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여름다움님의 블로그
http://blog.yes24.com/uyaei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여름다움
디자인 / 예술 / 마케팅 / 자기계발서 / 가끔 소설 :)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1월 스타지수 : 별318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리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태그
내용이 없습니다.
2022 / 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나의 친구
최근 댓글
우수리뷰 축하드립니다. 
식당 문화에 대해서 언급하는 리뷰는 ..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리뷰 잘 보았습니다. 박찬일 셰프님의.. 
우수리뷰 축하합니다~~ 
새로운 글
오늘 1 | 전체 144
2022-04-26 개설

전체보기
각자가 품고 지낸 나름의 책 '과학자를 울린 과학책' | 기본 카테고리 2022-11-29 10:26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7202007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북클러버 리뷰 제출 참여

[도서]과학자를 울린 과학책

강양구 외 저
바틀비 | 2018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딱 기대 만큼의 책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작년의 일이다. 연말이 다가오니 슬슬 무슨무슨 어워드, 하는 것들이 보였다. 멋들어진 상패와 인증받은 마크를 보고 있자니 쓸쓸함이 밀려왔다. 나도 한 해 동안 열심히 달려왔는데 내 손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니, 불공평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조금 허황되지만 작은 트로피를 만들기로 했다가 자금 사정으로 인해 중단되었다. 그냥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하나 사고 말지. 아무튼 그런 일이 있었다.

 

또 지난 번에는 교보문고를 갔는데, 입구 가까운 매대에 눈에 띄게 진열된 책들은 죄다 유명한 책이었다. 언니와 함께 서점을 돌아다니며 이 책은 어떻고, 저 책은 어떻고 얘기를 나눴다. '요즘 이 책은 다들 엄청 읽더라?', '저 책은 드라마 제작 확정이래.', '이 작가님은 또 책을 냈네.' 신간이었지만 이미 여러번 이야기가 들려오던 책들이었다. 그러나 이미 그런 종류의 베스트셀러에는 여러번 데여봤기 때문에 구매하지 않았다. 대신 내 관심사가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구석에 숨어있던 디자인/예술 분야를 찾아가며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을 했다. 분기별로 나오는 신간이 엄청날텐데, 매번 보여지는 책들만 노출되다보면 유명하지 않은 작가는, 수상하지 못한 작품은 영원히 빛 보지 못하는 걸까.

 

11월 북클러버 도서로 해당 책을 고른 이유는 위 내용과는 관계가 없다. 우연히 SNS에서 관련 글을 보았고, 책 내용의 일부를 인용한 글귀가 마음에 들었을 테다. 관성적으로 책 이름을 확인한 뒤 별 생각없이 북카트에 담아두었다가, 내 분야 말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책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눈에 띄었을 뿐이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내용 한 줄 모른 채 고른 책이다.

 

'각자의 넘버 원'이라는 말로 시작을 열어보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넘버 원'이라는 표현은 잘못 되었다. 내 인생에서 한 권을 고르는 게 아니라 올해의 책을 고르는 것이니까. 게다가 한 권만 고르는 것도 아니다. 과학 분야에서 한 권, 비과학 분야에서 한 권, 그러니까 총 두 권을 고른다. 아는 책도 있고, 모르는 책도 있다.

 

소개되는 책들은 매력적이다. 주목을 크게 받았-다-던 책이 소개되면 그럼 그렇지, 싶다가도 전혀 모르는 책의 소개글을 읽으며 흥미를 느끼고 있자니 내가 모르는, 내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 있을 모르는 책들이 그리워진다. 읽었다면- 내가 좋아-했을 책들. 나는 종종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마주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나를 상상하곤 하는데, 어쩌면 그렇게 상상하는 내 모습 중 하나가 이 자리에 있는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어느 세계선의 나는 이곳의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사랑하며, 그것이 없는 삶을 살아갈 나를 상상하고 있겠지.

 

그리고 정말로 어쩌면, 그렇게 살아가는 나는 우연으로, 또는 내가 모르는 누군가의 추천으로 또 어딘가의 내가 사랑하고 있을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으로 생각을 마친다.

 

당연하지만 소개되는 모든 책이 그렇게까지 매력적인건 아니다. 아무래도 취향... 이 있다보니까 그리고 과학과 디자인은 어쨌든 별개의 분야이기도 하고(이런 말을 하면 꼭 그렇게까지 별개는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나타나던데 나는 모든 것은 이어져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게 아니다) 나의 경우는 읽는 책의 장르가 무척 한정적이기 때문에, 설명을 들어도 눈길이 가는 책은 따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는 점, 그 사람이 왜 그 책을 골랐는지 그 선택의 기준을 알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묘미가 아닐까. 특히나 '과학자'라는 직업에 한정된 사람들이라는 것도 상당한 흥미 포인트이다.

 

나와 다른 삶을 살았던 타인의 선택을 지켜보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데, 여기에 설명까지 곁들여진다면 두 배로 흥미로워진다. 우리는 전부 각자 다른 경험을 하며 살아왔고, 다른 프로세스로 사고하며 살아간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단순히 배움의 깊이 뿐만 아니라 머릿속에 어떤 지식이 담겨있느냐에 따라서도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같은 것을 보면서도 다른 정보를 캐치해내고, 다른 부분에서 감동한다. 각자가 꼽는 올해의 책, 이라는 주제는 단순한 개인의 취향을 넘어서 그들이 책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시선, 이 시대에 어떠한 가치를 추구할 것인지와 같은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사진을 찍을 때 어느 부분을 클로즈업 하는지, 그림을 그릴 때 어떻게 묘사하는지, 글을 쓸 때는, 묘사를 할 때는, 그리고 아이디어를 전개하는 것에서도. 한 분야의 숙련자는 아마추어의 작업물을 보고 그들이 어떤 콘텐츠에 익숙한지 알 수 있다고 한다.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확실히 SNS에서 유행하는 분위기의 작업물에 익숙한 사람들이 디자인한 결과물에는 그 느낌이 보인다. 이것을 일종의 나이테 같은 거라고 봐도 좋을까.

 

다시 책 얘기로 돌아오면,

이 리뷰를 쓰면서 확인해 보았는데, 18년 4월 출간작이라고 한다. 올해의 책이라고 말했으니 집계는 그 전년도에 진행됐을 것이다. 그러면 17년도 한 해동안 읽은 책이라는 것인데, 5년 전에나 유효했던 내용이라는 점은 유의하고 보아야 할 것 같다.

 

5년전이면, 내가 막 이 회사에 입사했을 때로, 일년에 한 권의 책은 커녕 웹소설만 주구장창 읽고 있었을 때다. 그것을 감안하더래도 20개의 소개된 책 중에서 이름을 들어본 것이라고는 드라마로 제작되었던 단 하나뿐이다. 이렇게까지 내가 책에 관심이 없었나. 소개된 내용을 들어보면 제법 이름있는 책들 같은데, 겨우 한 권, 그마저도 책이 아니라 드라마 이름으로 기억하는 그 한 권 뿐이라는게 적잖게 충격이었다. 이것이 책을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의 차이란 말인가.

 

한 편으로, YES24에서 투표했던 올해의 책 목록이 생각났다. 그래도 하반기에 뺀질나게 온라인 서점을 들락날락한 덕분일까 제법 익숙한 이름들이 곳곳에 보였다. 그래도, 여전히 모르는 이름들이 한가득이다. 이건 내가 예술 분야 한정으로 책을 골라 담았기 때문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을 한다. 대충 이번 년도에 90 조금 넘는 돈을 책에 썼는데 이렇게 쓰는 사람도 '올해의 책' 후보조차 모르는 것들이 태반이다. 그렇다면 그 후보에조차 오르지 않은 책들은 누가 알아주는 걸까.

 

책은 실물로 보고 사야한다고, 전에는 도서관에서 책 표지 한 번 보고, 책 소개글을 읽고, 목차를 보고 책을 고르던 나는 커서 편리함을 위해 인터넷 서점을 애용하는 사람이 되었다. 서점이나 도서관이 멀어 시간을 내서 멀리까지 나가야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잘 시간도 없는 사람이 시간을 내긴 무슨.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려면, 원하는 책의 이름을 알고 있어야 한다. 키워드로 검색해서 책을 찾는 사람이 있을까? 웹 소설쪽에서는 종종 보였는데 일반 서적은 잘 모르겠다. 이벤트 페이지에서 책을 만날 수도 있다. 아니면 메인에 뜬 베스트 셀러 책을 구경할 수도 있다. 결국 보여지는 것은 소수의 프로모션 책들 뿐이다.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타인의 추천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단순히 누군가의 '추천'으로 이미 검증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은 아니다. 나와는 다른 기준을 가진 사람이 고른 책을 읽으며, 내가 알 길이 없었던 어떤 작품을 만나는 것은 늘 보여지는 것들만 보여지는 세상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추천받은 책을 모두 읽는 것은 아니지만, 이름이라도 들어본 책이 새롭게 늘어나는 것은 확실한 즐거움이다.

 

이 책을 이번 달 초에 읽었다가 서평 쓰는 것을 미루고 미뤄 결국 마감일이 다 되어서 쓰게 되었기 때문에, 솔직히 내용의 대부분은 이미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목차를 보려고 YES24 판매 페이지에 들어갔다가, 평점이 6.6인 것을 보게 되었다. 포인트나 받으려고 대충 매긴 평점들은 대개 5점대를 멤돌기 마련인데, 흥미가 생겨 리뷰란을 들어가 보았다. 예상대로 지적받는 부분이 먼저 보였고(깊이감이 없음),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은 보여지는 평점에 비해 호평이었다는 점인데, 다른 부분 보다 '어쨌든 호기심을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책' 이라는 말이 인상깊다. 별점은 3점인데, 리뷰어는 성공적인 책이었다고 한다. 17권의 모르는 책 중에 12권을 장바구니에 담게 되었다고. 별점의 근거는 개인적인 성공의 여부와 별개로 한계가 있는 책이라는 점에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 나는 이미 마음속에 5점을 줄 생각이었는데, 이것 또한 개인적인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그냥 무난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위의 평점을 보고 나니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평점을 매기는 것 같다는 기분도 드는데, 어쨌든 각자의 평점 기준이 있을테니까(나의 경우는 기본 평점을 5점으로 시작해서 거슬리는 게 있을 때마다 0.5씩 깎는다). 추가로 말하자면 나는 19권의 모르는 책 중에 5권 정도 흥미를 느꼈고 0권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런 나는 5점이란 말이지... 이 또한 흥미롭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어딘가의 이야기 '숨' | 기본 카테고리 2022-10-28 12:16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706797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북클러버 리뷰 제출 참여

[도서]

테드 창 저/김상훈 역
엘리 | 2019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몇 번을 말할까, 나는 SF를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한다고 말하기엔 약한 감정이고 좋지 않다고 말하기엔 지나치게 피해 다닌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좋고 싫은 것들이 그러하듯 어디에든 예외는 존재하고 결국 그 감정을 파헤쳐보면 단순한 기호의 공식이 아닌 조금 더 복잡한 심리가 깔려 있다. 내가 가벼운 말로 'SF가 싫다'는 말을 던지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미리 말하고 간다.

 

책에 대해 말을 하려면 우선 이 얘기부터 꺼내야겠다. 본 책과 직접적으로는 관련 없는 이야기이다.

 

지난봄에 난데없이 마블 영화에서 새로운 최애를 잡고 돌아왔다. 평소에 영상 매체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았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집중력이 부족해 몇 번이나 영상을 멈추고 딴짓을 했다. 그렇게 괴로워하면서도 어찌저찌 영화를 보고 다시 글을 찾아 떠났다가 그 팬픽을 보게 된 것이다.

 

SF라는 말에 안 보겠다고 무시하고 다른 글을 읽는데, 아 이 작가님 글이 너무 마음에 드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결국 못 본 체 했던 그 팬픽을 열었다. 가장 위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이야기의 설정과 모티브는 테드 창의 단편 <지옥은 신의 부재>에서 빌려온 것입니다.' 다른 글처럼 이 글도 너무 재밌게 읽었다. 이런 것도 SF구나 싶었고 곧바로 SNS로 들고 나가 읽어줄 사람을 구하고 다녔다. 그리고 몇 주 뒤에는 해당 게시글이 내려갔다. 이후는 블로그에 썼던 내용과 동일하다. 작가님의 계정을 찾아갔고 지금 내 폰에는 해당 글의 파일이 있다.

 

그리고 이제 본론에 앞서 이 말부터 하고 가자. 이 책은 아직 다 읽지 못했다.

 

지난달에 무엇을 했는가, 하면 북클러버를 신청했었다. 신청 완료 메일을 받고 책을 준비해야 했는데, 우리는 사다리 타기로 당첨된 사람이 책을 고르기로 했다. 그렇게 나온 책이 테드 창의 <숨>. 지금 리뷰를 쓰고 있는 이 책이다. 내적 반가움과 함께 '아, 이거는 읽을 수 있지!' 하고 냅다 오케이. 조금 두꺼워 보이지만 그래도 한 일주일 읽으면 될 거란 생각에 주문도 늦게 했다. 그리고 이렇게 되었다. 아마 한 반쯤은 읽은 것 같다. 말이 반이지 목차를 보니 9개 중 4번째 단편까지밖에 못 읽었다.

 

첫 번째 단편을 읽고 애매한 기분으로 두 번째 단편을 열었는데,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나와 맞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세 번째 단편에서 더욱 강해졌고, 네 번째 단편을 읽었을 땐 또 알 수 없어졌다.

 

앞서 내가 전에 경험해보았던 SF들을 말해보자면, 책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확실한 호好였다. 완전 쬐끔 읽었지만 <당신 인생의 이야기> : 만약 첫 번째 단편과 '지옥은 신의 부재의 분위기'가 책 전반적으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면, 좋아할 것이 분명하다. 영화 <인터스텔라> : 너무 확실한 불호. 그리고 다수의 2차 창작들... 그러니까 소재 보다는 (이미 내가 이해하고 있는) 인물에 대한 재해석이 중점이 되는 창작물.

 

어쨌든 대체로 우주 공간에 관련되어 있거나, 지나치게 광활하거나, 기계 또는 로봇이 나오면 흥미가 식기 시작한다. 이게 내가 진짜로 싫어서 피하는 건지, 싫어 하고 싶어서 피하는 건지 알 수가 없긴 한데. 아무튼. 본 책에 대한 내 관심은 두 번째 단편이 나온 순간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다는 소리이다.

 

SF란 무엇일까? 흔히 '오타쿠들이 좋아하는 소재' 같은 데서 자주 보긴 했다. 같이 나오는 소재로는 SF말고도, 신/종교 관련 주제가 있었고(공교롭게도 이쪽도 그렇게 좋아하지 못하는 편이다) 철학이 있고(...) 인류에 대한 희망이나 사랑 같은(.......) 메세지를 던지는 작품... 진짜 대놓고 말하자면 지금 나온 내용 중 내가 선호하는 주제는 없다. 나는 오로지 판타지와 액션과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SF가 무엇인지를 검색해보니 사이언스 픽션이라고, 과학적 사실이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한다. 아...

 

내가 이해하지 못한 책을 만나면, 감상평을 쓰기 전에 검색을 돌린다. 원래라면 책을 사기 전에 했어야 했던 자료 조사를 그제서야 시작하는 것이다. 책의 판매 페이지에 가서 작가 소개도 다시 읽어보고, 다른 사람들 후기도 읽어보고, 그리고 구글링을 통해 좀 더 긴 감상문을 찾아본다.

 

소재의 신선함, 풍부한 상상력, 경의로운, 흥미로운, 매력적인, 그리고 작가 찬양과 글 대부분의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인용... 이런 리뷰들을 볼 때마다 궁금해진다. 우리 같은 책을 본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솔직히, 명백한 이유 없이 단지 SF가 싫다는 이유만으로 거부해 오기를 몇 년째, 울며 겨자먹기로 골라 잡았던 SF 소재의 창작물들이 연달아 내 마음속 히트를 치면서 자연스레 이쪽으로도 슬그머니 관심이 생겼다. 유명한 몇 권을 장바구니에 담기도 했다. 드디어 나도 SF를 볼 준비가 된 걸까? 이에 대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글이 있는데, 어디로 봐도 내가 싫어할 만한 요소를 쏙쏙 가지고 어쩜 이리도 벅찬 글을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 인해 읽게 된 <당신 인생의 이야기>또한 너무 즐거웠다. 비록 글이 잘 읽히지는 않았지만, 재밌는 글과 잘 읽히는 글은 별개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숨>에도 굉장히 기대가 컸음을 고백한다.

 

이 리뷰를 쓰기 위해서 다양한 사람들의 리뷰를 읽었다. 구체적인 근거 없이 추상적인 칭찬을 늘어놓는 리뷰들을 보고 있자니 나도 이렇게 쓰는 게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잠시 독후감을 쓰는 방법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한편으로 나는 그러한 리뷰를 읽으며 이게 진심이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었다. 칭찬을 위한 칭찬은 아닐까? 어떠한 부분을 보고 말하는 이야기이지? 이것은 내가 굳이 시간을 들여 블로그에 책에 대한 리뷰를 포스팅 하는 이유와도 연결된다. 스포일러 없이 구체적인 평가를 듣고 싶다는 바람이다. 결과적으로 타인의 리뷰 읽기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끝이 났다. 완전히 반대되는 케이스들이 나왔다. 인용(스포일러)만 한가득이고 구체적인 평가는 없다. 어딘가 아트라이팅을 떠올리게 한다.

 

당연한 이야기를 해보자. 사람은 각자 좋아하는 포인트가 있고, 싫어하는 포인트가 있다. 모두의 취향이 같을 수는 없다. 아무리 잘 만든 작품이더라도 불호를 느끼는 사람은 존재한다. 그래도 불호 후기를 올려야 할 때면 조심스러워진다. 특히나 해당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더욱 그렇다. 나도 내가 가진 지식에 대해 확신이 없기 때문에 단순히 내가 부족해 작품의 좋은 점을 발견하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 그러다 보면 정작 하고 싶은 얘기는 할 수 없고 빙빙 돌아 '아니 싫다는 건 아닌데에' 하는 애매한 말이 나와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확실히 구분짓고 가자면. 불호. 사유는 다음과 같다. 매끄럽게 읽히지 않음. 문장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도 아님.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음. 다른 사람들은 뭔가 아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음.

 

다시 공격적인 면을 집어넣고 방패를 들어올리자면, 나는 SF 소재에 대한 작품 경험이 적다. 저 위에 나열한 것이 전부일 것이다. 취향으로 따지자면, 늘 말해오듯 양산형 판타지 소설, 킬링 타임용 영화, 한마디로 아드레날린 파티가 내 취향이라고 할 수 있다. SNS에서 영화의 영상미와 음악 중 어느 것을 더 중요시 생각하냐는 물음에 '액션'이라고 대답한 적 있다. 천만관객이라면 일단 보러 가고, 남들이 신파라고 비난하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린다. 한편으로는 작품의 메세지를 찾기는 커녕 작품의 디테일도 기억 못하는 경우가 일수이다.

 

물론 그렇다고 매번 불량 식품만 먹고 사는 것도 아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진짜 좋았다. 문장이 우아하고 묘사가... 뭔가 내 안의 무언가를 건들이는 그런 게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딘가 묘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분위기도. 그에 비해 <숨>은 어딘가 유치하게 느껴졌다. 네모난 머리통에 동그란 눈이 붙어있고 용수철 팔다리가 붙어있는 장난감 로봇을 내 놓고 자랑하는 뭐 그런 느낌. 문장이 어렵기라도 했으면 내가 뭐 놓친 게 있나 싶었을 텐데 문장이 쉬워서 오히려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걸수도 있겠다.

 

아무튼 이렇게 후기를 마치며, 혹시라도 해당 책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 이 포스팅을 끝까지 읽었고, 불호에 대한 내용이 불쾌해 정정하고 싶다거나, 다르게 읽는 방법이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내가 안타깝다면 부디 함께 이야기 할 기회를 주시기를 바란다.

 

위 내용은 본인의 타 블로그에 작성하였던 내용을 예스24 블로그에 맞춰 재편집하였습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전지적 독자 시점 아트북 에디션 | 기본 카테고리 2022-10-03 21:00
http://blog.yes24.com/document/1696647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전지적 독자 시점 아트북 에디션 세트

싱숑 저
비채 | 2022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예사 포장이 짱이야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이미 집에 페이퍼북 에디션도 있고, e북으로도 있기 때문에 고민했지만 회중시계가 16만원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했다 ^_^........ 그냥 딱 소장본이구나 싶은 사양이다. 디자인 살짝 아쉽지만 그럭저럭 만족. 

 

공개 초반에 너무 말이 많아서 걱정했는데 나쁘지 않게 해결된 것 같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주목하다보니 어느정도의 트러블은 어쩔 수 없는 듯... 3권까지 있어서 전부 모으려면 공간차지 짱일거라는 생각이 순간 스치고 지나갔는데 미리 공간이라도 만들어둬야 하나 싶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프리즈는 왜 서울을 선택했을까 "한경아르떼 프리즈 서울 2022" | 기본 카테고리 2022-09-26 16:07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693522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한경아르떼 프리즈 서울 2022

한경arte 특별취재팀 저
한국경제신문 | 2022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멋진 작품들과 그에 어울리는 내지편집, 그러나 내용에 대해선 좀 더 생각이 필요할 것 같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내 최근 관심사는 디자인쪽에 향해 있었고, 아트 쪽으로는 특별히 관심을 주지 않고 있었다. 이미 해야하는 일이 한 가득이고, 내 개인 생활도 챙겨야하고, 디자인은 계속 공부해야 했다. 디자인과 아트는 떼어놓을 수 없으므로 종종 관련 내용이 흘러들어오긴 했으나 결국 곁다리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개최되는 이번 프리즈 아트페어에 관한 소식은 끊임없이 들려왔다. 그 만큼 많은 관심이 그쪽으로 쏠려있었다는 소리다.

 

책의 구성은 이렇다. 앞에서 프리즈에 대한 약간의 설명, 그리고 프리즈가 한국의 서울을 선택한 것에 어떤 의의가 있는지, 이번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가들, 주목해볼 점 등... 그 뒤로 갤러리와 작가,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다가 끝으로 가서 트렌드 리포트, 관전 포인트 등의 내용으로 마무리를 한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는 두 권의 책을 결제했다. <현대미술 글쓰기>, <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 : 내 삶에 예술을 들이는 법> 이 그 책들이다. 시간상의 문제로 모두 읽지 못한 채 리뷰를 쓰고 있는 점은 이해해달라.

 

써야 하는데 쓸 수가 없는 것이다. 아는 게 없어서 당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조금 가진 지식으로 어떻게든 읽어 보려 했지만 설명 한 번 읽고 이미지 한 번 쳐다보면 읽은 내용이 기억이 나질 않았다. 현대미술 하면 같이 떠오르는 그 난해한 해석... 뭔가 좋은 문장들로 가득 차 있는 평론...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눈빛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나...

 

그렇다고 나도 같이 이게 4살짜리 아이의 그림이냐, 현대미술이냐 하는 논쟁 속에 끼어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잘 만들어진 작품의 기준은 저마다 다른 것이고 내가 모른다고 하여 작품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내가 배우면 되는 것이다. 다만 서평은 14일 이내로 써야한다는 규칙이 있다.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이 책도 다시 읽었다. 여전히 모르겠다. 지인은 뭐라고 했더라, 그냥 받아들이라고 했던가.

 

이쯤에서 밝히건대, 나는 (무리하게 달려들고, 남들까지 끌어들이려는 형식의) 투자 행위에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다. 이전에 불었던 부동산열풍, 코인열풍, 주식열풍이 그 대상이다. 빚투니 뭐니 해서 얘기가 꽤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의도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를 차단하니 이제는들려오는 소식이 없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왜 싫느냐는 물음에 대답을 하자면 너무 긴 이야기가 될 테니 잠시 접어두고.

 

그런데 부동산과 코인, 주식이 가니 이제는 예술이 왔다. 

 

MZ세대의 가장 '핫'한 투자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다름 아닌 미술품이었다.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한 NFT는 그 중에서도 단연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들어 부동산이나 주식시장 못지 않게 돈이 몰리는 곳은 단연 미술품 시장이다. MZ세대의 대거 진입으로 '그들만의 리그'에서 '우리 모두의 시장'으로 바뀐 미술 시장은 역대급 호황으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트렌드 코리아 2022, 김난도, 197p

 

사람에게 돈은 대체 얼마나 있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과 이렇게 누군가가 돈을 벌고 있다는 소리는 어딘가에선 잃고 있다는 소리겠지, 하는 생각과 대체 어쩌다 젊은 세대들까지 투자에 미치게 된 걸까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되었다.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일들이지만, 눈을 돌려보면 그렇게 멀지도 않다. 이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고용 불안전과 미래에 대한 불안 어쩌구를 말했던 것 같은데 이 부분도 자세히 들어가자면 찾아야 할 게 많아서 패스.

 

프리즈가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뛰어난 작가와 갤러리, 미술관과 컬렉션이 있어 아트페어를 열기에 완벽한 도시라고 했다. 전 세계 갤러리를 한데 모아 서울이 활기찬 예술의 현장이라는 것을 확인하고…(중략)…미술을 좀 아느냐, 그림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은 이제 한국인들에겐 하지 않아도 될 말이 됐다.

한경아르떼 프리즈 서울 2022

 

프리즈가 서울을 pick한 이유, 이 얘기를 듣자마자 떠올린건 '요즘 미술품 투자 엄청 뜨고 있잖아' 였다. 돈이 이쪽에서 돌고 있으니 갤러리와 작가들이 이쪽으로 몰리고 시장이 활발하니 업계에서 주목하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시장이 활발하다는 건 의심할 여지 없지만 '활기찬 예술의 현장' 이라는 표현에 틀림은 없을 것이다. 

 

SNS에 썼지만, 이쪽으로는 아는 게 없는 나도 예술과 자본은 함께 간다는 것 쯤은 알고 있다. 예술가가 뭐 땅 파서 먹고 사는 건 아닐테다. 그렇지만 아직도 창작자에 대한 대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와중에 예술의 현장이라니, 혹시 여기서 말하는 예술은 조각과 회화같은 파인아트만 취급하는건가? 아니 그전에 그쪽은 상황이 좀 괜찮은 게 맞긴 하나?

 

책을 제공받은 입장에서야 좋은 얘기만 쓰고 싶지만 일이 이렇게 흘러가기도 한다. (갤러리와 작가, 작품을 소개하는 부분을 뺀) 이 책에서 느낀 점은 속된말로 '이거 국뽕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 그리고 나는 읽은 적이 있다. 나라 밖, 외부의 평가에 일희일비 하는 상황은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라고(그렇다. 또 까먹어서 출처가 없다. 대신 비슷한 내용의 글을 찾아보았다. "국뽕 남발하는 사회, 경쟁 심각한 분위기의 반영"  국뽕은 나쁜 것인가?).

 

두 번째 링크에서는 자기객관화만 가능하다면 국뽕은 집단 자존감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은 자기객관화가 잘 되고 있을까? 물론 이 물음은 내가 답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답을 내길 바라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들 한 번쯤 생각해 보면... 답이 없고 즐겁다 ^_^........

 

해당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위 내용은 본인의 타 블로그에 작성하였던 내용을 예스24 블로그에 맞춰 재편집하였습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디자이너의 역할, 클라이언트의 역할 '심플하지만 화려하게 해주세요' | 기본 카테고리 2022-09-18 04:02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688677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심플하지만 화려하게 해주세요

박창선 저
부키 | 2020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디자이너들을 위로해주는 클라이언트를 향한 조언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박창선 작가님의 브런치를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막 첫 회사에 입사했을 때, 일은 없고 조용한 사무실에 앉아 있다보면 졸음이 쏟아졌다. 검색어가 무엇이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 안나지만, 처음 본 작가님의 글은 <나른한 봄날, 회사에서 터지는 사고 BEST 20> 라는 글이었다. 적절한 짤방과 재치있는 입담, 막 신입사원이 된 내가 특히나 조심해야 할 아찔한 사고들. 빠져들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다. 졸릴 때 마다 브런치에 있는 글을 하나씩 읽었다. 공감되는 일도 많고 조심해야겠다 싶은 내용도 있었다. 그렇게 작가님의 브런치를 읽는 동안에 나는 두 번의 이직이 있었고, 해야 할 일을 찾지 못해 안절부절 하던 신입에서 해야 할 일을 찾아 지시할 줄 아는 4년차 디자이너가 되었다.

 

'심플하지만 화려하게'

따뜻한 아메리카노 같은 말이라며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요구가 있을 수 있냐' 는 의도로 종종 나오는 말이지만 우리 모두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사람이 당당히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심플+화려의 경우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보다 그 빈도수가 높을 수 밖에 없는데, 뱉고 보면 이상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어쨌든 딱 그런 느낌이 필요할 때가 있다. 심플하지만 화려한... 그리고 본인의 빈곤한 어휘력을 탓하며 대충 느낌 있잖아요, 하고 끝맺음 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끼리 소통하다가 나오면 그게 뭐예요 하고 서로 피식 웃고 넘기지만 클라이언트의 입에서 나오면 더 이상 웃을 수 없게 되는 그 문장.

 

사실 이 책은 내가 읽으려고 산 책이 아니라 선물하려고 산 책이다. 그러나 책을 받는 대상이 책 읽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사람인 것은 둘째치고 괜히 남의 실력을 책잡으려는 것 같아 고민하다가 결국 드리지 못한 책이다. 나도 그간 책을 읽을 일이 없었기 때문에 거의 일년이 넘는 시간 동안 OPP 봉투에 포장된 채 박스 한 구석에 끼어있던 것을 얼마 전 꺼내게 되었다. 백년식당을 읽고 다시 디자인 관련된 책을 찾아 헤메던 중, 당장 새 책을 구매할 상황은 아닌지라 무엇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눈에 띄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닥 읽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심심풀이로 브런치 글을 읽을 때는 재밌었는데 책으로는 글쎄, 하는 의심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펼치고 이틀만에 전부 읽었다. 동일 분량의 책을 빠르면 4일에서 느리면 2주까지 붙잡고 있던 나로써는 정말 쉬지 않고 틈날 때 마다 읽었다는 소리이다. 눈 앞에서 말하듯 부드러운 문장과 사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 거기에서 나오는 공감과 불쾌하지 않은 유머까지. 다시 한 번 팬심이 불타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SNS에서 어도비의 가격에 대해 말하는 것을 보았다. 요즘은 디자인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 아니어도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기본으로 다룬다. 전문가는 아니어도 PPT는 만들 줄 알고 엑셀 파일 수식 몇 가지는 알고 있는 것과 동일한 일이다. 한 때 전문가의 툴로 여겨졌던 프로그램이지만, 기술이 발전하며 누구나 쉽게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디자인의 역할이 확대되며 디자인을 접하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무슨무슨 디자인. 별의별 용어 앞에 디자인이라는 말을 붙인다. 소비자와 클라이언트들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지했다. 다양한 케이스를 분석한 글이 퍼지고, 사람들의 눈은 점점 높아져 간다.

문제는 애매한 지식이다. 원래 아는 게 없는 사람보다 애매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더 유해한 법. 개중에는 전문가 뺨 치는 아이디어와 실력을 가진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내가 좀 아는데' 하고 디자인을 산으로 보내는 사람도 있다. 디자이너는 전문직이다. 전문직은 괜히 전문직이 아니다. 책에서는 이런 준전문가 클라이언트들과 디자이너의 소통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나는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었지만, 디자이너를 위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클라이언트를 위해 쓰여진 책이다.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간의 언어차이를 극복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기' 위한 책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척 재밌게 읽었다. 내게 하는 말은 아니지만 옆에서 들으며 '아, 이럴 때 이래서 그런 말을 했던 것이구나.' 하는 부분도 많았다.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따라야 한다는 현실과 제대로 된 디자인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나의 경우는 후자를 포기했다. 원하는 대로 수정하고 다소 미묘한 결과물을 들고 그래, 이 정도면 힘 냈다. 하는 것이다.

 

디자인은 디자이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돈을 받고 제작하는 맞춤 제작 상품에 가까운 것이다. 당연히 디자이너의 디자인 욕구보다는 클라이언트에게 필요한 디자인을 내어가는 것이 맞다. 여기서 또 한 번의 충돌이 있다. '필요한 디자인' 이어야 하는 것이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디자인'이 아니라. 그러나 이를 어떻게 납득시켜야 한단 말인가? 상대방은 이미 '나도 디자인을 좀 아는데' 하는 자신감으로 중무장한 상태이다. 그러니까 상호간의 이해가 필요하단 말이다. 한쪽만 변해서 될 일은 아니다.

 

당시에는 책을 드리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선물로 책이 인기가 없는 이유는 가르침 당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란다. 네게 이런 점이 부족하니 책 좀 읽어라, 하는 잔소리로 들린다고 한다. 그게 생각이 나서 드리지 않았다. 괜히 오해 살 필요는 없었으니까. 그렇지만 읽으면서 다시 이 책을 선물로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라이언트를 향해 쓴 책이지만 한편으로는 디자이너를 위로하는 책처럼 느껴졌다. 당신의 고충 내가 알고 있고, 우리 모두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기분이었다.

읽는 내내 정말로 즐거웠다. 특히나 형광펜 치고 싶었던 문장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이 정도로 공감되는 글을 쓰려면 대체 무슨 경험을 해야 하는 건가 궁금했다. 디자인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클라이언트나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디자인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해당 리뷰는 타 블로그에 업로드 되었던 본인의 감상문을 재편집하여 업로드 하였습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1 2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