수 있는 것도 권력이야.” 언니 말이 맞다. 눈치가 없다는 것은 눈치 볼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꼭 그렇게까지 의미부여를 해야 할까. 잘못한 건 사돈어른들이지 형부는 아니잖아. 형부는 그저 어느 한 부분에서 생각이 짧을 뿐인데 싶다가, 사람이 자기 가정을 꾸릴 나이가 되도록 생각이 짧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가 의문이 들기도 했다. 남자는 커도 어린애라거나, 평생 철이 안 든다거나 하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나도 그런 말들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될까. 낯선 어른들이 서서히 내 삶에 끼어들어오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면서, 철들지 않는 남편을 원망하면서 살게 될까. 아닐 것이다. 드레스에 대해 부드럽게 돌려 말한 것은 어른들이 아니라 남자친구였다고 믿는다. 그는 눈치를 보는, 눈치가 있는 사람이니까. p.88

오 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나는 너무 힘드네. 신념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의 문제라(p.136)는 생각이 들어. 생계, 대출, 이자, 육아, 그런 것들.” p.137

언젠가 딸이 회식했다고 술을 잔뜩 마시고 들어와서는 엄마 미안해, 하면서 펑펑 우는데 마음이 참 안 좋았어. 그게 왜 걔가 미안할 일이야. 걔는 내가 가르친 대로 열심히 산 것밖에 없는데. 근데 진명 아빠, 나 사실 좀 억울하고 답답하고 힘들고 그래. 울 아버지 딸, 당신 아내, 애들 엄마, 그리고 다시 수빈이 할머니가 됐어. 내 인생은 어디에 있을까. p.190

마흔이 되었다.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단다. 이제까지 살아온 삶과 태도와 가치관에 따라 얼굴이 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뿐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 이제는 내가 주변 상황에 영향을 받기만 하지 않는다. 내 삶과 태도와 가(p.258)치관이 주변의 사람들을, 조직을, 더 넓게는 사회를 바꾸기도 한다. 책임지는 어른이 되고 싶다.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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