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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CEO | YES24 파블미션(舊) 2017-01-0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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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로켓 CEO

레이 크록 저/이영래 역/야나이 다다시,손정의 해설
오씨이오(oceo)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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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트럼프가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협상하겠다고 했을 때, 이는 상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뉘앙스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정크 푸드의 대표격인 햄버거는 결코 후한 대접의 상징이 될 수 없고, 성공한 후에도 젊은 시절의 맛을 못 잊어 햄버거를 즐겨 먹었던 빌 클린턴의 경우 퇴임 후 심장병 때문에 큰 고생을 한 적 있습니다. 햄버거는 그 기원을 따져도 격식 있는 식사와는 아주 거리가 먼, 살벌한 수요에 의해 탄생한 "막된" 음식입니다.

이런 정크푸드 햄버거가 전세계적으로, 특히 청소년층에게 외식 메뉴의 상징처럼 각인된 건 영양학상으로 개탄스러워할 만한 건 둘째 치고, 그 마케팅의 신화적인 힘에 대해 일단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퇴근길에 번화가를 둘러봐도,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상업상의 요지에 반드시 맥도널드 체인점이 자리합니다. 어떤 책에는 "맥도널드는 그저 요식업을 운용하는 회사가 아니라 부동산업까지 겸하며 그 주/종의 구별도 쉽지 않다" 같은 주장도 담고 있더군요. 웰빙의 시대에 얼마나 패스트푸드 업종이 긴 생명력을 유지할지 회의가 들면서도, 또 맥도널드의 시대가 그리 이른 시일 안에 끝날 것 같지는 않단 말입니다. 주식 투자하는 분들은 실감하는 부분일 겁니다.

레이 크록은 여러 자계서에 자주 등장하는 모범례입니다. 주로 어떤 부분이 강조되는가 하면, "인생의 황혼을 대비할 오십대에 창업을 감행하여 큰 성공을 거둔 사람" 뭐 이런 쪽이죠. 우리 나라 기업인 중 비슷한 예를 들자면 삼성 이병철 창업주와 파트너십을 유지하다 독립해 나와서 효성그룹을 창업한 고 조홍제 회장 같은 분이 있죠. 재벌기업(conglomerate)과 업종 전문화가 분명히 이뤄진 기업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두 거인의 생애 모두 "늦은 나이에 이룬 창업"이란 점에서 주목할 가치는 충분합니다. 성공을 둘째 문제이고 일단 첫 발걸음을 떼는 자체가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테니 말입니다.

120개국, 35,000여 매장, 그리고 무려 1800만명의 고용 창출을 이룬 초국적 기업인 맥도널드. 역시.. 음... 소위 "맥잡'이라는 비하적 유행어가 있을 만큼(심지어 2002년작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에도 잠시 언급되죠) 비정규직, 비전 없는 직종의 대명사격이긴 하지만 여튼 각국 정부 입장에선 소위 "알바생"들이라도 대거 양산하는 까닭에 대단히 반기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물론 맥도널드측도, "맥잡이라니 당치도 않다"며 얼마나 많은 인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지, 이중 상당수가 중견급 관리직으로 체계적 양성이 이뤄지는지 자세히 홍보하기도 합니다. 솔직한 말로 "그래봐야 맥잡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런 일자리라도 없으면 마냥 놀고 있을 젊은 인생들을 일정한 페이롤 위에 올려 주고 저임금이나마 소득원을 보장하는 공이 어디 적겠습니까. 영어 속담에 "햄 샌드위치라도 아무것도 없느니보다야 낫다"란 게 있는데 비슷한 이치를 강조한다고 하겠습니다.

35000여 매장이 실제로 성업중이라는 사실은, 점주와 본점이 성공적인 상생관계를 이룬다는 뜻도 됩니다. 사실 체인점이 지점으로부터 일방적으로 갑을 관계, 착취성 악순환만을 강요하던 시대는 지나갔으며, 각 점주들에게 충분한 성공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상생적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라야 무엇보다 자신의 생명이 오래갈 수 있습니다. 윈윈하는 체인점의 사업 구조, 모델을 거의 처음으로 만들다시피한 게 맥도널드이기에, 경영학적 관점에서도 레이 크록의 사례는 연구의 가치가 충분합니다. 메뉴 개발도 중요하고 신선한 원료의 공급도 적시에 이뤄져야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지점들이 열의를 갖고 프랜차이즈의 가치를 제고하는 과제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맥도널드는 이런 점에서 요식업의 신지평을 개척한 위업이 있습니다.

벤처기업이란 이미지와 흔해빠진 패스트푸드 체인 사업은 서로 잘 연결되지 않습니다(적어도 한국의 실정은 그렇죠). 미국에서는 반대로, 이 맥도널드의 성공 사례가 모든 벤처 기업의 모범처럼 통용된다는 점이 큰 의외로 다가오죠. 헌데 레이 크록의 믿겨지지 않는 성공 신화를 보면 "대체 벤처(venture)라는 단어의 뜻이 뭔지"를 근본에서부터 자연스레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소위 구매력기준 물가나 환율을 계산할 때,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나 보편적으로 서비스되는 메뉴가 존재하여, 하나의 기준으로 작용하기란 대단히 경이로운 일입니다. 빅맥지수는 처음 등장했을 때 조소하는 이도 있었고, 해당 메뉴가 각국의 식생활에 갖는 비중과 의미가 같지 않기에 여전히 비판대상입니다만, 가장 손쉽게 도출하고 활용 가능한 인덱스라는 점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고마워하기도 하는 "강력한 실존"이기도 합니다. 보편적인 성공은, 혼자만 살아남겠다는 이기심이 아니라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에 그 비결이 있다는 그의 강한 신념은 경영학 분야를 넘어 사회학적 함의도 강하게 지닌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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