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책과 만나는 행복한 시간
http://blog.yes24.com/wkdbdi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글다솜이
님의 블로그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월 스타지수 : 별5,604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리뷰
나의 리뷰
사색과 감상의 길목
동심의 한마당
기능과 필요
나의 메모
스치는 생각
태그
내용이 없습니다.
2021 / 0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최근 댓글
퀴즈를 푼다는 설정이.. 
리뷰 잘 봤습니다 
성의있는 글 감사합니.. 
라포르 전략 및 책에 .. 
리뷰 보니 한번 읽고.. 
새로운 글
오늘 19 | 전체 6754
2007-01-19 개설

사색과 감상의 길목
궁금증과 긴장감 넘치는 성장소설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1-01-25 01:17
http://blog.yes24.com/document/1370674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저/이영아 역
다산책방 | 2021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열두 살 엘리 벨이 들려주는 이야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이 책의 소개글 가운데, '최악에서 최고를 만들어내는 기적을 경험하다!'라는 워싱턴 포스트의 평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어떻게 최악에서 보통 수준도 아니고, 최고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환경과 여건이 최악으로 치닫는 순간, 사람들은 쉽게 '좋은 사람'이 되기를 포기한다. 그 과정에서 일탈과 범죄가 합리화되기도 하고, 유년기 때 만난 주변의 어른들을 탓하기도 한다. 제목부터 뭔가 스케일이 어마어마하게 느껴지는 '우주를 삼킨 소년'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그를 올곧게 지탱시켜준 힘은 무엇일까. 훌쩍 어른이 되어버린 이후, 이토록 읽고 싶게 만드는 성장소설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다.

 

열두 살 소년 엘리 벨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제목은 여섯 살 이후 말을 하지 않는 형을 언급한 대목에서 나온 표현이다. 물웅덩이에 은빛 보름달이 비쳤을 때, 형은 흘림체로 '소년, 우주를 삼키다'라고 썼다. 이 표현과 함께 '너의 마지막은 죽은 솔새', '케이틀린 스파이스'는 형이 허공에 쓴 것이면서, 소설 전체를 끌고 가는 어떤 단서 혹은 호기심을 유발하게 하는 요소다. 문장을 읽어갈수록, 작가의 표현력에 빠져든다. 마약에 찌들어 살 무렵의 엄마에 대한 서술 가운데, "그 시절의 엄마는 무당거미였다. 거미줄이었고, 나비였다. 사파이어색 날개를 퍼덕이며 산 채로 거미에게 잡아먹히는 푸른 호랑나비"(45쪽)라는 표현이 나온다. 

 

"다들 내 인생의 남자 어른들을 좋은 사람이냐 아니냐로 평가하려고 한다. 나는 세세한 일들로 그들을 평가한다. 추억들로.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른 횟수로."(88쪽)

"누구나 가끔은 나쁜 사람이 되고 가끔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순전히 타이밍의 문제죠."(543쪽)

"난 좋은 사람이 하는 일을 할 거예요, 슬림 할아버지. 좋은 사람은 무모하고, 용감하고, 본능적인 선택으로 움직이죠. 이게 내 선택이에요, 할아버지. 쉬운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을 하는 거죠."(627쪽)

 

위 문장들도 인상적이다. 단지 묘사력뿐 아니라 치밀한 구성과 탄탄한 내용 전개가 돋보인다. 주인공 화자가 열두 살(후반부에는 열아홉 살)일 뿐, 몇몇 사건과 장면은 영화 장르로 말하자면 범죄 스릴러 같다. 유명한 탈옥수였지만 엘리에게는 다정한 베이비시터이자 영혼의 친구 사이였던 슬림 할아버지, 의젓하게 마약을 하던 엄마를 돌봤지만 정작 말을 하지 않게 되고 비상하면서 특별하게 엘리와 소통하는 형 오거스트, 이 두 사람이 엘리에게 준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 소설을 읽는 내내, 나에게도 주인공과 함께 계속 마음을 끄는 인물들이기도 했다.

 

소설 초반에 형이 손가락으로 썼던 단서들이 하나씩 윤곽을 드러내면서 소설 전체의 그림을 완성하고, 마지막 부분에 이르면 반전과 충격으로 엘리의 감정도 최고조에 이른다. 범죄기사를 쓰는 게 꿈이었던 소년은, 실제로 그 오랜 바람을 이룬 셈이다. 이야기의 끝에 다다르면, 최악에서 최고를 만들어내는 기적, 우주를 삼킨 소년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성장소설로 한정하기에는 뭔가 범위와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소설을 만났다.

 

 

 

YES24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라포르 전략으로 나와 세상을 바꾼다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1-01-23 23:52
http://blog.yes24.com/document/1369963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타인을 읽는 말

로런스 앨리슨,에밀리 앨리슨 공저/김두완 역
흐름출판 | 2021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라포르 전략으로 나의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살아가면서 나에게 호의를 가지고 나를 존중하는 사람과만 대면하게 되지는 않는다. 심지어 가족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한다는 생각과 느낌을 가질 때가 있다. 어쩌면 서운함을 비롯해 여러 감정을 증폭시키기보다 어긋난 지점이 무엇인지 서로 소통하는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단순히 남녀 차이, 세대 차이, 성격 차이 등으로 치부해버린다면, 가족 안에서도 단절만 생길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말에 대한 중요성을 배우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내 말을 하는 데만 급급해서 상대방의 말을 간과하거나 오해하고 쉽게 단정짓는 일이 비일비재한 게 아닐까. 새삼 말이 어렵구나 느껴지는 요즘, 나에게 필요한 책을 만났다.

 

이 책의 원제는 'RAPPORT'(라포르)다. 이것은 주로 두 사람 사이의 상호신뢰관계를 나타내는 심리학 용어로 알려져 있다. <타인을 읽는 말>이라는 번역서 제목은 꽤 적절해 보인다. '4가지 상징으로 풀어내는 대화의 심리학'이라는 부제도 관심을 돋운다. 그 네 가지란 대립의 티라노사우루스, 순응의 쥐, 통제의 사자, 협력의 원숭이다. 스스로 혹은 상대방이 어떤 동물처럼 소통하는지 알아보는 책이라니, 간략한 책 소개만으로도 흥미롭다.

 

저자는 심리학자 부부로, 라포르 전략의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만든 전략이 영국에서 부모 교육과 강력 범죄자 신문에 적용되던 차에, 이들은 미국 HIG(2009년 테러 용의자 신문 방식의 개선을 목표로 만든 조직)로부터 '대테러 심리 모델' 연구를 요청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라포르 전략은 애초의 목적인 범죄나 테러리스트 조직 파악에 유용할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20년 부부인 이들은, 지금도 서로에게 "라포르 전략을 쓰고 있으며 여전히 잘 먹힌다"고 말한다. 10대 자녀에게도(자녀가 부모에게 역으로 쓸 때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서론에 제시된 다음 내용은, 이 책의 핵심 구절이다. (그런데 '동정' 대신 '공감'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추론해본다.)

 

"라포르 전략이란, 당신이 자리를 뜨자마자 사라지는 겉만 멀쩡한 단기성 속임수가 아니다. 상대방과 진정한 관계를 맺는 것이다. (그렇다고 테러리스트와 친구가 되란 뜻은 아니다.) 상대가 어떻게 행동하는지와 상관없이 존중, 존엄, 동정을 보일 때 진정한 라포르가 형성된다. (중략) 당신에게 건강한 인간관계의 기반이자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비밀무기가 되어 줄 것이다."(20-21쪽)

 

이 책은 크게 1부에서 라포르 전략의 네 가지 기본 원칙(HEAR)인 솔직함(Honesty), 공감(Empathy), 자율성(Autonomy), 복기(Reflection)를 소개하고, 2부에서 네 가지 동물에 대입한 의사소통 유형을 다룬다. 이처럼 구성 방식은 간결한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자세한 개념 설명부터 일상 대화의 예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도표, '나의 상징 찾기' 테스트, 전체 각 장의 '요약'과 2부 각 장의 '한발 더 들어가기'로 주요 내용 정리와 추가 예시 등 다양하고 깊이 있게 내용을 펼쳐놓았다.

 

1부의 '복기'를 간단히 소개해보면, 그것은 수중음파탐지기(SONAR)를 약자로 사용한다. 단순 복기(Simple), '한편으로는' 복기(On the one hand. 양쪽의 상반된 시각, 감정, 증거를 상대방에게 다시 요약하는 것), 언쟁 금지(No arguing), 긍정(Affirmation), 재구성하기(Reframing)를 명심해야 한다. 2부 내용 중에서는, 내 성향과 닮은 '순응의 쥐'에 대해 살펴보겠다. 모든 동물 상징에는 좋은 점, 나쁜 점이 있는데 애니멀 서클 가운데 정보를 끌어내는 데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동물은 '좋은 쥐'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쥐는 세상의 모든 것,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한 균형감을 중시한다. 때로 우리는 더 좋은 것을 위해 자신의 자존심이나 이익을 희생할 필요가 있다. 겸손은 좋은 쥐가 가진 진정한 본질이다. 당신이 책임자로서 좋은 쥐를 선택하면 다른 사람에게 자립심과 개인적 책임감을 자연스럽게 갖게 할 수 있다. (중략) 좋은 쥐는 인내하고, 사과하며, 자신이 모든 걸 알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건 약하다는 표시가 아니라 미덕이자 강점이다."(230,236쪽)

 

이 책은 자신의 대화법을 돌아보고, 상대방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는 데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개인의 인생을 넘어 "이 세상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라포르 전략이, 가정 안에서뿐 아니라 학교, 직장, 사회 곳곳에서 적용될 수 있다면 좋겠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4)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3        
음식의 미래를 보여주는 여정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1-01-20 23:50
http://blog.yes24.com/document/1368083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

아만다 리틀 저/고호관 역
세종서적 | 2021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꼼꼼하게 읽어야 할 책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쉬운 책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음식의 모험가들이라면 뭔가 새로운 실험과 시도를 하는 것일 테니, 생소한 내용들이 가득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예상대로 그랬고 읽어가는 데 여러 번 숨고르기를 해야 했지만, 잘 몰랐던 정보를 알게 된 점은 유익했다. 이 책을 통해, 기후 위기와도 연관성 있는 식량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깨워보고, 앞으로 이런 모험가들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게 될 터이다.

 

번역서에 '한국어판 서문'이 있다는 것은 반갑다. 출판사 측에서 저자에게 따로 의뢰한 것일 텐데, 이 서문에는 우리나라 독자들이 왜 미국의 저널리스트가 쓴 <음식의 모험가들>을 읽어야 하는지 간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저자는 한국의 '먹는 문제'가 수입에 크게 좌우되는 현실을 언급하면서, 팬데믹으로 국제 무역이 어려워질 때 이런 취약점이 나타났다고 본다. 한국은 이를 계기 삼아 공중보건, 인구 문제, 환경 위협에 견딜 수 있는 식량 공급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

 

저자는 음식의 모험가들을 소개하기 전에, 기원전 4000년부터 시작된 농업부터 식량 공급에 대한 두려움이 대두된 1700년대 후반의 상황, 식품에 쓰이는 여러 기술에 대한 불신의 사례 등을 간략하게 서술한다. 이 책의 방향을 알 수 있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내가 보기에는 두 가지 접근법의 절충안이 반드시 있을 것 같았다. (중략) 우리의 과제는 과거의 경험과 가장 발달한 기술에서 지혜를 빌려 식량을 생산하는 '제3의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렇게 접근하면 생명의 근원을 무너뜨리는 대신 복구하면서 수확물을 개선할 수 있다."(47쪽)

 

막연하게 이 책이 소규모 농업, 친환경적 작물, 가급적 전통적인 방식 등을 지향할 줄 알았다. 그런데 위의 대목을 보면서, 음식의 미래를 보여주는 저자의 여정이 '제3의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구나 실감해본다.

 

저자는 음식의 모험가를 찾아 미국 위스콘신의 사과 농장, 캘리포니아의 로봇 제초기, 뉴저지의 수직농장, 실리콘밸리의 배양육, 인디애나의 퇴비화 프로그램, 매사추세츠의 3D프린터 음식 등 전통방식과 새로운 기술의 양극단처럼 보이는 사례를 만나게 된다. 다른 나라의 경우, 중국의 컴퓨터 제어 농장, 노르웨이의 연어 양식장, 이스라엘의 해수 담수화 기술, 인도/에티오피아의 인공강우, 멕시코의 고대 작물 복원을 선보인다. 그중 한두 가지를 소개해본다.

 

'실리콘밸리의 배양육' 편은 흥미로웠다. 저자는 살아 있는 동물에서 채취한 소량의 근육, 지방, 연결 조직을 이용해 실험실에서 고기를 배양하는 스타트업인 멤피스미트를 찾아간다. 실제로 그곳에서 직접 배양육을 맛본 저자의 소감은 "바로 익숙함, 진짜 같음, 그리고 지극한 평범함"이었다. '케냐의 크리스퍼 옥수수' 편에서 유전자변형과 편집을 거친 씨앗, 곧 GMO에 대한 내용을 상세히 볼 수 있었다.

 

케냐 정부는 2012년 GMO 작물의 수입과 상업적 경작을 금했다. 아프리카대륙 54개 국가 중 7개국만이 목화에 한해 GMO 작물이 허가됐다. 그런데 유전자변형과 편집을 거친 씨앗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자급자족, 더위와 가뭄, 병충해를 이겨낼 대안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2019년 케냐 국립환경관리부는 최초의 상업용 GMO 도입을 허가한다. 저자는 일흔두 살의 케냐 여성 오니앙고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다음 말이 인상적이다.

 

"이건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본 모든 연구에 따르면, GMO로 얻는 이익이 위험을 훨씬 능가해요. 그리고 그 위험은 통제할 수 있죠. (중략) 우리는 구걸하던 상황에서 식량을 수출하는 상황으로 넘어가는 중입니다. 자급자족할 수 없는 사람에게 진보란 없어요. (중략) 우리에게는 항상 뒤처지는 농업보다는 그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농업이 필요해요. 토종이나 현대의 씨앗 모두 필요해요. 다양한 영양과 풍부한 생산량이죠."(119-120쪽)

 

저자 표현대로 "진열대 위 콘칩"의 재료가 GMO인지 아닌지 따지는 수준이 아니라, 아프리카대륙 사람들에게 몬산토산 씨앗은 절박한 동아줄 같은 것일까. 어떤 상황에 처했느냐에 따라, 그 씨앗을 받아들이게 되는 입장이 달라질 것 같다. 어려운 대목이다.

 

책의 말미에 저자는 국지적인 소규모 유기농들의 네트워크뿐 아니라 지금보다 나은 대규모 기업형 농업의 필요성을 말하고, 토종 작물의 보호뿐 아니라 스마트 양식장, 인공지능 로봇, 좋은 GMO, 크리스퍼(유전자 편집 기술)로 만든 작물도 필요하다고 본다. 모든 이들에게 지속가능한 식품을 공급하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면 양측이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GMO 앞에 '좋은'을 붙인 의도는 저자가 기존에 가진 부정적 편견이 사라졌다는 의미일까. 적어도 흑백논리식 사고방식을 벗어나 식량 위기 해결을 모색해야 하는 자세가 기본이 되어야 할 듯하다. 건강과 영양을 운운하고 이것저것 고를 처지가 아닌 빈곤와 기아 앞에서, 혹은 기후 변화로 눈에 띄게 식량 선택의 폭이 좁아져버린 상황에 직면할 때, 그런 문제의식을 가진다면 현재 내가 마트 진열장에서 스쳐 지나가는 재료나 식품들이 뭔가 다르게 보일 것 같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6)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3        
힐러가 되자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1-01-19 21:39
http://blog.yes24.com/document/1367361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치유하는 인간

권수영 저
EBS BOOKS | 2020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킬러 아닌 힐러가 되자.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이 책의 제목과 부제에 끌렸다. 나 자신에게 남보다 못하게 너무 냉정한 태도를 보이고, 가족에게는 마음과 다르게 툴툴대는 말투가 많았던 지난 시간들도 떠올랐다. 사실 지금도 그런 측면이 많이 남아 있는 나에게, <치유하는 인간>이 툭 던져주는 느낌은 "당신을 위한 책입니다" 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우리 안에 이미 치유의 힘이 내재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 나오는 용어나 사례 등은 그동안 읽었던 심리학 책에서 봐왔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새롭게 다가온 부분이 많았고, 이 책을 읽는 도중 여러 번 마음이 뜨거워지고 눈시울도 적셔졌다. 저자의 따뜻한 시선과 눈물 많은 성향의 개인 에피소드, 편안한 서술이, 어딘가 단단히 뭉쳐 있던 마음을 풀어지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공격성에 보복하지 않고 인내하면서 아이의 숨겨진 불안을 충분히 공감하는 안아주기가 필요하다."(59쪽)

 

발달장애를 가진 만수의 사례에서 나온 표현인데, 이것은 자녀 양육뿐 아니라 자기 자신, 타인에 대한 태도에도 적용할 수 있을 듯하다. 저자는 상대방이 안정감을 느끼도록 뚝심을 가지고 참으라고, 겉으로 보이는 행동 대신 상대방 내면의 불안이나 혼란을 공감하라고 말한다. 가족과의 갈등이 있었을 때, 나는 그런 안아주기를 원했다. 돌아보면 상대방도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 먼저 그래주기를 바라면서, 겉으로는 뾰족하고 날카롭게 찌르기만 했던 게 아니었던가. 저자가 정의하는 공감은 "꼭 안아주기, 그리고 고통당한 이와 함께 웅덩이 바닥에서 우는 일"(75쪽)이다. 문제 해결의 말이나 손쉬운 동감이 아니라 공감을 하라는 말이, 마음속 깊이 와닿았다.

 

이 책에는 여러 용어가 나오는데, 그중 판단 중지를 가능하게 하는 마음자세인  '괄호 치기', 겉으로 드러난 방어 자세인 '원심력 감정', 진정 공감받고 싶은 마음인 '구심력 감정', 누군가와의 사별부터 잊고 싶은 트라우마나 심리적 외상에 대한 '애도' 등이 있다. 최근 트라우마 연구자들은 '외상 후 성장'이라는 용어를 말하는데, 외상 후에 스트레스장애만 있는 게 아니라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초점을 둔다. 이는 "상처가 생명의 숨으로 변화되는 것"(287쪽)으로 정의되는 '영적 성장'과도 맞닿아 있다. 즉,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는 것이다.

 

이 책에 예로 나온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영화 <굿 윌 헌팅>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과이어 교수로 나왔던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다른 이를 치유하는 좋은 역할을 맡았는데도 왜 그렇게 삶을 마감해야 했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스쳤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치유하는 인간'으로 태어났다. 우리 모두 치유하는 사람, 힐러인 셈이다. 더 이상 부정적인 감정이나 말로써 나 자신과 타인을 괴롭히지 말자. 이제는 정말 킬러를 그만하고 힐러가 되자.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 이광재의 정책 비전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1-01-17 00:27
http://blog.yes24.com/document/1365756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노무현이 옳았다

이광재 저
포르체 | 2020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노무현 정신, 정치 신념을 계승한 이광재의 구체적인 정책 비전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옳고 그름을 아는 만큼 중요한 것은 옳다는 신념대로 사는 게 아닐까. 우리는 어른이 되어가면서 옳고 그름을 아는 것에도 무디어지고, 그른 줄 알면서 현실과 타협하게 되고,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며 합리화하거나 이런저런 변명으로 자신을 변호한다. 어느 순간 신념보다 생존이 중요해진다. 사실 그만큼 살아남는 일은 늘 절박하다. 그러나 개인의 올곧은 신념이 인생을 단단하게 만들듯이, 국가 최고권력자의 올바른 정치 신념은 국민들의 삶을 탄탄하게 만들 것이다. 물론 그 옳음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현실의 삶 속에 구석구석 파고들 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펼쳐본 단상이다.

 

그 이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저자가 "노무현이 옳았다"고 말하는 지점이 궁금했고, 그것을 어떤 비전으로 풀어냈는지 보고 싶었다. 이 책에서 무엇을 기대했던가. 또한 이 책을 통해 어떤 사유와 감상으로 나아가게 되었는가. 먼저,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노무현 대통령이 말하고 싶었던 것 역시 '진짜' 민주주의다. (중략)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여 가장 나은 미래를 그려보겠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모든 국민이 주인인, 진정한 민주주의다. (중략) 권위주의를 내려놓고 그가 찾으려 했던 것은 모두를 끌어안는 '균형'이었다. 그 균형 속에서 민주주의는 물론이고 경제도 더 건강하게 성장하게 되리라는 것을 그는 알았다. (중략)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던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에 비추어 오늘 우리의 모습을 짚어보고 내일을 대비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21쪽)

 

저자는 이 책의 의도를 위와 같이 밝힌다. 저자가 노무현 대통령(이하 노통)이 옳았다고 본 핵심은, '진정한 민주주의'와 '균형'이다. 이것이 정치뿐 아니라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제대로 발현됐을 때 '사람 사는 세상'이 온다는 의미였을까. 저자는 이러한 정신, 정치 신념을 계승해 크게 여섯 분야로 나누어 여러 정책들을 선보인다.

 

1장 '세대' 편에서, 저자는 오늘날 청년세대의 절망에 주목한다. 그의 현실적 대안은 혁신 창업이고, 그 전제는 탄탄한 창업 생태계의 구축이다. (구체적 방법은 6장 '글로벌' 편에 나온다.) 디지털 사회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시대정신과 가치, 삶의 방식에 맞추어, 기성세대는 스스로 혁신하거나 청년세대에게 중심 자리를 내주고, 자신이 이전 세대를 통해 받고 누린 것들을 다음 세대에게 기꺼이 나눌 책임이 있다.

 

2장 '정치' 편에서, 저자는 국민 개개인이 부당함과 부조리함에 분노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선거 전에 공약을 법으로 통과시키는 장치, 입법청원, 국민투표 등 직접 민주주의 요소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역량 있는 정치 리더를 양성하는 싱크탱크와 그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도 필수적이다. 저자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치는 진영 논리가 아닌 '생존'이라는 본질에 천착할 때다. 여기서 노통의 '연정'이 언급되고, 균형과 협치가 강조된다.

 

3장 '기술' 편은 노통이 참여정부의 전자업무 시스템을 직접 설계하고 발명했다는 일화로 시작한다. 저자는 기술 중심의 사회 시스템 구축 방안으로, 국가 R&D 예산지원 시스템의 개혁, '초연결 지능형 네트워크'에서 공유되고 유통되는 데이터, 정책의 모형 혹은 수치화된 모델을 제안한다. 그런데 "디지털 혁신을 적극적으로 이끌고 지원하되 산업사회에 머무는 사람들을 소외가 아닌 포용으로 함께 이끌고 가는 것이 국가의 역할"(112쪽)이라는 대목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어떻게 함께 갈 수 있을까. 쉽지 않은 문제이기에 앞으로 모두 고민할 부분이 아닐까.

 

4장 '교육' 편에서, 저자는 공교육의 질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모두가 최대한의 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시스템 구축을 강조한다.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저자의 견해는, 제도권 교육에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낯설지 않은 내용이다. 저자만의 제안이라면 K-무크의 적극 활용과 디지털 교육 뉴딜이다. (구체적 방법 세 가지가 책에 소개되어 있다.)

 

5장 '부' 편에서, 그는 부의 재분배보다 경제성장을 통한 부의 절대적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혁신 창업을 통한 경제성장과 안정적 일자리 창출,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가 주어지는 부의 공정한 분배, '저비용 사회'를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핵심이다. 노통의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을 언급하면서, 혁신 도시 건설과 지역의 균형발전을 강조한다. 복지비용의 효율을 높이고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시스템도 필수다. 저자 나름의 개선 및 보완책도 덧붙인다.

 

6장 '글로벌' 편은 "이놈 발길에 차이고 저놈 발길에 밟히고, 이것이 과거 우리의 운명이었습니다. 이 변방의 역사, 변방의 운명을 뛰어넘을 수 있는 계기가 바로 동북아시아의 경제협력 구조, 동북아 통합의 구조입니다. 여기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변방의 역사를 끝내는 것입니다"(208쪽)라는 노통의 말로 시작한다. 그런 비전을 이어받아 저자는 싱크탱크의 중요성을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나라 26개의 국책연구기관에서는 국가 비전과 미래를 설계하지 않는다.) 정치 리더들의 안목을 키우기 위해 세계적 싱크탱크를 한국에 유치하고, 민관 협력으로 창업 아이디어를 알리는 플랫폼 개념의 '벤처컨벤션'를 개최하자고 제안한다.

 

저자의 정책 중에는 기술 혁신에 대한 제안이 많았다. 저자 소개를 참고해볼 때, 현재 민주당 K-뉴딜위원회 총괄본부장이라는 직함에 어울리는 내용이구나 싶다. 아직 코로나는 물러가지 않았지만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자는 현실적 목소리들 가운데, 한 정치인의 청사진을 보았다는 의미도 있겠다. 다만 이 책이 전반적으로 그런 측면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부연 설명이 필요한 대목도 눈에 띄었다. "특히 원전처럼 당장 그 피해가 드러나지 않는 발전시설을 없애는 것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질 수밖에 없다"(124쪽)는 맥락에서, 저자는 탈원전 정책을 시기상조로 본다는 의미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개인적으로 탈원전에 찬성하는 입장이라서 주의 깊게 본 대목이다.)

 

"나는 정치를 잘 모릅니다. 나를 역사 발전의 도구로 써주세요."(6쪽)

 

1988년 4월, 당시 노무현 국회위원 당선자는 스무살가량 아래인 저자에게 이렇게 부탁했다. 그 후 30년이 훌쩍 지난 현재, '역사 발전의 도구'라는 문구를 잊은 적 없다는 저자는, 이 책을 다음과 같이 마무리한다.

 

"10년 만에 정치에 복귀한 나는 역사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그 답을 찾았다. 나는 통합의 정치, 정책 중심의 정치 시스템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중략) 어떤 자리이든 국민의 삶이 나아지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로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244-245쪽)

 

책 밖으로 나왔을 때, 내가 기대했던 내용과 뭔가 결이 달랐다는 느낌이 남았다. 어쩌면 이 책의 성격이 '이광재의 정책 비전'을 담은 것이기에, 노통의 말이나 정책은 적절한 선에서 제시됐다고 볼 수도 있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 코로나를 계기로 새로운 시대의 변화가 가속화되는 현실 속에서, 이 책은 그런 현상을 잘 반영한 미래 지향적 정책 제안서라 할 만하다. 그런데 도래할 시대를 준비한다는 것은 결국 지나간 시대를 제대로 청산하는 일이 전제되는 게 아닌가.

 

나는 저자가 "노무현이 옳았다"는 지점을 좀 더 깊이, 다각도로 서술해주기를 바랐다. 단순히 노통의 정치 신념을 언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 정치에 적용되지 못했던 그 복잡한 실타래를, 이 책이 아주 조금이나마 보여주기를 바랐다. 검찰과 언론의 문제, 권력욕과 이기심으로 가득한 정치인들의 기본성향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어 보이기에... 우리는 왜, 노통이 말한 '사람 사는 세상'을 아직도 저 멀리 꿈처럼 말해야 하는가. '정책 중심의 정치 시스템'이라는 저자의 말을 실마리 삼아야 할까. 믿을 만한 정치인을 기대하기보다 탄탄한 정치 시스템을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속뜻으로...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1 2 3 4 5 6 7 8 9 10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