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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듬]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리셋’이다 – 처음읽는셰익스피어(오사다마 유시, 푸른숲) | [보듬]좋은책들 - 서평 2017-09-29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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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처음 읽는 셰익스피어

오다시마 유시 저/송태욱 역
푸른숲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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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발라 놓은 셰익스피어의 수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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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0년이 넘었다.

 

400세가 넘은 셰익스피어가 우리나라에 처음 알려진 게, 1906년 잡지 <조양보 朝陽報>를 통해서니 그의 작품은 꽤나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인간의 다양하고 심층적인 면을 인물의 연출과 기발한 서사로 표현한다. 특히 삶 속 인간의 내밀한 민낯을 까발리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 얼굴은 때때로 우리가 감추었던 욕망이기도 하고 간신히 눌러 참았던 분노이기도 하다. 삶의 겉껍질을 묘사하다가 삶의 심지까지 탐색하기도 한다. 가슴에 품은 비수이면서 가슴을 헤집고 나오는 열병이다. 그렇게 그의 작품은 인간을 파헤치고 삶을 관통한다.

 

일본 최고의 영문학자이자, 도쿄대 교수인 오다시마 유시는 셰익스피어의 전 작품을 완역한 학자로 유명하다. 그 중, 아홉 작품을 가려 뽑고 뼈를 발라내어 두툼한 살점만 차려낸 게, <처음 읽는 셰익스피어>이다. 언젠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완독하리라 다짐만 했던 독자나, 무엇부터 시작해야하는지 난감했던 이라면, 맛난 살점만 발린 이 코스 요리를 추천한다.

 

<처음 읽는 셰익스피어>에는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줄리어스 시저, 십이야,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가 실려 있다. 넉넉하지 않은 지면분량에 아홉 작품을 누락 없이 실기위해서는 고효율의 압축방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희곡을 소설형식으로 바꿨고, 주요장면과 대사를 중심으로 각색을 했다. 긴호흡으로 감정선을 따라가기보다 속도감 있는 사건 전개와 주요대사들을 챙길 수 있는 게, 이 책의 강점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초보입문서 성격에 충실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간략본이더라도 뭔가를 누락시킨 느낌이나 아쉬움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사건과 인물을 재구성하여 머리에 담고, 다시 돌아가 짚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필독 고전입네하는 무거움과 문턱이 소거되어서 마음과 각오를 단디할 필요란 전혀 없다. 작품에 정통한 저자답게 챙겨야 할 부분과 덜어내어야 할 부분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인간의 마음과 성격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 결과 등장인물 자신이 일으키는 파도와 폭풍에 휩쓸려 희생당하기도 한다. , ‘성격이 운명이어서 내 안에 담은 성격, 가치관으로 서사가 진행된다. 셰익스피어가 인간 마음의 탐구자로 불리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마음이 육체를 움직이고, 인생을 움직이고, 세상을 움직여서 지독한 사랑의 오셀로와 복수의 화신인 햄릿이 탄생된다. 결국 내 마음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같은 내적갈등이 작품의 피와 살을 이룬다. 햄릿은 복수라는 수행과제에 번민하고, 맥베스는 자신의 악랄한 과오를 상기하며 욕망에 허우적된다. 오셀로는 혼란에 빠져 의심과 질투의 늪에서 질퍽되고 리어왕은 후회하며 미쳐간다. 그런데 이 내적 갈등은 필연적으로 주변 인물들에게 영향을 주고, 자신조차 비극적인 파국을 맞게 된다. 정점으로 달려가는 인물들의 성격은 한 치의 양보 없이 각성되고 치열해진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더욱 극적인 이유는 선인이든, 악인이든, 주인공이든, 주변인이든 특별하고 개성적인 성격이 부여되어 살아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다는 건 언제나 불꽃이 튈 수 있다는 의미다. 의지, 열정, 욕망등의 화약에 불꽃이 일면, 장엄하게 타 오르는 불꽃놀이가 되었다가 검은 몸뚱이로 재가 된다. 결국 햄릿은 레어티어스의 독 묻은 검에 죽고, 멕베스는 어미의 배를 찢고 나온 맥더프에게 목이 베인다. 오셀로는 자신의 목을 찌르고 데스데모나에게 마지막 키스를 한다. 리어왕은 사랑하는 막내 딸, 코델리아의 주검을 안고 스러진다. 이것이 셰익스피어가 준비한 비극의 극적 만찬이다. 언제나 죽음은 깨달음보다 먼저 왔고, 깨달음은 언제나 죽음 끝에서만 손을 내밀었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결말에는 인간을 넘어선 신적 존재가 부여하는 필연적 귀결이 도사리고 있다. 무시무시하고 강렬하며 참혹하다. ‘돌 위에 돌 하나남김없이 무너트린다. 하지만 허무주의와 도탄에만 빠질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불완전한 인간 영역과 함께 신에 의해 이루어지는 엄정한 선의 질서도 공존한다. 그래서 비극적이지만, ‘무너진 터는 깨달음과 선의 질서가 세워지는 희망을 담고 있다. 일종의 리셋이다.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이 까발려지고 불행한 모습으로 스러졌지만 우울하지 않다. 오래되고 악해서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는 인물대신 새 인물과 새 정신이 재장전 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만 가지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현재 진행형이면서 만 가지의 리셋이다. [보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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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듬] ‘세상을 자유롭게 헤엄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 수영장 :: 이지현, 갈매기의 꿈 | [보듬]좋은책들 - 서평 2017-09-2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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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영장

이지현 글, 그림
이야기꽃 | 201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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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깊은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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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생존수영을 배우면서 수영장에 가는 횟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어쭙잖은 잎새뜨기를 하기에 숙련된 교관인양 멋진 시범(?)을 보입니다. 깊은 곳으로 이동해 물 속 돌기를 보여주는데 참 오래간만에 느끼는 기분입니다. 밀폐된 수영장에서 울리는 온갖 잡음이 순간 묵음이 되면서 꼬르륵거리는 물소리가 밀려옵니다. 분리된 두 세계를 찰나의 순간에 오가며 즐기는 게 바로 수영의 묘미가 아닐까싶습니다.

 

혜화동의 작은 책방에서 열린, 이지현 작가의 강연회에서 저자는 조카와 함께 간 워터파크에서의 느낌을 살려 <수영장>을 그렸다고 합니다. 수면 위의 소란스러움에 비해 수면 아래의 고요에서 느껴지는 절대적인 분리가 작품으로 옮겨진 것입니다. 평범한 일상조차 이렇게 특별한 작품으로 탄생하다니 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수영장>은 염혜원의 'There Are No Scary Wolves'에 이어 미국 일러스트레이터협회 상을 받은 네 번째 한국작품입니다.

 

 

 

 

이지현 작가의 <수영장>을 봅니다.

표지를 보니 수영장을 배경으로 입가에 미소 짓는 소년이 그려져 있습니다. 눈을 가린 수경에서는 수영장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파란색 물고기가 무리지어 쏟아져 나옵니다. 한 장을 넘기니 무덤덤해 보이는 소년이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접사로 소년의 얼굴이 비춰진 후, 다시 광각의 프레임으로 바뀌면서 소년이 서 있는 곳이 수영장임을 보여줍니다. 자세히 보니 오른쪽 하단에 돌돌돌 돌아가는 소용돌이 같은 게 보입니다.

 

그때 온갖 물놀이 기구를 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옵니다. 첨벙첨벙 뛰어들어 수면을 가득 메운 채 소란스러운 물놀이가 시작됩니다. 과밀한 수영장에서 곤혹스러움과 불쾌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그 때까지 소년은 선 채로 사람들을 지켜보기만 합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소년에게는 흔들리지 않는 결기 같은 게 느껴집니다. 차분하게 수영장의 한 지점을 응시하더니 이내 발을 담급니다. 서두르지 않습니다. 그 때 바글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 번 더 비춰집니다. 근접해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소란스러운 비명소리마저 들리는 아수라장입니다

 

결심한 듯 소년은 다이빙을 합니다. 입수 자세로 보아 깊이 잠수할 것 같습니다. 물놀이 기구를 즐기며 수면에 걸려있는 흑백의 사람들과 심연으로 내려가는 원색의 소년이 대조를 이룹니다. 수면에 떠 있던 사람들의 발만 보일정도로 깊게 들어간 소년은 얼마 후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둘은 같이 유영하며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갑니다.

이내 다른 사람들은 절대로 볼 수 없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두 아이를 맞이하고 눈 맑은 고래가 그윽하고 포근한 눈빛을 보냅니다. 파란 물고기는 두 아이가 물 위로 나갈 때까지 함께 합니다. 수평으로 물 위에서 유영한 사람들과 달리, 수직으로 내려간 두 아이가 만난 세상은 전혀 달랐습니다.

 

 

 

 

 

 

마치 리처드 바크가 쓴 <갈매기의 꿈>에서 갈매기 조나단이 수평의 비행을 멈추고 수직으로 상하 비행을 시도하는 모습을 닮았습니다. 결국 조나단은 하늘 위의 하늘을 너머 천국에 이르고, <수영장>의 소년과 소녀는 수직으로 내려가 흰 고래와 파란 물고기를 마주합니다. 이 모습을 류시화의 <새는 뒤돌아 보지 않는다>에서 발췌한 글로 대변하면 이렇습니다.

 

다수가 선택하는 길을 벗어난다고 해서 낙오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보편적이라는 기준이 오류를 면제해 주지도 못한다. 남의 답이 아니라 자신의 답을 찾아야 자아가 빛난다.”

만약 소년이 다른 사람의 모습처럼 수면 위에서만 찰방거렸다면 수면 아래 있을 멋진 세계는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설사 다이빙대에 섰을지라도 수직으로 내려가는 결단은 불확실하고 위험하며 피곤한 일이 분명합니다. 다른 이들을 보며 흔들리고, 수영장을 보며 두려웠을 때 수면 위에 머물고 싶던 생각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글 한 줄 없지만 수영장에 발을 담그고 있던 소년이 직면했을 무수한 갈등과 두려움, 의심이 짐작됩니다. 하지만 소년은 갈매기 조나단처럼 날았고, 다시마 세이조의 뛰어라 메뚜기처럼 뛰었습니다. 자신의 방법으로,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의 힘을 믿으며 말입니다.

 

그렇게 만난 세계가 자아의 발현이든, ‘자아가 빛나는 길이든 표현 방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수영장>의 마지막 장에 세상을 자유롭게 헤엄치고 싶은 사람들에게...”라는 말을 남깁니다. 생각건대 작가가 소년에게 선물로 안겨주고 싶은 건, ‘주체적이고 흔들림 없는 결단과 그로 인한 만족의 상태인, ‘자유인 듯합니다. 소년이 앞으로 만나게 될 세상도 수면 아래 잠겨 보이지 않는 무한한 공간이자, 깊이 있는 수직의 세계, 바로 자유의 공간이 소년의 수영장이 될 것입니다. 소년과 소녀가 심연의 유영에서 맛본 건 그 자유의 행복감이었을 겁니다.

 

소년과 소녀가 물 밖으로 나옵니다. 한바탕 수영을 즐긴 다른 사람들도 나옵니다. 고단하고 불쾌하고 실망스러운 표정이 역력합니다. 그들의 반대쪽으로 나온 소년과 소녀는 즐겁고 행복하며 활기찬 기색입니다. 그 때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니 저 쪽 세계의 초대장 같은 물고기 한 마리가 손짓, 눈짓을 보냅니다. ‘자유를 찾아 유영할 다음 사람은 누가 될까요? [ 보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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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듬] ‘섬’이 아닌, ‘문’으로... [문] :: 이지현 | [보듬]좋은책들 - 서평 2017-09-07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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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이지현 글
이야기꽃 | 2017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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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많아지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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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수영장>이라는 작품으로 미국일러스트레이터협회 금상을 수상한 이지현의 작품, <>을 봅니다.

 

낡은 자물쇠로 채워진 문은 거미줄까지 쳐져 있어 스산해 보입니다.

아마도 오랫동안 이 문은 사람들에게 잊혔거나 발견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닫힌 문 뒤에 무엇이 있을지, 어떤 풍경이 그려질지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가늠할 수 없는 문의 뒤편이 궁금하지만 선뜻 열기에도 두렵습니다

 

그 때 정체를 알 수 없는 빨간 벌레 한 마리가 그 문을 지나쳐 날아갑니다. 문은 닫혀 있는데 어디서 날아온 건지 궁금해질 무렵, 빨간 벌레는 열쇠의 위치로 소년을 인도해옵니다. 마치 숙명처럼 소년은 그 열쇠를 바로 쥐어 듭니다. 쥔 채로 멈춰 서서 빨간 벌레를 눈으로 쫓아갑니다. 열 걸음정도 벌어졌을 때까지 소년은 멈춰 서있습니다. 간격을 좁히며 쉽사리 따라가지 못한 걸 보면 소년은 분명 마음속으로 갈등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따라가도 될는지,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보여주려는 건지, 혼란스럽지만 곧 용기를 냅니다

  

 

 

 

 

 

 

그런데 광각의 프레임으로 바뀌면서 주변 사람들의 심상치 않은 표정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서성이는 사람들, 얼굴에는 경계와 의심, 불안감, 분노와 호전적인 분위기마저 느껴집니다. 마치 얇은 껍질로 몸을 둘러싼 채 단 한 발자국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결연함까지 보이는 표정입니다. 무미건조하고 고독하게 떠 있는 같습니다. 그에 비해 소년의 표정은 주변 사람들의 표정과는 다를뿐더러 빨간 벌레는 색까지 있습니다. 작가는 분명 이 둘 사이의 극명한 비교로 뭔가를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이지현의 전 작품, <수영장>에도 형태와 색, 구성, 표정등을 통해 대조적인 묘사를 했습니다. 텍스트가 빠진 여백을 비교 구도를 채워 넣어 메시지를 보다 선명하고 쉽게 알려주려는 의도입니다. 작가의 그림책은 그런 틀린그림찾기를 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문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던 소년은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소년이 있던 흑백의 세계에서 문틈으로 보이는 문 뒤편은 색이 회복된 원색의 세계였습니다. 두고 온 세계를 돌아보며 걷던 소년은 ‘Gary Koooo’라고 쓰인 첼로 하드케이스를 든 종족과 부딪힙니다. 그런데 생김새도, 말도 모두 이질적입니다. 소년은 당혹스러웠고 두려웠습니다. 그에 비해 부딪혔던 종족은 비교적 평정심을 유지한 채 오히려 소년을 걱정해 줍니다. 정확히 읽을 수는 없지만, “얘야! 너 정말 괜찮니, 안 다쳤어?”정도로 읽힙니다. 소년은 허둥지둥 자리를 피합니다.

 

경계심과 두려움에 휩싸인 소년은 나무 뒤로 숨어 다닙니다. 아직은 이 세계를 신뢰하고 수용할만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소년에게 문 뒤의 세계란 직면하기에는 낯설었고, 받아드리기에는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이 무너진 건 좋은 친구를 만난 후 부터입니다. 소년은 배가 고팠습니다. 새 친구는 소년의 곤란함을 먼저 읽고 가족들에게 인사를 시켜주며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줍니다. 신나는 놀이를 즐기던 소년도 어느덧 자기만의 원색을 찾아갑니다. 이제 이질적인 모습이나 언어 따위는 고려사항이 아닙니다. 다름을 다름대로 받아들이면 신뢰하고 소통할 수 있는 가교가 세워진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다친 이의 안녕을 걱정해주고, 허기짐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놀이를 즐기는데 외형과 언어는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걸 기준으로 가치판단을 하는 흑백구분이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 중요한 건, 다양성을 인정하고 소통하려는 마음이었습니다. 적어도 소년이 몸 담았던 세계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소년 역시 그 세계에서는 흑과 백의 선택을 강요받는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친구의 종족을 신뢰하고 공감하며 함께 어울리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새 친구를 따라 구경하는 마을의 모습은 더욱 그랬습니다. 각양각색으로 지어진 문들과 다종다양한 이들의 행복한 모습입니다. 각 문들의 모습도 다양합니다. 기구가 오르고, 눈이 떨어지고, 작물이 심겨있고, 달이 떠 있습니다. 시냇물이 흐르며 책이 가득 차 있기도 합니다. 결혼을 앞둔 신부의 문은 예쁜 창살무늬가 장식되어 있고 그 안에는 정원이 가꿔져 있습니다. 신랑의 문은 파란 하늘과 구름이 보입니다.

은 다른 세계와의 경계이면서 통로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다양한 모습을 그대로 대변하기도 합니다. 다양할 뿐더러 활짝 열려있어서 서로간의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모습입니다

 

많은 하객이 모인 후, 결혼식이 시작되었습니다.

각기 다른 신랑, 신부의 모습이 이곳에서는 당연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훨씬 크게 생긴 신부가 작고 귀엽게 생긴 신랑을 안아 올리는 진풍경까지 벌어집니다. 생각해보니, 결혼이란 같이 닫혀있던 이 활짝 열리고 배우자간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최고의 잔치 같습니다.

 

이제 소년의 세계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소년은 전과 분명 다르게 살 것 같습니다. 문을 나오면서 열쇠를 문에 꽂아둡니다.

문 너머의 세계를 좀 더 많은 사람이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도 많은 들이 모노플의 세계에 정박하지 말고, '문'을 열고 대항해로 나가기를 희망해봅니다.  [보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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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듬] ‘나를 위한 어른 사용 설명서’ -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김신회 | [보듬]좋은책들 - 서평 2017-07-2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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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윈터 에디션)

김신회 저
놀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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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긍심과 솔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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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30여 년간 41권까지 출간되었고 세계적으로 1천만 부 이상이 팔렸다.

우리나라에서는 투니버스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방송되기도 했다.

답은 <보노보노>.

 

친근하다 못해 약간 유치할 수도 있는 색감과 그림체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와 재미는 꽤나 알차다. 어릴 적에는 재미로 흘려보다가 어른이 되어서는 의미를 되짚는 묘미를 안겨주는 책이다. 읽는 이에 따라서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고 마치 선방에서 받는 화두처럼 번득이는 물음까지 던진다. 보노보노와 그의 친구들은 다양한 시각과 문제해결을 제시하면서 흥미로운 연출을 담당한다. 그래서 <보노보노>는 마냥 빠른 호흡으로 읽어젖히기보다 내 생각은 뭘까?’를 묻고 정리하는 깊은 호흡도 필요하다. 가벼운 듯 하나 진중함을 잃지 않고, 진중한 듯 하나 일순 긴장감이 탁 풀리는 웃음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다.

 

 

 

김신회 작가가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를 통해 들려주려는 이야기도 <보노보노>에서 얻은 삶의 성찰이자, 자기 고백이다. 불혹에 즈음한 저자의 화두는 다름 아닌, ‘어른이다. 몸은 성년이지만 마음과 생각은 아직도 미성숙하다고 생각한 저자 자신과 이 땅의 서툰 어른들을 위한 통찰이 담담한 문체로 엮였다.

 

다른 사람들하고도 같이 사는 법 / 꿈 없이도 살 수 있으면 어른 / 인생에서 이기는 건 뭐고 지는 건 뭘까 / 솔직해지는 순간 세상은 조금 변한다 / 완벽함보다 충분함이라는 큰 주제를 통하여 저자가 얻은 답은 솔직함이다

 

저자는 솔직함을 이렇게 표현한다.

 

“<보노보노>를 관통하는 주제는 솔직함이다. 어른은 거짓말을 잘한다. 자기한테 없는 진정성을 남들에게 요구하면서 산다. 솔직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솔직해지는 것이다. 꾸미지 말고 감정에도 솔직하게 할 것. , 규칙이 있다. 남에게 상처주지 않을 것. 나에게 죄책감을 갖지 않을 것. 이제라도 보노보노와 친구들처럼 살기로 했다.”

 

어른으로서의 당위이자,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미덕은 솔직함이다. 저자는 그 솔직함에 자신의 인생담을 조금 더 얹었다. 솔직함이란 꾸며내지 않고 나를 보되, 남의 눈치도 보지 않는 모습이다. 내 자신에 솔직해지니 나도 그런 적 있어하며 상대방을 그러려니'하는 마음(32)으로 이해하게 된다.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는 이가 용렬한 비판을 하듯, 솔직한 사람은 남에게도 관대해진다. 나아가 내가 남을 미워한 행적을 인정하기에 남에게도 '미움 좀 받으면 어때. 아무렇지도 않아.'(44)라는 평정심을 유지하기에 이른다. 오히려 사랑해야 할 사람들에 집중해서 덜그럭거리더라도 길게 이어지는 관계에 집중하게 된다. 또한 솔직함이란 나의 역량과 한계를 파악하여 포기할 때를 알 되(190), 자긍심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52) , ‘솔직함이란 어른으로서의 당위이면서 이 세상을 견뎌내는 전략적 맷집이다.

 

 

 

 

이 책의 흥미로웠던 부분은 김신회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사노 요코가 계속 연상되었던 점이다. 그러던 중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글이 사노 요코의 수필과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311)이라는 고백에서 무릎을 쳤다. 두 작가의 글에서 오롯이 표현된 솔직함이 서로를 닮게 했던 것이다.

 

저자가 말한 사노 요코는 <문제가 있습니다>에서 솔직하다 못해 시니컬하고 발칙한 입담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예를 들어, “독서는 쓸데없었다. 독서만 좋아했던 내 인생도 헛된 인생이었다라고 회상하는 장면이나, “엄마는 엄마로서 정말 꼴불견이야라는 말을 아들에게 들었던 고백등이 그랬다. 게다가 한 페이지 가깝게 정성들여 묘사한 소재가 하필 자신의 변인 걸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도 있다.

 

김신회 작가 역시 글을 통해 엄마와 나 사이에도 솔직하지 못했던 시간이 삼십 년이 넘는다.”(77)라는 고백까지 한다. 그 외에도 아빠와의 관계, 성적, 연예담, 중학교 때의 도시락 일화까지 아무런 검열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정작 본인이야 나는 솔직하지 못하다.”(231)라고 고백하지만 독자의 낯이 달아오를 정도로 가감 없이 쓴 걸 보면, 차라리 대담하다고 표현해야할지도 모르겠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에서 누누이 반복되던 솔직함이 저자의 글과 삶 속에서는 이미 발아가 된 것 같다.

 

그럼, 솔직함이란 어디서 나올까?

 

막연하고 어려워 보이는 솔직함의 근저를 살피면 수월하게 표현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생각건대, ‘솔직함의 뿌리는 자긍심이다. 남들에게 자신의 강점이나 자랑할 만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인정욕망을 채우려는 건, ‘자존심이다. ‘자긍심이 아니다. 예를 들면, <심청전>의 심봉사는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에 공양미 삼백 석을 시주첩에 적으려 했다. 그 때 스님이 만류하자 심봉사는 화를 내며, “남의 집 살림을 없이 보지 마시오.”라는 책망을 했다. 이건 자존심이다. 자존심은 남의 시선 중심에서 의식하고 은폐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거짓을 보인다. 원하지 않게 약점이 드러날 때는 거침없는 분노를 발산한다.

 

그에 반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긍지의 표현은 자긍심이며 자신의 시선과 척도가 기준이다. 스스로의 확신과 가치 정립이 중요하므로 은폐하지 않고 설령 드러나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뭔가 대단한 걸 보유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 중에서 소소한 가치라도 발견해낸 긍지이다

 

 

 

 

보노보노는 소심하긴 해도 흐물흐물한 자기 몸이 조개나 돌을 올려두기에 좋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편리한 나다. 나는 내가 좋다.’(52)

 

졌을 때의 얼굴’(156)조차 내 모습이고, 내가 안을 모습이기에 자랑스러워하는 자긍심’. 그게 솔직함의 밑바닥을 떠받들고 있다. 사노 요코와 김신회 작가가 그랬고, 보노보노와 그의 친구들이 보여 준 것처럼. [보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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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듬] 들어야 읽을 수 있는 소설 - 수요일에 하자 : 이광재 | [보듬]좋은책들 - 서평 2017-07-2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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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요일에 하자

이광재 저
다산책방 | 2017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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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는 뭐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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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들리는 것들은 사람 안으로 들어온다. 심지어는 들으려고 하지 않아도 들리고 눈이 가닿지 못할 때도 감전된 것처럼 흘러든다.”(7)

 

이광재의 <수요일에 하자>는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한다.

책표지와 첫 문장으로 보아 저자는 분명,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리라 짐작했다. 영화 평론가, 신귀백은 <수요일에 하자>눈보다 귀가 즐거운 소설이라고 평했다. 글 사이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Led Zeppelin과 백설희의 노래, Amy Winehouse와 조항조의 노래까지. 거기에 John Bonham의 드럼연주와 Ravi Shankar의 시타르 연주까지 듣고 나면 소설의 현실감은 한 층 물이 오른다. 마치 저자의 구령에 맞춰 소설에서 튀어나온 음악들이 오와 열을 맞춘 듯 딱딱 들어맞고 텍스트를 대신한 느낌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수요일에 하자>는 들어야만 한다. 들어야, 읽을 수도 있다.

 

수요일.

수요일은 한 주의 중간이자, 고비다. 피곤함은 쌓이고 주말까지는 멀다. 그래서 중간급유가 필요하다. “수요일엔 뭐든 하자 이거야.”(121)라는 모토 아래, 7080 라이브클럽인 낙원에서 수요밴드가 창설된다. 카페 낙원의 운영자인 배베이스의 주도하에 메인보컬 리콰자, 수배중인 드러머 박타동, 이혼녀이자 피아니스트인 라피노가 힘을 모은다. 업소를 떠돌며 기타 꽤나 치던 2인자, 니키타는 치매의 노모를 모시며 기타를 메고, ‘텐프로출신인 김미선은 서브 보컬을 맡는다.

 

우여곡절 끝에 팀은 구성되었다. 하지만 거칠었던 과거마냥 현실은 팍팍하기만 하다. 리콰자는 가족을 떠나 살며 편의점 알바를 시작했고, 라피노는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한 뒤 가정폭력과 남편의 불륜에서 간신히 탈출하던 참이었다. 배베이스의 카페는 보증금마저 까먹어 넘어갈 위기에 처해있었고 니키타는 노모의 수발을 들며 기타연습을 간간히 이어갔다. 박타동은 경찰과 빚쟁이들의 추격을 피하려 위장이혼을 했다. 누구 하나 변변치 않았다.

 

작가라면 사회의 균열을 보아야만 한다.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이 균열 속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는 저자의 설명은 이런 인물설정을 이해하게 해준다. 만약,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신분이 보장되어 있고 여유도 있는 인물들이 밴드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저자가 웅변하려는 주제의식의 이 매우 달라졌을 것이다. 우선, 제도권 안의 불합리함을 제기하는데 설득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고, 삶의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제기도 선명하지 않게 된다. 또한 음악을 통해 사람을 변화시키려던 그들의 원대한(?) 목표라던가, ‘금어’(金魚)의 경지에 도달하려던 결연한 자세도 희석되지 않을까? 소설 속 인물들의 '스탠스'는 사회 제도적 결함에 편입되지 않으면서도 음악에 몰입할 수 있는 회색지대여야 했다. 마땅히 그래야만 주변부로 전락한사람들의 미세한 떨림까지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딴따라 예술가들은 왜 구질구질하게 묘사 되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일랑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서 이해해야한다. 또한 단순히 좋아하는 음악을 다시 하게 되는 아재밴드 이야기정도로만 치부해서도 안 된다. 저자는 그 다음으로 독자를 몰아간다.

 

 

 

 

 

조항조의 사랑 찾아 인생 찾아를 웅얼거리던 201호 사내가 사체로 실려 나간 뒤, 박타동은 옆 공원에 올라, 이렇게 외친다. “개애새끼들!”(197) 그건 마치, 이길 수 없는 세상을 향한 울부짖음 같은 것이었다. 저자가 보여주려던 대목은 바로 이 지점이다

 

꿈과 행복, 존엄을 좇아 살 수 없게 만드는 사회 제도권을 직시하고 다시금 인간의 삶이 무엇인지, 행복과 존엄의 길(275)은 무엇인지라는 물음을 던지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질문들은 여러 인물간의 대화에서도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경찰직 고위공무원으로 있는 처남이자 고교동창인 인물과 리콰자의 대화(161), 박타동과 아들간의 대화, 연예인협회 도지부장 아들과의 대화등을 비롯해서 <노래 불러>, <철수야 놀자>, <검은 바다>의 가사에서도 직설적으로 노출된다.

 

하지만 균열된 세상에서도 수요밴드를 버티게 해주는 강력한 무기하나가 있었다. 바로 음악이다. “귀에 들리는 것들은 사람 안으로 들어오고종내, 그 음악은 사람을 치유한다. 배베이스는 기타를 치면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고(24) 니키타의 노모는 레드 제플린 곡이 연주될 때 몸의 반응(200)을 보이기 시작했다. 라피노는 피아노 소리를 듣고 집에서 연주를 시작하면서 반드시 잊었어야 할 어떤 일들”(91)을 잊을 수 있었다. 박타동은 음악을 통해 삶의 의미와 방향을 발견했다. 그들은 음악으로 치유되는 간증을 가지게 되었다. 아니, 어쩌면 이들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음악의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래서 수요밴드아픈 사람은 아프지 않게, 슬픈 사람은 슬프지 않게, 심심한 사람은 재미있게 살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사람을 움직이는 연주를 지향한다”(178)라는 강령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수요밴드에게 음악치유이자, ‘열정이기도 했다. 척박한 현실에서 음악에 대한 열정은 순도를 높여가며 뿌리를 깊게 내린다. 그 열정은 율도공연 출연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낙망이나 변심할 이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각의 문이 열리고’(228) ‘비늘이 돋는(235) ‘금어’(金魚)의 경지에 애를 태운다. ‘쓰나미가 몰아치며 소름이 돋고 격분하기를 갈급해한다. 그래서 이들의 율도행 도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살다보면, “율도 공연을 허고 나면 먼 좋은 수가 생기는 거여?”라는 의구심과 불안감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삶의 방향타는 결국, 내 심장이 뛰는 곳으로, 내 손에 의해 비틀어진다. 정작 절망해야 할 일은 우리 사회의 균열이나 불안함이 아니라, 다시 율도행을 감행할 수 있는 치유와 열정을 잊어버리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다시 일어서게 해 주는 음악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음악이 아닌 그 무엇이라도 상관없다. 분명한 건 그것이 설령, ‘환청이고 먼지이더라도 무기이자 위로의 날이 온다는 것이다. [보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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