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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독서회 7월 모임(소포클레스, 안티고네) | 고전독서회 2022-08-0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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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이디푸스 왕

소포클레스 저/강대진 역
민음사 | 2009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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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고전독서회에서는 제가 추천한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읽었습니다. <오이디푸스>가 눈을 찔러 스스로를 벌하고 테바이를 떠나자 큰 딸 안티고네가 아버지를 모시고 세상을 방랑합니다. 오이디푸스가 떠난 테바이에서는 두 아들 폴뤼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는 테바이의 지배자가 되기 위하여 암투를 벌이게 됩니다. 그 과정을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한편 오이디푸스가 죽은 뒤 안티고네는 테바이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 사이 권력싸움에서 밀려난 폴뤼네이케스는 테바이에서 도망쳐 아르고스로 가서 아드라스토스의 사위가 되고, 그가 내준 군사를 몰고 와 테바이를 공격하였습니다. 두 사람이 치열한 대결 끝에 서로를 찔러 같이 죽고 말았습니다. 

 

두 사람이 죽고 난 뒤에 테바이의 지배자가 된 크레온은 에테오클레스의 장례를 성대히 치러준 반면, 폴뤼네이케스의 시체는 장례를 치르지도 애곡하지도 말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영을 어기는 자는 죽음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안티고네는 오빠 풀뤼네이케스의 시신이 장례도 치르지 못하거 버려져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가냘픈 손으로 흙을 긁어모아 장례의 형식을 취하고서는 병사들에게 잡혀 동굴에 갇히게 됩니다. 안티고네는 결국 자결을 하고 동생 이스메네, 안티고네의 약혼자인 크레온의 아들 하이몬, 하이몬의 어머니 에우뤼디케가 차례로 목숨을 끊어가는 파국을 맞게 됩니다.

 

소포클레스의 희곡 <안티고네>는 등장인물의 철학을 중심으로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침 읽은 헤겔의 <정신현상학>이 크레온과 안티고네의 생각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헤겔은 <정신현상학>에서 자연 그대로의 의식이 참다운 앎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설명하였습니다. A ‘의식’은 감각적 확신, 지각, 오성의 요소로 발전을 시작하여 B ‘자기의식’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거쳐, C ‘이성’으로 완성되며, 이는 ‘정신’으로 구축되어 ‘종교’를 거쳐 ‘절대지’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이성은 끊임없는 수련을 통하여 정신의 단계에 이르게 되는데, 정신의 본질이 인륜적 실체라고 보았습니다. “생동하는 인륜적 세계는 정신의 참다운 모습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인륜의 세계에는 인간의 법칙이 있고, 이보다 고차원적인 신의 법칙이 있다고도 하였습니다. 

 

1. 크레온은 왜 폴뤼네이케스의 장례나 애곡을 금하고, 이를 어기는 자에게 죽음을 내리겠다고 한 이유는 무엇이고, 그와 같은 처사가 옳았을까요?

테바이의 지배자가 된 크레온의 입장에서는 타국의 군사를 이끌고 와 테바이를 공격한 폴뤼네이케스는 범죄자였습니다. 물론 왕위를 내놓지 않은 에테오클레스를 징벌하기 위한 처사라고는 하지만 테바이의 백성과 군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어 피해를 입혔기 때문입니다. 크레온이 원로들에게 한 연설을 보면 크레온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에테오클레스는, 이 도시를 위해 싸우며 창으로써 큰 빼어남을 보이고 죽었으니, 장례를 치러 묻고, 고인을 위해 저승신들게 바치는 모든 것을 시민들 가운데 신성하게 바칠 것이오. 하지만 (폴뤼네이케스는) 도망자였다가 들이닥쳐 조국 땅과 가문의 신들을 완전히 태워 없애려 했고 또 가족의 피를 마시고자 했으며, 다른 이들은 노예로 삼아 끌고 가려 했으니, 이자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장례로써 예를 갖추지도, 애곡하지도 못하도록 이 도시에 선포하였소, 사악한 자는 결코 정의로운 자를 앞질러 내게서 존중받지 못할 것이오.(소포클레스 지음, 오이디프스 왕, 민음사, 2013년, 133쪽)”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온 도시의 방향을 인도하는 이가 최선의 정책을 추구하지 않고 뭔가를 두렵다고 혀를 잠그고 있다면, 내게는 그런 자가 예나 지금이나 가장 비겁한 자로 보이기 때문이오.(오이디프수왕, 민음사, 2013년, 132쪽)”라는 대목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입니다. 헤겔에 따르면 크레온의 결정은 인륜의 수준에서 검토하여 보았을 때 국가의 윤리가 혈족의 윤리를 앞선다고 보았던 것으로 해석합니다. 

 

지배자가 국가의 안위를 생각함에 있어 혈족의 범죄라도 눈감아 줄 수 없다는 크레온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2. 크레온의 엄명이 있었음에도 안티고네가 오빠 폴뤼네이케스의 장례를 치른 이유는 무엇이고, 안티고네의 행위는 과연 옳다고 해야 할까요?

안티고네가 동생 이스메네에게 오빠 폴뤼네이케스의 장례를 치르러 가자고 설득하는 장면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결단코 나는 형제를 배신했다고 비난받지 않겠어. (…) 내 가족과 나 사이를 가로막을 권한이 그에겐(크레온에겐) 전혀 없어.(소포클레스 지음, 오이디프스왕, 민음사, 2013년, 124쪽)” 이스메네는 안티고네와 달리 크레온, 즉 국가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만일 우리가 법을 어겨 통치자의 결정과 권력을 넘어선다면, 우리가 얼마나 끔찍하게 스러져 버릴 것이다”라고 걱정합니다.

 

안티고네와 이스메네가 논의하는 것처럼 혈족의 도리를 따진다면 혈족 사이의 인륜은 국가의 인륜을 넘어설 수 없다는 헤겔의 해석이 옳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헤겔의 해석에 등장하는 인륜에는 혈족과 국가 등에 적용하는 인간의 법칙에 앞서는 신의 법칙이 있습니다. 바로 크레온 앞에 끌려온 안티고네가 자신의 행동이 신의 법칙을 지키고자 함이라고 설명합니다. 

 

“기록되지 않았지만 확고한 신들의 법을 필멸의 존재가 넘어설 수는 없지요. 왜냐하면 그 법은 어제오늘만이 아니라 언제나 영원히 살아 있고, 그것이 언제 생겨냈는지 누구도 알지 못하니까요(소포클레스 지음, 오이디프스왕, 민음사, 2013년, 146-147쪽)”

 

혈족의 도리를 다하기 위하여 자신의 목숨 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안티고네의 생각도 틀리지 않았다고 할 것입니다. 

 

3. 아들 하이몬을 비롯하여 코러스장 등이 나서서 안티고네를 사면하라고 하였지만, 크레온은 왜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였을까요?

장 아누이가 각색한 <안티고네>에서는 크레온은 안티고네의 주장에 맞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니라고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예’라고 하려면 땀을 흘리고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비록 그 말이 죽음을 뜻하더라도 아니라고 하기는 쉽다. 아니라고 하면 조용히 앉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살아가면서 죽기만 기다리면 된다. 이것이 비겁한 자의 역할이다.” 국가의 안위를 고려하여 폴뤼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의 장례에 차별을 둘 수밖에 없었다는 해명인데, 새겨보면 안티고네와 이스메네의 생각의 차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이몬이 안티고네를 용서하라는 청을 드렸을 때 크레온은 “국가는 지배자의 소유가 아니더냐? 내가 이 땅을 다스릴 때 내 뜻이 아니라 다른 이의 뜻대로 해야 한단 말이냐?(소포클레스 지음, 오이디프스왕, 민음사, 2013년, 163쪽)”라고 말합니다. 앞으로 일어날 불행한 일들을 예고하면서 ‘그대는 내 덕에 이 도시를 구해 내 차지하였다’라고 공치사를 하면서 안티고네의 사면을 청하는 테레시아스에게도 “그대는 지금 자신이 지배자를 향해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오?((소포클레스 지음, 오이디프스왕, 민음사, 2013년, 182쪽)”라고 거절의 뜻을 밝힙니다. 권력의 단맛에 취해 민심 혹은 천심이 흘러가는 방향에는 눈을 감는 권력자의 일반적인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안티고네는 혈족의 도리를 다하기 위하여 죽음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데스의 세계에서 만나게 될 부모형제들이 반갑게 맞아줄 것이라 믿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크레온이 안티고네를 동굴에 가두어 세간의 관심이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면을 할 생각이었다는 판본도 있다고 합니다. 결국 안티고네의 성급한 판단은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4. <안티고네>를 읽고 각자 생각한 주제에 대하여 말씀해주세요.

주신 디오니소스와 영웅 헤라클레스와 고향, 테바이는 카드모스가 창건하였습니다. 제우스신이 페니키아의 왕 아게르노의 딸 에우로페를 납치하자, 왕은 세 아들에게 명하여 에우로페를 찾아오도록 합니다. 아게르노의 아들 카드모스는 에우로페를 찾지 못하여 귀국하지 못하고, 하르모니아와 결혼을 하여 테바이를 창건하게 된 것입니다. 

 

테바이의 랍다코스 왕이 죽자 아들 라이오스가 외할아버지 뤼코스의 섭정 아래 왕위의 계승자가 됩니다. 하지만 쌍둥이 형제 암피온과 제토스가 뤼코스를 살해하고 왕위를 찬탈하고 말았습니다. 라이코스는 피사의 왕 펠롭스에게 잠시 의탁하였는데, 펠롭스의 아들 크리시포스에게 연정을 품어 테바이로 납치하였습니다. 성노예로 전락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크리시포스가 자살하자, 아버지 펠롭스는 제우스신에게 '그의 아들이 그를 죽이고 그의 아내를 빼앗을 것이다'라고 저주하였습니다. 

 

펠롭스의 저주가 신탁이 되어 이루어졌고, 라이오스와 그의 아내 이오카스테가 죽음을 맞았고, 오이디푸스는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된 채 딸 안티고네와 함께 천하를 주유하면서 사람들의 모욕을 받다가 아테네에 이르렀습니다. 아테네 사람들 역시 오이디푸스를 야유하지만 테세우스는 그런 오이디푸스를 받아들입니다. 오이디푸스가 테바이를 떠난 뒤에 왕위를 두고 대립하던 폴뤼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는 오이디푸스를 찾아와 자신을 지지해 달라 청하지만 오이디푸스는 간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오이디푸스는 아버지 라이오스에 걸린 신탁에 따라 몰락하지만 테바이를 구한 공이 있고 스스로를 처벌한 점 등으로 평화로운 죽음을 맞기까지의 이야기를 <콜로누스의 오이디푸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편 폴뤼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는 테바이의 왕위를 놓고 대결을 펼친 끝에 서로를 찔러 죽음에 이르렀고, 테바이의 왕이 된 이오카스테의 동생 클레온의 명에 따라 안티고네와 이스메네까지 스스로의 목숨을 끊어 라이오스의 추악한 범죄는 3대에 걸쳐 불행을 초래하고 핏줄이 끊기는 잔혹한 벌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리스 사람들의 끈질긴 면이 드러나는 신화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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