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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약이 우울증을 키운다 | 건강과 먹거리 2020-07-0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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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울증 약이 우울증을 키운다

켈리 브로건 저/곽재은 역
쌤앤파커스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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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A Mind of Your Own]. 그러나 쌤앤파커스 편집진은 [우울증 약이 우울증을 키운다]라며, 주제를 명쾌하게 집약한 제목으로 참 잘 뽑았다. 저자 캘리 브로건은 MIT에서 인지신경과학을 공부하고 웨일코넬 대학에서 의학박사학위를 취득 후, 현재 여성 우울증 전문의로 활약중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https://kellybroganmd.com/)에서는 [우울증 약이 우울증을 키운다]의 원서 첫 챕터를 맛보기로 읽어볼 수 있다. 



제목만으로도 이 책이 정신질환의 과잉의료화 경향을 비판하며 (저자가 의사이기 때문에) 대안적 치유방안을 제시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거대 제약회사의 (특히 정신병 관련) 질병장사"를 비판하는 [Saving Normal]을 다만 한 줄이라도 인용하리라 예측했다, 실제 내 예측대로였다. 그런데, 더 있었다. 서구생의학(WBM)의 수련을 거친 정신의학 전문의로서는 굉장히 이례적인 진단과 처방을 내려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우울증은 병이 아닙니다. 그저 증상입니다. 우울증은 먹는 것으로 고칠 수 있습니다. 커피나 음료 말고 물만 마시세요. 먹을 때는 스마트폰 끄고 오로지 먹는 데 집중하세요. 호흡은 천천히 하고 명상하세요. 집안에서 향수며 여러 화학물질들을 최대한 제거하세요. 내 몸의 의사를 깨워보세요."식의 충고를 접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실은 의학에 무지하더라도 경험의 촉과 잡지식으로 구축한 내 건강관과 굉장히 겹친다. 그래서 캘리 브로건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다. 


WellBe by Adrienne Nolan-Smith getwellbe / CC BY 3.0 


캘리 브로건 박사는 "뼛속까지 철저하게 대증요법 의사"(14)였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출산 후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고,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진단받으면서 다른 관점을 갖게 된다. 그동안 자신이 신봉해온 WBM이 환상을 제공하며 사람들을 "만년 소비자이자 의존적, 비주체적 존재로 이끄는 악순환을 구축했다"(25)고 일침도 놓는다.  항우울제의 남용이야말로 "현대 보건의료 역사상 가장 조용하고 과소평가된 비극 중 하나" (8)이며 이것이 "몸의 자연치유 기전을 돌이킬 수 없이 무력하게 만들고" (11) 중독성이 있다는 것을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해 더욱 비극이라고 한다. 저자는 대신 "처방약 없이 매일의 생활습관을 바꾸는 데 역점을 두는, '생활의학'" (8) 이라는 접근에서 우울증을 다루고 치료한다. 사실 우울증 자체가 병이 아니라는 저자의 주장을 온전히 따르자면 '우울증 치료'라는 말도 성립하기 어렵긴 하다. 극복 혹은 완화라는 용어가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 



캘리 브로건 박사는 거대 제약회사가 제공하는 우울증에 대한 단일 장애 모델(예를 들면, 세로토닌 가설)을 거부한다. 그보다는 보다 포괄적인 시야에서, 진화부조화(evolutionary mismatch)의 발현으로 현대인의 우울을 파악한다. 어찌보면 팔레오 다이어트(paleo diet)를 주장하는 이들과 비슷한 뉘앙스로 들리는 주장인데, 차이점은 임상사례와 의학적 근거들이 수반된다는 점이다. 


불과 5년 후에 우울증에 대한 논의와 대중적 지식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다. 적어도 2016년 저자가 [우울증 약이 우울증을 키운다]를 펴냈을 때는 장내 불균형 등 미생물의 세계가 인간의 정서적 정신적 상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자각이 커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제안하는 방안들도 대부분 그 불균형을 회복하고 생태적인 조화를 이루는 방법이다. 친환경 식생활 하기, 명상하고 운동하기, 생활속 화학물질 최소화하기 등. 대신 절대 항우울제 복용은 금물이다. 설령 현재 복용중이라면 그 무시무시한 금단현상을 이겨내고라도 약을 끊어야한다는 것이 이 책의 기본 주장이다. 

제목은 "우울증"에 한정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환경," "미생물과의 공생," "심신이원론의 극복" 등 굉장히 큰 이야기를 함께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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