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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작가를 만나다 [작가의 편지] | 문학 2021-10-2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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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작가의 편지

마이클 버드,올랜도 버드 공저/황종민 역
미술문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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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더 이해하는 수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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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작가의 사생활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 어쩌다 이런 대작을 써 내렸는지, 글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투고하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가 이따금 궁금해진다. 작가가 출판한 책을 가능한 한 모두 읽어도 그를 알고 싶은 마음은 계속해서 깊어질 뿐이다.

작가의 편지는 작가들이 쓴 편지를 스캔해서 번역한 책이다. 은밀하고 개인적이라 읽으면서도 약간의 부채감도 느꼈지만, 죄의식을 제외하고도 가장 흥미로운 책이었다.

빈 종이와 잉크 그리고 연필로만 이루어진 책상 앞에 앉아 갈망하고 열망하게 만드는 작품을 가벼이 만들어놓은 것 같은 천재적인 것 같은 그들의 삶에서 아픔과 절절한 사랑, 무난한 일상,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었다. 독특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뿜어낸 그들의 작품 속과 달리 어쩌면 평면적인 삶과 일상적인 순환을 느끼려는 작가들의 갈망을 보고 소설책을 펴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들 중 가장 기억에 남은 편지는 버지니아 울프와 프란츠 카프카의 편지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인상은 깡마른 몸과 톡 튀어 오른 매부리코, 둥근 눈매에 관철하는 눈빛과 가느다란 손에 끼워진 담배가 떠오른다. 어딘가 차가워 보이고 삶을 한순간도 놓지 못해 고뇌하는 모습과 달리 그가 프랜시스 콘 포드에게 쓴 편지는 지극히 평범했다. 자신의 작품보다 콘퍼드의 어머니로서 여성적 역할을 노련하게 수행하는 모습을 높이 사고 있고, 장을 보면서 일어났던 일상적인 일을 툴툴거리기도 했다. 미약하지만 그들의 편지에 보이는 짧은 문장 하나하나 속에 서로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우울하리라 생각했던 버지니아 울프의 인생은 어쩌면 끊임없는 고뇌와 억한 답답함으로 지칠 수 있을지언정 삶을 예찬하며 순간순간에는 만족하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울프의 책을 한 장씩 넘기며 터졌던 슬픔과 깨달은 오만과 울분을 다시금 떠올리며 울프를 새로 기억하는 순간을 맞을 수 있게 되었다. 아마 다시 <등대로>를 펴게 되면, 울프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로 읽었던 그때와 달리 조금의 다른 해석과 안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다음 말하고 싶은 편지는 프란츠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이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투박한 행동과 억압적인 말투로 가정에서 따스함을 충분히 받지 못했던 카프카의 편지 속에 아버지를 충분히 이해하려고 해봤지만 낫지 않은 아픈 과거의 쓰라림과 여전한 고통 속에 결국 받아들임으로써 용서도 하지 않고 사과도 받지 않으며 담담히 파도에 휩쓸리고 덮이는 모래알처럼 고요히 고통을 삼키기를 결정한다. 그의 편지 속에 담긴 애증과 갈망이 통증으로 다가왔다. <변신>이란 작품이 오로지 그의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온갖 아픔과 고통을 혼자 삼켜 먹다가 곪고 터져버린 인간의 삶에서 벗어난 것 같은 마음에 자신도 본인을 벌레 같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훔쳐본 편지 속에 애석하게도 그의 책을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위로를 받아서 카프카의 잔해처럼 남은 삶에 침묵하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의 글은 통증이지만 고되고 힘들 때마다 카프카와 그의 저서를 떠올리면서 카프카가 겪으며 쌓아 올려진 무수한 아픔에 기대어 위로받으며 살아간다.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한명 한명의 작가들의 삶을 잠시 들춰본 것 같았다. 괴짜라고 평가받은 작가와 작품보다 평가절하당한 작가까지 개개인의 한 필로 써 내려진 편지는 그들의 생활과 생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요즘에는 휴대전화로 문자를 남기거나 가볍게 이메일을 보내는 등 자필로 쓴 편지를 주고받는 것은 아날로그적이고 구시대적 산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다만 자판으로 빠르게 쓴 마음도 좋지만, 자신의 글씨로 빈 종이에 잉크를 올린 글과 와닿는 감정의 크기는 아주 다르다고 생각이 된다.

대화가 남겨진다는 것이 요즘에는 꽤 두렵게 다가오지만 어릴 적 생각해보면 상자 안에 모아둔 편지들이 달갑게 여겨졌듯이 자신한테 쓰던, 사랑하는 이에게 쓰든 상관 없이 종이 위에 투박한 글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잠시 잊었던 감정과 추억을 되살리기에도 좋을 것이다.

편지가 주었던 향수를 잊고 살았는데 이렇게 되살아 오는 것을 보면 손으로 눌러 내린 글자의 정성을 무의식적으로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작가의 편지는 좋아하는 작가의 삶에 다가가고 싶다면 읽기를 추천한다. 사생활을 훔쳐본다는 점에서 죄의식이 들 수 있지만, 그들의 작품만큼이나 가득한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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