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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걸으며 생각한 것들 | 도서 리뷰 2022-10-0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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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박물관을 걸으며 생각한 것들

이재영 저/국립중앙박물관 사진,감수
클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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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걸으며 이런 생각들도 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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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유 기고가인 이재영 작가의 수필집이자 에세이다. 제목 그대로 한국국립중앙박물관을 거닐면서 눈에 꽂히는 작품과 그 작품을 통해 스쳐가는 생각들을 정리해 낸 책 같다. 그래선지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보다는 작품에서 받은 인상과 그로 인해 연상되는 자신의 생각과 깨달음 같은 순간들을 써내고 있다.

 

그래서 아주 가볍고도 가볍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책이다. 손에 들고 읽으면서 진짜 박물관을 거닐어 보는 것도 좋아보인다. 왜 수많은 작품들 중 그 작품들이 눈에 띄었을까. 왜 그런 생각들이 오갔을까 하고 생각하며 본다면 조금 더 흥미롭게 보이기도 한다. 어차피 진정한 작품 감상은 작품내로 파고들수도 있지만 작품을 보면서 그 상념에서도 가능하지 않던가. 오랜만에 박물관에 구경가면서 가져가서 읽고픈 책이다.

 

**작품 감상에 여러 방법이 있지만 현대인들은 시간상 짤막하게 써진 설명이나 순간의 인상으로 보고 넘어가는 방법을 많이 택한다.

***하지만 한 작품을 세세하게 구석구석 보면서 저 그림과 묘사는 왜 저기에 있을까. 왜 저 사물을 그렸지. 왜 이런 구도와 색감을 택했을까 등등의 여러 생각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도 있다.

****과거에는 이 방법을 더 즐겨한 듯 하다. 그래서 의자가 비치된 이유이기도 하다.

*****큰 작품일수록 더 많은 것들이 구석구석 담겨 있다.

******그림이나 조각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영화인 셈이다. 하나의 이야기인 셈이다. 단 하나의 사물로 빚어낸.

*******그래서 설명도 좋지만 자신만의 해석과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영화나 소설도 마찬가지지만 미리 배경지식을 알고 가면 더 폭넓게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작가에게서 그리고 당시 상황과 맥락에서 작품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그런식으로 작가와 그 뿌리에만 관심을 갖다보면 참신한 감상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웬만한 감상과 해석은 이미 다 나와있기 때문이다. 논문으로도 나올 정도로.

************심지어 이제는 엑스레이나 여러 촬영 기법과 도구를 이용해 재해석하기까지 하는 시대이다.

*************큰 흐름을 미리 아는 것도 좋다. 어떤 사조나 흐름. 해당 매체(그림,영화,문학 등)발전의 역사, 그 당시의 역사적 흐름.(대공황, 전쟁, 혼란시기)을 알면 더 풍부해진다.

**************그래서 결국은 한 가지만 아는 것이 아니라 골고루 알아야 입체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더 거시적이고 미시적으로 보는 것이고, 가볍게 보는 방법도 있다. 또 필요하다.

****************가볍게 봐야 접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때 추상미술과 인상파, 입체파들이 과소평가 받은 것이다.

******************하지만 추상일수록 더 많이 생략된 그 자세함을 찾으려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이 지점을 더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개념미술이다. 그냥 봐서는 도통 모른다. 많은 걸 알던가. 아니면 많은 상상을 통해 포장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그 면을 뛰어넘어야 한다. 사실 그 전략으로 내세운 미술이니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뭔가라고 생각하면 뭔가가 되는 법이다.

*********************사실 의미 없는 사물이나 추상은 아무것도 없다. 우린 알게 모르게 의미형 인간이니까. 의미가 없으면 죽음이 가까워진다. 삶의 의미를 은근히 항상 찾고 있는 게 인간이다.

 

 

##인상적인 문구들##

 

##아름다운 것들은 무용하다는 오해를 받아야 가치 있어 보이는 법이니까. 그저 두고 보면서 절대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을 몰래 담아두었기를 바란다.

 

##인생의 어느 순간이든 좋은 일과 나쁜 일이 함께한다. 잃고 싶지 않은 것과 하루빨리 잊고 싶은 것이 공존하는 생의 한 땀 한 땀. 그때는 참 사람이 좋았지 싶다가 겨우 떼어낸 악연이 떠오르고, 일이 많아서 참 좋았지 싶다가 일하느라 망가진 몸의 통증이 느껴진다.

 

##지금이 제일 좋아. 나중 일은 모르겠고 일단 오늘이 제일 좋은 날이야~"과거와 미래를 포함하여 그 어느 시대도 지금보다 더 거룩하지는 않을것이다"

 

##게으른 게 어때서. 생각이 깊다는 거잖아. 오래 생각하니까 행동이 느린 것뿐이야. 긴 손가락을 너무 재빠르게 움직이는 건 긴 손가락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비슷한 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요리를 개발한 인류의 발전이 새삼스럽다. 다 먹어본 것 같아도 새로운 음식들이 계속 나오고, 비슷한 맛 같지만 색다른 풍미가 입을 즐겁게 해준다.

 

##황비창천이라는 멋진 글귀가 있는 고려시대 청동 유물은 정교하여 조각품처럼 보이지만 거울이다.~거울은 대체로 보이는 쪽이 주인공이지만 이것만은 보이지 않는 쪽, 뒷면이 주인공으로 남았다.

 

##초기철기시대 사람들은 방울을 흔들면서 풍요와 모두의 안녕을 빌며 신을 불러들였을 것이다. 신이 여전하다면 방울을 세차게 흔들고 싶다. 종소리를 마구 울려서 시가 돌아오게 해달라고. 우리에게 시를 돌려달라고 말하고 싶다. 방울을 흔드는 것만으로 시가 돌아온다면 방방곡곡 골짜기마다 다니며 방울소리를 쏟아부을 텐데.

 

##무릉도원이 낙원이라면 낙원은 실컷 울어도 되는 장소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여행을 떠날 때 휴대용 묵호와 붓을 지녔다고 한다. 여행 중에도 시를 짓고 그림도 그리고 편지를 쓴 것이다. 금강산으로 유람을 떠나면 말을 타고 평균 90리. 약 35킬로미터 거리를 이동하고도 지치지 않고 챙겨온 문방사우를 펼쳐 시서화를 즐겼다니 정말 대단하다.

 

##공간은 그 안을 이루는 것들로 완성된다. 가구나 가전제품 같은 물건과 사는 사람의 생활과 생각도 공간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러니까 집은 그곳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크기가 결정되는 법이다.

 

##그는 건축의 중심에 인간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넓고 높기만 한 공허한 공간보다 작은 공간이라도 한 인간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면 그 자체로 웅장할 수 있다.

 

##이해관계 없는 사람과의 가벼운 인사가 생각하지 못한 에너지를 주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된 후 나는 고개를 들고 걸었다.

 

##사람 사귀는 일은 참 시시하다. 너무 자주 얼굴을 대하다보면 서로가 새로운 가치를 마주할 시간이 없어진다. 인간은 무리 지어 살면서 서로의 발에 걸려 곱드러진다. 이렇게 서로 존경하는 마음을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자주 만나지 않더라도 소중한 마음과 정성스런 만남은 이어진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유통기한이 다 된 관계가 자연스럽게 정리되면 또 다시 복잡한 인연들이 생겨나고, 사그라들고, 다시 관계가 피어나고 역시 질려버리는 반복.~처음부터 싫은 사람은 없었다. 안 좋은 일은 항상 너무 자주 만나다가 벌어졌다. 보고 싶지 않은 걸 보게 되고, 보여주기 싫은 걸 들키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잃어갔다.

 

##취향을 갖는 것을 꼭 사치와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 취향이라는 단어 자체가 왠지 특별하게 누린다는 뉘앙스를 풍겨 오해를 사지만, 취향은 말 그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이다. 남들 보기에 그럴듯한 고급 취향만이 취향은 아닌 것이다.~취향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에게 질문하는 사람들이다.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발로 걸어가는 인간은 모든 감각기관의 모공을 활짝 열어주는 능동적 형식의 명상으로 빠져든다. 그 명상에서 돌아올 때면 가끔 사람이 달라져서 당장의 삶을 지배하는 다급한 일에 매달리기보다는 시간을 그윽하게 즐기는 경향을 보인다. -다비드 르 브르통-

 

##우리 부모님도 하와이에 사시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그 생각을 한다고. "근데 정작 살면 똑같아요. 저 하늘이 계속되거든요. 무한 반복. 어제처럼 오늘도, 오늘처럼 내일도 요즘은 비 오는 날도 많이 줄어서 더해요. 배부른 소리라 하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지루해요."

 

##아름다운 삶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마리아 포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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