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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는 두려움의 아버지다. -허먼 멜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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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큰 아픔은 공감되지 않는다. | 영화/DVD 2012-12-04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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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6년

조근현
한국 | 2012년 11월

영화     구매하기

영화를 보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었다. 


결코 난 이 영화를 몰입해서 볼 수가 없었다.  


나에게는 국군의 총에 맞에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나 어머니가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우리를 지키기 위해 군인이 된 아저씨들의 총에 맞아 먼저 세상을 떠난 누님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은 해보지 않고서 쉽게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영상을 통해 아무리 충격적인 장면을 접했다 하더라도 결코 그 사건을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이의 마음을 헤아리기는 어렵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또 한 가지 나의 몰입을 방해했던 것은 쉽게 잊혀진 과거는 얼마든지, 매우 변태적인 방식으로 나의 현재를 굴절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낸 세금의 일부가 국민들을 무참히 죽게 만든 사람의 안전을 보호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얼마든지 다른 사람의 목숨도 앗아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여전히 이 사회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런 엄연한 현실이 나의 오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서 감정에 젖어 있기란 어려웠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대선에서 우리는 그런 식의 권력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했던 사람의 자손을 유력한 후보로 마주하고 있다.


끝나지 않은, 화해와 용서가 채 마무리되지 않은 과거는 여전히 나의 오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가슴을 서늘하게 하고, 몸을 경직시키며, 눈을 퀭하게 한다.


그런 오늘이 너무 무섭고, 그런 내일을 맞을 것이 너무 두렵다. 


나를 곧게 할 철학이 필요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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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힘이 세다. | 메모장 2012-11-1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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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단일화 과정을 지켜보며 드는 생각. 


  양쪽 대선 캠프에 소속된 사람들 모두 어떤 욕망이 있기 때문에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욕망은 때로 일을 되게 하기도, 때론 일을 망쳐버리기도 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어떤 결말로 끝이 날까? 


  다만, 자기 욕망에 걸려 넘어지는 자들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욕망을 다스릴 땐 개인을 넘어서는 역사가 이뤄지지만, 욕망에 걸려 넘어질 때 역사를 망친 개인의 초라함이 태풍에 옷과 살을 앗겨 추한 골조마냥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는 인간의 욕망 덕분에 질리지도 않은 반복을 하는 모양이다. 


  갑자가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이 생각난다. 개인의 역사가 반복되는 건 인간 능력으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어째 그 양상은 세대를 거쳐 비슷한 욕망을 가진 개인들에 의해 끊임없이 반복되기 때문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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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놈은 나쁜 놈이다. | 영화/DVD 2012-11-1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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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내가 살인범이다

정병길
한국 | 2012년 11월

영화     구매하기

  나쁜 놈은 나쁜 놈으로 남아야 하는 것인가.


  이 영화는 나쁜 놈, 살인마에 대한 복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단 영화적 소재는 진부한 편에 속하나 그것을 서술하고 그려내는 방식은 다소 참신하다. 액션에 대한 높은 평가, 빠른 전개 속도 등이 전반적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정작 나는 그다지 높은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좋지 않은 버릇인지도 모르나 영화를 볼 때 이야기의 개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양인지 다소 말이 되지 않는 설정은 보는 내내 거슬린다.


  첫째, 살인범이 공소시효가 끝났고 책을 낸다, 는 설정은 내게는 전혀 설득력이 없었다. 전개방식이 문제였는지는 몰라도 우리 나라에서 살인범이 어느날 공소시효 만료에 맞춰 책을 낸다면 일단 책을 내주겠다는 출판사도 없으려니와 설령 책을 낸다하더라도 사회적 지탄으로 제대로 된 책 마케팅은 애초에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영화적 설정에서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는 미국처럼 범죄자가 책을 내서 돈을 버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이 점이 몹시 거슬렸다. 환타지 영화에도 감동하는 내가 왜 그랬을지는 모르겠으나 몰입이 되지 않았다. 아무리 범죄자가 꽃미남 이상이라 하더라도 이건 설득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신정아를 떠올려보자. 그녀가 책을 냈을 때 잠깐 사회적 이슈가 되긴 했으나 기껏해야 10만부 정도나 팔렸을 것으로 기억된다. 그 이상은 무리다. 도덕적 감성이 그 이상을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헌데 10명이나 죽인 살인범의 책이 200억 넘는 인세를 남긴다. 그렇다면 대략 2천만부를 단기간에 팔았다는 얘긴데, 이건 한국 출판시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너무 현실적인가? 왜 이렇게 현실적인 분석을 했지? 그건 아마도 내가 출판시장을 조금 알아서인지도 모르겠다. 


  둘째, 액션에 대한 칭찬인데 이것도 그렇다. 물론 초반의 추격신은 나름 칭찬할 만한다. 감독이 전작에서 액션만을 가지고 충분한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전력을 감안하다면 충분한 칭찬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 허나 영화 곳곳에 배치된 액션은 다소 무리스럽게 다가왔다. 거기다 중반의 저격신은 누가 봐도 본 얼티메이텀의 워털루 역  저격 장면과 유사하다. 그런 식의 차용이 싫었다. 장면 자체로는 멋있게 봐줄만 하지만 너무 대놓고 복제하는 것 같아서 싫었다. 자동차 추격신에 대한 칭찬도 적지 않은듯 한데 그것도 글쎄. CG 장면이라는게 곳곳에서 눈에 띄어 몰입을 방해했다. 


  전체적인 영화의 짜임새는 충분히 칭찬할만하다. 그러나 스타일이나 세련됨은 약하다.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질 때는 영화의 스타일이나 세련된 장면 연출이 뒷받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는 그 정도는 아닌 듯하다. 그런 면에서 영화 아저씨는 이야기 상의 개연성은 다소 떨어지나 스타일은 살아있는 영화였다고 보여진다. 물론 카메라 앵글은 아저씨 만큼이나 독특하고 살아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반전에 있다. 반전이 있다고 말한 순간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은 김이 빠졌을 테지만 어쨌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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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에만 있는 술집 | 메모장 2012-11-10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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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호선 낙성대에만 있는 술집이 있다. 

  

  그곳은 그곳만의 분위기가 있다.


  무슨 특별한 일이 아니어도 좋다. 


  그저 술 한 잔이 생각날 경우에 의례히 찾게 되는 그곳.


  그곳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서 좋다. 


  오늘도 그곳에서 난생 처음 만난 사람과 건배를 나눈다.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어떤 기대 없이 한 잔을 한다.


  그래 그런 집이 있다는 것을 굳이 이야기 하고 싶은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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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에 관한 사회학 보고서 | 영화/DVD 2012-11-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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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디지털)

윤종빈
한국 | 2012년 02월

영화     구매하기

  이 영화가 좋은 점이 인간이 가진 탐욕을 사회학적 관계망을 통해 보여준다는 점이다. 


  빈손이나 세관의 말단 공무원으로 꽤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던 형배는 갑작스런 감사를 통해 조직 내부에서 희생양으로 처리되고 만다. 그리고 발견하게 된 밀수된 마약은 그의 삶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된다. 


  영화의 주인공은 익현을 연기한 최민식이다. 그는 대한민국이 산업화를 통해 고도성장하는 모습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자본주의는 사람은 누구나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데, 익현은 그 욕구를 아무런 죄책감없이 드러내는 인물이다. 익현에게 중요한 건 끊임없는 욕구의 실현이다. 욕구의 실현이 자아 실현이기 때문에 그는 조폭과도 과감하게 손을 잡을 수 있다. 그에게는 검찰이든, 경찰이든, 조폭이든 자신의 욕구를 실현시키줄 상대라면 누구하고도 거래를 한다. 이런 거래가 성립할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접촉하는 인물들 대다수가 익현과 비슷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고로 거래는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고 익현은 어렵지 않게 자기 욕구를 실현한다. 


  비슷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의 거래는 나쁘지만 성공한다. 욕구란 원래 그런거다. 도덕적 당위성보다 힘이 셀 때가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 사회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그 한 편에 있었던 어두운 거래들은 나름의 세력을 형성하고 사회의 한 부분으로 어엿하게 존재함을 영화는 거리를 두고 보여준다. 익현은 욕구를 실현할 뿐만 아니라 아들을 검사로 만들면서 주류 사회에 안착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감한다.


  익현이란 인물은 우리 안에 있는 탐욕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런지 밉거나 두려운 대신 연민을 자아 낸다. 그게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다. 그의 성공이 부럽거나 그렇게 가진 힘이 두렵다기 보다는 연민이 갔다. 그런 감정을 유발하는 감독의 연출력이 좋았다. 나쁜 놈을 칭송하거나 욕하게 만들지 않고 거리를 두고 서사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어서 그럴 것이다. 


  익현이 자신을 내보냈던 선배를 패대기 치면서 걷던 모습을 느린 장면으로 보여줄 때 그의 모습은 서글픔에 가까웠다. 가난했던 아버지가 살기 위해서 누군가를 짓밟아야 하는 상황. 그런 그를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형배. 


  이 영화는 그러면서 사회학적으로는 무력이 어떻게 형성되고 폭력을 제압하고 다스리는지를 보여 준다. 익현은 무력 - 쉽게 말하자면 제도를 통해 사람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 의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체질상 그냥 깡패인 형배는 물리적 폭력에 의지한다. 애초부터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얼 쇼리스의 지적대로 무력은 시스템을 통해 의도적이고 지속적인 착취 구조를 만들고 폭력은 기껏해야 단기적이고 우발적인 지배만 할 뿐이기 때문이다. 익현은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를 하고 그 거래 위에서 안전한 지위를 차지했던 반면에 물리력을 의지하는 형배는 사회구조의 밑바닥을 벗어나지 못한다.


  익현을 중심으로 영화를 읽다보면 상부구조의 중심에 인간의 탐욕이 있고 그것이 거래를 성사시키며 나중에는 안정적인 네트웍을 만들어 그들끼리의 사회를 형성해 나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연성을 갖춘 면이 있어서인지 영화를 따라가고 장면에 몰입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욕망이 실현되고 제도화되는 방식은 어떤 식으로든 재생산되는 경향이 있다. 자꾸만 5년 전이 생각난다. 내 집, 내 땅 값을 파격적으로 올려주고 부자가 되게 해주겠다던 정치인의 달콤한 약속을 덥썩 물어버린 선택은 우리 내면에 기생하는 탐욕에 기인한다. 대다수 국민들이 탐욕을 기초로 역시 탐욕을 통해 성공한 정치인과 거래를 한 것이다. 그리고 그 거래의 결과는 더 강한 탐욕을 가진 그의 승리로만 끝날 것 같다. 형배가 익현을 이길 수 없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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