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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 책 서평 2023-03-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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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아닐 아난타스와미 저/변지영 역
더퀘스트 | 202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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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묻고 뇌과학이 답하는 자아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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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중년의 나이가 되었음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고 나를 성장시키려 하고 있었다. 나에게 있어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일이야말로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 년 전,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는 결국 자존감마저 상실시키고 이로 인한 우울증과 삶의 가치조차 잊게 만들었다. 그때 나의 자아는 지금까지 치열하게 살아온 삶은 송두리째 잊은 채 지금 상황만을 그리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다.

 

의외로 이 심각한 문제는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되며 바로잡을 수 있었다. 생각이 고통을 만들어내고 그 고통의 굴레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이를 잊게 만들고 변화를 주었던 것은 그 집착의 끈을 놓아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자아는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새로운 자아를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도 한없이 흔들릴 때가 있었고 그나마 그것이 집착에서 비롯됨을 알고 있기에 한없이 무너지려는 내 자아와의 싸움을 오늘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철학이 묻고 뇌과학이 답하다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 뇌과학이 밝힌 인간 자아의 8가지 그림자'는 각종 정신증을 가진 사람들의 연구 기록을 바탕으로 자아의 본질에 대해 파헤쳐 가는 심도 있는 책이다.

 

책의 시작은 아주 의미심장하다.

"내려놓으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하지만 궁금하다.

'누가'

'무엇을'

내려놓으려는 것일까?"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중에서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 1장. 나는 죽었다고 말하는 남자

  • 2장. 나의 이야기를 모두 잃어버렸을 때

  • 3장. 한쪽 다리를 자르고 싶은 남자

  • 4장. 내가 여기에 있다고 말해줘

  • 5장. 영원히 꿈속을 헤매는 사람들

  • 6장. 자아의 걸음마가 멈췄을 때

  • 7장. 침대에서 자기 몸을 주운 사람

  • 8장. 모든 것이 제자리에

 

처음 목차를 보았을 때 각종 정신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이를 성장시킬 수 있는 책을 생각했었다.

 

코타르 증후군, 알츠하이머, BIID, 조현병, 자폐증, 이인증, 유체이탈, 황홀경 간질 등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정신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두뇌 손상으로 다양한 자아를 만들어 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결국 그 본성을 깨달았을 때 고통이 완화될 수 있었고, 내 경우도 그 본질의 깨달음을 통해 그 고통 속에서 벗어났음이 떠올랐다.

 

 

각 장에 소개된 정신증의 다양한 사례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전문 용어 등이 사용됨에 따라 100% 이해하긴 힘들었지만 각장의 결론을 정리해 보면 결국 손상된 두뇌의 역할 때문에 결여된 자아를 만들어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자아가 발달되어도 결국 그 자아를 흔드는 건 새로운 자아가 들어섰을 때 발생하는 갈등 아닐까란 생각을 가져본다.

"불교에 수많은 학파가 있지만 그들은 모두 마지막 질문에 대한 부처의 대답은 자아는 '없다'라고 말한다. 불교에서는 당신이 만약 (성찰이나 명상을 통해) 자아를 찾고 있다면, 자아는 일시적이고 계속 변하며 지각된 통합성은 겉보기에 불과하다는 통찰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한다."

P.359,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중에서

"내게 가장 큰 의문은 이것입니다. 이인증을 장애로 볼 것인가, 아니면 달라진 마음 상태로 볼 것인가, 일종의 깨달음의 여정이 시작되는 것으로 볼 것인가? 마침내 나는 단순히 인식에 일어난 변화로 바라보게 됐어요. 세상에 대한 관점이 바뀐 것이죠. 자아라는 것이 모든 존재에 비해 얼마나 덧없고 작은 것인지 깨달았어요."

P.368,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중에서

마치며, 


 

내가 겪은 자아 상실과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단순한 생각의 변화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변화 시킬 수 있었던 건 다른 생각을 불어 넣었기 때문이었다.

 

책의 마지막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나에 대한 인지적 집착들이 그 자체로 일종의 병이자 장애의 근원이라는 것이 불교 사상의 핵심입니다."

병은 바로 자아입니다.

P.371,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중에서

 

알에서 깨어나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이상적인 자아를 만들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었다. 하지만 삶은 언제나 이상적이지 못하는 것에서 내적 갈등을 발생시키고 고통으로 몰아 넣었다.

 

누가,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가라는 책 첫 머리 질문이 결국 실체 없는 자아의 본질을 의미를 느끼게 만든다.

 

집착을 놓을 때 비로소 그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있다는 것.


※ 본 도서는 더퀘스트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인 생각과 느낌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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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강은 언제나 서늘하다 | 책 서평 2023-02-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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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깊은 강은 언제나 서늘하다

강민구 저
채륜서 | 2023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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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세대의 기억을 소환할 기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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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누구나 오싹한 기묘한 이야기를 마음에 품고 있을 것 같다.

 

나 또한 그런 기억들이 남아 있고 아직도 그 기억은 오래 되도록 고스란히 내 기억에 남아 기묘함으로 남아 있다.

 

[4050의 기억을 소환할 기묘한 이야기]

책은 영화감독이자 이 책의 저자인 강민구 작가의 어릴 적 시골 생활에서 겪은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집이다.

 

책의 커버에 부제로 보이는 '시골 소년의 기묘한 에세이'는 단번에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개인적으로 서평단 신청은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정해진 시간 내에 의무적으로 책을 읽어야 하고 그에 따른 절차들은 내 패턴과 맞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이 책을 처음 본 순간 '이건 꼭 읽고 싶다'라는 끌림이 강했다.

 

그렇게 서평단 신청을 하게 되고 운 좋게 내 손에 책이 쥐어졌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되어 있다.

 

  • 1장,  이상하고도 기이한 일들 (17편)
  • 2장,  어디에든 삶은 있다 (13편)
  • 3장,  어쩌면 가장 두려운 것은 가까운 곳에 (20편)

 

1장 부터 3장까지 총 50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단편은 3~4페이지 분량으로 상당히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는 오싹하기도 하고 때로는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며, 옛 기억을 소환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다만, 오싹하고 무서운 괴담으로 가득하길 원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일부는 무섭기도 하고 일부는 웃음을 머금게도 하며 일상의 이야기들도 많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아쉬움이 남았지만 몇 편의 단편을 읽으며 '어릴 적 나도 이런 추억이 있었지?'라는 생각이 슬며시 몰려왔다.

 


 

각 단편마다 삽입된 일러스트도 내용과 잘 어우러져 있어 내용의 생동감을 더하고 있다.

 

책을 자주 접하지 않은 세대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구성과 내용은 부담 없이 책을 접할 수 있기에 40, 50세대 그 이상이라도 기묘한 이야기와 어릴 적 기억에 잠시 빠져볼 수 있을 것 같다.

 

[책 속의 인상 깊은 문장]

인간은 자신이 모르는 대상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다. 이내 그 두려움은 자신 주변에서 벌어지는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의 원인을 특정 대상에게 돌리게 하고, 다시 대상에 대한 분노로 바뀐다. 분노는 사람들에게 걷잡을 수 없는 전염병처럼 퍼지고 결국 비극을 만들어 낸다.  P. 154

 

 ※ 본 도서는 『깊은 강은 언제나 서늘하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채륜서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소감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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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호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 | 책 서평 2023-01-2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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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엄마가 호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

박태이 저
모모북스 | 2023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내 삶에 질문을 던지는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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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수십 번이고 말할 내 사랑은 어떻게 표현되어야 할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포문을 연다. 역시 박태이 작가님답다.

 

책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몇 개월 전부터 듣고 있었기에 나도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다. 속이 탈 작가님에게 대놓고 물어보기도 뭐 하고 온라인 서점에서 저자 이름으로 틈틈이 검색해보곤 했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처음 그녀의 글을 읽게 되었고, 일상의 글이 어쩜 그리도 자연스럽고 담백하게 쓰였는지 (아침 수영 강습 글) 나 또한 작가가 올리는 글에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하며 작가의 브런치를 애써 찾아들어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그 불편한 브런치에 내 보금자리도 마련하게 된다.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 본다는 것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며 내 삶을 투영해 보는 일만큼 나를 알아가며 변화할 수 있는 발판이 됨을 어느 순간 느끼게 되었다. 그 한편에 에세이만 한 인생 조언자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삶을 담아낸 에세이를 자주 접하게 되었다.

 

책은 작가의 학창 시절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가족사, 유조선 기관장이셨던 아버지와의 미묘한 거리감, 남편과 부부생활, 두 자녀의 육아, 외할머니, 직장 동료, 맘 카페 친구 등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그녀의 어머니가 그려지고 있었고, 그녀가 살아온 삶이 고스란히 녹아나 있었다.

 

책을 펼치기 전엔 어려운 문장들로 가득 채워져 행여 '내가 이해 못 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이 들기도 했었다. 역시 기우에 불과할 뿐 작가 특유의 기름끼 쫙 뺀 담백한 이야기는 쉽게 읽히고 첫 장 넘기자마자 몰입되고 있음이 느껴졌다.

 

책의 큰 특징이라면 작가를 이해하고 공감대가 형성될 무렵 자연스럽게 내게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 아내가 보았을 나에 대한 인상,
  • 우린 어떻게 대화하고 있지,
  • 아이들에게 아빠는 어떤 존재일까,
  • 내게 소중한 친구는 누구일까,
  • 그리고 홀로 계신 아버지에 대한 수 만 가지 생각들.

 

마지막 생각에 다다르자 한 없이 죄인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 밀려온다.

 

 

A : 내 사랑의 표현법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초코파이 광고 노래처럼 아마도 난 말하는 것보다 무심한 척 속으론 애타는 마음 안고 안위를 걱정하며 그 안에서 사랑을 표현하려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열정적이던 연애시절 내 모습과 지금 모습은 180도 달라져 보이는 건 사실이다.

 

어찌 보면 숙제가 생겨 버렸다.

 

초코파이 잘 못이다.

 

 

엄마가 호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


 

처음 상당히 긴 제목을 듣고는 상당히 놀랬지만 '엄마 / 호호호'라는 단어가 머리에 쏙 들어와 내가 온라인 서점에서 아주 쉽게 검색을 할 수 있었기에 아주 잘 지은 제목임에는 분명했다.아울러 책은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다시금 엄마의 이야기로 돌아와 있고 엄마에 대한 깊은 사랑 그리고 염원이 담겨 있음이 느껴지기에 제목이 주는 여운은 크게 남게 되었다.

 

272페이지라는 분량을 아주 매끄럽게 소화해 낼 정도로 작가는 이미 그 반열에 올랐다는 게 느껴지는 에세이임에는 분명하다.

 

앞으로 선생님으로 뫼셔야겠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 책의 백미라면 유명한 명언이나 책의 인용구를 단 한 문장도 안 들어간 청정 에세이임에 난 상당히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에세이임에도 인용구가 가득한 에세이를 볼 때면 불편함이 느껴졌었다.

 

하지만 이 책엔 없다! 단, 어머니의 명언만이 있을 뿐이다.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자식으로서 그 어느 위치를 떠나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내게 질문을 던지게 만들 수 있었기에 내 삶이 소원해졌다 생각되는 분들은 「엄마가 호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를 꼭 읽어 보길 권해본다.

 

책의 인상 깊은 문장

웃고 싶어서 웃는 줄 아니. 살아보니 그게 아니더라. 웃을 일 없어도 웃으면 힘이 나고, 그러면 그 힘으로 하루 사는 거야. 그러니까 웃어야 돼.

'엄마가 호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 중에서,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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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책 좀 읽을까요? | 책 서평 2023-01-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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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제 책 좀 읽을까요?

모고,빈센트,별이,산새,지니,나무 저
BOOKK(부크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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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페인 듯 뷔페 아닌 뷔페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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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작가님들의 글을 비교하며 책을 소개하기엔 내 능력이 한없이 모자라기에 책이 주는 느낌과 포문을 장식하고 있는 '모고'님의 글을 바탕으로 내 주관적인 생각과 의견으로 리뷰를 써보려 한다.

 

하나의 연결 고리

책은 여섯 작가님의 짧은 산문 모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작가님들은 '사과나무'라는 독서모임을 통해 오래도록 친분을 쌓아 왔고 그들과 함께 하고 있는 '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책을 통해 여섯 작가님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느낀 건 내가 아닌 '우리' 즉, 책 모임의 사람들이 그 앞에 새겨져 있나는 것이었다. 함께 하며 즐기고 나눌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빛남을 이들은 알고 있기에 누구 하나 자기 과시의 글이 아닌 마치 하나의 연결 고리로 묶인 것만 같은 깊은 우정과 모임에 대한 사랑이 자연스럽게 글에 묻어나고 있었다.

 

모꼬? 모고


 

다른 작가님들과는 한 번도 조우를 해보지 못해 자칫 멱살이라도 잡힐 것 같아 책의 첫 포문을 열고 있는 '모고'님을 살펴보려 한다.

모고 님의 「사과나무의 '모고'입니다」에서 닉네임인 '모고'에 대해 모래 고양이의 줄임말로 소개를 하고 있다.

작은 야생 고양이가 척박한 환경의 포식자라는 것이 눈에 들어 별칭으로 삼았다고 하신다.

모고 님의 글은 총 1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느낌은 책의 포문을 너무도 화려하게 장식해 주는 느낌을 받았다. (뒤에 분들은 어쩌지란 느낌)

마치 고급 진 레스토랑임에도 누구나 부담 없이 드나들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묻어나고 있었다.

격식이나 정해진 규범을 알지 못해도 언제라도 편히 드나들 수 있는 하지만 그 멋과 화려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필력은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는 오랜 시간 쌓아온 깊은 내공임이 절실히 느껴진다.

심지어 각각의 이야기는 마치 전체가 하나로 묶여 있는 듯한 느낌은 마치 잘 차려진 하나의 코스 메뉴를 연상케도 했다.

아무래도 찾아뵙고 글쓰기를 배워야겠다.

 

기억의 소환

별이 작가님의 「어린 시절 책 표지의 기억」 은 까맣게 잊고 있던 오래전 기억을 소환하는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내가 처음 아르바이트를 한건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였다. 당시 서점에서 낮 시간 동안만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당시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책 보호를 위해 구입 시 커버 포장을 했었다. 나 또한 참고서나 책을 구입하게 되면 책 커버를 씌워달라고 했었을 정도인데, 어느 서점에 가더라도 단 몇 초 만에 포장하는 달인들이 한두 명씩은 상주하고 있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별이 작가님으로 하여금 옛 기억을 소환할 수 있어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뷔페인 듯 뷔페 아닌 뷔페 같은 책


 

 

솔직히 처음 책을 받고는 흠칫 놀랬었다. 일단 여섯 분의 작품이 들어 있다기엔 꽤 얇은 느낌이라 내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요한 건 각 작가별로 열 개 내외로 짧은 경수필 모음 구성은 생각지도 못했던 신선함 속에 빠른 완독을 할 수 있겠단 오만함을 불러일으켜 결국 3개월 뒤에 책을 펼치게 만들었다.

여섯 분의 작가님이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각자만의 색깔이 확연히 드러나는 표현 방법은 뷔페 같으면서도 아닌듯한 묘한 느낌도 전해진다.

\중요한 건 내 취향이 따라 선호하는 음식이 가려지겠지만 모든 작가님들이 한결같이 향신료와 조미료를 싹 뺀 담백한 글은 까다로운 입맛의 편향된 내 식성을 잡식성 동물로 탈바꿈 시켜주고 있었다.

주문 제작으로 인해 2주 만에 책을 받아야 하는 인내심이 필요했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는 걸 뒤늦게 책을 펼치며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모임을 통한 끈끈한 유대 관계 속 깊은 애정은 삶의 또 다른 활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들며 한편으론 부러운 마음마저 들기도 했다.

여러 작가님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양한 시각으로 접할 수 있기에 책을 읽고자 하는 분, 글을 쓰고자 하는 분들 모두에게 좋은 교과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 속의 인상 깊은 문장

오늘도 밤을 지새우며 무언가를 적는다.

그렇게 쓴 글이 누군가에게 건네는 한 톨의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옅은 기대를 품은 채.

'이제 책 좀 읽을까요?' 중에서, P.37

우리의 책 모임 사과나무도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있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무를 키우고 가꾸기 위해 정신을 쏟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더 맛있는 사과를 만들고 누구와 나눌 것인지는 항상 고민하고 있다.

'이제 책 좀 읽을까요?' 중에서,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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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위화 장편소설 | 책 서평 2022-11-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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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원청

위화 저/문현선 역
푸른숲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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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기억의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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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위화 #소설 #가제본 #서평단

 


 

 

<책을 읽게 된 배경>

 

오래전 작가의 '허삼관 매혈기'를 읽으며 당시 느꼈던 감동과 기억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푸른숲에서 출간 예정인 '원청'의 제목이란 제목과 작가의 이름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소개되는데 오래전 뭉클했던 기억이 순간 스치고 지나가며 어지간하면 신청하지 않는 서평단에 올 해 두 번째로 신청을 하게된다.

 

솔직히 데드라인이 정해진 독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위화'작가라는 점과 '가제본' 즉 표지가 완성되지 않은 도서라는 점에 선뜻 서평단 신청을 하게 되었고, 마침 운 좋게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조금 더 빨리 작가의 작품을 받아 들게 되었다.

 

<간략 줄거리>

 

『원청』은 중국 청나라 말기에서 민국 초기까지의 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야기는 크게 두 개의 이야기로 소개된다.

 

어린 딸을 두고 떠난 아내를 찾아 나선 '린샹푸'의 여정과 그의 일대기가 책의 삼분의 이를 차지하고 이후 어린 딸을 두고 떠나야만 했던 '샤오메이'의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부유한 삶을 저버리고 갓난 아이를 데리고 찾아나선 그의 험난한 여정과 그가 정착하며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과정 속 시대적 사건들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인상적이다. 그렇게 샤오메이가 떠난 것이 의문으로 남을 무렵 샤오메이 이야기를 다룬 '또 하나의 이야기'로 궁금증이 풀린다.

 

<나의 생각>

 


 

책을 읽으며 문득 오래전 연인이었던 누군가 떠올랐다. (지극히 개인적인 오래전 이야기이다.)

 

마치 그녀는 샤오메이 같이 어느 날 홀연 듯 사라졌고, 이유도 영문도 모른 채 이별을 맞이했던 나로선 그 마음의 상처가 보통이 아니었다. 아마 샤오메이와 같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샤오메이 이야기가 소개되는 '또 하나의 이야기'에서 솔직히 울화가 치밀기도 했다. (부글부글..)

 

책을 통해 작가의 특징을 잠시 느낄 수 있었는데, 절망적인 상황을 상당히 쉽게 탈피하는 장면 전환이 꽤 인상적 이었다.

 

최소한 그런 절망적 상황에서 받아야 할 독자의 스트레스가 확 줄어 들었다는 점이 내겐 큰 장점으로 부각되었다. 그런데 얼마 전 지인과의 독서토론 중 작가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런 특징에 대해 감정 기복이 줄어든 만큼 감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들을 수 있었다.

 

책의 두께감은 상당하다. 하지만 책을 펼쳤을 때 첫 느낌은 적절한 행간과 폰트 사이즈로 가독성이 상당히 좋았다.

 

중요한 건 전반적으로 몰입감 있는 사건 전개와 쉽게 읽힌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리고, 샤오메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마무리 하게 되면 강한 여운이 남게 된다.

 

작가는 아무리 찾고 싶어도 알 길이 없고 찾을 수 없는 그것을 원청에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아련했던 오래전 연인의 기억을 끄집어 낼 정도로 작가가 의도한 '원청'은 내게도 전달 되었음이 느껴진다.

 

 


 

[책 속의 문장]

 

P.91

"웬만하면 너를 팔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는 강을 건널 수 없다니 두고 갈 수 밖에 없구나. 나와 5년을 함께했지. 5년 동안 밭을 갈고 맷돌을 돌리고 사람을 태우고 수레를 끌고 짐을 싣는 등 온갖 일을 다 했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과 지내야 해. 앞으로는 네가 알아서 잘 지내렴."

 

P.123

리메이렌은 어느 아이나 아프고 화를 겪기 마련이며, 한 번 아플 때마다 고비를 한 차례 넘기는 것 이고 화를 한 번 겪을 때마다 산을 하나 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위로했다.

 

P.325

'나뭇잎은 떨이지면 뿌리로 돌아가고 사람은 죽으면 고향으로 돌아간다.'

 

P.541

그래도 상처란 언젠간 아물고 슬픔도 지나가기 마련이었다.

 

P.557

그 뜬구름 같은 원청은 샤오메이에게 이미 아픔이 되었다. 원청은 린샹푸와 딸의 끝없는 유랑과 방황을 의미했다.

 

본 도서는 『원청』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푸른숲 출판사로 부터 '원청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소감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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