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Joy의 아침
http://blog.yes24.com/withkay
리스트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Joy
Joy의 아침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1월 스타지수 : 별18,940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안녕?
일상여행
일상독서
만나고 싶은 글들
수채화 수업
일.고.십
공감백배
직접 해보자!
Dear Friend
Bible
나의 리뷰
이야기를 나누다
영화 나들이
한줄평
태그
심순덕 긍정시선 면역밥상 그냥하지말라 파리마카롱수수께끼 섬의반대편 진실도작게 휘게서점 11월도서 이상하고자유로운할머니
2021 / 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나의 친구
책!책!책을 읽자!
여름
가을
겨울
일.고.십

나의 리뷰
작지만 큰_075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 이야기를 나누다 2021-11-21 14:40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44108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저/이지수 역
바다출판사 | 2021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어느 가족(2018), 원더풀 라이프(2001),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걸어도 걸어도(2009)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몇 편을 만났다. 그 중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고감독님의 작품인줄 모르고 만나기도 했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처럼 찾아서 만난 영화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고감독님의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어준 <어느 가족>이 있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2011)’은 중간 즈음 멈췄으니 제외하기로 한다)

 

그의 영화를 만나면 스스로를 향한 나 자신의 시선과 타인과의 관계(그 관계에는 가족역시 포함된다)에 대해 한동안 곱씹게 된다. 언뜻 영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라 생각할 수도 있을텐데, 그렇게 이야기들을 되새기다보면 영화와는 무관해 보이던 일상과 닿아있는 상념들이나 감정의 이면에 숨겨진 상처 같은 것들을 떠올리게도 된다.

이웃 말순님의 글로 이 책을 알게 되었을 때 주저 없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이런 생각들이 내 안에 고여 있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처음 페이지를 펼쳤을 때는 많은 부분이 정치적인 이슈와 닿아 있어 내 예상과 다른 전개에 조금 당황하기도 했다. 영화감독이니 당연히(이 역시 선입견일테지만) 영화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룰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이 책 이전에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이 출판되었다는 것은 책을 읽는 도중 알게 되었다).

 

   나는 사람들이 국가국익이라는 큰 이야기로 회수되어 가는 상황 속에서 영화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큰 이야기’ (오른쪽이든 왼쪽이든)에 맞서 그 이야기를 상대화할 다양한 작은 이야기를 계속 내놓는 것이며, 그것이 결과적으로 그 나라의 문화를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해왔다. p.25

 

   그렇다면 그들에게 자신의 행위를 총괄하라고 강요하는 우리는 일장기와 기미가요가 완수해온 역할을 어떤 형태로 총괄한 걸까? 사죄는 끝난 걸까? ‘침략 전쟁은 없었다는 식의 주장이 큰 목소리로 들려오게 된 현재 상황 속에서, 일본인이 50년 전에 저지른 행위에 대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사자 의식을 가지고 생각하고 있을까? p.49

 

   상대의 이름을 빼앗는 것도, 땅을 빼앗는 것도, 문화를 빼앗은 것에 대한 책임도 60년간 유야무야 내버려두면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모양이다. 그런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 오늘날의 일본 사회가 열두 살 소년을 살인으로 향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사회는 그 소년에게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건 무슨 일이 있어도 나쁘다고 가르쳤던가? 약자를 폭력적으로 지배하면 안 된다고 가르쳤던가? 가르친 건 그 반대 아니었던가? 그렇게 생각하며 사회의 죄를 스스로 짊어지고, 사회 개혁에 피 흘릴 각오를 하는 것이 정치의 본래 역할 아닌가? pp.53-54

 

   오늘날 일본 정치권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바로 이 능력 아닐지요. 그들은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기 위해서만 언어를 씁니다. 그것이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상상력도, 듣는 능력도 없습니다. p.89

 

이름과 땅과 문화를 빼앗겼던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이기에 유독 크게 와닿는 대목들이 있었는데(격하게 고개를 끄덕여가면서 말이다), 책의 중간을 넘어가다보니 이 글이 과연 특정 국가에만 해당하는 것인기 싶어졌다.

창씨개명과 무력을 앞세운 영토 침략이 아니더라도 현대사회를 살고있는 우리도 타인의 이름을 무시하고 나와 다른 문화에 대해 비하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것을 나를 포함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라 당연시 여기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과연 나는 얼마나 당당하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가, 내 안의 물음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자기와 모습이 다르거나, 다른 신을 믿거나, 다른 형태로 생활하면 왠지 기분 나쁘다는 거겠지요. 이해가 안돼. 그래서 무서워. 그렇다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될 텐데요...... 미디어는 그것을 위해 존재할 텐데, 지금은 반대로 상호 이해(대화)에 방해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에는 반대로그들이 보기에는 우리도 충분히 꺼림칙하지 않은가 하는 시선이 아무래도 빠져 있는 듯합니다. p.79

 

이런 그의 생각들이 영화에 담겨져 있었구나, 생각하니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되새겨지던 불편함이, 한없이 곱씹어 생각에 빠지게 했던 질문들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상대의 언어로 이야기하기위헤서는 우선 철저하게 상대의 언어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일테면 제가 쓰는 희망이라는 말과 상대가 쓰는 희망이라는 말이 과연 같은 의미인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다릅니다. 거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인생을 걸어왔고 상이한 가치관으로 살았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다르다는 것이 대전제이고 그 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모색해 나갑니다. p.88

 

타인은 나와 다르다는 당연하지만, 종종 잊곤 하는 전제를 받아들이고 서로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다양성을을 강조하면서도 자꾸만 극단으로 치달아 편협해져가는 우리 사회에 절실한 자세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항상 그러하듯, 이 글을 적고 있는 나부터 잊지말고 지켜야할 덕목이다.

 

   상상력이 중요하다고들 여기저기서 거듭 말하는데, 이건 딱히 상대의 기분에 동화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는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재, 그리고 그런 그들이 보는 우리의 것과는 다른 세계상을 상상하고 인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그런 타자에 대한 상상이 훨씬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p.81

 


   

*나에게 적용하기

하나.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기(적용기한 : 지속)

두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찾아보기(적용기한 : 11월 중)

*가장 먼저 보고 싶은 영화는 태풍이 지나가고(2016)’

 

*Joy가 만난 고감독님 영화들

하나. 바닷마을 다이어리

         바다고양이 식당에 가보고 싶다 http://blog.yes24.com/document/9906806

두울. 어느 가족

         아빠가 되고 싶었던 그와 엄마가 되고 싶었던 그녀       

          : http://blog.yes24.com/document/11223974

세엣. 원더풀 라이프

         단 하나의 소중한 추억 : http://blog.yes24.com/document/13779698

네엣.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그렇게 가족이 된다 : http://blog.yes24.com/document/13830913

 

*기억에 남는 문장

나만 안전지대에서 중립을 지킬 수 있다는 건 어리광 섞인 오해이며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p.24

 

영상 제작자(전달자)는 시청자에게 그런 사유를 요구하기에 앞서, 먼저 스스로 거울을 앞두고 철저하가게 사유할 필요가 있다. p.50

 

지금, 현재만의 정서적 반응이나 판단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자기 안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 행위의 정당성을 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거듭해서요. pp.69-70

 

아키 씨는 메일에서 반대만 하는 건 누구라도 할 수 있어요” “달리 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으셨는데, 지금 그 질문에 대답한다면 그럼에도 끝까지 계속 반대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p.70

 

그렇게 손에 넣은 모두가 비슷한 집에 살고 비슷한 옷을 입고 같은 가치관 속에서 생활한다는 안도감’, 사실 그것은 생물로서의 다양성을 잃는, 인간에게는 매우 불건강한 사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p.81

 

은 정말 어렵습니다. 상대에게 가닿을 말로 이야기하는 건 웬만해선 힘들다고 생각해요. p.88

 

나는 참배하고 싶으니까 하는 거야. 뭐가 나빠!” 라는 건 그저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일 뿐, 그 말과 행위가 어떤 형태로 상대에게 가닿을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무책임한 자기표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건 표현조차 아닙니다..(중략)..애초에 아무리 본인이 사적인 참배라고 말해봤자, 국내외에서 정치적 파문이 일고 있는 시점에서 그건 공적인 행위입니다. 본인이 사적인 참배로 생각하거나 말거나 그건 본인에게 말고는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pp.89-90

 

말이란 입에서 나온 시점에 절반은 이미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해야만 합니다. p.91

 

미아가 되었을 때 그 아이를 덮치는 불안은 아마도 부모를 잃었다는 단순한 감정이 아닐 것이다. 그건 나 따위 아무도 아랑곳하지 않는 세계’, 그리고 그 무관심과 어쩔 수 없이 직면하게 된다는 커다란 당혹감이다. p.103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받아주고 감싸주는 존재의 곁을 떠나 타자로서의(그것이 선의든 악의든) 세계와 마주하는-사람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언젠가는 누구나 경험해야 할 이런 뜻밖의 만남을 예행연습으로서 폭력적으로 강제 체험하는- 것이 미아라는 경험 아닐까. 바로 그래서 미아는 갓난아기처럼 울부짖는 것이다. pp.103-104

 

그리고 제아무리 울어봤자 이제는 고독하게 세계와 마주해나가야 한다고 깨달았을 때, 소년은 자신이 미아라는 점과 결별하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닐까. 그때를 경계로 어머니는 자신을 감싸 안아주는 세계 그 자체가 아니라 세계한구석에서 자신을 기다려줄 뿐인 조그만 존재로 변한다. 한때 미아였던 어른은 그것을 깨달은 순간 이번에는 남몰래 운다. p.104

 

그러나 내가 존경해 마지않는 건 촬영 현장에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빨리 혼자 운전하고 와서 대기실에서 대본을 무릎 위에 펼쳐둔 채 눈을 감고 홀로 대사를 연습하는 키린씨다. p.114

 

그때 키린 씨가 가진 손도끼는 자기 자신 위로 들려 있다. 남을 향한 엄격함보다 더한 엄격함으로, 그는 본인을 지적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은 정말로 아름답다. 성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p.115

 

잘 표현이 안 되지만 바통을 건네받은 느낌이랄까요. “뒷 일은 잘 부탁해하며 건네준 것을 소중히 품고 달리자는 각오 같은 것. 그 각오가 있어야 비로소 그 사람에 대해 쓰거나 말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p.133

 

아 참, 점심을 먹으러 간 바닷가 레스토랑에서 양조위(!)를 만나서 인사를 했고, 박찬욱 감독의 신작에서 주연을 맡은 송강호 씨와 서서 얘기를 나눴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공식 상영회에 와준 쥘리에트 비노슈 씨와 점심을 함께 먹기도 했네요. 그런 멋진 시간도 있었습니다. p.149

*송강호, 쥘리에트 비노슈를 만나다니, 부러운 마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중 단연 양조위! 양조위 라니!! (고감독님도 느낌표를 표시하지 않았던가!)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7        
또 한명의 명랑한 은둔자_074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이야기를 나누다 2021-11-14 17:50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39776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하현 저
비에이블 | 2021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저는 약속이 취소되면 마음속으로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입니다.”

   가끔은 그게 나라는 인간의 본질인 것 같다. p.15

 

   친구도 좋고 피자도 좋고 노래방도 좋은데 어째서 친구와 피자를 먹고 노래방에 가기로 한 약속이 깨지면 미안할 정도로 기쁜 걸까? 원하는 만큼 충분히 혼자 있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서 외톨이가 되고 싶지는 않은 마음. 나는 아주 오랫동안 그 모순이 궁금했다. p.16

 

날이 궂은 것도 아니고, 만나야 할 사람이 싫은 것도 아닌데 약속이 취소되면 기쁨의 노래를 부른다는 대목을 읽으며 얼마 전 읽은 캐롤라인 냅의 <명랑한 은둔자>를 떠올렸다.

 

   저녁 약속이 일주일 뒤로 다가온다. 마음 한구석에선 가고 싶으면서도, 나는 빠져나갈 계획을 짠다. p.15 

<명랑한 은둔자(캐롤라인 냅)> 중에서

 

외롭지만 혼자 있고 싶고, 혼자가 좋다 하면서도 사람들의 모습을 부러운 듯 바라보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하지만 왠지 알것만 같은 그 느낌. 캐롤라인 냅의 글에서 나의 모습을 엿보았던 순간이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그리고 문장을 읽는 순간 다시 한번 떠올랐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 하현 역시 명랑한 은둔자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듯 하다(어쩌면 내가 가장 늦게 합류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행복하게 혼자이고 은둔하는데 명랑한, 외톨이가 아닌 채로 혼자일 수 있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서로 닮았다 한들 모임을 만들기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말이다.

 

   나는 명랑한 은둔자.

   이 말을 다시 들어보라. 산뜻하고 멋지게 들리지 않는가? p.41

 

   행복하게 혼자라고? 은둔하는데 명랑하다고? 그런 모순이 어딨어! 그건 불가능해! 안타깝게도, 이런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p.41

<명랑한 은둔자(캐롤라인 냅)> 중에서

 

   외톨이가 아닌 채로 혼자일 수 있는 사람.

   약속이 취소되면 나는 함께라는 가능성을 가진 채로 기쁘게 혼자가 된다..(중략)..친구도 피자도 노래방도 좋지만 그게 조금 더 좋을 때가 있다. 그 안전한 고립감이 너무 달콤해서 들키지 않게 조용히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창밖은 푸르고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어느 맑은 날에. pp.18-19

 

하현이라는 작가의 이름이 어딘가 눈에 익는다 생각했는데, 몇 해 전 달의 조각으로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글을 읽으며, ‘조금은 과한 감성과 건조함이라는 상반된 느낌을 준다 적어두었었는데, 다시 만난 그녀는 좀 더 담백하고 편하게 말을 건네온다.

 

   이 책은 내게 조금 과한 듯한 감성과 건조함이라는 다소 상반된 느낌으로 남아있다. 한껏 넘칠 듯한 감정에 오글거리려는 두 손을 꼭 쥐어야 하는가 하면, 어느 순간 냉정한 시선으로 돌아와 유리창 너머로 세상을 보듯 이야기를 건넨다.

<달의 조각>을 읽고 남긴 글http://blog.yes24.com/document/11270440 )

 

그간 그녀의 글이 바뀐 것인지 내가 변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둘 다 변한 것일 수도) 이왕이면 둘 다 조금은 좋은 쪽으로 단단해져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은 건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자꾸만 그녀의 글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일거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고요해질 수 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너그러워지지 않을까. p.33

 

   이제 나는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것보다 스스로의 유일무이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 더 두렵다. 내 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든, 그들이 나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든 내가 되어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어떤 아픔과 슬픔은 그 누구와도 나눌 수 없고, 어떤 문제는 아무도 도와줄 수 없어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p.79

 

 

   그래서인지 친구를 사귀는 일에 서툴렀다. 필사적인 노력 끝에 어찌어찌 무리에 섞이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지내다 보면 묘하게 겉도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묘하게 겉돈다는 건 무엇인가. 공적인 친분을 사적인 친분으로 확장하는 능력 혹은 의지의 부족. 중심부와 주변부의 경계에서 내가 생각한 겉돌다의 정의는 그랬다. p.136

 

비가 많이 내렸던 여름밤, 낯선 곳에서 만난 이 책은 친구와의 대화같은 느낌으로 남아있다. 오랜만에 만난, 조금은 변한 모습의 친구와 그간의 일을 가볍게 수다 떨 듯 나눈 기분이었다.

 

*덧붙이는 글

그렇게 동질감을 느끼던 그녀가 나를 배신(!)한 대목이 있었으니, 바로 믹스커피를 더 이상 마시지 않는다는 문장이었다. 아니, ? (커피는 설탕맛으로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항변ㅎㅎ)

 

   나는 이제 믹스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너무 달고 느끼해서 먹고 나면 입안이 텁텁해지는 느낌이 싫다. 그래도 오늘처럼 어쩌다 한 번씩 마시게 되는 날이면 어김없이 나의 첫 커피가 떠오른다. p.200

 


   

*기억에 남는 문장

제 삶은 밑반찬처럼 평범합니다.

 

같은 곳에 살아도 마음속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에 따라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세계를 본다. 집을 찾기 시작하면 집만 보이고, 나무를 찾기 시작하면 나무만 보이는 것처럼. 집을 찾는 사람이 나무를 찾는 사람을 만날 때 세계는 조금 낯설어지고, 꼭 그만큼 넓어진다. p.42

 

그날 그는 내 앞에서 맘충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두 번 사용했다. 그게 몹시 거슬렸지만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의 입에서 그 단어가 나왔을 때처럼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서로에게 아무런 기대도 희망도 없는 사이는 이토록 깔끔했다. p.48

 

10대에는 마음만 먹으면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20대에는 냉정한 현실을 깨달으며 끊임없이 좌절하고 나를 미워했다. 그렇다면 30대는 평범한 나로도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시간이지 않을까. p.90

  

어릴 때는 마냥 무섭기만 했던 어른이 어느 순간 안쓰럽게 느껴지기 시작할 때면 사는 게 덕컥 두려워진다. 나는 아직도 내가 덜 자란 것 같은데 삼촌도 가끔 그런 기분이 들까? p.144

 

몸에도 마음에도 부스럼 나지 않기를, 좋은 손님만 만나기를, 우리의 밥벌이가 우리를 해치지 않기를. 언니들 틈에 섞여 열심히 땅콩을 까먹는 동안에도 나는 예의 그 희미한 슬픔을 느꼈다. 뒤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앞에서 보니 그건 사랑이었다. 사랑인 줄 모르고 사랑하는 것들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을까. 바짓단에 붙은 땅콩 껍질처럼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발견하게 되는 마음이. pp.152-153

 

걱정은 꼭 솜사탕 같았다. 후 불면 날아갈 만큼 가벼운 것도 계속 손에 쥐고 있으면 끈적하게 녹아 여기저기 들러붙었다. p.161

 

나는 적당히의 감각이 떨어지는 편이다.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딱 알맞은 상태. 그 중간 지점에 도달하는 일이 자주 어렵게 느껴진다. p.175

 

 

만약 다음 생에 고양이로 다시 태어난다면? 어느 날 갑자기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쌍둥이 언니를 만나게 된다면? 돈을 받고 수명을 팔 수 있다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을 상상하며 사서 고민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지만 재미있다. p.188

 

스스로의 욕망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지금까지 내게 없던 새로운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p.226

 

내가 되고 싶은 건 세상을 구하는 위인이 아니라 나를 구하는 보통의 인간일 뿐이니까. p.226

 

소리에 예민한 나는 녹음에 금방 재미를 붙였다. 막상 해보니 촬영만큼이나 신경 쓸 부분이 많은 작업이었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었다. 헤드폰을 쓰고 녹음 버튼을 누르면 사람들 틈에 섞여 있어도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이 이상하게 좋았다. p.232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6)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2        
강물처럼 흐르는 사람_073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 이야기를 나누다 2021-11-13 15:30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39212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조던 스콧 글/시드니 스미스 그림/김지은 역
책읽는곰 | 2021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어느 가을 이른 아침 이 책을 만났다. 조금은 졸린 눈으로 책을 꺼내들었는데, 어느샌가 스무장 남짓한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느리게 눈에 담고 있었다.

그리고 반짝이는 강물이 펼쳐진 페이지에서 울컥함에 한참을 멈추어 있었다.

나의 고민이,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한, 그래서 때로 스스로의 마음을 할퀴곤 하는 모습이 그 강물에 쓸려가는 느낌이었다. 그림 속의 강물이 내게로 넘실대며 다가와 나를 온전히 안아주는 듯 했다.

 

 

   “강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이지?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말을 더듬는 아이를 안아주며 아버지가 한 말이 내 마음에도 닿았다.

 

 

   물거품이 일고

   소용돌이치고

   굽이치다가

   부딪쳐요.

 

 

나 역시 그러하다. 거품이 일고 소용돌이치고 또 굽이치다가 그렇게 부딪치며 한발짝을 내딛여야 할때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 일도 아닌 일이 내게는 그리도 어려운 일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나라는 사람이다. 어쩌면 나는 강물처럼 흐르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말을 더듬으면서 나는 누군가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 동시에 철저히 혼자라고 느끼기도 해요. 말을 더듬는 건 두려움이 따르는 일이지만 아름다운 일이에요. 물론 나도 가끔은 아무 걱정 없이 말하고 싶어요. 우아하게, 세련되게, 당신이 유창하다고 느끼는 그런 방식으로요. 그러나 그건 내가 아니에요.

 

   나는 강물처럼 말하는 사람이에요.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Special Thanks to 삶의미소님 

 예스마을 퀴즈 금손 '삶의미소님'께 선물받아 감사하고 즐겁게 읽은 책입니다 :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12)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8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_072 (빨강머리 앤을 찾아서) | 이야기를 나누다 2021-11-07 10:15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35977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빨강머리 앤을 찾아서

양국희 저
쿠키북스 | 2020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어릴 적 친구였던 빨강머리 앤

책을 읽고 있으면, 빨간 머리에 얼굴 가득 주근깨가 총총 박힌 밝고 쾌활한 친구가

바다 건너 멀리 푸른 초원의 초록 지붕 집에 살고 있다고 믿어졌어요. 4

 

어디 어릴 적에만 친구였을까, 어른이 된 지금도, 손이 잘 닿는 곳에 책을 두고 언제고 꺼내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반갑게 인사를 건네 주는 앤은 나의 친구다.

 

오늘 하루도 여러 사람을 만나고, 힘든 일도 잘 마무리했으니, 정말 멋지지 않나요?”

 

앤을 자주 만나다 보니, 내 친구가 살고 있는 프린스 에드워드섬의 초록 지붕집, 사과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핀 환희의 길, 반짝반짝 빛나는 호수, 조금은 으스스한 기분이 드는 유령의 숲이 옆 동네 인 듯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바다 건너 멀리 있는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가보고 싶은 마음을 키우기도 했다(여전히 키워가고 있다).

 

그런데 저자는 직접 그 곳에 다녀와서 그림과 함께 앤의 집을, 즐거운 소란스러움이 가득한 마을을 소개해준다.

 

   527일 출발. 그린게이블즈 도착

   528그린게이블즈, 유령의 숲, 작가 몽고메리의 집터, 몽고메리의 생가,

                  빨강머리 앤 박물관, 캐번디시 우체국, 달베이바이더씨 호텔, 켄싱턴 기차역

   529일 그린게이블즈, 연인의 길, 로워베데크 학교, 보든칼튼게이트웨이 빌리지

   530일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동부, 샬럿타운

   531일 샬럿타운 시내, 뮤지컬 [Anne & Gilbert]

 

   캐나다 동쪽 끝 작은 섬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의 북쪽 해변 마을 캐번디시 Cavendish 주변에 Anne의 초록지붕 집 그린 게이블즈와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생가 등 <빨강머리 앤>에 관련된 곳들이 모여 있어요. p.8

 

 

   Anne... 내가 왔어. p.21

 

얼마나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이었을까? 초록 지붕집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순간의 글을 읽으며 나 역시 두근두근 저자와 함께 그 곳을 눈에 담는 기분이었다.

 

   작은 개울 위에 놓인 나무다리 너머 언덕을 오르는 계단이 있고

   그 위에 그린 게이블즈가 보여요.

   층계 하나하나를 꼭꼭 밟으며 올라가요. p.36

 


 

 

   Green Gables1831년 오른쪽 1층 부분만 있는 작은 집으로 처음 지어졌어요. 그 후 왼쪽 1층과 2층이 차례로 추가되었고요. 1908<Anne of Green Gables>가 출판되고 유명해지면서 사람들이 이 멀리 있는 작은 섬의 시골 마을까지 찾아오기 시작했고, 1985년 캐나다 국립 사적지로 지정되면서 건물을 보수하고 <빨강머리 앤>에 묘사된 모습으로 1880년대의 가구와 장식들로 꾸며서 박물관으로 개관했어요. p.44

 


, 나도 수첩에 이렇게 예쁜 앤 스탬프를 하고 찍을 날이 오려나?

   

초록 지붕집의 모든 곳이 흥미로웠지만, 당연히 내 친구의 방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매튜 아저씨가 선물해준 소매를 부풀린(마릴라 아주머니는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갈색 드레스, 앤이 보니라 이름붙인 제라늄, 이야기가 시작되는 기차역에 들고왔을 낡은 여행가방까지 앤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는 소품들이 하나, 하나 등장할 때마다 웃음이 절로 났다. 무엇보다 자신의 빨강머리를 홍당무라고 놀린 길버트의 머리를 내리쳤던 석판에서는 소리내어 웃고 말았다.

 


 

   침대 위엔 Marilla 아주머니가 만들어주었을 수수하고 칙칙한색깔의 검소한 원피스들이 놓여있고, 벽장 문에 Mattew 아저씨가 Lynde 부인에게 부탁해서 만들어준 소매를 잔뜩 부풀린 갈색 드레스가 걸려 있어요. 제라늄 화분이 놓인 탁자 아래엔 Josephine 할머니가 선물한 가죽구두가 놓여있고, 노란 의자 위에 Anne이 처음에 들고 왔을 것 같은 낡은 여행가방이 있어요. 하얀 레이스가 덮인 세면대 앞 상자 위엔 Gilbert의 머리를 내리쳤던 깨진 석판도 있어요. 하나하나 알아볼 수 있어서 기쁘고 신기해요.

그리운 친구의 방을 보고 있어요. p.52

 

저자는 초록 지붕집 이외에도 앤이 설레는 마음으로 매튜 아저씨를 기다렸던 기차역, 자신의 상상으로 더욱 무서워하며 지나던 유령의 숲 등 이야기에 등장한 장소들을 한 곳씩 방문하고, 이외에도 빨강머리 앤을 세상에 소개한 작가 몽고메리의 생가와 빨강머리 앤 박물관에도 들러 그곳을 그림과 글로 소개해준다.

 


 

저자의 일주일 남짓한 프린스 에드워드섬 여행을 함께 하며 조금 더 앤과 친해진 기분이 들었기에 책의 남은 페이지가 얇아지고, 앤에게 작별인사를 건넬 때에는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제...

   Anne에게 인사를 해요.

 

   한걸음, 한걸음 아쉬운 걸음을 뒤로 걸어요.

   조금이라도 더 눈에... 맘에 담아두고 싶어요. p.103

 


 

책을 다 읽고나니, 나의 버킷 리스트에 내 친구 앤의 집에 놀러가기가 추가되고 말았다.

초록 지붕집에 갔을 때 더욱 많은 이야기를 만나고 함께할 수 있도록 오랜만에 앤을 만나야겠다.

 


 

*덧붙이는 글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에 가겠다고 결정한 바로 다음날 남편이 샬럿타운에 가는 비행편의 e-ticket을 내밀어요.

   “나머진 자기가 알아서 해.” p.8

 

, 그랬단 말이지! 옆자리분 보고 있나?

(이 문장을 읽어주니, 손을 흔들며 잘 다녀오란다. 아니, 항공권은???)

 


저자가 사진을 찍은 저 자리에서 나도 사진 한 컷 찰칵할 그 날을 기대하며

 

 

 Special Thanks to 사랑님 

 예스마을 사랑둥이 '사랑님'께 선물받아 감사하고 즐겁게 읽은 책입니다 :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1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1        
오늘도 반짝이는 우리_071 (작은 ★이지만 빛나고 있어) | 이야기를 나누다 2021-11-06 14:35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535672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10만 부 기념 한정판 에디션)

소윤 저
북로망스 | 2021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움츠려 들었다가 짧게 찾아온 가을날에 반가움을 만끽하는 한 주였다.

그리고 이 날씨에 잘 어울리는 산문집 한 권을 만났다.

 

   작은 이지만 빛나고 있어

 

아이참, 제목이 너무 예쁜 거 아니야?

제목부터 눈에 콕, 마음에 쏙 들어오는 이 책은 이웃님이신 흙속에저바람속에님(이라고 적고 말순님이라 읽는)께서 선물해 주신 책이다.

아무래도 말순님이 내 취향을 꿰뚫고 계신 듯, 읽는 내내 마음 두근두근 때로는 시큰시큰하며 책 속에 적힌 글들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 나를 칭찬해

   타인의 냉정하고 차가운 눈빛에

   신경 쓰고 고민하기보다

   그 눈빛이 정말 자기를 향한 것인지 알기 전까지

   짐작하고 상처받지 말기

 

   타인의 옹졸한 칭찬에

   현혹되어 수긍하기보다

   나를 바라보는 타인이 되어

   스스로 칭찬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p.35   알았으면 

 

   누구든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으니까

 

   고민하지 말자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하게 두면 된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 때문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놓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자

 

   나를 아끼는 사람들을 챙기자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쓰자 p.41   싫어해도 돼 

 

사람들의 시선에 얼어붙기도 또 으쓱하기도 하던 나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 모습이 안쓰럽기도 또 멋쩍기도 한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여전히 그 시선에서 완벽하게 자유롭지는 못하다. 하지만 적어도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을 그렇다고 모두에게 미움받고 있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저 그 시간을 지나온 나를 칭찬해주고 싶고, 또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환경과 사람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아끼기에도 나의 에너지와 시간이 녹록치 않음을 되새겨본다.

(나를 미워하고,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아!).

 

   나 좋다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나 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다하고

   나 생각하는 사람에게 정성을 쏟으면 된다 p.215   그만하면 충분하다 

 

 

# 사랑은 풍덩

   사랑은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풍덩 빠지는 것

 

   얕은 물에

   발만 담그는 것이 아니라

   발끝이 닿지 않는

   깊은 곳에

   깊은 곳에 풍덩 p.123   그것이 사랑 

 

발끝만 살짝 담가 그 깊이를 가늠하는 것이 아닌 풍덩 빠지는 것, 그것이 사람에 대한 것이든 내가 관심 있는 것들에 대한 것이든 나는 나 자신을 풍덩 빠뜨려 본 적이 있었을까? 허우적 거리는 것이 싫어 항상 주변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여전히 소심한 나는 눈을 감고 몸을 던지기는 힘들어보이지만 조금씩이라도 깊은 곳으로 들어가 흠뻑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의 모든 일상에 관심을 가져볼 것

 

   처음 느꼈던 호기심으로

   상대의 일상을 조용히 바라볼 것

   (중략)

 

   꼭 안아줄 것

   알아줄 것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pp.134-135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리고 그 관심을 잊지 말고, 잃지 말고 찬찬히 들여다보기, 꼭 안아주기!

 

# 그 순간의 최선

   하지만 후회해도 달라질 건 없다

   또다시 기회가 와도

   나는 똑같은 선택을 할지 모르니까

 

   겪어보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니까 p.195   내 선택이 최선이었다 

 

예전 봤던 드라마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해 적이 된 두 남자의 대화가 떠올랐다.

그 중 한 남자가 죽음을 맞이하며 독백하듯 말한다.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도 나는 이 선택을 했을 거라고, 그때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그래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그의 말을 들으며 또 다른 남자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 역시 그러했기에, 비록 적으로 싸워야 했지만 이해할 수 있다는 듯이.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결정한 무수히 많은 선택들의 집합체이다. 어떤 것은 여전히 후회되기도 하지만, 아마도 그때의 나는 신중히 고민을 했을 것이고 그 끝에 선택을 했을 것이다. 비록 그 중에 잘못된 판단이 있었을 수 있지만, 그 역시 나의 생각을 넓혀주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다짐하게 하는 역할을 해주었다 생각한다. 그리 생각하니 지금 내 앞의 하루가, 나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오늘을 겪은 너의 하루는

   절대 무의미하지 않았단 걸

 

   지금 이 순간에도

   너는 빛나는 사람이란 걸

 

   잊지마 pp.75-76   잊지 마 

 

내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글들이 너무 많아 페이지를 넘기다가도 다시 돌아가 글들을 곱씹어 읽었다. 조용하게 찾아오는 글, 가만히 위로해주는 글 그리고 나도 모르게 미소짓게하는 글들과 함께 하는 가을날이다.

 

   우리는 모두 이에요. 깨지고 무너져도 또다시 빛을 낼 수 있는 모두가 다 다른 빛을 낼 수 있는

   그러니 힘내요. 빛나요.

   찬란하게. p.27   우린 모두 에요 

 



 

*기억에 남는 문장

여러 개의 나쁜 일 뒤에 한 개의 기쁜 일이 나를 살게 하니까. 살다 보면 더 작은 기쁨이 때로 나를 온전히 위로하니까. p.22   살다보면

 

상대의 기대를 맞추기 전에

나의 기대를 먼저 맞춰주자 p.45   내가 없는 삶

 

오직 나로서 충분하기

꼭 그러기 p.50   나를 위한 희망사항

 

한 번쯤은 내 마음대로

한 번쯤은 아무 생각 없이

열심히 살지 않는 시간도 필요하니까 p.255   그럴시간

 

인연은

시작이 아니라 끝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걸

그 끝의 마무리는 나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걸

좋은 마무리가 좋은 인연을 만든다는 걸 p.266   꼭 그렇게 되길

 

 

나의 안녕 안에

당신의 행복을 향한 염원과

진심이 담겨 있다는 걸 알아주길

 

그러니

그동안

부디 안녕하길 p.219   당신의 안녕

 
 
 Special Thanks to 말순님 
 예스마을 센스쟁이 '흙속에저바람속에님'께 선물받아 감사하고 즐겁게 읽은 책입니다 :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1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7        
1 2 3 4 5 6 7 8 9 10
진행중인 이벤트
최근 댓글
때론 옆길로 가야 다시 앞길로 가잖아.. 
왜 엄마의 존재는 참고 견디며 사는 .. 
맞아요 그렇네요 엄마도 이번 생에 엄.. 
나쁜 자녀의 참회 같기도 하고 엄마의.. 
동백꽃, 이 아닌 동백곰이군요! 동(.. 
오늘 126 | 전체 150524
2010-03-1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