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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밟기] 다양한 인간군상의 그늘진 세계 | 장르소설 2020-09-1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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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림자밟기

요코야마 히데오 저/ 최고은 역
검은숲 | 2015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도둑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색 연작 소설집.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리는데 있어 탁월한 솜씨를 발휘하는 저자의 장기가 고스란히 저장된 주옥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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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색 연작 소설집 [그림자밟기影踏み]는 작가 ‘요코야마 히데오?山秀夫’가 주로 다루던 경찰이 아닌 범죄자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으로도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경찰조직에서 도둑의 세계로 바뀌었다고는 해도 저자 특유의 차분하고도 쓸쓸한 분위기는 여전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절절해졌다고 할까. 작품 전체에 배어있는 우수가 가슴 깊은 곳으로 배어드는 기분이다. 형이상회화파 화가 ‘조르조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의 유명한 그림 ‘거리의 우수와 신비Mystery and Melancholy of a Street’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공허할 정도로 한적한 거리, 하얗게 빛나는 벽과 검은 어둠으로 싸인 건물의 대비, 굴렁쇠 놀이를 하는 소녀의 그림자와 긴 지팡이를 든 키 큰 남자의 그림자... 불길한 기운을 띈 진녹색 하늘 아래 당장이라도 무언가 사건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긴장감이 그림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은, 바로 그런 분위기를 담고 있다. 과연, 고독한 남자 마카베의 주변에는 늘 안타까운 사연이 맴돌고 있다.


주인공 마카베 슈이치는 사법고시를 목표로 하던 영리한 엘리트였으나, 화재로 가족을 모두 잃고 인생이 180도 변해버린 인물이다. 밤도둑. 그것이 그의 생활수단이다. 쌍둥이 동생 게이지가 빈집털이가 된 것에 낙담한 엄마가 집에 불을 질렀다. 아버지는 그들을 구하려다 함께 세상을 떠났다. 원망과 죄책감, 허무함,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인 복잡한 심경으로 도시의 밤거리를 헤매고 다니는 마카베는 그늘진 세계에서 또 다른 상처 입은 사람들과 마주한다. 범죄자인 동시에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도 마다않는 그의 동지는 귓속에 은거하는 동생 게이지의 혼이다. 그림자처럼 함께 있는 게 당연하다는 쌍둥이의 존재. 그것은 그에게 위안인 동시에 아픔이었다. 밀어낼 수도 가까이 할 수도 없는 연인 히사코와의 미래는 과연 빛이 비춰질 것인가.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리는데 있어 탁월한 솜씨를 발휘하는 저자의 장기가 고스란히 저장된 주옥같은 작품이다. 


소식 消息, 각인 刻印, 포옹 抱擁, 업화 業火, 사도 使徒, 유언 遺言, 행방 行方, 총 7편의 이야기는 각각의 사건을 다루면서도 서로 이어지기도 하며 꽉 짜인 플롯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패한 형사, 나락으로 추락해가는 여자, 이기적인 가면을 쓴 여자, 도둑 아버지를 잃은 소녀, 몰래 산타 노릇을 하는 밤도둑, 도둑 잡는 야쿠자, 아들을 기다리는 소매치기 아버지, 질 나쁜 부동산 사기꾼, 돈만 아는 패륜남, 음지를 걷는 인생은 어쩌면 생각 외로 많을지도 모른다. 양지에서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득 이사카 코타로의 ‘빈집털이 겸 탐정’ 구로사와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훨씬 가슴 아픈 주인공의 탄생이다. 악인들이 등장하는 피카레스크(picaresque) 로망, 그러나 진정한 악인이란 그리 간단히 규정지을 순 없을 것 같다. 세상에는 별의별 사연들이 곳곳에 숨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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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カラフル] 다시, 컬러풀한 세상 속으로 | 일본원서 2020-09-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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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カラフル

森繪都 저
文藝春秋 | 2007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생전의 죄에 의해 윤회의 사이클에서 제외된 나의 영혼이 재도전의 기회를 얻었다. 모노크롬이던 세상이 컬러로 채워지는 기적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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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문학가로 이름을 떨치던 모리 에토森繪都의 [컬러풀カラフル]은 제46회 산케이 아동출판 문화상(産??童出版文化賞)을 수상한 작품이다. 1998년작. 별점도 높고 호평 일색이라 기대치가 높아진 탓인지, 도통 공감이 가지 않는 설정에 실망감이 몰려왔다. 첫사랑 여자아이의 원조교제와 엄마의 불륜을 목격하고, 아빠는 자기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는데 대한 실망과 심술궂은 형에게서 받는 굴욕감 때문에 자살을 시도한다고? 그런 정도의 이유로 죽고 싶어진다면 이 세상의 자살률은 어마어마하지 않을까? 나중에 주인공 소년 마코토가 우울증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세계에 파묻힐 수 있는 미술부와 응석을 받아주는 부모가 있었지 않은가.


急速に不安になりながらも、ぼくはいつしか氣を失い、

うごめく極彩色の渦のなかにのみこまれていった。

급속히 불안해지면서도, 나는 어느새 정신을 잃고, 

꿈틀거리는 극채색의 소용돌이 속으로 삼켜져 갔다.


생전의 죄에 의해 윤회의 사이클에서 제외된 나의 영혼이 천사업계의 추첨에 의해, 재도전의 기회를 얻었다. 자살을 기도한 중학교 3학년 소년 고바야시 마코토의 몸에서 혼이 빠져 나온 사이에 ‘나’의 영혼이 스르륵 들어간다. 그렇게 눈을 떠보니 엄마, 아빠, 그리고 형이 있었다. 언뜻 보기엔 온화한 가정처럼 느껴졌으나 가이드 역의 천사 프라프라에 따르면 아버지는 이기적이고 어머니는 불륜에, 형 미치루는 무신경한 심술궂은 남자다. 거울에 비친 마코토의 모습은 우울하기 그지없고 학교에 가니 친구 역시 없었던 모양으로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건 미술실 정도일 뿐이다. 그러나 마코토가 되어 부딪친 현실에서 점차 오해를 풀고 친구가 생기는 등 삶의 변화를 체험하는 사이에 모노크롬이던 세상이 컬러로 채워지는 걸 깨달은 ‘나’는 마코토의 진짜 영혼에게도 알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든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この世があまりにもカラフルだから、僕らはいつも迷ってる。

どれがほんとの色だかわからなくて。

どれが自分の色だかわからなくて。

이 세상이 너무나도 컬러풀하기 때문에 우리는 늘 헤맨다.

어느 것이 진짜 색깔인지 몰라서.

어느 것이 자신의 색깔인지 몰라서.


ときには目のくらむほどカラフルなあの世界。

あの極彩色の渦にもどろう。

あそこでみんなといっしょに色まみれになって生きていこう。

たとえそれがなんのためだかわからなくても?。

때로는 어지러울 정도로 다채로운 그 세계.

현란하고 화려한 그 소용돌이로 돌아가자.

거기서 모두와 함께 온갖 색으로 살아가자.

그것이 비록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더라도-.


‘힌트는 곳곳에‘ 있다는 천사의 말에 따라 ’나‘는 마코토 주변을 탐색한다. 그야말로 힌트는 처음부터 있었다는 건 이때쯤이면 확신하게 된다. 몸이 기억해서 시험을 치르고 그림을 그린다는 게 납득이 가질 않았던 터다. 어차피 추리소설이 아니니 반전 같은 건 없어도 상관은 없지만. 해피엔딩을 바라는 독자의 마음을 잘 헤아려 준 친절함이 곳곳에 깔려있음을 비롯해, 불안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향해 한걸음 앞으로 디딜 용기를 얻게 하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청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모양이다. ‘비범하지 않아도 괜찮다. 평범하다고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다 마찬가지다.’ 라는 작가의 따스한 위로에도 그다지 감동의 물결을 함께 타지 못하는 나를 돌아보며 아마도 머리와 가슴이 너무 굳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아무튼 청춘소설은 순정만화 같은 주인공이어야 더 재미있다는 걸 새삼 확인했다.


ぼくはぼくの世界にもどるため、一步、足を踏み出した。

나는 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한걸음 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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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보수] 공갈범의 희생자를 찾아라! | 장르소설 2020-09-0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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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인자의 보수

에드 맥베인 저/홍지로 역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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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갈취와 공갈에 관련된 범죄 이야기다. 87분서로 전근해오며 등장한 코튼 호스 형사는 본편에서 마치 탐정처럼 활약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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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 6편은 코튼 호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살인자의 보수 Killer's Payoff]다. 5편에서 87분서로 전근해오며 등장한 코튼 호스 형사는 본편에서 마치 탐정처럼 활약을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다지 인상적이진 못했다. 그러게 ‘87분서는 탐정소설이 아니라 경찰소설이라니까!’ 라고 항변이라도 하듯이 혼자 탐정놀이하다 호되게 당할 뻔한 처지에 놓이는 것이다. 물론 잘 나가는 하드보일드 소설의 주인공처럼, 이번 편에서 호스와 만나는 여자들은 그와 살짝 사랑에 빠진다. “당신, 매력 있어요.”라는 말과 함께.


그는 키가 187센티미터에 몸무게는 군더더기 없는 86킬로그램이었다. 눈은 파란색이고 사각턱에는 홈이 파여 있었다. 머리카락은 빨간색이었지만 왼쪽 관자놀이에는 과거 칼에 베인 상처가 나은 뒤 신기하게도 흰머리가 자란 자리가 있었다. 코는 휨 없이 쭉 뻗어 있었고, 아랫입술이 널찍한 입이 보기 좋았다.


이번 편은 갈취와 공갈에 관련된 범죄 이야기다. 한 남자가 인도를 걷다가 지나가던 자동차 창문에서 발사된 사냥용 라이플 총탄에 의해 살해당한다. 마치 1930년대 마피아 갱단이라도 출현한 듯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알고 보니 죽은 남자는 공갈범이었고, 그에게서 공갈당한 누군가가 범인일 거라고 추측한 경찰은 수사에 나선다. 사건 담당 형사는 스티브 카렐라와 코튼 호스. 그리고 함께 일하는데 능한 87분서 형사들, 버트 클링, 마이어 마이어, 핼 윌리스, 아서 브라운은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수사를 돕는다. 매달 입금되는 금액의 출처는 찾았지만 용의자라 보긴 어렵고, 거액을 받은 정황 상 이쪽이 의심스러운데 과연 누가 어떤 이유로 공갈을 당한 걸까? 탐문수사를 벌이던 호스 형사에게 뭔가 촉이 온다.


저자 후기를 보면 에드 맥베인은 처음 시리즈를 시작할 무렵 3편씩 계약을 했다고 한다.

1편; 경찰 혐오자 Cop Hater (1956)

2편; 노상강도 The Mugger (1956)

3편; 마약밀매인 The Pusher (1956)


초기의 세 작품을 통해 스티브 카렐라가 히어로가 되는 걸 거부한 작가는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라는 압력을 받았다. 그래서 코튼 호스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매력남으로 그리고자 한듯하지만, 아무래도 카렐라의 인상이 너무 강했던지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한 것 같다. 훈남 유부남에게 밀리는 미남 총각이라고나 할까. 어쩌면 작가가 의도한 것 같다는 의심이 들기도 하는데, 에드 맥베인은 87분서의 누군가가 단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누누이 피력했기 때문이다. 그것보라며 뒤에서 혀를 내밀며 웃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후 8편 살의의 쐐기에서 87분서가 주요 무대가 되면서 경찰소설로서의 안정세를 맞이했는데, 국내 출간 사정은 오히려 나빠졌으니 시리즈의 애독자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4편; 사기꾼 The Con Man (1957)

5편; 살인자의 선택 Killer's Choice (1957)

6편; 살인자의 보수 Killer's Payoff (1958)

7편; 레이디 킬러 Lady Killer (1958)

8편; 살의의 쐐기 Killer's Wedge (1959)

10편; 킹의 몸값 King's Ransom (1959)

15편; 잃어버린 시간 The Empty Hours (1962) - 절판 

17편; 10 플러스 1 Ten Plus One (1963) - 절판

24편; 조각 맞추기 Jigsaw (1970)

29편; 백색의 늪 Bread (1974) - 절판

30편; 알리바이(소녀와 야수) Blood Relatives (1975) - 절판

36편; 아이스 Ice (1983)

39편; Poison (1987) - 절판


Fiddlers (2005)를 마지막으로 하는 87분서 시리즈(The 87th Precinct Mysteries) 총55편 중 국내 출간된 작품은 이상과 같다. 초기작은 거의 번역이 되었으나 후기작은 어째서 전멸인건지, 왜 하필 ‘조각 맞추기’와 ‘아이스’만은 살려냈는지, 예전에는 작품을 고른 기준이 뭐였는지, 궁금한 건 많지만, 출판사 사정이야 알 길이 없으니 일단 있는 것부터 읽기로 하자. 절판된 작품을 빼고 나면 2편과 5편밖에 안 남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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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꾼의 죽음] 휴가가 비극으로, 스캐그 마을 사건 | 장르소설 2020-09-0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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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잔소리꾼의 죽음

M. C. 비턴 저/문은실 역
현대문학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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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일들로 우울해있던 해미시는 스코틀랜드의 리조트마을로 휴가를 떠난다. 늘 그렇듯이 사건이 벌어지는데 그만 용의자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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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고지에 위치한 가상의 마을 로흐두를 배경으로 하는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11권은 [잔소리꾼의 죽음]이다. 사람들에게 온갖 심술궂은 소리를 해대며 화를 돋우는 남자, 2권의 험담꾼 ‘레이디 제인’의 남성판 쯤 되겠으나 오히려 강도는 조금 약하다. 잔소리가 아무리 심하다한들 과연 사람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스러울까? 이번 작품은 살해동기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 가장 괴롭힘을 많이 당한 아내도 살인보다는 이혼을 택하는 방법이 있는 것을 말이다. 다만 해미시의 방황과 애견 타우너의 죽음을 그리면서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코틀랜드 고지의 서정적인 분위기만은 높이 사고 싶다.


지난 드림 마을 사건(‘아도니스의 죽음’)으로 인해 경사에서 순경으로 좌천된 데다, 프리실라의 파혼이 고스란히 자신의 잘못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 화도 나고 지쳐버린 해미시에게 그나마 따스하게 대해주는 의사부인 앤절라 브로디가 긴 백사장과 예쁜 항구가 있는 리조트마을의 사진을 보여주며 휴가를 권한다. 막상 도착하자 해미시의 눈에 비친 바닷가마을은 잿빛하늘에, 예약한 민박집 또한 우울하기 그지없었지만 모처럼의 휴가 아닌가. 특유의 친화적인 성격으로 리드하는 해미시를 그곳에 투숙하는 사람들은 졸졸 따라다닌다. 단 한사람만 빼고. 이른바 잔소리꾼 남편, 밥 해리스는 혼자 술에 취해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든다. 온갖 구박을 받는 그의 아내, 부부와 삼남매로 이루어진 가족, 두터운 화장의 두 젊은 여성, 점잖은 중년 신사, 엄격한 분위기의 노처녀 교사. 그다지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한 사람에 대한 증오가 그들을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 모두들 유난히 행복하게 보낸 이튿날, 밥 해리스가 시체로 발견된다. 하필 그와 싸운 다음 날인 탓에 용의자가 되어버린 해미시. 싫어도 활약이 필요한 때다.


지난 사건에서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결국 해미시의 촉으로 사건은 종결된다. ‘이렇게 되니까 코지 미스터리라는 딱지를 뗄 수가 없었던 겁니다. M. C. 비턴 여사.’ 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동기도, 수사도, 의외성도 조금씩 부족한 스캐그 마을의 살인사건이었다. 특히 두 번째 살인은 불필요한 희생 아니었나 싶고, 풀어놓은 떡밥도 미처 다 회수하지 못한 기분이 들지만, 그래도 결말만큼은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고 생각된다. 특히 이번에는 쓸데없이 여자들에게 휘둘리지 않은 해미시를 칭찬해주고 싶다. 가장 좋았던 건 여느 마을사람 같은 대접을 받은 타우너의 장례식으로, 해미시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한 제5장이 이번 작품의 백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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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曜のバカ] 금요일의 바보 | 일본원서 2020-08-2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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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金曜日のバカ

越谷 オサム 저
角川書店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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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의 단편소설집. 코시가야 오사무 특유의 러브코미디로 다양한 성격과 취미를 지닌 청춘 남녀가 등장해 각종 시추에이션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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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청춘소설을 다루는 작가 코시가야 오사무越谷オサム의 작품이 갖는 별미는 엉뚱한 캐릭터에 있다. 그런 특성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제목에까지 등장한 ‘바보バカ’. 확실히 멍청한 구석은 있으나 너무나 사랑스럽고도 친밀감이 드는 존재들이다. 5편의 단편소설집 [金曜のバカ]는 다양한 성격과 취미를 지닌 청춘 남녀가 등장해 각종 시추에이션을 벌이는 러브 코미디다. 주인공도 작풍도 모두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테마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バカ’라는 요소로, 우리말로 한다면 단순히 바보라고 칭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정취가 담겨있다. 나로서는 ‘순수함’이라 받아들이고 싶다.


●金曜のバカ 금요일의 바보

금요일을 너무 싫어하는 여고생. 일주일에 한 번씩 우락부락한 아저씨와 대면해야하기 때문인데,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방심한 탓에 맞은편에서 오는 변태 같은 청년에게 팬티를 보이고 말았다. 그 후 또다시 마주친 그가 달려들자 시원하게 메다꽂아버렸다. 한편, 소심한 청년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해 그저 친해지고 싶었을 뿐이었지만 다짜고짜 기술에 걸려들고 보니 더욱 호기심이 커진다. 묘한 승부욕에 발동이 걸린 두 사람. 엉뚱한 진지함 속에서 상황은 점점 더 불타오른다.


●星とミルクティ? 별과 밀크티

천체관측 마니아인 고교생. 몇 년에 한번 볼 수 있을까 말까하는 날이 왔다. 여자친구와 함께 하지 못할지라도 밤하늘에 유성이 쏟아져 내리는 광경을 놓칠 순 없다. 전부터 점찍어놓은 명당을 찾아 자전거를 달려 자리를 잡았는데, 문득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위는 완전히 캄캄해서 얼굴모습도 알 수 없지만, 좀처럼 만날 기회조차 없던 별자리 이야기가 통하는 상대를 만났다. 다시 만날 기약도 없고, 언젠가 마주친다 해도 알아볼 도리 역시 없지만 그날 그때의 별과 밀크티는 정말 특별했다.


●この町 우리 동네

마쓰야마에 사는 고교생. 늘 생각하는 거지만 내세울 거라곤 성과 온천, 그리고 마쓰야마 흉만 잔뜩 늘어놓은 소설을 좋다고 관광 홍보로 사용하는 ‘坊っちゃん’ 캐릭터뿐이라니 한심하기 만하다. 화려한 대도시 도쿄에의 로망을 갖고 있는 그는 오늘 꿈에 부풀어있다. 여자친구와 단둘이 야간버스를 타고 도쿄여행을 가기로 한 것이다. 여학생과의 동행을 숨기기 위해 알리바이를 만들어주기로 한 반 친구들에 이어 담임선생을 만나 동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어쩐지 이상한 감정이 깃들기 시작한다.


●僕の愉しみ 彼女のたしなみ 나의 즐거움, 그녀의 취미

공룡 덕후 고교생. 어린아이도 아닌데 공룡을 심하게 좋아한다는 사실을 주변에서 납득해줄 것 같지 않다. 특히 또래의 여자는 더더욱. 이미 중학교 때 차인 전력도 있다. 그래서 가끔 통학 전차에서 마주치는 여고생과 같은 반이 되어 우연히 친해질 기회를 얻은 이번만큼은 실패하고 싶지 않다. 헌데 무사히 첫 데이트를 마친 후 두 번째로 잡은 행선지가 하필 공룡 전시회. 과연 덕후 기질을 참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런데 신경 쓰이는 게 또 한 가지가 있다. 그녀는 왜 월요일만 한가한 것일까?


●ゴンとナナ 곤과 나나

동아리 활동이 전부였던 여고생 ‘나나’. 그토록 좋아하던 취주악부를 그만둔 데는 복잡한 사정이 있다. 방과 후 시간이 남아돌게 된 그녀는 매일 애완견 ‘곤’을 산책시키는 게 일과가 되었는데, 동아리 후배가 사흘이 멀다 하고 자꾸만 찾아온다. 호른에 선천적인 재능이 있는 그가 재능 없는 자신을 위해 사정을 봐주고 있다는 걸 안 순간 견딜 수가 없어졌다는 걸 차마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런데 뭐지? 이런 전개는? 한편, 나이든 시바견 ‘곤’은 아군인 자신이 곁에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왕!’


案外、生涯の友というのはある日ひょっこり現れるもんだよ。

의외로 평생의 친구라는 것은 어느 날 불쑥 나타나기 마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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