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콘도르8848 님의 블로그
http://blog.yes24.com/ybphia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ybphia
님의 블로그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월 스타지수 : 별25,752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리뷰
한줄평
나의 리뷰
기본 카테고리
한줄평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태그
2021년 지식노동자 하쿠인 도제 마스터리 마스타리 에우다이모니아 과정의발견 크몽 블로그
2021 / 0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최근 댓글
잘 읽었습니다. 퀄러.. 
잘 읽었구요. 제 블로.. 
존경스럽습니다. ^^ 
새로운 글
오늘 57 | 전체 25770
2020-02-05 개설

전체보기
당신의 발에 입맞추고 싶습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20-10-05 13:52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312270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당신의 발에 입맞추고 싶습니다

장광열 저
동아일보사 | 2004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당신의 발에 입맞추고 싶습니다에서 발췌하고 필사한 내용입니다.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였다. "발레리나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편안하게 그냥 던진 질문이었다. 정신이 번쩍 드는 답이 돌아왔다. "지금 나는 발레 무용수이고 따라서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발레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강수진이 세기의 발레 스타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이렇듯 소름끼칠 정도로 자신의 일에 전력을 다하는 철저한 프로정신이다. 공연 전 넘칠 정도의 준비와 공연 때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집중력은 이제는 즐기면서 춤을 추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맨 처음 발레를 제 것으로 받아들일 때 그랬듯, 또 모나코에 간 첫해에 그랬듯 수진은 피눈물 나는 연습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무대에 서는 일이 적으니 남는 건 시간뿐이었다. 고민을 하고 자책하고 또 끊임없이 먹어댔던 그 시간들이 이젠 연습만 하기에도 모자랐다. 그렇게 하루 최소 열다섯 시간씩 연습을 거듭하자 살은 금세 빠졌다. 무엇보다도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았고, 표정 또한 몰라보게 밝아졌다. 무엇보다도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수진은 그때 알았다. 자신감은 누구에게 인정받을 때 생기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과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꿀 때 비로소 빛은 발하는 보석이라는 것을.

 

"그러고 보면 정신력이라는 게 참 신기해요. 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모든 게 바뀌더라고요. 몸도 훨씬 건강해졌고 쓸데없는 잡념도 사라졌죠. 남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 것도 의식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고요. 그 정신력으로 오로지 연습에만 집중했어요. 집중하면 집중하는 만큼 더 새로운 에너지가 솟는 걸 느꼈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도저히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일단 토슈즈를 신고 연습실에 서면 말할 수 없이 행복했죠. 그 짜릿함은 경험해본 사람이 아니면 아마 모를 거예요."

 

 

연습량이 많으니 수진의 고생이 남보다 심한 건 당연지사. 땀이 차고 발가락 사이에 물집이 잡히는 건 기본이고, 사시사철 발톱이 빠지고 살이 짓무르면서 피가 났다.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아 일년 내내 고름이 흐리기도 했다.

 

"발레는 아픔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예술이에요. 그러니 그게 싫고 두려우면 발레를 할 수 없죠. 한다 해도 금세 포기할 수밖에 없고요. 나이가 든다고, 또 경력이 많다고 해서 그 아픔이 사라지지는 않아요. 나 역시 20년 가까이 발레를 해왔지만 지금도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게 육체적인 고통이에요. 발과 다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온 몸이 아프죠. 몇 년에 한두 번 간혹 멀쩡할 때가 있기도 한데, 그럴 때면 오히려 나 자신이 이상해서 적응이 안 돼요. ', 왜 안 아프지? 내가 뭘 잘못했나? 어제 연습을 게을리 했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니까요. 그래서 이제는 차라리 아픈 걸 다행으로 여겨요. 숙명으로 알고 받아들이게 된 거죠."

 

 

예술가로 첫발을 내딛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정작 가시밭길은 그 다음부터 시작된다. 훌륭한 예술작품을 창조한다는 것은 곧 이전의 자기 자신이 죽고 다시 태어나는 과정과도 같기 때문이다. 작품은 늘 새로워야 한다. 그것이 곧 창작의 본성이다. 따라서 예술가도 매 순간 스스로 새로워질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 매여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예술가로서의 생은 이미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체를 곧 퇴보이고, 그 누구도 예술가에게서 역행하는 시간과 퇴락하는 공간을 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대중과 시대가 원하는 예술가의 재능이란, 어쩌면 변화의 정점에 서서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자적인 혜안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처음 재능은 관대한 신이 주었을지 몰라도 그것을 평가하고 수용하는 것은 대중이고, 그들은 생각보다 아주 냉혹하다. 그래서 예술가란, 신의 선택을 받은 동시에 천형을 받은 사람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