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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창의성 2 | YES24 파블미션(舊) 2017-01-09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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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생각의 창의성 2

김효준 저
인피니티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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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로 살다가 결국 현상 유지도 버거워지는 게 요즘의 실태입니다. 과거에는 "그저 남들 하는 만큼만 하고 살자"는 게 많은 이들의 생각이었는데, 세상의 가파른 변화 속도와 산업계의 혁신 양상이 개인의 나태를 용납하지 않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여튼 이런 거센 변화의 물결과 고조되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약은 이들은 챙길 걸 챙기는 게 또한 세상의 이치입니다. 지금 알게모르게 우리 주변에서 잘나가는 비교적 젊은 축 사업가 중 상당수가 외환 위기 때 그 기반을 마련한 이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많은 책들이 "모두가 혼란에 빠져 허우적댈 4, 5년 사이에 기회를 잡으라"고 찔러주는 것도 다 나름의 혜안과 "촉"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창의력 뿐 아니라 반짝하고 떠오르는 멋진 생각, 아이디어는 그 무엇보다도 사람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행운이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만약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사업 밑천, 우수한 두뇌, 박사 학위, 외모, 인맥 등이 성공의 요건이라면 이 역시 매우 불공평하게 배분된 메리트일 뿐입니다. 헌데 창의성("성"이란 접미사가 붙었으므로 이 역시 개인의 타고난 자질일 것만 같은데도요)이나 아이디어는, 정말 사람을 안 가리고 누구나 맞을 수 있는 갑작스러운 선물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만약 미래가 정말 크리에이티브에 따라 개인의 성과, 소득, 비전, 풍요로움이 결정된다면 누구나 한번 이에 승부를 걸어 볼 만한 조건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이런 주장은 이 책 저자님뿐 아니라, 예전에 제가 읽었던 마틴 가드너의 청소년 수학 교양서에도 아주 단정적으로 제시되었던 바라서 더 믿음이 가는군요.

삼성전자도 6년 전 특허 분석을 충실히 행하지 않았다가 엄청난 불확실성이 부른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던 것처럼, 기업이 R&D 관련 수행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그저 정직한 기술 개발뿐 아니라(이것만으로도 너무나 어려운데), 그 기술이 기존의 특허를 침해하지(법적 용어이고, 겹치기만 해도 다른 권리자에게는 "침해"가 된다는 게 어렵죠) 않는지를 면밀히 실사해야 하며, 이런 걸 일일이 피해가며 전략을 짜는 게 기술개발보다도 힘들다고들 합니다. 그런 특허가 주요 국가에 등록된 바만 해도 무려 수천만 건입니다. 이게 다 나보다 앞선 이들의 창의성 산물인데, 어느날 기발한 아이디어가 솟아도 누가 먼저 선점한 사실이 발견되면 그만큼 김빠지는 일이 또 없습니다. 현대에 있어 창의력 발휘란 또 이런 점에서는 지극히 불리한 여건을 디뎌야 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그 수천만 건 특허례를 분석하면서 어떤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하는군요. 엔지니어, 연구원이신 저자뿐 아니라 변리사들도 이런 점을 평소부터 잘 파고들어야 주어진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습니다. 마땅히 주어진 임무가 있지 않고서는 특허 실례 분석을 마음조차 먹기 어려울 텐데, 현업에서 오랜 시간 뛴 저자의 말씀이라 독자로서 신뢰가 가는 게 사실입니다. 공교롭게도 오늘이 세월호 사건 1000일째 되는 날인데, 저자는 순전히 위기 대응과 문제 해결 방법론이란 관점에서 "사고 해결 과정"에 동원되는 창의적 사고 방식을 가르칩니다. 문서나 텍스트 양식만으론 사실 당면 과제의 특성을 바로 파악할 수 없고, "그림으로 그려서" 해결하라는 저자의 주문은 요즘 부쩍 부각되는 "비주얼 씽킹"과 큰 맥이 통하는 결론입니다.

1권에 이어 이 2권도 알트슐러 박사의 트리즈 이론이 주된 논의과제입니다. "트리즈"는 러시아어 약자인데요. 사실 z가 두문자로 쓰이는 예가 영어에서는 그리 많지 않으므로 벌써 외국어인가 보다 하고 느낌이 올 수도 있습니다. 영어로는 해당 어구를 일일이 번역하여 TIPS라고도 하는데, 애크로님으론 이쪽이 그나마 더 친숙합니다. 어떤 과제는 기존의 해결 툴에 집어넣기만 해서 해결할 수도 있고, 어떤 과제는 여태 없던 난점을 본질적 특성으로 품는다는 점에서 "창의력"을 반드시 요구하기도 합니다. "문제(무슨 문제든 간에)를 해결해 주는 학문, 혹은 이론"이 있을 수가 있냐, 그저 기존의 여러 학문과 기술을 동원해서 자신이 스스로 그때그때 풀어나가야지, 뭐 이런 보수적인 반응을 대뜸 보일 수도 있지만, 알트슐러 박사의 트리즈 체계는 "문제 해결 방법론" 그 자체로서 의의가 크다는 게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거의 일치된 결론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위기 대응 능력"을 강조하는 대중서들은, 그 상당수가 알트슐러 박사의 책을 참조한 것들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1990년대 중반에 경영 분야 저서(대중서가 아니라도)에서조차 텍스트 일관이 아닌, 다양한 비주얼 보조 자료로서 독자의 실천적인 이해를 돕는 시도가 이뤄졌습니다. 한국에도 그런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책이 소수 번역되었다가 시들해졌는데, 벌써 이런 점에서부터 뭔가 고루하고 낡은 관념에 독자나 출판업자나 업계나 다 사로잡혀 있는 반증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책을 읽을 때 효과를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자가 시키는 대로 일단 그림에 집중하고 텍스트에서 지시하는 사항대로 책을 읽어나가며, 어떤 미션을 부여하면 그냥 그대로 따라해 보는 겁니다. 최소한 저자만큼 효과를 보게 된다면, 책 한 권 사서 읽은 보람은 충분히 건진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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