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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독서회 1월 모임(페터 한트케, 소망 없는 불행) | 고전독서회 2022-06-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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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망 없는 불행

페터 한트케 저/윤용호 역
민음사 | 2002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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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독서회에서 신년들어 첫 번째 읽은 책은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Peter Handke)의 <소망 없는 불행(Wunschloses Ungluck)>이었습니다. 제가 읽은 민음사판 <소망 없는 불행(Wunschloses Ungluck)>에는 1972년에 발표된 동명의 소설과 1981년에 발표된 ‘아이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2019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그의 이름은 기억되지 않았지만, 1966년에 발표한 <관객모독>은 기억합니다. 제가 연극에 빠졌던 대학시절에 한참 유명세를 탔던 작품이었습니다. 이 책을 제안한 분이 준비하신 4개의 주제에 대하여 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책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을 간단히 이야기해 주세요.

‘소망 없는 불행’과 ‘아이 이야기’, 두 작품 모두 작가의 가족에 대하여 쓴 것입니다. 작가는 문학 활동과 관련해서는 자신 이외의 여타의 것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소망 없는 불행>은 작가의 주제의식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작품을 읽으면서 고 최인호 소설가를 떠올렸습니다.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썼던 것으로 기억되기 때문입니다.

 

‘소망 없는 불행’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머니의 삶에 대한 객관적인 기록이며, ‘아이 이야기’ 역시 헤어진 아내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적인 기록입니다. 가족에 관한 글을 읽다보니 저 역시 어머니 그리고 아이들을 키울 때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잘 한 일보다는 잘못한 일이 더 많다는 자책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부모님께 드리는 글을 써보겠다는 생각을 근 20년 동안 해오면서 실행하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기도 했습니다.

 

작가가 어머니의 이야기를 쓰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자신이 그녀에 대하여, 또 그녀가 어떻게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가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많이 안다고 믿기 때문이며, 두 번째 이유는 개인적인 관심 때문이라고 하는데, 무언가 할 일이 있으면 기운을 얻는다고 합니다. 마지막 이유는 마치 인터뷰 기자처럼 이 자살을 하나의 사건으로 재현하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어떻든 완전히 말문이 막혀버렸던 짧은 순간들과 그런 순간들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고 옛날부터 내게는 이런 욕망들이 글을 쓰게 하는 동기였다는 것입니다.

 

저는 아직도 글머리가 손에 잡히지 않아서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언젠가는 사부곡, 사모곡을 쓰게 될 것을 예감합니다.

 

2. 현재 소망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혹은 없다면 이유는 ?

토론과정에서도 언급이 되었습니다만, 소망과 욕망을 혼동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창 때는 해보고 싶었던 것도 많았고, 이루어보고 싶은 것도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좌절을 겪고 힘들었던 것인데 어느 나이에 이르면서 그러한 욕망들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참 편해졌던 것 같습니다.

 

요즘 같으면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니고, 다녀온 여행에 대하여 글을 쓰고 이야기하는 그런 소망입니다. 우한폐렴 사태가 3년째 접어들면서 그런 소망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기는 합니다만, 그대신 건강을 유지하면서 여행이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3. 생각하지 못한 타인의 말이나 행동이 왠지 중요한 것처럼 여겨져서 따라한 적이 있는지요?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제3제국 시절 독일 사람들이 나치당의 선동에 휩쓸렸다는 사실에 기반한 주제인 것 같습니다. 오늘날에도 대중을 선동하여 편향된 방향으로 몰고 가는 사태가 드물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상황을 비판적 시각에서 들여다보는 훈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타인의 의사에 휩쓸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라서 특별히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4. 한트케의 어머니가 소망을 잃어가는 과정에는 ‘나치 치하의 독일’ 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사회의 분위기 또는 사건, 사고(예를 들어 현재의 코로나 상황)가 나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이 있을지요?

‘소망 없는 불행’에서 화자의 어머니는 젊어서부터 도전적인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시골에서는 의무교육이 끝나면 처녀들은 장래를 위하여 집에서 그저 가사나 익하곤 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망 없이 사는 게 어떤 식으로든 행복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아주 드물었고, 소망 없이 사는 걸 모두가 불행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19쪽). 하지만 다른 삶의 형태와 비교할 가능성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화자의 어머니는 언젠가부터 무언가에 대한 욕망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열댓살에 가출하여 호숫가 호텔에서 요리하는 것을 배웠고, 도시생활, 심지어는 외국에도 가보았습니다. 청춘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 무렵 등장한 나치당에 대하여도 “라디오에서 나오는 히틀러의 목소리는 듣기에 괜찮았다”고도 하였습니다. 하기 싫어서 기계적으로 하던 일까지도 의미 있고, 축제 행사처럼 되었다고 합니다. 나치의 승전보는 사람들의 자의식을 더욱더 상승시켰습니다. 그 무렵 제국 군의 경리담당 장교가 첫사랑이 되었고, 임신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작가를 낳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떠났고, 아이를 낳기 전에 따라다니던 독일군 하사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녀의 삶이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은 독일이 패전하면서입니다. 그리고 보면 나치당은 그녀에서 자존감을 끌어올렸고, 또한 나락으로 떨어트리기도 한 셈입니다.

 

역시 사회적 상황이 개인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008년의 제2차 광우병파동이 제 삶에서 가장 커다란 변고점을 찍은 사건일 듯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일었던 당시 광우병 파동은 전문가 집단까지도 정치적 성향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다는 쪽과 그렇지 않다는 쪽으로 나뉘어 대중을 헷갈리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위험하다고 주장했던 모 교수는 지금 정치판에 뛰어들어 집권여당의 위성정당의 대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는 정치적 취향과 무관하게 전문적 지식에 근거를 두고 대중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편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광우병 파동이 일고 얼마되지 않아 유럽연합은 유럽사회에서 광우병이 소멸되었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광우병 파동이 일었을 때 광우병의 위험에 관한 모든 지표가 조만간 소멸될 것임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어떻게 하든 미국산 소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심어주려 하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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