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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 영화 2011-02-2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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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시계태엽 오렌지


캔들미디어dvd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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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소니 버제스의 충격적인 원작 소설은 예전에 읽었습니다. 몇 달 간격을 두고 두 차례나. 더군다나 두 번째 읽었을 때는 그것을 바탕으로 레포트를 써야 했지요. 아주 인상 깊은 소설이었기 때문에, 후에 어느 친구가 그 소설을 바탕으로 한 스탠리 쿠브릭의 영화 DVD를 선물로 주었을 때 넙죽 받아 두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편한 마음으로 볼 만한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무려 3년 만에(농담 아닙니다;; 진짜 받아놓고 껍질도 안 벗긴 채로 3년도 넘었어요) 노트북 DVD 플레이어에 걸었습니다.

 

 우악. 이런 영화를 선물로 주다니. 친구가 저의 영화 취향에 대해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심심할 때 영화관에 가서 "재밌는 영화" 를 찾아 보는 보통 관객의 수준으로는(저 말예요 저) 소화하기 쉽지는 않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루도비코 치료를 받은 후의 알렉스처럼 속이 거북해져서 자꾸 트림이 나오려고 합니다. 이미 원작을 읽어서 이야기 자체에 익숙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각 과잉인 미술과 청각 과잉인 음악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사이키델릭한 의상과 세트를 보면서 눈은 뱅뱅 돌 것 같고, 장엄한 음악이 쫙 깔리면서 귀는 압도당하지요. 전반부에는 역겨운 폭력 묘사가 적나라하게 이루어지는데 그 장면 장면이 너무 멋있게 찍혀서 더욱 역겹습니다. 루도비코 치료를 받는 알렉스마냥 눈도 못 돌리고 보면서 정신적으로는 계속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야기도, 캐릭터도, 미술도, 음악도 약간 미친 것 같으면서 매혹적입니다.

 

 제가 미장센이니 뭐니 하는 걸 논할 만한 관람자는 전혀 아니지만, 정도가 지나치게 훌륭한 수준이면 까막눈이라도 이게 보통 솜씨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정말이지 적재적소에서 속도를 달리하는 카메라와 강박적일 정도인 연출 솜씨에 홀려서 눈을 뗄 수가 없어요.

 

 

 

알렉스, 무서운 아이
 
 

 알렉스는 정말 훌륭한 캐릭터입니다. 이 녀석을 사이코패스라고 하는 게 온당한지는 모르겠어요. 어쨌든 아무 죄책감 없고 갱생의 여지 전혀 없는 악한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폭력과 섹스에 미쳐 있고 자기 외의 그 누구도 소중하지 않고 양심에는 털이 숭숭 난... 아니 털 날 양심조차 없으면서 또한 발군의 자기합리화 솜씨를 보여 줍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밉지 않은 것은, 결국 알렉스도 자기보다 더한 괴물인 정치의 희생물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긴 알렉스 본인은 스스로가 희생자라고도 별로 생각하지 않고, 결국 그 더 큰 괴물과 흔쾌히 영합을 하지만요.

 

 알렉스는 말하자면, 못됐긴 정말 못됐지만 '악인' 이라기보다 '자연재해' 과입니다. 정말 악질이고 많은 피해를 입히는데도 이상하게 미워하기 어려운 캐릭터라는 의미예요. 그냥 원래 그런 존재인 것 같아 보입니다. 태풍이 인명 피해를 내도 태풍 자체를 미워하기 힘든 것처럼. 자연재해 악당의 대표 인물로는 알렉스 외에도 '양들의 침묵' 의 한니발 렉터 박사나, '다크 나이트' 의 조커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자유 의지로 택한 악이냐, 강제적으로 선택한 선이냐'의 철학적인 문제 제기이기도 하고, 빅 브라더에 대한 공포를 묘사한 것이기도 하고, '사회의 안전이냐 인권이냐'의 형사정책적 문제도 다룹니다. 그러나 사실 소설을 읽었을 때도 그렇고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그렇고, 그 어떤 질문에도 시원한 결론을 내기 어렵습니다. 그저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남지요. 웬만한 공포 영화보다 훨씬 더 오싹하고요.

 

 원작 특유의 어두우면서도 블랙 유머가 살아 있는 분위기를 영상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기우였군요. 역시 명불허전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소설보다 더 훌륭합니다. 비록 보고 있는 마음이 편치는 않더라도 매우 매력적인 영화임에는 틀림없어요.


 

패션, 메이크업, 미모에 말발에 뻔뻔함까지,
 어느 한 군데 빠지지 않고 폭풍매력인 알렉스.
 책상에 하나 놓고 싶군요.
 
 
※극중에서 알렉스는 커다란 뱀을 애완용으로 키우며 우쭈쭈 예뻐하는데, 원작 소설에 없는 이 설정을 넣게 된 이유는... 스탠리 쿠브릭이 말콤 맥도웰(알렉스 역)에게 파충류 공포증이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스탠리 쿠브릭이야말로 진정한 악인이 아닐까요. 덜덜덜. 난 그런 상사 만나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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