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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 리더십 | YES24 파블미션(舊) 2017-01-0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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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간 중심 리더십

서정문 저
호이테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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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이란 가치지향은 그간 경영일선에서 실천하기에는 지나치게 이상적인 목표로 여겨져 왔습니다. 기업은 수익을 내는 게 존립의 일차 이유이며, 성과를 못 내는 인적 자원은 여느 물적 자원과 마찬가지로 가차없이 리소스 풀에서 제거되는 게 원칙이었습니다. "정리해고의 수월함"은 심지어 지난 세기까지만 해도 글로벌 경영 척도 중 하나로 크게 오해받을 정도였죠. 조직의 내부를 향한 살벌한 시선 못지 않게, 기업의 수익원이 되어 줄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어느 기업주는 자신의 아들이 자기 회사의 공산품을 소비하려 들자 "그건 파는 거야!"라며 손을 못 대게 했다는 일화도 잘 알려져 있죠. 번화가에서 대형 요식업소를 운영하는 부부의 딸이 자기 남친한테는 꼭 집밥을 먹인다는 말도 사람들은 즐겨 퍼뜨리곤 합니다. 시장은 공략 대상이나 화살, 탄환이 가서 꽂혀야 할 목표일 뿐 거기에 "인간"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러던 비정한 경향이 크게 바뀌어, 멀리는 드러커의 여러 (인본적) 저작에서부터 가깝게는 피터 코틀러의 최신 담론 등의 영향을 받아, 말로만 "고객이 왕"을 떠드는 타산적이고 생태계 파괴적인 기업이 더 이상은 설 땅이 없음에 거의 컨센서스를 이루는 게 작금의 지배적인 추세입니다. 거대 패러다임을 지어 올리는 경영사상가들뿐 아니라, 현장에서 뛴 체험을 바탕으로 소소한 각론(수기 수준)을 펴는 일선의 사장님들도, 그저 진심으로 직원들에게 잘해주는 게 기업을 멀리 보고 운영하는 지름길이라며 잔뜩 심각해진 표정으로 충고를 들려 줍니다. 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졸(卒)"로 사람을 대하다간, 조직 내부도 못 추스르고 시장에서 인심도 얻기 힘들다는 결론입니다. 몇 년 전 제가 읽은 책에도, going concern의 본질은 "슈퍼팬"들이 자발적으로 지불하는 로열티가 수익원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단정적으로 제시한 적 있습니다. 그게 한편으로는 "가치 창출"이란 본원적 목표와 관련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으라"는 포괄적 원칙과 불가분의 관계이기도 하죠.

고객의 마음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전략은 첫째 현대사회에서 그 누구도 타인의 동기에 의해 조종되지 않는다는 엄연한 현실, 둘째 정보가 만인에게 오픈되며 불균형 분포가 장기적으로 뚜렷이 소멸해 간다는 환경적 변화, 셋째 타율보다 자율의 성과가 질적 측면에서 월등하다는 생산성의 측면에서 타당합니다. 서정문 선생이 쓴 이 책은, 특히 저자의 경력이 주로 "명령과 통제"를 바탕으로 하는 군대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반성적 고려의 이점을 지닌 책입니다. "명령과 통제" 메커니즘의 한계(장점이 아닌)를 지적하는 입장 역시, 해당 시스템에 몸을 담아 본 경험을 토대로 삼아야 효과적이고 정확한 비판을 행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폭 넓은 정보를 공유하며 보다 냉정하고 신중한 판단을 내리는 요즘은, 가령 싫어하거나 기피하는 대상, 이슈에 대해서도 그저 감정적으로 폭주하는 경솔한 선동에 결코 쉽사리 휘둘리지 않습니다. 어느 논쟁의 장에서나 "팩트, 팩트"가 운위되는 것도 이 때문이며, 근거 없는 마타도어에 넘어가는 층은 주로 학력이 부족하거나 멘탈의 건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존중과 배려". 특히 저자가 책에서 강조하는 덕목은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 역시 가식과 얕은 계산으로, 남의 환심을 사고 비틀린 자신의 내면을 감추려 드는 표피적 제스처와는 크게 구별되어야 합니다. 아마도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이런 태도로 타인을 대하는 이라야 안정적인 네트워크(비즈니스이든 친목이든)를 유지할 수 있을 테며, 여기에 진정성이 담기지 않은 채 결국 자신의 장점을 봐 달라며 싸구려 맞장구를 쳐 주고 당치도 않은 충성과 칭찬을 끌어내려는 이중 의식의 소유자가 모든 관계망에서 탈락하고 결국 왕따가 되고 마는 것도 흔히 보는 바입니다.

"존중과 배려"는 이처럼 사회 속에 몸을 담은 모든 성원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 덕목이, 바로 리더십의 요체라고까지 그 위상을 격상시킵니다. 많은 이들은 책 제목(혹은 강연의 주제)에 "리더십"이 들어가면, 그거 몇몇 소수에게만 해당되는 걸 갖고 왜 난리냐며, 리더가 될 사람이나 리더십을 고민해야 하지 않냐며 반문합니다. 사실 이는 세대 차이도 어느 정도 작용해서인데, 당장 대학에서 팀플 과제가 성적 평정 방식의 주류를 이루는 요즘 세대만 해도 "리더십의 문제가 일상의 영역임"에 대부분 동의합니다. 졸업반만 되어도 해당 팀을 이끌며 소집단의 목표를 주체적으로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리더가 될 사람은 소수"라는 선입견 속에 벌써,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잘못된 "리더관"이 들어 있는 겁니다. "리더"란 운명적으로, 신분상으로 정해진 자리가 아니며, 민주사회에서 누구나 한 번 정도는 크고작은 집단, 공동 목표를 위해 맡아 볼 수 있는 "상황"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올바른 리더관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야, 비뚤어진 탐욕으로 남부러운 자리에 올라 타인을 깔보고 하는 일 없이 대접만 받으려는 사이비 리더들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누구나 바람직한 리더십을 갖고 책임 있는 자리에서 본분을 다하는 모습이 모이고 모여 참다운 민주 사회가 형성된다고도 하겠죠.

독재자보다 민주적 사회의 리더가 훨씬 힘든 법입니다. 독재자는 자신만의 편견에 갇혀 진실을 바라보지 못하면서도, 일단 약자로 떨어져 무시당한다고 여기는 순간 온갖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며 현실 왜곡을 일삼는, 가장 초라하고 무능한 구성원이기도 합니다. 현대적 리더십에서 요구되는 지도자의 품성이란, 앞서 말한 대로 구성원 하나하나를 존중하고 배려함이 매사에 진심으로 우러나는 경지라야 합니다. 이 이슈 관련, 복잡다기한 조직 중에서도 가장 단선적인 규율에 의존하는 군대에서 주요 경력을 쌓으신 저자의 실천적 고민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우리 선입견과는 달리 오히려 공무원, 경찰, 군인 등 특수조직에 속한 분들이, 남들이 다른 눈으로 볼까봐 더 눈치를 보고 처세에 신경쓰곤 합니다. 다른 나라보다도 한국은 특히 그렇더군요.

현대 사회는 구조적으로 권력이 분산되어 가는 추세 속에 있습니다. 권력을 지닌 주체들이 보다 큰 표준편차로 롱테일 분포를 이루는 요즘, 이 다양한 섹터로부터 발원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하여 결과를 예상한다는 게 처음부터 불가능해졌고, 이 때문에 간교한 계산으로 왜곡, 조작을 이루기보다 아예 합법, 모럴의 원칙으로 일과 관계에 임하는 게 차라리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배려와 존중은 그래서 1차집단뿐 아니라, 개인이 참여하는 모든 조직과 과업에서 첫째로 꼽힐 태도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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