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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지겨움 | 다시 읽기 2009-01-0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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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로비에 택배를 맡겨두었습니다. 편하신 시간에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택배>

 띵동하고 문자 알림음이 울렸고, 나는 이 책과 이 문자로 처음 만났다. 설레이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엘리베이터 앞에서 포장지를 뜯고 이 책을 꺼냈다. 책 제목을 본 동료들은 이구동성으로 '사고싶어지는 제목의 책'이라고 말했다. 밥벌이의 지겨움. 직장인들이라면 다 공감할 제목이 아닐까.
 이전에 읽은 <바다의 기별>과는 또 다른 느낌의 에세이다. <바다의 기별>에서는 기자인 김훈,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간 흔적이 있는 김훈의 느낌이라면, 이 책은 이 사회를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집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똑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있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사진을 찍는 사진가처럼. 월드컵과 광장, 신용카드 등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적은 에세이였기 때문이리라. 

..실패한 문지기들은 자신의 몸 뒤에서 그물을 흔드는 공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 문지기들은 또다시 전방을 노려보고 있었다. 모든 골에는 함성이 일었고, 그 때마다 문지기들은 무너졌다. 김병지도 무너졌고, 바르테즈도 무너졌다. <함성 때마다 문지기는 외로워 中>

 나는 문지기와 함성간의 관계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문지기에 골이 박힐 때마다 그게 바르테즈라면 나는 함성을 질렀고, 김병지라면 아쉬움이 섞인 짤막한 감탄사를 토해냈을 뿐이다. 민족의 기쁨이랄까, 나와 같은 피가 흐르는 사람들이 승리를 향해 달려간다는 것. 나는 그 면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에 김훈은 그 함성을 마주하고 있을 문지기를 생각하고 있었다. 감탄. 이게 바로 '작가의 눈'이구나 싶었다. 나와 똑같은 화면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는 전혀 다른 세계를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밥벌이도 힘들지만, 벌어놓은 밥을 넘기기도 그에 못지않게 힘들다. 술이 덜 깬 아침에, 골은 깨어지고 속은 뒤집히는데, 다시 거리로 나아가기 위해 김 나는 밥을 마주하고 있으면 밥의 슬픔은 절정을 이룬다. <밥벌이의 지겨움 中>

 동료들이 이구동성으로 동감을 표했던 <밥벌이의 지겨움> 중에서 한 구절이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즐거움도 있지만, 정말 '벌어놓은 밥'을 어떻게 넘겨야 하나 한숨이 나올 때도 있었다. 통장에 찍히는 돈다발은 며칠 후면 그 숫자가 변해있고, 나는 또다시 낚싯바늘에 걸린 고기마냥 또다른 밥을 벌기 위해 뛰어야 한다. 그렇게 일상이 흐르다 보면 나는 왜 사는 가 싶은 때도 많았다. 김훈의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어느 정도 안도할 수 있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김훈도 나처럼 '밥벌이'를 지겹다고 생각한 적이 있구나. 적어도 한 사람이라도 나와 생각이 통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고마웠다.  하지만 어쩌랴. 태양은 또 떠오르고 나는 또다시 내 입에 넣을 밥을 벌러 나가야 한다. 그게 참 슬프다. 

 아주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무수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하며 자신과 지겹게 놀아본 사람, 그리고 거기서 어떤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한 어떤 확신이 그에게 있었다. <사무라이, 예술가 그리고 김훈 中>

 김훈의 문체와 글을 매우 흠모하는 독자 중 한 명이다. 부럽기도 하다. 이 생각은 대체 어디서 뽑아올리는 걸까. 그분에게만 마르지 않는 샘물이 있어 그 곳에서 글들을 퍼올리는 걸까. 라고 홀로 생각한 적도 있었다. 
 남재일 교수님의 인터뷰를 보면서 깨달았다. 노동보다는 놀기를 좋아한다는 김훈. 흔히 '논다'하면 돈을 흥청망청 써대면서 노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놀음'은 그것이 아니다. 남재일 교수가 썼듯이, '아주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무수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하며' 놀았던 것이다. 이런 그를 보며 나는 부끄러웠다. 나는 대체 나 자신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며 놀았던가. 아니,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얻어내려 노력하려고나 했던가.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지쳐서 그냥 멈추려는 짓을 하려고 하지는 않았을까.
 
 수다를 떠는 글보다. 정갈한 글을 쓰고 싶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포인트에 눈이 멀어서 시작했고, 얼마 후에는 차곡차곡 쌓여가는 리뷰들을 보며 아, 나는 살아있어. 라고 홀로 흐뭇해하는 기분이 젖어서 중독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좀 더 책을 잘 읽고, 리뷰를 잘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 책에서 나는 '홀로 노는 시간'을 더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아주 지겨울 정도로 스스로와 놀아보면, 수많은 의문부호가 찍히는 것들에 대해서 아주 명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을까. 그리고 '나'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도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에게 생각의 기회를 주는 좋은 책을 오래간만에 만났다. 이제, 스스로와 지겹게 놀아보면서, '나'와 더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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