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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에세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 강상중, 만년의 집 | 책 리뷰 2020-01-0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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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년의 집

강상중 저/노수경 역
사계절 | 2019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품격 있는 에세이, 삶을 되돌아보는 작가의 글을 보며 막연했던 나의 미래와 노년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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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고희(70) 나이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 되뇌고 자연의 모양을 관찰하며 지난 삶의 순간을 회상한다. 앞에 펼쳐진 것을 매개로 과거를 불러내어 곱씹고 다시 미래를 향한 다짐으로 마무리한. 70세의 다짐은 젊은 날의 패기 넘치는 다짐이 아니다. 많은 실패와 낙담으로 점철된 '달관을 동반한 각오 같은 것이다.'


그리고 나도 변했다. 보고 싶고, 알고 싶고, 느끼고 싶은 것이 아니라 반대로 보고 싶지 않고, 알고 싶지 않고, 느끼고 싶지 않은 것들을 많이 보고 알고 느꼈기 때문일까. 나는닳아빠진 속물 되었다. p.234


책의 간단한 줄거리를 말하자면 위와 같. 하지만 책은 그보다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이야기로 몰입하게 만드는 능란함, 과하진 않지만 화려한 생동감 있는 세밀한 묘사, 삶에 대한 통찰력 등이 눌러 담겨있어 쉬이 읽히면서도 쉽게 책을 덮을 없게 만든다.


또한 작가의 독특한 정체성이 책이 흥미있는 북돋는다. 작가는 한국전쟁이 터지던 해(1950년), 일본에서 한국인 부모 아래 태어났다. 일본인이지만 동시에 한국인인 작가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경계인으로서 살다 1972 한국을 방문한 이래 한국인이란 정체성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 선택이 경계인의 삶의 종지부를 의미하진 않았다. 이 후 일본에서 한국의 민주화를 응원하는 작가는 치열하고 잔혹한 현장 속에서 함께하지 못한다는 부채 의식과 함께 일본에 '기생'하는 '자이니치 코리안'이란 인식에 억눌린 시간을 견뎌야 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일본인과 한국인의 정취가 오묘하게 결합하여 글 전반에 풍긴.


우리 유대인은 기꺼이 땅에서 떨어져 나간 것이 아니다. 그렇게 강제되었다. 그러니까 농업에 종사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p.95


이런 흥미로운 점에 덧붙여 책의 좋았던 가지를 적어 남기고 싶다. 하나는 '자연에 대한 묘사'이고 다른 하나는 '어머니의 '이다. 먼저 작가는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표지와 비슷한 모양일) 어느 고원에 자리 잡은 이후 책을 집필했다. 따라서 책에는 자연에 대한 묘사가 많이 나온다. 나도 지금 시골집에 있기 때문에 이런 묘사에 지극히 동감했다. 초원과 하늘의 모양, 제비꽃이나 인동덩굴의 꽃이 풍기는 자태, 도회지와는 다른 날씨의 느낌들이 내가 경험한 그대로, 아니 이상으로 세세하게 그린다.


내가 좋았다고 느끼는 책의 공통점 하나가 바로 이런 점이다. 내가 이미 알고 있지만 표현하지 못한 것을 뛰어난 필력으로 표현해주는 책에 애정이 간다. 예를 들어 책엔 '인동덩굴' 대한 묘사가 나온다. 산기슭과 바위 사이사이에서 재스민과 비슷한 향긋한 향을 풍기는 인동덩굴은 좋아하는 식물 하나다. 작가가 향을 묘사해주진 않았지만, 자태와 성품을 묘사해주어 감동적이었다.


초여름의 강한 햇살이 위에 빛과 그늘의 문양을 만들어낼 즈음, 인동덩굴은 달콤한 향기를 풍기며 하얀 꽃을 피운다. 가느다란 통처럼 생긴 꽃부리는 씩씩하고 고난을 견뎌낸 사람처럼 겸손하고 차분하다. 처음에는 하얗게 피웠던 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노랗게 변하기 때문에 가지에 꽃과 노란 꽃이 함께 있다. 외골수에 한결같아 보이는 인동덩굴이지만 의외로 위트가 있어 은근히 삶을 즐기는지도 모르겠다. 혹독한 겨울을 견딜 때도 꽃과 노란 꽃이 서로에게 이야기를 걸며 농을 나눌 것만 같다. 인동덩굴의 다른 이름은금은화'이다. p.178~179


번째로 작가의 어머니가 생전에 했던 말이 주는 감동이 대단하다. 일본어로 사투리를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할 정도로 정감있게 표현된 어머니의 말에는 경험에서 우러나는 통찰이 담겨있다. 책의 원제가 <어머니의 가르침>' 만큼 책의 뼈대를 담당하고 있다.


니는  데만 본데이 데만 보면 넘어진데이발밑도  봐야 된데이.” p.45


편식하면  댄데이영양이 있으마 머든지 무야 하는 기라그카고 좋아하는  없는 그것도  좋다좋아하는  먹고 싶은  건강하다카는 증거라묵고 싶은기 없어지마 고마 그거는 큰일이제.” p.104


어릴 느끼지 못하고 무시했던 어머니의 지혜가 삶에도 있다. 세상을 하나 모르는 나인데, 나보다 배웠다고 자신을 낮추는 어머니는 항상 옳았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을 , 나이가 들수록 깨닫게 된다. 어머니를 비롯한 인생 선배들의 경험적 지식은 어떤 배움보다 반짝이고 생생하다. 여러 시행착오를 직접 겪어내며 내린 투박한 지혜다. 나는 경험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시대에 산다. 타인의 이야기를 없이 들으며 그것이 경험과 지식인 치부하며 영혼 없는 지식을 뽐낸다. 그런 나에게 책의 '어머니의 ' 다시금 현실의 나를,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을 생각하게 했다.


나는 책을 읽고 품격있는 에세이란 이런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품격을 논하지 않아도 품격을 논하고 싶었다. 저자의 삶을 대하는 자세에, 신중하고 진지한 언어의 선택에, 그리고 삶의 경험과 깊이 있는 통찰에 존경심을 느꼈다. 벌써 삶을 달관하며 방관자로 남고 싶어 하는 나에게 질문하게 된다. 과연 나는 나의 최후에 "정말 열심히 살았다. 애썼다. 아주 수고했어."라고 말할 있을까. 이런 , 아니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마디를 남길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정말 열심히 살았다. 애썼다. 아주 수고했어."

고원의 마지막 거처에서 고독의 그림자를 느끼며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건넬 때를 기꺼이 기다린다. p.238

*덧붙여 번역이 참 좋다. 표현의 어색함을 느끼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읽다보니 일본어로 출간된 책을 번역한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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