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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 박경서,『명작을 읽는 기술』 | 독서리뷰 2021-08-3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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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작을 읽는 기술

박경서 저
열린책들 | 2021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고전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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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  박경서,『명작을 읽는 기술』

 

 『명작을 읽는 기술』은 부제에서 언급하듯 문학의 줄기를 잡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다. 서문에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문학, 특히 고전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핵심이다. 문학의 줄기를 잡는 일도 결국 고전 소설을 더 재미있고 풍부하게 읽어나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저자는 그 줄기를 따라 구체적인 작품을 어떻게 읽어나가면 좋을지를 쉽고도 담백하게 설명했다.

 

 

시작은 한 축과 함께 한다. 그 축이란 문학 줄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성주의와 감성주의'다. 서양 문학사란 이 축의 반복이자 변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성주의와 감성주의는 중요하다. 그렇다면 뿌리는 어딜까? 소설이란 장르는 18세기 근대 시민 사회가 생겨난 이후 등장했지만, 소설 - 즉 문학은 문화를 반영하기 마련이고 그런 점에서 문학 줄기의 뿌리도 서구 문화의 뿌리에서 찾을 수 있다. 저자는 그 뿌리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에 있다고 말한다.

헬레니즘은 그리스인(헬라스인)들에서 시작해 로마인들까지의 문화와 사상을 가리키며 헤브라이즘은 히브리인들의 정신과 문화를 가리킨다. 전자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명에서, 후자는 유대교와 기독교 문명에서 태어났다. 저 사상은 꽤 상반된 특징을 지녔다. 헬레니즘은 인간 중심의 가치관, 즉 인본주의를 지향하며 인간의 이성적, 지성적 능력을 강조한 반면, 헤브라이즘은 신 중심의 가치관, 즉 신본주의를 지향하며 신의 음성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감성적 능력을 강조했다. 이성주의대 감성주의의 뿌리가 여기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문예 사조 - '문학과 예술이 지닌 공통적인 사상의 시대적 흐름' - 는 문학이 독립적인 장르로서 종교의 들러리 역할을 그만뒀던 17세기에 등장한다. 맏형은 고전주의다. 고전주의는 중세의 신 중심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인본주의를 본받고자 했다. 법칙과 질서, 이성을 중시했다. 다만, 르네상스 문학이 지녔던 자유로움, 호탕함에 대한 반작용으로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고 "질서, 조화, 균형이라는 형식 속에서 영원한 자연의 보편성과 인간적 진실을 담아"내려고 했다. 대표적인 문학작품이 알렉산더 포프의 '고요한 삶'이다.

하지만 18세기 말에 이르면 이런 고전주의에 대한 반발심을 지닌 작가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이성과 합리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형식과 규범에 얽매여 인간의 감정, 감성, 상상력이 지나치게 억제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등장한 게 낭만주의다. 포프는 "잡념 없이 전적으로 즐기는 일이란 고요히 묵상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워즈워스는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볼 때마다 내 가슴은 뛴다."라고 말했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차이다.

 

"그처럼 새롭게 여겨지던 사회와 문화가 정체되면 인간은 또 다른 욕망을 향해 끊임없이 이동한다. 고전주의에서 살펴보았듯이 르네상스 문학이 한계에 부딪히자 작가들은 새로운 문학 양식을 추구하지 않았던가."

 

사조는 계속 변한다.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 그리고 리얼리즘과 실존주의,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까지 다양한 사조가 존재했고, 생성 중이고, 존재할 것이다. 저자는 사조의 흐름과 '깨달음이 먼저인가, 재미가 먼저인가'라는 문학 논쟁, 그리고 문학의 유토피아 또는 디스토피아적 기능을 훑으며 10여 개의 문학 작품을 구체적으로 살폈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잔차키스의 ‘그리스 조르바’ 등 한 번쯤 들어봤으나 읽어보지 않았을 작품을 설명하고, 사조와의 연관 속에서 독해했다. 저자 본인이 이해한 언어로 읽기 쉽게 설명한 만큼 구체적으로 얻어갈 게 많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읽고 머릿속으로 서양 문학의 줄기를 간단하게나마 그려볼 수 있었다. 문학을 풍부하게 독해할 수 있는 도구를 여럿 얻은 기분이다. 서사가 불분명하고 난해한 작품 앞에서 적어도 어리바리해 하지 않을 자신도 얻게 됐다. 아직 읽지 못한 다수의 명작을 읽어보고 싶다는 욕망도 생겨났다. 그리고 ‘고전을 왜 읽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얻었다. 세월을 견뎌냈다는 사실 자체를 떠나서, 책을 읽고는 굳이 ‘고전을 왜 읽어야 하나?’라는 질문 자체를 던질 필요가 없겠다는 결론이었다. 그냥 몸으로 느껴버린 채로, 다음에 읽고 싶은 고전 소설 목록에 책에 담긴 다양한 작품을 올리고 있는 나를 봤기 때문이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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