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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쫓는 모험 | 기본 카테고리 2013-10-1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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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회 예스24 문화 축제 - 두 번 본 책, 세 번 본 영화, 자꾸 들은 음악 참여

 

양을 쫓는 모험

무라카미 하루키 저
문학사상사 | 200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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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 프로젝트 - 하정우, 공효진의 여정에 함께하다 | 기본 카테고리 2012-08-3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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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 프로젝트’는 영화상 시상식장에서 했던 충동적인 약속을 실행에 옮긴 하정우와 그의 권유에 못 이겨 승낙한 공효진을 중심으로 16명의 20, 30대 남녀가 서울에서 해남까지 577km의 국토대장정을 떠난 20여 일을 묘사하는 리얼리티 쇼이자 다큐멘터리이며 로드 무비입니다.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이들 중에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 하정우가 분한 형배의 오른팔 창우로 출연했던 김성균처럼 알려진 배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들입니다. 여정 하루마다 늘어나는 출연료와 동시에 유명해지고 싶어 참여한 이들도 있지만 부익부빈익빈인 연예계에서 좌절을 반복해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해보고 싶었거나 혹은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해 참여한 이들도 눈에 띕니다.     


관객은 참가자 중에서 누가 탈락할 것인가, 몇 명이나 탈락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관람하게 됩니다. 개개인으로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이들이 여정을 함께 하며 동료애에 눈뜬다는 것이 영화의 가장 큰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여정 막판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제시하는 몰래 카메라는 참가자들의 동료애가 형성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하루 평균 약 25km를 걷는 늦가을의 여정 속에서 참가자들은 피로와 악천후 등에 시달리는데 픽션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기에 고통이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다만 숙식만큼은 참가자들이 자급하지 않고 넉넉히 지원받는다는 점에서는 난이도가 매우 높은 여정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자신의 몸을 돌보며 걷는 것 외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출연진보다는 함께 걸으며 출연진은 물론 카메라와 마이크 등까지 통제해야 했던 제작진의 노고가 더욱 컸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정우와 공효진은 세련되면서도 털털한 이미지를 동시에 지닌 배우들인데 유행중인 아웃도어룩으로 무장해 길바닥에서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주먹밥을 먹고 양말을 벗어 부르튼 맨발을 만지작거리는 장면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 영화계의 주연급 여배우 중에서 ‘577 프로젝트’에 어울리는 이는 공효진 외에는 딱히 떠올리기 쉽지 않습니다. 아쉬운 것은 하정우의 상징이 된 먹는 장면이 ‘577 프로젝트’에는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하정우를 대신해 여타 참가자들의 무지막지하고도 유치한 CF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하정우와 공효진이 처음으로 커플로 등장한 ‘러브 픽션’의 전계수 감독도 잠시 등장하지만 정작 ‘577 프로젝트’에서는 두 배우의 열애설이 불거질만한 여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공효진은 하정우의 권유로 참가한 것이지만 하정우보다는 다른 남자 참가자와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며 하정우는 전체 참가자들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두 배우가 실제로는 열애 중이지만 서로 가까워 보이는 장면이 편집을 통해 의도적으로 제외되었거나 반대로 ‘577 프로젝트’의 흥행을 위해 열애설이 일종의 언론 플레이로 활용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실 두 배우 못지않게 여타 참가자들의 비중에도 공평하게 할애하는 군상극에 가깝기에 하정우와 공효진을 보기 위해 ‘577 프로젝트’를 관람했다면 비중이 적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우스운 장면이 없지는 않지만 실소를 자아내는 수준이라 웃음의 빈도와 강도가 약한 것도 아쉽습니다. 하정우는 결말에서 두 번째 국토대장정을 예고합니다. ‘577 프로젝트’의 속편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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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스토리 - 느림의 미학, 무기교의 기교 | 기본 카테고리 2012-08-2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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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딸과 함께 단둘이 사는 70대 노인 앨빈 스트레이트(리차드 판스워스 분)는 오랜 기간 의절하고 지냈던 형이 병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에 형을 만나기 위해 떠납니다. 노령으로 인해 운전도, 버스 탑승도 어려운 앨빈이 형을 만나기 위해 선택한 교통수단은 잔디 깎는 기계입니다. 


데이빗 린치 감독의 1999년 작 ‘스트레이트 스토리’는 형과 화해하기 위해 390km의 거리를 6주 간에 걸쳐 잔디 깎는 기계를 몰고 여행한 노인을 주인공으로 실화에 기초한 로드 무비입니다. ‘스트레이트 스토리(The Straight Story)’는 앨빈 스트레이트가 주인공이기에 당연한 제목이기도 하지만 형과의 만남을 위해 앨빈이 이솝 우화 ‘토끼와 거북이’의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꾸준한 일직선의 여정을 고집한 것을 의미하는 중의적인 제목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데이빗 린치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며 신경을 자극하는 공포에 초점을 맞추는 기괴하면서도 자극적인 작품이 주종을 이루지만 ‘스트레이트 스토리’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따뜻해 낙천적인 코미디의 요소도 갖춘 대신 폭력과 섹스의 요소는 완전히 배제되어 있습니다. 주제 의식의 측면에서도 형제애와 가족애를 강조하는 동화적인 단편 소설과 같다는 점에서 데비잇 린치의 필모그래피에서 한참 벗어난 작품입니다. 감독 데이빗 린치의 이름보다는 제작에 참여한 월트 디즈니 픽쳐스의 이름이 더 어울립니다. 하지만 실화 자체가 기괴하다는 점에서는 데이빗 린치의 영화에 어울리는 소재임에는 분명합니다.


영화의 제목 ‘스트레이트 스토리’가 또 하나 어울리는 것은 연출 기법입니다. 노인이 주인공인 실화이며 시간 순으로 전개되는 만큼 화려한 편집이라 현란한 카메라 워킹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잔디 깎는 기계와 지팡이에 의존한 앨빈의 느릿느릿한 여정처럼 느림의 미학을 견지합니다. 정서적으로도 감동이나 신파를 강요하지 않으며 차분함과 절제를 잃지 않습니다. 기교를 부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기교라는 사실을 ‘스트레이트 스토리’는 입증합니다.


데이빗 린치의 영화라면 어딘가에서 앨빈을 속이거나 괴롭히거나 혹은 앨빈의 소중한 잔디 깎는 기계나 숙소 및 창고를 겸한 수레를 탈취하려는 악인이 갑작스레 등장할 법하지만 극중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마음씨 좋은 보통사람들입니다. 자식들과 강제로 헤어진 앨빈의 딸로즈(시시 스페이섹 분), 가출하고 임신한 소녀, 사슴을 치어 숨지게 한 신경질적인 중년의 커리어 우먼, 그리고 앞뜰을 내주고 잔디 깎는 기계의 수리를 주선해준 중년 남성까지 모두 인간적이며 선한 사람들입니다. 잔디 깎는 기계를 수리한 쌍둥이 형제는 앨빈에 바가지를 씌우려하지만 이내 자신들의 잘못을 바로 잡는 본질은 선하며 어수룩한 인물들입니다. 


앨빈은 여정의 마무리를 앞두고 성직자와 만나는데 이는 고해 의식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앨빈이 형과 의절하게 된 진정한 원인은 영화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이는 많지 않을 듯합니다. 1996년에 사망한 실존 인물 앨빈에 대한 배려라고도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요한 것은 화해이지 화해 이전에 의절하게 된 계기는 아니라고 방점을 두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오프닝과 엔드 크레딧의 밤하늘의 별은 앨빈이 어린 시절 형과 우애를 쌓으며 지켜보던 별을 의미함과 동시에 다시 만나 화해해 어린 시절과 마찬가지로 함께 별을 지켜봤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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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살의 신 - 교양 벗어던지고 좌충우돌! | 기본 카테고리 2012-08-2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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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기로 얻어맞아 이가 부러진 소년 이턴의 부모인 마이클(존 C. 라일리 분)과 페넬로피(조디 포스터 분) 부부는 자신의 집으로 가해자 재커리의 부모 앨런(크리스토프 왈츠 분)와 낸시(케이트 윈슬렛 분) 부부를 초대해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사소한 말다툼으로 시작된 네 사람의 언쟁은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야스미나 레자의 희곡을 로만 폴란스키가 영화화한 ‘대학살의 신’은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는 속설처럼 10대 초반의 사내아이들 간의 다툼을 원만히 해결하려던 부모들이 도리어 더 큰 싸움에 휘말리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애당초 희곡이 원작이기에 오프닝 크레딧과 엔딩 크레딧을 겸한 서두와 결말의 장면을 제외하면 네 명의 주연 배우가 등장하는 하나의 시퀀스가 사실상 실시간으로 80여분에 걸쳐 제시되는 매우 연극적인 영화입니다. 잠시 등장하는 옆집 할머니와 개 짖는 소리, 그리고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는 전화 등의 외부적 요인을 제외하면 네 명의 주인공에 전적으로 의존하지만 사소한 대사와 헤어드라이어, 양동이 등의 소품은 실내에 국한된 공간적 배경 속에서 중요한 암시를 지니고 있습니다.   


보증수표와 같은 연기력을 갖춘 네 명의 배우가 분한 중년 남녀는 뉴욕에 거주하는 교양을 갖춘 중산층입니다. 앨런은 변호사이며 마이클은 사업가, 그리고 페넬로피는 약자의 편에 서는 작가입니다. 그러나 네 사람은 논쟁을 시작하며 교양을 벗어던지고 가식 뒤에 숨은 더러운 본성을 드러냅니다. 앨런은 강박적으로 집착하던 휴대 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크게 좌절하며 마이클은 마초를 꿈꾸지만 햄스터를 유기했습니다. 예술을 사랑하며 세계 평화를 바라는 페넬로피 또한 소위 ‘뒷담화’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전업주부인 낸시는 남편의 휴대 전화에 대한 집착을 비웃으면서도 정작 자신은 자신의 가방과 화장품을 비롯한 내용물에 집착합니다. 알렌과 낸시 부부의 집착은 자본주의 사회의 물신주의를 풍자합니다.


흥미롭게도 두 부부가 서로를 신뢰하며 상대 부부와 다투는 데만 골몰하기보다 ‘합종연횡’한다는 것이야말로 ‘대학살의 신’의 묘미입니다. 자신의 배우자를 상대 부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규탄하기도 하며 남편은 남편끼리, 아내는 아내끼리 각각 한 편이 되어 성 대결을 벌이기도 합니다. 인간이 분노하면 얼마나 비이성적으로 변해 앞뒤 가리지 않고 좌충우돌하는지 제시합니다. 앨런이 페넬로피에 묘한 매력을 느끼는 것은 장차 불륜으로 전개될 소지가 있음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극중에서 크리스토프 왈츠와 조디 포스터가 다른 두 배우보다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데 크리스토프 왈츠는 코블러를 맛깔스럽게 먹는 장면을 비롯해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이미지와 유사하지만 조디 포스터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하는 평소의 이미지를 비튼다는 점에서 많은 웃음을 유발합니다.


네 명의 주인공의 벗겨진 위선을 통해 ‘대학살의 신’은 인간성을 마냥 부정적인 것만으로 치부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네 사람은 격렬한 논쟁을 통해 나름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고 위스키를 나눠 마시며 동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압도적인 양의 대사에 의존하는 격렬한 논쟁이 폭력이나 유혈과 같이 불미스럽게 번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애당초 코미디를 추구했듯이 인간의 유치한 본성을 노출시켜 혐오감보다는 웃음을 자아낸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이 냉정하기보다 따뜻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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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 - 삭제 개봉 의심, 무성의한 한글 자막 어이없다 | 기본 카테고리 2012-08-2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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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킹’의 케빈 맥도날드 감독의 ‘말리’는 세계적인 레게 아티스트 밥 말리의 일대기를 조명한 다큐멘터리입니다. 1945년 영국 출신의 백인 아버지와 자메이카의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탄생해 36년간의 밥 말리의 굵고 짧았던 삶과 죽음을 재구성합니다.


어머니, 아내, 자녀, 동료, 연인 등 주변 인물들의 생생한 증언과 밥 말리 본인의 생전의 인터뷰를 통해 ‘말리’는 사적인 인간으로서의 밥 말리와 공적인 인간으로서의 밥 말리의 삶을 비슷한 비중으로 다룹니다. 아버지를 거의 만나지 못한 채 성장한 밥 말리는 7명의 여성을 상대로 11명의 자식을 낳을 정도로 바람둥이였는데 자녀들의 증언을 통해 아버지로서는 낙제점이었음을 밝히기도 합니다. 축구와 대마초를 사랑했던 밥 말리의 취향도 엿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적인 인간 밥 말리는 엄청난 음악적 성과뿐만 아니라 종교적, 정치적 역할까지 자임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상징과도 같은 머리 모양 드레드락스는 종교적 신념인 라스타파리 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두 개의 정파로 양분되어 내전을 벌인 자메이카의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에서 밥 말리는 암살의 표적이 되어 부상을 입으면서도 화해를 위한 콘서트를 위험을 무릅쓰고 개최하는 심지가 굳은 인물로 묘사됩니다. 밥 말리는 눈을 세계로 돌려 짐바브웨의 독립을 위한 곡을 부르는 등 아프리카 흑인을 지지하는 운동을 벌이기도 합니다. 혼혈로 태어나 흑인 위주의 자메이카에서도 어린 시절 인종 차별을 경험한 밥 말리는 자신의 음악이 서구의 흑인들에게는 인기가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말리’는 깔끔한 편집과 다양한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밥 말리나 레게, 자메이카 등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어도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밥 말리가 활동하던 당시의 다양한 영상과 녹음 자료들 또한 눈과 귀를 즐겁게 합니다. 엔드 크레딧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그의 음악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음이 제시됩니다. 


하지만 밥 말리가 그처럼 풍부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곡들의 가사를 거의 전부 번역하지 않은 무성의한 한글 자막은 관객을 위한 기본을 전혀 갖추지 않았습니다.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은 결국 밥 말리의 노래 가사에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유료로 상영되는 음악 영화의 다큐멘터리에 노래 가사가 번역되어 있지 않은 것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IMDB 등에는 144분으로 러닝 타임이 등록되어 있는데 국내에는 120분으로 개봉되어 삭제가 의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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