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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코트 | 꼬마들그림책 2015-11-0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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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할아버지의 코트

짐 아일스워스 글/바바라 매클린톡 그림/고양이수염 역/이효재 해설
이마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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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의 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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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 내용 아닌가?' 하며 집어든 책인데 '그 내용' 맞았다.  <할아버지의 코트>는 ,중독성이 강해서 자꾸 흥얼거리게 되는 유대계 민요 'Joseph Had a Little Overcoat'를 옮겨 놓은 그림책이다.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몇 번이나 다시 읽게 되었고, 새로 책장을 넘길 때마다 목구멍이 뜨거워지니 참 신기한 노릇이었다. 마치 사할린으로 강제 이주당한 우리네 선조들이 맨 손으로 소금기 있는 황무지를 개간하여 논밭을 일궈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목구멍이 뜨거워졌듯. 그런 뜨거움이 치밀었다.

*

실제 글쓴이 짐 아일스워스의 집안은 17세기 중반 영국에서 미국의 로드아일랜드 주로 이주해왔다고 한다. 작가는 "사람이든 물건이든 소중하게 간직하면 또 다음 세대와 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소박하지만 울림이 큰 메세지를 전한다. 마찬자기로 일러스트레이터, 바바라 매클린톡의 증조 부모 역시 노르웨이 출신의 이민자라고 한다. 그는 <할아버지의 코트>를 그리면서 자신의 가족의 모습을 많이 반영했다고 한다. 두 작가 모두, '무에서 유를 이뤄낸 이민자'의 후손으로서의 뜨거움을 품고 있어서일까? <할아버지의 코트>는 뜨겁다. 정서와 기억, 감정이 담긴다면 사물도 뜨거울 수 있고, 오래 갈 수 있음을 독자에게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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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코트>에서 할아버지는 화자의 외할아버지를 칭한다. 그는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건너와 육체노동자로서 이민 사회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재봉사였는데 성실히 일했다. 화자의 외할머니와 결혼하던 날, 그는 자신이 직접 만든 코트를 입었다. 그 코트를 어찌나 좋아했던지 입고 또 입었다. 남들이라면 주저 없이 버렸을 낡은 외투를 화자의 외할아버지는 새로 태어나게 했다. 바로 맵시 넘치는 재킷으로. 그 사이 화자의 할머니가 태어났고. 그 재킷이 낡고 낡아 넥타이로 리폼될 쯤에는 화자의 할머니가 결혼식을 올렸다. 그에게 낡은 외투의 옷감으로 만든 넥타이는 가문의 연속성 뿐 아니라, 의례용 물품과도 같았다. 축복이 필요한 순간이라면 그 넥타이 매기를 게을리하지 않으셨으니까. 심지어 화자, 즉 손녀딸의 졸업식과 결혼식에서도 그 넥타이는 늘 함께 했다. 여전히 꼿꼿한 자세에 우아한 풍채이지만 많이 늙으신 증조 할아버지는 닳고 닳은 넥타이로 증손자에게 헝겊 인형을 만들어주셨다. 비록 꼬마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꼬마는 헝겊 인형이 누더귀가 될 때까지 가지고 놀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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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아일스워스는 엄마가 아이에게 아이의 외증조할아버지 이야기를 전하는 형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타래를 풀어낸다. 그 자체가 가문의 연속성과 연결되있음을 상징하는 듯 하여 멋진 장치같다. 게다가 물건으로 전해지는 온기가 사람과 사람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그 외 범주, 즉 생쥐에게까지 전해졌음을 시사하는 에피소드 하나도 첨가해두었다. 헝겊 쥐의 누더기가 아기 쥐들의 따뜻한 보금자리로 재탄생했다니 이 얼마나 멋진 상상력인지.

*

사물을 경시하는 것은 물론, 사람마저 사물 취급하고 홀대해가는 우리 사회. <할아버지의 코트>가 주는 뜨거움을 꼭 전하고 싶다. 뜨겁게 대접받고 싶거들랑, 뜨겁게 존중하고 사랑할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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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할아버지처럼 옷 만드는 것은 싫지만, 단정하고 꺠끗하게 해주는 것은 좋다. 이 할아버지는 물건을 아껴쓰는 할아버지인 것 같다. 멋진 코트에서 재킷으로 바뀌고 재킷에서 조끼로 바뀌고 조끼에서 넥타이, 그리고 낡은 옷감으로 헝겊 생쥐인형을 만들다니 정말 대단하다."

*

 

<할아버지의 코트>를 세 번 다시 읽고, 독후감도 세 번이나 다시 쓴 아이. 그냥 본문만 읽었을 때와 글쓴이 짐 아일스워스와 그린 이 바바라 매클린톡 이효재의 해설을 읽고 났을 때 책의 느낌이 달라졌대요. 하지만 아직은 그 느낌을 정교하게 글로 표현해 낼 만큼의 글짓기 솜씨가 있진 못해요. 그래도 마음에 깊이 남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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