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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의 신] 막차에 담긴 삶의 이야기들 | 일반도서 2018-12-2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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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막차의 신

아가와 다이주 저/이영미 역
소소의책 | 2018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작가가 펼쳐놓는 일곱 편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든 언제 어디서나 닥칠 수 있는 삶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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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수다삼매경에 빠져있어도, 회식이 2차 3차로 이어지더라도, 밤늦도록 잔업에 여념이 없더라도, 어떻게든 막차는 놓치지 않으려는 주의다. 택시를 잡느라 전쟁을 벌이는 것도 힘들고, 심신이 지쳐있을 때 자꾸만 말을 거는 기사와의 대화도 귀찮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막차를 잡아타면서도 지금까지 함께 타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사정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어폰을 끼고 있거나 책을 읽거나 눈앞의 광고를 보며 될 수 있는 한 타인과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하고 있는 편이라 어떤 사람들이 함께 타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아가와 다이주(阿川大樹)의 소설 [막차의 신(終電の神?)]을 읽으면서 그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놓였을 뿐이라 여겼던 그 사람들이 저마다 간직한 속사정이 있다고 생각하자 새삼스러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작가가 펼쳐놓는 일곱 편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든 언제 어디서나 닥칠 수 있는 삶의 기록이다. 마치 내 이야기 같기도 한 상황이나 장면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는 바람에 옛 기억들이 불쑥불쑥 끼어들곤 해서 읽기에 방해가 될 정도였다.


갑자기 막차가 정차해 버린 순간, 눈에 보이는 사람들의 반응은 같을지라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각양각색이리라. “다음 정차 역에서 인사사고가 발생한 관계로 급정차했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을 듣는다면 현장의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고 객차안의 정적이 더욱 불안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처한 상황이 심각하다면 다른 생각은 할 여력도 없이 어찌할 길 없는 조바심으로 마음은 온통 터지기 직전의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를 것이 분명하다. 아내가 구급차에 실려 간 남편, 계속되는 야근에 지쳐버린 샐러리맨, 남자친구와 마지막 데이트를 마음먹은 전문직 여성, 아버지의 임종을 보러가던 아들, 가까운 사람을 투신자살로 잃은 남자,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로 고민하는 학생, 떨어진 선로에서 구해준 은인을 찾는 여자. 열차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실려 간다.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사람, 애인을 떠올리는 사람, 화장실이 급한데 참고 있는 사람, 일 생각에 잠긴 사람, 과음 때문에 토할 것 같은데 죽어라 참아내는 사람, 눈앞에 선 술 냄새 풍기는 남자가 금방이라도 토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 잔업에 지칠 대로 지친 사람,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푹 빠진 사람, 가족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병원으로 달려가는 사람, 상사에게 야단맞아 끙끙 앓는 사람, 그리고 정차가 길어질 것 같아 예상했던 시간 안에 행동할 수 없게 된 상황에 극도로 짜증이 난 사람. (p.193)


일곱 편에 담긴 이야기들은 모두 같은 날 같은 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다루고 있는 건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연결이 되는 포인트가 있어 각각 다른 주인공이 등장하는 단편이라도 연작소설을 읽는 기분이다. 열차사고에 인사사고가 그렇게 자주 일어날까 싶기도 한데 예전에 영화 '경의선'을 보고 달리는 차에 투신을 한다는 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해자가 되어버린 운전자에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안긴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난다. 그쪽 입장에서의 상상은 하질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열차사고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소재로 이용했을 뿐, 전반적인 이야기 속에 흐르는 휴머니즘으로 인해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첫 번째로 등장하는 반전의 에피소드가 무척 인상적이다. 시작이 흥미로운 덕에 끝까지 기대감을 안고 달렸다고나 할까. 결국 막차는 놓치더라도 희망의 끈은 놓치지 않도록 힘을 내서 살아보자는 메시지가 종착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 ‘소소의책’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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