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시 결심했습니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저는 다시 시작을 붙잡았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견대내야 한다고, 기다려야 합니다. 어디에서 그런 열정과 힘이 솟구쳤던 것일까. 저는 우선 기회를 기다리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조금씩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생겼고, 저는 그 작고 사소한 일들을 최선을 다해 해나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작은 일들이 조금씩 더 크고 나은 일들로 연결되었습니다. 그 일들을 해나가면서 저의 인생도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가면을 벗어던지고, 인생을 다시 시작하면서 저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다 괜찮아, 이것은 끝이 아니라 과정일 뿐이야!"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걷고 싶어 욕심껏 걷다가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내 모습, 마치 지난 내 인생 같았다. 순례자들과 경쟁하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했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다. "가난의 고통을 없애는 방법은 두 가지다. 재산을 늘리는 것과 욕망을 줄이는 것, 전자는 우리 힘으로 해결할 수 없지만 후자는 마음가짐만으로도 언제나 가능하다." 2인 가족의 한 달 노후생활비가 약 242만 원(2018년 기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이것도 모자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지리산에 사는 한 시인은 한 달에 30만 원이면 밥 먹고 시 쓰며 사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산에서 딴 찻잎으로 차를 달여 마시고 아름다운 지리산 풍경을 보는 것은 덤이라고 했다. 남들 눈에는 가난해 보일지 몰라도 내 눈에는 진정한 부자로 보였다.
세상에 가장 붐비는 감옥이 있다고 한다.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항상 부족하고 한 번 들어가면 웬만해선 빠져나올 수도 없다. 탈옥도 불가능해서 들어간 사람들 대부분은 그곳을 자신의 무덤으로 삼는다고 한다. 바로 '욕심'이라는 감옥이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더 크고 아름다운 것, 더 빠르고 간편한 것을 원한다. '단 하나만 더 가지면 된다'라고 말하지만 '하나 더'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또 다른 '하나 더'로 한없이 이어진다. 하나를 바라는 마음이 거대한 탐욕이 되는 것이다. 주어진 자리에 만족하면 행복한데 '조금만 더' '하나만 더' 갖겠다는 욕심을 부리고 결국엔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만다. 욕심을 '욕된 마음'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백만장자로 유명했던 록펠러 John Davison Rockefeller가 세상을 떠났을 때 사람들이 회계 담당 직원에게 물었다.
"록펠러 씨는 얼마를 남기고 가셨나요?"
직원이 대답했다.
"가진 것 모두 두고 가셨습니다."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거부도 세상을 떠날 때는 동전 한 닢도 가져가지 못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남에게 베풀기보다는 무덤까지 가지고 갈 것처럼 물욕을 채우고 또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