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땜에 의문이 많았던 책이었어요
할머니와의 이어달리기라니 도대체 어떤 내용일지 읽기전에는 감이 안잡히더라구요
어떤 면으론 읽고 나서도 감이 안잡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생각과 고민이 필요한 이야기들이네요
5학년
가장 예민하고 날카로운 시기
적어도 이야기 속의 주인공과 우리집 아이에게는 그랬네요
생각해보면 아이가 5학년에 상처를 참 많이받았어요
그걸 제때 알아주지 못해서 한번씩 가슴이 찌르르 합니다
혜지에게도 그런 사건이 찾아오네요
시작은 고모의 방문이었어요
그리고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 할머니
살아있는 할머니라니
혜지는 오래전에 돌아가셨다고만 알고 있는 할머니가 살아계시다니요
할머니에 대해 알아보고 싶지만 아무도 속시원히 알려주지 않네요
그래도 이리저리 부딛히며 알아보려는 혜지는 참 용감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용감한 혜지가 학교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조금 의외이기도 하구요
준호같은 아이들의 말들에 당차게 받아칠 것 같은데 의외로 속엣말을 뱉어내지 못해요
옆에서 친구가 거들어주지만 처음에는 그런 친구의 도움도 거슬리게 느끼기까지 해요
할머니를 알아가면서, 동시에 학교에서 사건의 중심에 휘말리면서 혜지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네요
준호가 한 것은 분명 폭력인데 왜 주변 어른들은 그걸 폭력이라고 인지하지 못할까요
사실 가장 이해가 안가는건 혜지 아빠에요
딸이 그런 일을 당했는데도 남자아이들의 짖궂음으로 넘겨버릴 수 있다니...
하긴 그런 사람이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다른 모습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아직도 여성들이 살아가기에 안전하지 못한 세상
솔직히 이 부분이 제일 슬퍼요
세월이 많이 변했다고 하는데 근본적으로는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혜지의 할머니가 겪었던 일이나 엄마가 겪었던 일, 그리고 혜지가 겪은 일은 근본적으로는 차이가 없는 일이잖아요
단순히 신체가 약하다는 이유로 여성이 폭력의 대상이 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구조는 정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변하지 못한 인식이 가슴이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