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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 박정훈 | 인문사회 2019-02-2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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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박정훈 저
빨간소금 | 2019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알바생(나이 제한 없음)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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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구매하는 동기는 여러 가지다. 이 책은 뒤적거리다가 저자가 부산 범일동에서 나고 자랐다는 소개를 보고 고민없이 샀다. 부산을 좋아해서 선택한 충동구매지만 '알바노동자의 현재와 미래'라는 부제에 관심이 없지 않았다.

 

시간제 일의 가장 큰 매력은 자유다. 오랫동안 시간제 일을 하면서 살다가 몇년 전 복지단체 정규직원으로 만2년을 근무한 적이 있다. 맡은 일이  재미있고 보람도 있었지만 출,퇴근 시간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족쇄에 묶인 것처럼 힘 들었다.  월차를 사용해 오랫동안 참여했던 모임에 계속 나가고싶었는데 사무실 일이 우선이어서 2년 동안 내가 나간 횟수는 1/4도 되지 않았다.

 

지금은 다시 시간제 일을 하고 있다. 주말에도 일을 해야하지만 9-18시가 아니라 길어도 하루에 3시간을 넘지 않아서 부담없이 하고 있다. 시간조정이 가능해서 참여하고 싶은 모임에 빠지는 일이 없어진 것이 가장 좋다.  나는 지금의 시간제 일에 불만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이 상태가 언제까지 계속 될지 알 수 없는 것은 시간제 일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불안일 것이다. 나 역시 내가 원하지 않아도 일이 끊어지면 쉬어야하고, 일이 계속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

 

이 책에는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 아닌 시간제 일을 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정리해놓고 있다. 생업으로 시간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시간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든 아니든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하고 있는 일을 보면 이 책의 내용을 짐작해볼 수 있다. 저자는 자발적 시간제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저자처럼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지만 그 일이 생계를 유지할 수 없을 때, 최소한의 시간 동안 돈을 벌고, 나머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계속 진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생계를 위해 맥도날드와 배달 일을 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한 번은 알바상담소에서 노동상담봉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글쓰기와 노동조합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가끔 남편이 내게 하는 말이 있다. '평생 돈만 벌려고 사는 건 말도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 게으른 생활을 하고 있다. 적게 벌고 적게 쓰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고 하면 남들은 특이하다고 하는데 우리는 편안하다. 기업이 개인을 착취해서 부의 권력을 갖는 것이 자본주의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좀더 다른 방향이 필요하지 않을까.

 

저자는 알바생들이 겪는 부당한 대우와 소자본을 갖고 창업하는 자영업자들의 삶이 고단한 것은 사회구조 탓이라고 밝히며 자신의 노동상담 경험으로 얻은 대안을 제시한다. 규정과 현실 사이에서 피해를 보는 건 약자다.  최저 시급, 주휴수당, 퇴직금, 4대보험 등 직장인이면 당연하게 제공되는 보장이 시간제 일에서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제 일을 하더라도 최소 60시간 이상은 해야 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혜택을 주지 않으려고 애쓰는 고용주가 있다는 이야기는 이제 더이상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임금체불이나 고용인 부당 대우에 관한 처벌이 약하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한 민사소송을 따로 하기 어려워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악용하는 고용주들은 여전히 별 죄책감없이 임금을 미루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약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회의 품격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고, 그 반대인 경우에 너그러운 사람들의 이중성을 보는 일은 괴롭다. 알바생들에게 물건을 던지고, 성적 농담을 스스럼없이 하며 자신의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것은 스스로 못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외에는 다른 이유가 없는 듯 하다. 생계를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으로 자신의 가치가 더 올라간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뜨끔할 텐데 그런 분들은 독서를 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지금도 시간제 일을 하고 있는 저자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쓴 내용이어서 내가 알지 못했던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 10년쯤 뒤에는 우리 사회의 고용구조가 어떻게 변해갈까?  생계를 위해 일하는 시간은 줄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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