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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 문학 2021-11-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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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저/정회성 역
책세상 | 2021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천재 작가로 칭송받던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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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학, 특히 고전이 한국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오고 널리 읽히는 것과 달리, 일본 문학에 대한 한국인의 일반적 정서는 '약간의 거리감'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근현대사의 아픔으로 인해 한국인의 마음 한 켠에 일본에 대한 배타적인 마음이 웅크리고 있는 탓도 있겠으며 이웃나라임에도 국민정서가 크게 다르다는 인식도 작용했을 것이라 짐작한다. 돌이켜보면 내 글읽기도 고전을 비롯한 중국 문학은 적잖이 읽은 듯 하지만 일본 문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비교적 최근이라 할 수 있는 수 년 전에 <대망>을 읽은 정도와 작년인지 올 초인지 가물거리지만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 몇 선을 접한 정도가 떠오를 따름이다. 이 작품들은 그것들이 갖고 있는 유명세 만큼이나 내게 신선하게 다가와 '재밌다'는 느낌을 듬뿍 선사해 주었고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생각과 행동을 좀 더 이해해보고 싶어 <국화와 칼>이라는 고전을 찾게 되는 계기를 주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하게 된 <인간 실격>은 한 때 천재 작가로 칭송받았으나 불운한 삶으로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한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이다. 

주인공 요조는 풍족한 가정환경에서 나고 자랐지만 어렸을 때부터 '인간 무리'에서의 정체성을 찾기 어려워한다. 부모님에게서도, 형제에게서도, 그 외의 주변사람들로부터 '함께 살아간다' 혹은 '같이 한다'는 느낌을 얻지 못하고 단지 그들과 섞이기 위해 자신이 내면에 품은 이질감과 의문을 숨긴 채 '어릿광대'처럼 행동한다. 다행히 총명한 머리와 능숙한 연기로 많은 이들에게 '조금 특별한 아이' 정도로 인식되며 무리에 섞여 지내지만 요조에게 인간이란 여전히 낯설고 어렵고 두려운 존재로 남아 있다. 

 

진학을 위해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온 요조, 그가 접한 도시의 풍경과 사람들도 낯설긴 마찬가지였으며 잠시나마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해소시켜주는 것이라곤 술과 담배, 여자, 그리고 당시 유행하던 좌익사상(공산주의)정도였다. 그러나 요조가 느끼는 해방감은 찰나에 불과했고 술에서 깨면, 좌익사상에 대한 회의감이 찾아올 때면 여지없이 자신이 다른 인간과 다르며 스스로는 인간으로서 부적격하다는 자괴감이 밀려왔다. 찻집의 원숙한 여인이나 약국의 순수한 소녀를 만나며 자신이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기도 하지만 그 또한 일시적일 뿐이었다. 

 

한량인 친구 호리키와의 방탕한 생활이 요조를 현실로부터 조금 떨어뜨려 놓았지만 그가 가진 본질적인 다름이 다시금 요조를 인간 무리에서 괴로움에 시달리게 했다. 그는 생을 마감하는 것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인간 무리를 위한 최선책이라 생각하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생을 마감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동반자살을 시도했던 여인만 죽고 자신은 살아남게 되자 본래의 고뇌에 죄책감과 주변의 따가운 눈총이 더해졌다. 

 

요조는 인간 세상 어디에서도 자신의 설 자리를 찾지 못한다. 현실도피를 위한 일탈을 더해갈수록 그의 몸이 망가져 갈 뿐 어떤 사람과 어떤 일에서도 '요조'라는 인간의 적격성을 발견하지 못한다. 술에 찌들어 지낸 시간은 결국 그에게 결핵을 안겨줬고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복용하는 과정에서 몰핀에 중독된다. 이를 안 가족들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되면서 늘 그랬듯 인간 무리에 적합하지 못한 자신을 재발견한다. 

 

요조는 생각했다. 인간이 보여주는 모순된 행위와 그에 대한 불이해, 거기서 오는 인간에 대한 두려움, 그럼에도 그런 무리들과 어울어져 살아야 한다는 생존의 욕구, 이 모든 것들이 어렵고 어려운 것이지만....결국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깨달음. 요조는 지난 모든 고통의 시간과 현재의 고뇌도 지나가리라는 믿음을 얻게 됐다. 

 

 

 

<인간 실격>은 20세기 중반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은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남달랐던 주인공이 뭇 인간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들을 떠나 홀로 존재할 수 없음에 자신을 감추고 보통의 인간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다름을 재확인할 뿐인 삶에서 요조는 외로움, 슬픔, 두려움, 고통, 그리고 무기력함을 느낄 뿐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일반인들과 다름은 보통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되는데, 전체주의에 물들어 있고 남들의 시선을 지극히 신경쓰는 당시의 일본에서 요조라는 인물의 삶은 감옥과도 같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본문에서 요조가 '감옥에 가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제 그의 삶이 감옥보다도 외롭고 두려웠음을 드러내고 있다. 

 

<인간 실격>에서 '다자이 오사무'가 요조라는 주인공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자신의 고독과 고통은 일본인의 정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일본인의 정서를 이해하기 위한 책(이를테면 국화와 칼)을 접한 후 읽게 된다면 더욱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간 실격>은 다소 어두운 분위기로 전개되지만 이를 읽으면서 재미와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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