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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좀 삽시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리뷰 2022-08-02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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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 같이 좀 삽시다

이서정 저
마음의숲 | 2022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이 책은 감동이 없던 무료한 일상에 따스한 햇살처럼 깊은 감동으로 우리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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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대 인류는 더욱 개인주의 문화에 안착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자본주의의 영향으로 더욱 심화되는 이익 창출에 의거한 이기주의와 일등만을 강요하는 승자독식의 시대에서의 불평등과 빈부 격차는 날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보통 사람들에겐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 마음은 점점 더 여유가 없이 각박해지고, 메말라가고 있는 것일 게다. 여럿이 공평한 기회를 나누기보다 혼자 독식하다시피 좋은 기회들을 가로채는 소위 금수저라 불리는 상류 계층 자녀들의 불공정한 기회들이 더욱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 꼭 필요한 것이 공유경제가 아닐까 싶다. 공유경제란 '아나바다' 운동처럼 여럿이 함께 공유하는 경제시스템으로 자본주의에 반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나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이야말로 공유경제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겠다. 공동체를 잃은 이 시대 심각한 개인주의의 문제점을 짚으며 공동체로서의 사회적 방향성을 제시한 책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바로 이서정 작가의 신간인 『우리 같이 좀 삽시다』란 책이다. 이 책은 다 같이 잘 살게 해주는 마음 공유경제란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 같이 좀 삽시다』, 이서정/ 마음의 숲, 2022년 7월 14일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제발 그런 짓, 그런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 책의 저자인 이서정 작가는 100만 독자에게 사랑받은 『이기는 대화』를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이 책을 통해 이서정 작가는 개인과 개인의 대화를 뛰어넘어 공동체를 위한 대화를 시작한다. 대화란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된다. 작가의 거시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사회적 진단부터 미시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개인에 대한 이야기까지 섬세하게 적혀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일급 대화』, 『지독하게 매달려라』, 『세상에서 가장 듣고 싶은 위로의 말』 등 다수의 책이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하여 총 일곱 파트로 구성되었으며, 46개의 꼭지로 엮은 에세이집이다. 프롤로그에서는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뭐 해'란 주제로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낙타의 눈물>에 대한 잔잔한 감동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에필로그는 '내 삶의 목적과 목표는 무엇인가'란 주제로 우리 인간이 어떻게 만물의 영장이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유와 설명을 밝히고 있다.

 

 

 

"다 같이 잘 살게 해주는 마음 공유경제"

 

 

 

 파트1은 총 7개의 에세이를 담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에세이는 "나도 그런 형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란 제목의 내용이다. 자전거 주인이 자전거를 닦고 있을 때 어린 소년이 "아저씨, 이 자전거 꽤 비싸게 주고 사셨지요?"라고 묻자, 자전거 주인은 "아니, 이 자전거는 형님이 내게 주신 거란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소년은 "나도......,", 자전거 주인은 당연히 그 소년이 "나도 그런 형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소년의 다음 말은 "나도 그런 형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집에는 심장이 약한 동생이 있는데, 그 애는 조금만 뛰어도 숨을 헐떡여요. 나도 내 동생에게 이런 멋진 자전거를 선물해주고 싶어요." (P.32)

 

 어린 소년의 마음이 이리도 깊고 고운지 책을 읽으면서 감탄을 했던 부분이다. 아픈 동생을 위해서 자신도 멋진 자전거를 동생에게 선물해주고픈 소년의 따뜻하고 이쁜 마음씨가 메마른 나의 감성에 촉촉한 단비가 되어 주었다. 누군가를 위한 베풂의 충만한 기쁨은 스스로를 더욱 뿌듯하게 만들어주는 삶의 보람이 된다. 

 

 

 파트2에서는 총 6개의 에세이들 중에서 "돈쭐 냅시다"라는 내용이 가장 마음에 닿았다.

 2021년 봄, 어느 치킨집 앞에서 두 소년이 서 있는 것을 가게 주인이 보고 이유를 물어보니, 이들은 치킨이 먹고 싶은데 5천원 밖에 없다고 했다. 주인은 더는 묻지 않고 아이들을 자리에 앉히고 치킨 두 마리를 무료로 내주었다. 감동받은 소년들은 인터넷에 이 사연을 알리며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아이들은 일찍 부모를 잃고 편찮으신 조모와 살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했다. 설상가상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도 구하기 힘든데, 철없는 동생이 치킨을 먹고 싶다고 해서 치킨집 앞에서 머뭇거렸다고 한다. 고마운 사장님 덕분에 그날 엄청 울었다고 하면서 세상에 이렇게 좋은 분이 계시다는 게 기뻤다고, 꼭 열심히 공부해서 사장님께 은혜를 갚겠다는 훈훈한 감사의 편지였다.  (pp.69-73)

 

 두 소년을 따듯한 마음으로 울린 치킨집 사장의 이야기는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라는 훈훈한 감동을 준다. 이런 것이 작가가 말하는 마음공유가 아닐까 싶다. 요즘 시대를 칭하는 물질만능주의, 승자독식의 경쟁 시대에 사람 사는 정이 물씬 풍기는 이런 감동의 스토리야말로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파트3은 총 7개의 에세이를 담고 있으며, 일과 삶의 균형감 있는 조화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고 한다. 또한 우리의 삶이란 결국 오늘을 사는 것이니 오늘에 충실하라는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파트4에서는 총 7개의 에세이들 중에서 "타인에게 전이되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내용이 무척 인상 깊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병원의 공동 설립자인 산부인과 전문의 하워드 켈리 박사는 의대생 시절, 방문판매를 하며 학비를 마련했다고 한다. 어느 날 쫄쫄 굶은 채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날이 저물었는데, 마침 외딴집이 있어 문을 두드려 물 한 잔 먹을 수 있냐고 부탁을 했더니 소녀가 큰 컵에 우유 한 잔을 들고 나왔다. 단숨에 우유를 마신 켈리가 소녀에게 우윳값을 물어보니 소녀는 "엄마가 좋은 일을 했을 때는 대가를 바라지 말라고 하셨어요."라고 말했다. 그후 성년이 된 소녀는 희귀병으로 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시골병원으로 소식을 듣고 달려온 켈리는 명성이 자자한 의사가 돼 있었다. 여성환자를 본 켈리는 진찰과정에서 그녀가 자신에게 우유 한 잔을 준 소녀임을 알아차리고, 서둘러 수술하고 정성으로 치료해주었다. 켈리의 노력으로 그녀는 마침내 완치되었지만 그동안의 치료비가 걱정됐다. 청구서를 살펴보니 예상대로 치료비가 엄청났다. 그런데 청구서 마지막 줄에 "치료비는 우유 한 잔으로 완불되었음"이라고 써져 있었다. (pp.144-146)

 

 어쩜 이런 기막힌 우연이 있을까란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대목이다. 어린 소녀의 따스한 나눔과 베풂이 결국 자신의 생명을 구한 기적을 만들었다. 사람은 초근목피(草根木皮)의 시절에 다른 사람에게 받았던 감사와 은혜는 결코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우유 한 잔은 별거 아니겠지만, 하루종일 쫄쫄 굶고 방문판매를 하러 돌아다닌 켈리에게는 갈증과 배고픔을 달래준 고마운 한 끼 식사였을 것이다. 소녀에 대한 고마움을 간직하며 보은(報恩)의 마음으로 희귀병에 걸린 여성환자를 살린 기적같은 이야기는 각박한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파트5는 총 7개의 에세이를 담고 있는데, 특히 장 자크 루소의 "자연주의"와 많은 철학자들이 자연과 벗하며 산책을 하며 사유하는 내용의 에세이와 링컨의 일화를 예로 들면서 참다운 친구가 많은 사람은 삶이 풍요롭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파트6 역시 총 7개의 에세이로 구성되었으며, 특히 "노력은 행운을 찾아오게 한다"라는 윌트디즈니의 성공담이 무척 가슴에 와닿았다. 파트7은 총 5개의 에세이로 구성되었다. 인간관계의 법칙에 대한 설명과 함께 외로움과 어울림에 대한 비교 설명이 이어지면서 "자연인"은 도시에서 벗어난 삶에 만족할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삶은 정체된 일상에 불과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간혹 tv에 나오는 "자연인"을 보게 되면 대체적으로 이들은 삶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늘상 외로움에 시달리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방송에 나오는 자연인들을 보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들은 은둔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고립된 생활, 그렇기에 작가는 자연인들의 삶을 정체되었다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그대는 나의 동반자"란 내용의 대목이 인상 깊었다. 동반자는 아랍어로 라피끄Rafik'라고 한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모래사막을 낙타에 의지해서 머나먼 장삿길을 오가는 아랍의 상인들 이야기를 읽으면서 진정한 동반자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 보기도 했던 것 같다.


 

 이 책 『우리 같이 좀 삽시다』란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진국이란 생각이 든다. 지면 관계상 여러 에피소드를 다 담지 못해 아쉬움이 크게 남는 책인 것 같다. "다 같이 잘 사는 마음 공유경제"란 케치프레이즈가 인상 깊었던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는 TV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낙타의 눈물>에서 마음 공유경제를 설명하고 있다. 몽골 사막에서 흔히 보는 낙타는 절대 자기 새끼가 아니면 젖을 물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낙타의 습성을 잘 아는 몽골 유목민들은 비정한 낙타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연주자가 '마두금'이란 현악기로 연주를 하고, 낙타 주인은 어미 낙타 옆에서 슬픈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다. 애잔하게 흐르는 연주와 노래를 들으며 눈물 흘리는 어미 낙타는 닫혀진 모성애가 열리면서 어미 잃은 불쌍한 새끼 낙타에게 자기 젖을 준다고 한다. 이처럼 '눈물'이란 닫혀 있는 공감의 마음을 여는 버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점점 메말라가는 내 굳은 마음밭이 따듯한 이야기에 감동을 받아 촉촉해지는 듯했다. 이 책은 감동이 없던 무료한 일상에 따스한 햇살처럼 깊은 감동으로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적셔 줄 것이다. 모두가 다 같이 잘 사는 행복한 일상을 꿈꾸며......,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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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면서도 행복한 날들에게』 | 리뷰어클럽 서평단 리뷰 2022-07-26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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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불행하면서도 행복한 날들에게

솔아 저
라이트오브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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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일들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보다는 글에 그 마음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기에 더욱 여운이 깊게 남는 에세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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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또 다른 세상의 만남이다. 다른 세상 속 내가 아닌 타인이 되어 보는 일이란 너무 설레이기도 두렵기도 한 책속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신비한 매력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껏 살면서 아무리 힘든 일을 겪으면서도 불행이란 단어를 쉽게 생각하지도 입밖으로 내보내는 일조차 없었다. 불행보다는 행복에 귀착하고 싶은 간절함이 나에게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세상은 우울함과 불행의 연속이었다. 2014년도에 발생한 세월호 사건은 아직도 우리의 마음에 현현히 남을 슬프고 안타까운 일로 새겨져 있다. 그렇기에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아픔과 슬픔까지도 깊은 공감으로 감싸며 따듯한 마음으로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한 권의 책을 통해 우리의 아픈 현실을 직면하게 해준 고마운 책이 있다. 『불행하면서도 행복한 날들에게』란 솔아 작가의 책이다. 이 책은 산문시로 이루어진 에세이집이다. 어떠한 일들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보다는 시에 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에 더욱 여운이 깊게 남기도 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솔아 작가를 "자발적 고독이 삶을 성장시킬거란 신념을 가진 사람, 시들지 않는 꽃으로 살고자하는 마음을 지닌 보통의 기록자"라고 간단히 소개하고 있어서 어떠한 정보도 없지만, 한 권의 책을 통해 어떤 생각과 내면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순수하고 맑은 작가라는 사실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불행하면서도 행복한 날들에게』 , 솔아/ 라이트 오브, 2022년 3월 19일 

 

 이 책은 서문과 에필로그와 함께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도시는 슬퍼서 빛을 낸다더라"라는 테마로 총 3절의 구성 안에 29개의 에세이를 담고 있다. 1절은 "꺼지지 않는 건물의 빛"이란 제목의 주제로 10개의 글을 담고 있으며, 2절은 "이별의 새벽 빛"으로 역시 10개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3절은 "마음의 스위치를 끌 수 없는 날"이란 주제로 9개의 글을 담고 있다. 

 대체적으로 1부는 "이별과 슬픔"을 주제로 한 많은 사연들을 담고 있기에 더욱 그 아픔과 슬픔의 무게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나 세월호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었던 "풀꽃으로 져버린"이란 제목의 에세이가 그날의 잊을 수 없는 아픔을 소환했다. 

 아이는 왜 풀꽃이 되었을까 / 살기 위해 부단히 애썼지만 // 가녀린 생명들은 무참히 / 짓밟혀 풀꽃이 되었다 // 태어나고자 하는 마음에 / 선택이 있었다면 / 아이들은 영원히 존재할 수 있었을까 // 척박한 곳에서도 / 꽃이 피는 법인데 // 피어날 곳이 아니라는 듯 / 빨갛게 파랗게 / 변해버린 풀꽃들이 / 뉴스에 나온 날 // 나는 뉴스를 / 뉴스로 보지 못하였다 // 어떤 날의 / 감정이 생각나서   (pp.50-51)

 

 

 2부에서는 "마음비 내릴 때도 햇살은 따뜻해서"란 테마로 총 3절의 구성 안에 32개의 에세이를 담고 있다. 1절은 "살아야 한다면 꽃을 보겠어요."란 주제로 12개의 글로 구성되어 있으며, 2절은 "너를 향한 방향은 사랑이어서"란 제목의 주제로 역시 12개의 글을 담고 있다. 3절은 "계절을 걷다보니 여행이었다"란 테마로 총 10개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2부에서는 1부와는 다르게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삶의 희망과 타인과의 공감을 이루며 살아가는 행복한 일상의 소박한 삶을 담고 있다.

 특히 "서점에 가는 이유"란 제목의 에세이가 참 공감이 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치듯 "서점"은 책 매니아들의 방앗간이기도 하기에, 서점이 주는 풍요로운 행복에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하는 것 같다.

 유독 지치는 날이면 / 녹아버리는 몸을 부여잡고 / 광화문 서점으로 향한다 // 눈에 띄는 책을 집어 / 몇 페이지를 읽다보면 / 어느새 포근한 촉감이 / 감싸는 순간이 온다 // 사소한 일화에 잠 못 들고 / 외로웠으며 사랑했고 // 그리워하면서도 / 내일은 성장하길 바라며 / 살아가는 장면들 // 오랫동안 사랑받던 시인도 / 여기 온 나도 / 저쪽에서 신중하게 / 책을 고르는 // 너 또한    (pp.77-78)

 

 

 3부는 "틀리지 않았다. 그 애매한 감정"이란 테마로 총 3절의 구성 안에 30개의 에세이를 담고 있다.

1절에서는 "이것도 나, 저것도 나"란 주제로 10개의 글을 품고 있으며, 2절은 "우주 속 궤도"란 내용으로 역시 10개의 글을 담고 있다. 3절은 "사랑이 소나기로 온 후 맑게 개었다"란 내용의 주제로 10개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3부의 내용은 이 책의 주제라 할 수 있는 내용의 에세이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특히, "양가감정"이란 말이 인상 깊게 다가온 것 같다. 요즘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책을 읽을 기회들이 많아졌다. 특히 서평단에 신청해서 책을 받고자 하는 마음과 선정되어 책을 받을 때의 마음이 아마도 이런 감정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고 싶은 열정의 마음과 책을 받고 난 후의 리뷰어로서 갖는 부담감이 내 마음속 양가감정으로 늘 자리잡고 있기에 더욱 공감이 갔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웃분이 서평단에 선정된 것을 축하해주시면서 "행복한 부담감"이란 말씀을 주셨는데 참 맞는 말인 것 같아서 그 뒤로는 종종 써먹는 말이 되었다. 늘 리뷰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내게 위로가 되어 준 "가벼워지는 것이 무거운"이란 제목의 에세이다. '작가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구나!'라는 동질감은 어떤 위로의 말보다도 더 깊은 위안과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준비과정에서 오래 고민하느라 / 시간을 많이 쓸 때가 있다 // 막상 시작하고 생각하면 / 오히려 끝이 가벼울 수 있는데 // 무겁게 생각하고 무겁게 시작하니까 / 시간이 바로 뒤에 와있다 // 결정은 경쾌하고 가벼운데 / 고뇌로 포장되는 시간은 / 속절없이 흘러가며 / 한껏 무거워진다 // 만족할 만한 완성은 / 가능한 걸까 // 적당히 가볍자 / 어려운 거 아니잖아 // 가벼워지는 일만큼은 / 가볍게 시작해보는 거야   

 (pp.117-118)

 

 

 4부에서는 "날들을 온연하게 살아낼 거니까"란 테마로 총 2절의 구성 안에 18개의 에세이를 담고 있다. 1절은 "행복하고 불행한 날을 구원할 자는 나라서"란 주제의 내용으로 총 15개의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으며, 2절은 "너를 구할 순 없었지만 그럼에도 함께라서 여기 서있다"란 제목의 내용을 주제로 3개의 에세이를 담고 있다.

 4부의 내용은 "나와 너"라는 주제로 그동안의 작가의 삶에 대한 총체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타인은 내 인생을 구할 수 없기에 오롯이 내가 나를 살리고 구원해야 한다는 에세이를 비롯해 많은 에세이들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 같다. 타인은 내 인생을 구할 수 없다는 말은 또한 나는 타인의 인생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만 따듯한 마음으로 함께할 뿐이라고, 나의 작은 위로가 상대에게 큰 위로를 주듯, 타인의 작은 말 한마디에도 큰 힘을 얻는 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특히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1절의 "자존감"과 2절에 있는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란 에세이는 작가가 내게 건네주는 위안과 위로의 메시지로 다가왔다. "나와 너"의 행복한 공존은 아마도 불행하면서도 행복한 우리의 삶에 가장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자존감   (p.190)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마음 / 바른 신념을 향하는 이를 응원하는 마음 / 필요한 것 이상을 욕망하지 않는 마음 / 오늘의 나를 다정하게 봐주는 마음 / 혼자 걸을 때도 웃을 수 있는 마음 / 당신도 빛날 수 있음을 알려주는 마음 // 나의 왼쪽으로 한걸음 / 당신의 오른쪽으로 한걸음 / 그리고 다시 함께 한걸음 // 주저 앉은 마음을 일으켜 / 앞으로 나아가는 일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pp.194-195)

 고마워 /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줘서 // 고마워 / 나를 멋지다 해줘서 // 고마워 / 넘어지려 할 때 잡아줘서 // 고마워 / 나로 인해 영향 받는다 말해줘서 // 고마워 / 나의 진심을 믿어주어서 // 고마워 / 나에게 고맙다고 말해줘서 // 고마워 / 우리로서 살아갈 모든 날들에게


 

 이 책은 에세이집이지만 거의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엔 에세이집도 시의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책들이 종종 있기에 읽는 독자들은 조금 헷갈리기도 한다. 작가의 글은 대체적으로 간결하면서도 섬세하다. 아마도 시와 차별을 두었던 것은 시에는 존재하지 않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체적인 주제에 맞게 내용을 구성하고, 그에 맞는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 이 책이 일반적인 시집과는 다른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1부의 2절에서는 돌아가신 작가의 외삼촌에 대한 이야기가 몇 차례 이어진다. 어린 시절 작가의 어머니가 들려주었던 흰 나비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재작년 돌아가신 아빠가 생각이 났다. 우리 아빠가 돌아가신 뒤에 우연히 우리집 아파트 화단에 흰 나비가 내 곁을 맴돌았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르면서 작가의 슬픔에 나의 슬픔이 포개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행하면서도 행복한 날들"이란 아마도 양가적인 감정을 말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남편이나 아내의 잔소리, 사춘기로 반항하는 자녀들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마도 양가감정 때문일 것이다. 소중한 가족과 건강한 몸으로 함께하기에 생겨날 수 있는 불협화음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금은 내 마음이 행복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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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안목』 | 리뷰어클럽 서평단 리뷰 2022-07-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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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계의 안목

신기율 저
더퀘스트 | 202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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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삶에 대해, 우리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고찰의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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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인(人)자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 붙어 있는 형상을 의미한다. 그만큼 사람이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이 상형문자만으로도 짐작할 수가 있다. 혼자서는 삶을 영위해나갈 수 없는 존재인 인간은 수많은 관계속에서 성장하며 살아간다. 가족간의 관계로부터 시작된 인간의 삶은 성장하면서 계속해서 관계망을 넓혀나가게 된다. 어찌 보면 인간의 삶은 평생 관계속에서 살아간다고 해도 지나친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관계속에서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보니 관계에 대한 새로운 안목과 지혜가 필요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삶은 한 번뿐이기에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가치가 충분한 것이다. 우리의 소중한 삶에 한 줄기 빛이 되어줄 책이 있어 이 자리를 빌어 소개하려 한다. 이책 『관계의 안목』은 어른이 되어서도 관계가 힘든 사람들에게 관계의 안목을 길러주는 따듯한 사람 냄새가 나는 책이다. 관계로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부디 이 책을 통해 지혜와 용기를 얻길 바란다.

 

『관계의 안목』, 신기율/ (주)도서출판 길벗 : 2022년 7월 1일
 

 

 "관계는 유구한 역사를 담고 있는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과정이라고, 긴 호흡으로 역사를 바라보듯, 좀 더 깊고 넓은 관점에서 자신과 상대를 볼 수 있을 때, 우리를 둘러싼 관계와 사람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고 말하는 저자는 사단법인 그루맘의 교육센터장이자 작가, 칼럼니스트, 강연가로 활동하며 마음치유, 명상, 자기 계발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과 상담, 강의, 라이프 코칭을 진해하고 있다. 저서로는 『은둔의 즐거움』, 『직관하면 보인다』, 『운을 만드는 집』이 있으며, 유트브 <신기율의 마음찻집>을 운영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 『관계의 안목』은 총 4장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장별로 공감, 용기, 소통, 운명이란 키워드의 내용들을 담고 있다. 1장은 "공감"이란 키워드로 '우리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란 제목으로 각기 다른 여덟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공감"에 대한 정의와 방법들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2장은 "용기"란 키워드로 '나는 나를 제대로 드러냈는가'란 제목의 내용으로 "용기"에 대한 다섯 가지 사례들을 통해 거절에 대한 용기 있는 자세와 무례함에 대항하는 방법과 용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을 풀어주고 있다. 3장은 "소통"이란 키워드로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관계의 언어'란 제목으로 일곱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여러가지 소통의 방법과 관계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4장에서는 "운명"이란 키워드로 '관계는 자주 그 모습을 바꾼다'란 제목에 대한 네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인연'의 종류와 의미를 자세하게 담고 있으며, '마음'에 관한 이야기들로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내 삶에 의미 있는 관계와 사람을 알아보는 지혜"

 

 

 

 "관계의 안목은 상대를 밀어내고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함께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따듯하고 긍정적인 시선이다."    (프롤로그 中)

 과거 인간 관계의 아이콘이 "배려와 희생"이었다면, 현재는 "소통과 공감"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행복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인간관계는 힘없는 소수의 희생양들에게 설움과 한(恨)을 남겼다. 그러나 이제는 관계의 패러다임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며 평화롭게 살아나갈 관계의 안목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감은 상대의 생각이나 감정을 마치 내 것처럼 느끼는 마음이다."  (p.17)

 추위에 떨고 있는 노숙자를 보며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덮어 주는 마음, 생면부지의 사람이 tv에 출연하여 빈곤에 시달리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줄 때 함께 응원하며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바로 공감일 것이다. 공감은 이렇듯 나이와 지위, 성별과 인종을 뛰어넘어 모두가 보이지 않는 정서적 끈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해준다. 그런데 공감에도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자기자신과 가족을 돌보지 않고 타인의 아픔에 매몰되어 가족에게 피해를 입혀가면서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면 그것은 다름아닌 "공감의 폭력"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미성숙한 공감은 동정이 되어 상대에게 모욕감을 줄 수도 있다고 하니 각별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모두가 떠난 후에도 마지막까지 남는 기억은 그가 어떤 사람이었느냐가 아닌 내가 어떤 사람이었느냐다."   (p.95)

 참으로 의미 있는 말인 것 같다. 누구보다도 내 자신한테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살아내야겠다는 묵직한 경종을 울리는 말인 듯해서 더욱 그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인연을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 수많은 인연들 속에서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를 돌이켜보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이글은 나에게 평생의 숙제와도 같은 경구(警句)가 될 것이다.

 

 "관심과 공감은 좋은 대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p.183)

 좋은 대화를 위한 기본 전제는 내가 하고 싶은 말과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그런데 관심이 없으면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게 되고, 공감이 부족하면 상대의 말에 거부감이 들게 된다. 말을 잘하는 것과 대화를 잘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틀리다고 한다. 말은 혼자서도 잘할 수 있지만, 대화는 서로가 합이 맞아야 이루어질 수 있는 고난도의 소통 기술인 것이다. 서로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마치 탁구의 핑퐁공을 치고받듯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서로가 더욱 친밀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공감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공감은 상대방의 마음을 내 마음처럼 느낄 때 이루어지는 마음인데,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들어줄 수 있는 "경청"의 자세가 필요하다. 잘 들어주어야 적절한 맞장구도 쳐주게 되고, 깊은 공감이 생기니 자연스럽게 얼굴의 표정까지도 상대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어, 상대방의 깊은 심연에 있는 말까지 이끌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좋은 관계를 오래 지속하려면 이러한 따듯한 관심과 행복한 소통을 나눌 수 있는 공감이 뒤따라주어야 한다. 따라서 관심과 공감은 서로 대화가 잘 통하는 친밀한 사이로 만들어주는 관계의 연금술사인 것이다.

 

 "지나친 편안함이 문제다."   (p.206)

 오래된 사람과 다투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를 너무 편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친하다는 이유로 말을 함부로 하거나 상대를 잘 안다는 생각으로 쉽게 단정 지으며 신중하지 못한 행동들을 서슴없이 한다. 추악한 속마음을 드러낸 거칠고, 이기적인 모습, 그런 모습을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온 편한 상대에게 주로 보여준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관계의 역설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오래되고 편한 사이일수록 서로를 지키기 위한 어느 정도의 적당한 심적, 물적인 거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늘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이 우리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오래된 친구나 연인 또는 배우자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낯섦과 반짝이는 설레임을 잊지 않는다면 편안한 마음보다는 소중히 지켜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늘 내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모르는 나의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노력해야겠다. 

 

 "뛰어난 안목을 통해 만들어진 관계는 치유가 되고 희망이 된다."    (p.271)

 좋은 관계는 나를 성찰하게 하고 결핍을 채워주며 내적 갈등을 해소해준다. 그렇게 조금씩 내 삶을 가치있게 만들어준다.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건 나에게 득이 될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 곁에 있는 그가 어떤 의미를 갖는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라고 한다. 그가 내 곁에 있는 의미를 알 수 있을 때, 관계의 고통과 불행은 전혀 다른 긍정의 울림을 갖게 된다고 말이다. 그런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눈을 갖는 것이 우리가 길러야 할 관계의 안목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서로를 향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이 있을 때 우리의 관계는 더욱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람은 서로가 함께 있을 때 더욱 빛이나는 존재이기에......,


 

이 책 『관계의 안목』은 신기율 작가의 해박한 지식에 다양한 내용들을 접할 수 있어서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혀던 것 같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사연이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작가에게는 두 살 터울의 형이 하나 있었는데, 몇 해 전 희귀병에 걸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런데 이 둘의 관계가 어린 시절 크게 다툰 이후로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 서먹한 사이로 지내고 있었기에 더 맘이 안타까웠던 것 같다. 그의 형이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작가에게 보낸 "고맙다"라는 문자에 뭐라 답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던 차에 형은 그렇게 먼 곳을 떠났다고 하니, 작가의 마음은 얼마나 깊은 회한과 후회가 남았겠는가......, 그렇게 형을 떠나보낸 작가는 더 이상 후회하지 않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에필로그에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진정한 용서는 자기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그래야 원한에 잡아먹힌 비극적인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이다. 삶에 대해, 우리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고찰의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결국 우리는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좋은 관계를 지향하며 더욱 풍성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소중한 삶에 대한 진중한 모습이자 도리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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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무늬 상자』 | 리뷰어클럽 서평단 리뷰 2022-07-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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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붉은 무늬 상자

김선영 저
특별한서재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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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청소년을 둔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하는 필독서이다. 물론 자녀와 같이 읽으면서 느낌을 공유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목적에 부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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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우연찮게 『시간을 파는 상점』이란 청소년 소설을 6학년이었던 막내 아들 덕분에 읽게 되었다. 학교 추천 도서라고 구입하라는 학교의 통지가 있었기에 바로 구입해서 읽게 된 책, 사실 청소년 추천 도서라지만 별 기대는 하지 않고 읽었는데, 원래 기대가 없을 때 생기는 반전의 매력은 그 이상의 충족감을 준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지은 김선영 작가에 대해서도 응당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본다.

 그런데 그녀가 새로운 주제로 청소년들에게 또 다른 메시지를 주고자 새로운 책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이번에는 과연 어떠한 문제점들이 우리 청소년들의 삶을 힘들게 할까라는 새로운 기대감에 앞서 무거운 마음이 드는 것은 그녀의 전작을 읽은 독자라면 당연히 생기게 되는 마음일 것이다. 김선영 작가가 진정 우리 청소년들에게 삶의 깊고 컴컴한 터널을 지나온 어른으로서 말해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지 궁금해서 단박에 읽어버린 책. 하지만 읽고 난 뒤. 그 울림이 너무 깊어서 나름의 제의 절차를 갖고 숨고르기를 하면서 생각의 생각을 다듬어 보게 된 책, 바로 『붉은 무늬 상자』이다. 

 

『붉은 무늬 상자』, 김선영/ (주)특별한서재, 2022년 6월 15일
 

"이 소설을 쓰며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은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가'이다. 타인을 위해 나서고 오래된 편견에 맞설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고 본다."    (창작노트 중에서)

 김선영 작가는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여행을 하면서 현지에서의 낯선 모습들에 영감을 받고 그것이 소설로 이어지는 중요한 모티브가 되어준다고 말이다. 우연히 발견한 낯선 폐가를 보면서 작가의 샘솟는 상상력은 폭주를 하게 되고, 그녀가 그 당시 생각하고 있던 '용기'란 주제와 결부시켜 『붉은 무늬 상자』를 탄생시켰다고 그녀의 창작노트에서 밝히고 있다. 과연 붉은 무늬 상자에는 어떠한 가슴 아픈 사연이 서려 있을지, 먼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에 닿아 어떤 파동을 일으킬지가 궁금해진다.

 

 이 책 『붉은 무늬 상자』의 내용을 개략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누군가의 비밀,

 끝나지 않은 상처를 치유하려는 아이들의 이야기!" 

 

 이 소설의 주인공인 김벼리는 심한 아토피로 고생을 하다가 공기 좋은 시골의 "이다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다. 한창 자아 정체성이 무르익을 청소년들은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꿈꾸게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늘 부모에 대한 반항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과시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벼리가 이 학교를 맘에 들어한 첫 번째 이유가 기숙사로 운영되기 때문에 부모와 떨어져 지낼 수 있게 되어서이다. 그런데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한 시골학교에서 벌어지는 집단 따돌림과 폭력의 실태는 과히 충격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 집단폭력의 피해자인 태규를 보호하려다 되려 집단 따돌림과 악성 루머(성적 모독)의 피해자가 되어버린 세나, 이 소설은 집단 따돌림을 받고 있는 세나와 벼리의 화해와 우정을 통해 문제의 핵심을 뚫고 정면 도전하는 주인공들의 야심찬 도전 의식과 진정한 용기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두 가해자이기 때문에 어느 한 명을 가해자로 지목할 수없는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다. 가해자는 있지만 특정할 수 없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가해자가 있을 뿐이다.   

 (p.82) -> 집단 폭력에 대한 인용문

 

 " 사실은 떠도는 말이 험해서 알아보는 게 두려웠다. 물어보기도 민망한 말이 날개를 달고 떠다니며 내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그렇고 그런 아이야, 조심해. 가까이 하지 말고,"  말은 살아 있는 것처럼 내 입도 눈도 마음도 막았다." (p.53)  -> 악성 루머(성적인 모멸감과 모독)에 대한 인용문 

 

 김벼리는 중3 새학기가 시작되어 기숙사에 짐을 넣으러 엄마와 함께 가던 중에 우연히 폐가를 발견한다. 묘한 기시감에 끌린 벼리 엄마는 바로 은사리 폐가를 구입하게 된다. 그렇게 맺어진 묘한 인연으로 그 집을 수리하던 중에 작은 방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빨간 상자를 발견하게 된다. 벼리 엄마는 마룻바닥 한 가운데 가지런히 놓여 있는 삭아가는 가죽구두 옆에 빨간 무늬 상자를 놓고 흰 국화꽃으로 한 맺힌 영혼을 달래주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 열일곱살 난 딸이 죽었다고 벼리에게 이집이 폐가가 되어버린 이유와 사실을 밝힌다. 

 "이 집에 살던 사람들의 흔적을 잘 살펴주고 위무해주고 싶다는 말은 엄마가 먼저 꺼냈고 평소에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나는 기록을 맡겠다고 했다."  (p.33)

 

 벼리는 이 이야기 끝에 문득 생각난 세나가 걱정이 되었다. 사실 벼리는 아토피로 고생하면서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되었고, 그 아픔의 크기와 실체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에 선뜻 세나와 가까이 지내는 것을 꺼렸다. 전학 와서 세나에 대한 안 좋은 풍문을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붉은 무늬 상자를 마주하면서 세나의 안부가 궁금해지고 걱정이 앞선 벼리는 차갑게 닫혀진 세나의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했고, 붉은 상자 안에 들어 있었던 일기를 같이 읽으면서 깊은 우정을 쌓아간다. 누군가와 비밀을 같이 공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관계가 돈독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 순간 왜 심장이 툭 내려앉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늘 속에 있던 세나의 얼굴이 훅 겹쳐왔다. 갑자기 세나의 안부가 걱정되었다. 이 집에서 죽은 열일곱 살 난 딸과 세나가 왜 동일시되는지 모르겠다. 상자 옆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구두가 더욱 유난하게 보였다." (pp.39-40)

 

 향나무로 만들어진 붉은 무늬 상자 안에는 죽음에 이르게 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들이 낱낱이 기록된 여러 권의 다이어리와 시화집이 들어 있었다. 다이어리 갈피마다 여러 장의 사진이 있었고, 쪽지 편지도 끼워져 있었다. 사건의 실체를 밝혀 줄 피노키오 나무 인형과 털 인형까지 들어 있었다. 붉은 무늬 상자의 주인은 17년 전 누군가가 쓴 거짓 낙서(성적인 모독감과 수치심을 주는 내용) 때문에 악성 루머(성적 모독)의 피해자가 되었고, 그로 인해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된 열일곱 살의 소녀 강여울이었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은폐된 사건의 진실은 그렇게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면서 주인공인 벼리와 세나의 용기로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게 된다. 

 "다이어리에는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을까. 어쩌면 먼 과거의 시간에서 먼 미래의 누군가에게 편지를 남겨놓은 건지도 모른다. 짧은 시간 머물다 갔지만 이렇게라도 흔적을 남겨놓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 지금에서야 닿은 건지도 모르겠다."   (p.98)

 

 "떠도는 이야기의 성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향이 있다. 스토리는 전설이 되고 전설은 생각의 관습을 낳고, 전설은 반드시 증거가 있기 마련인데 바로 그 증거가 사람일 때는 이야기성이 강력해진다. 증거물이 존재하는 한 그건 전설이 아니라 팩트가 되는 것이다."   (p.41)

 

 고현은 무명으로 있다가 갑자기 유명해진 연예인이다. 고현은 비운의 첫사랑과 피노키오 인형에 대한 인터뷰로 여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죽음으로 끝난 첫사랑은 팬심을 자극하기에 아주 이상적인 스토리가 된다. 그런데 벼리는 여기에서 매우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게 되는데.....,

 "고현의 첫사랑이라는 자막이 뜬 영상을 클릭했다. '비극적'이라는 자막이 자극적인 서체로 올라왔다. 뭔지 모르는 부당함이 알 수 없는 곳에서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는 비극적인 것이 누군가에게는 호기심을 채우는 가십거리밖에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서 화가 났다. 그래서 슬픔의 무게는 언제나, 누구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다."  (p.112)


 

 이번 김선영 작가의 신간은 작금의 현실을 반영한 청소년 성장 소설이기에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읽었던 것 같다. 누구나 부모라면 이쁜 딸과 멋진 아들을 두고 있을 것인데, 이런 슬픈 이야기들을 마주하게 될 때면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공감하게 되고, 그 아픔의 무게에 짓눌리기까지도 한다. 김선영 작가의 글은 필력이 출중하기에 가독성이 좋고 단박에 읽히는 묘한 매력이 있는지라 이번 신간 역시 하루만에 읽어버렸다. 그런데 내 마음에 어떤 제동이 걸렸는지는 모르겠으나 리뷰가 쉽게 써지지 않았다. 아니, 이 소설의 벼리 엄마처럼 어떤 제의 절차를 거쳐야만 할 것 같아서, 나름의 숨고르기 시간을 두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아름다운 집에 살던 아름다운 사람들이 증발하듯 사라졌는데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니, 아무도 벌받은 사람이 없었다니......"  (p.185)

 요즘의 청소년들을 생각해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집단 폭력(악성 루머를 포함한 언어 폭력까지 아우름)과 집단 따돌림이다. "집단 따돌림과 폭력"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피해자들은 견딜 수 없는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그리고 정신적 트라우마를 비롯해서 극단적인 선택까지도 이어지는 사태가 최근들어 종종 발생하고 있기에 그 문제의 심각성은 날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소설을 비롯한 문학이 주는 힘이 이런데서 발휘되는 것은 아닐까. 공존의 시대,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의 핵심을 찌르는 문제의식을 소설로 승화시켜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내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공동의 의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소설이 주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돌림, 신체폭력, 언어폭력 등 한 명의 피해자가 있고 한 명의 가해자가 있을 때 교실 안에는 분명 그것을 지켜보는 수많은 눈이 함께 있었다. 그 수많은 눈이 외면하고 침묵할 때 폭력은 더욱 거세지고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럴 때 작은 목소리일지라도 누군가 용기를 낸다면 그 용기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고, 그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닿는다면 폭력은 조금이라도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   

(창작 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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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의 모두의 등불』 | 리뷰어클럽 서평단 리뷰 2022-06-28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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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이팅게일의 모두의 등불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저/ 키와 블란츠 역
이다북스 |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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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간호학교를 설립한 나이팅게일은 후진 양성을 위해 많은 노력과 정성을 쏟으며, 간호사의 위상을 드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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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종종 뜻하지 않게 고비의 순간들이 찾아오게 된다. 늦게(30대 중반)에 임신한 탓에 임신 우울증도 있었던 나는 막내를 출산하면서 의사에게 아기가 탯줄을 감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말을 전해 들었다. 그건 산모의 우울증 증상이 뱃속 아기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는 증거가 된다. 그렇게 태어난 막둥이가 갓 태어난 지 이틀만에 심각한 이상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간호사의 발빠른 대응으로 인근 종합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로 입원할 수 있었다. 신생아 중환자실을 지금도 떠올리면 생생한 아픔으로 기억된다. 하루 2번의 면회 시간, 그 시간은 우리 이쁜 아기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며, 보관해놓은 모유를 아기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21일을 우리 막둥이는 신생아 중환자실의 인큐베이터 안에서 엄마의 품을 떠나 간호사들의 지극한 간호를 받으며 무사히 우리 곁에 올 수 있었다. 생사의 중요한 고비를 넘나드는 절체절명의 긴급한 순간 환자는 의료진들과 간호사들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그렇게 나는 간호사들과 의료진들의 중요함을 몸소 깨닫게 되며, 그분들의 의료정신과 철저한 직업 정신에 늘 감사한 마음을 지니며 살아가고 있다. 아직껏 한번도 나의 아픔을 표현한 적 없는 이 낯섦과 생경함은 『나이팅게일의 모두의 등불』이란 책을 읽고, 용기를 내서 그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쓰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갓 태어난 어린 생명을 소중하게 지켜주신 모든 의료진분들과 밤을 지새며 위급했던 상황을 지켜보신 간호사님들께 이 지면을 통해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나이팅게일의 모두의 등불』, 나이팅게일 저: 키와 블란츠/ 이다북스, 2022년 5월 30일
 

 우리에게 "백의의 천사"로 익히 알려져 있는 나이팅게일은 1820년 5월12일 영국인 부부의 둘째딸로 태어났다. 17세 때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돌보는 일에 평생을 바치겠다고 선언해, 이후 의회보고서를 연구하는 틈틈이 공중위생과 공중병원을 공부했다. 그녀는 정식 간호사 교육 과정을 마쳤으며, 런던에 있는 자선요양소의 간호감독으로 임명되었다. 1854년 크림전쟁이 발발하자 터키 이스탄불에서 야전병 원장으로 활약했다. 당시 밤마다 등을 켜고 병든 병사들을 돌본 것이 알려지면서 "등불을 든 여인"이란 수식어를 갖게 됐다. 1860년 세계 최초의 간호학교인 나이팅게일 간호학교를 세웠으며, 이후 간호 전문 서적을 집필하고 간호사를 전문 직업으로 성숙시키는 데 앞장섰다. 그녀는 1910년 8월 13일 90세의 일기로 숭고한 생을 마감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나이팅게일상을 제정해 매년 세계 각국의 우수한 간호사를 표창하고 있으며, 영국성공회에서는 8월13일을 '나이팅게일의 축일'로 국제간호협의회는 나이팅게일이 태어난 5월 12일을 '국제 간호사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 『나이팅게일의 모두의 등불』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후진 양성을 위한 그녀의 연설문과 편지글로 엮은 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그녀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문이 아니라는 점을 주지시킨다. 1장은 "마음이 세상에 닿을 수 있도록"이란 테마로 총 4편의 서신과 연설문으로 주로 간호사의 사명과 소명의식을 담고 있다. 2장은 "그 꿈을 널리 알리세요"란 테마로 역시 4편의 편지글로 주로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기도로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병동 관리의 조건과 중요성의 글을 담고 있다. 3장은 "무엇을 위해 일합니까"란 주제로 총 3편의 글을 담고 있으며, 야간근무의 중요성과 간호사들뿐만 아니라 간호사를 희망하는 정식 교육을 받은 상류층 숙녀들에게 실무 못지않게 중요한 이론 교육을 통해 환자의 증상을 살피고 관찰해서 원인을 밝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라는 당부 섞인 조언의 글을 담고 있다.

 

4장은 "이처럼 귀한 일"이란 테마로 한 편의 연설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경의 말씀에 입각한 간호사들의 삶의 자세와 진정한 복음의 행위의 주체자로서의 간호사의 위상과 소명을 담은 내용이다. 5장은 "담대하게 그러나 담담하게"란 내용의 주제로 총 2편의 연설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규율과 규칙을 지키는 훈련의 중요성과 실천의 중요성을 알리며,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목숨을 잃은 간호사 마사 라이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6장은 "다시 꿈꾸는 시간"이란 주제로 야전병들의 생명의 불꽃을 지켜주는 간호사들의 야간 근무의 중요성과 야전병들의 이야기와 그들을 돌보는 간호사들의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다. 7장은 "행동하는 시대"란 마지막 장으로서 연대를 이루는 병원의 규칙과 규율에 대한 정신을 담고 있으며, 실천하며 행동하는 시대를 이끌어 나가자는 취지의 글을 담고 있다. 

 

 우리가 야간근무를 우리의 양심의 문제, 우리 자신과 우리 하느님 사이의 심판 문제로 생각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너집니다. 그것이 진정한 신뢰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우리가 야간근무를 단순한 업무, 우리 인생에서 성공의 문제로 취급한다면 우리는 결코 겉치레 외에는 아무것도 제공할 수 없을 것이며, 우리는 결코 신뢰할 수 있는 간호사가 될 수 없습니다. (p.102)

 나의 아픔과 사연이 있는 글을 올렸다는 것은 그만큼 감명을 받고 공감이 되는 포인트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위급한 상황에 놓인 환자들일 경우 낮보다 밤이 더욱 중요하다. 야간에는 주치의들과 의료진들이 대부분 퇴근한 시간이기에 (일부 당직 인턴들이 있지만) 더욱 간호사들의 역할이 막중해지고 중요해짐을 의미한다. 나이팅게일은 야간 근무의 중요성과 간호사의 자세와 정신에 대한 철학적인 가르침으로 간호학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이 당시 기독교가 영국의 국교였기 때문에 읽고 쓰는 것에 능숙하지 못했던 수습간호생들을 위해 나이팅게일은 성경 구절을 많이 인용했다고 한다.

 

 "병든 육신을 잘 간호해 돌보는 것은 자선입니다. 마음이 병든 자, 고난에 지쳐 허덕이는 자를 잘 간호해 돌보는 것은 위대한 자선입니다. 우리에게 선하지 못한 사람을 선하게 대하는 것, (...) 우리 간호사들은 언제나 이 세가지 자선 활동을 다 펼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하느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일을 완수할 수 있으므로 우리 간호사들이야말로 자신을 '수많은 사람 중에서 가장 축복받는 존재'라고 불러도 좋을 것입니다." (pp.46-47)

 나이팅게일의 간호사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철학이 깃들어 있는 글이란 생각이 든다.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 그녀는 말보다는 행동과 실천력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글은 피상적인 관념의 글이 아닌 실천을 앞세운 행위의 철학이 깃든 글이라 할 수 있겠다.

 

 "양심의 소리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때, 하느님은 우리가 행하고 말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의 증인이심을 깨달을 때, 우리 안에 있는 모든 선한 것의 근원임을 이해할 때, 그리고 우리가 마음속에서 사악한 유혹에서 싸우고 있음을 느낄 때, 하느님은 '악한 자아에 대항하는 선한 자아'를 위해 우리와 더불어 시기와 질투, 이기심과 방종, 가벼움, 경박함, 허영심에서 맞서 싸우십니다." (p.62)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것은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삶으로 이어진다. 하나의 정신세계를 구축하는 신념과 믿음은 그 사람이 누군인지를 말해주는 중요한 정체성이 된다. 그런 점에서 나와 신앙적인 믿음의 결이 같은 나이팅게일의 글을 읽으면서 진정한 믿음이 무엇이며, 바른 믿음의 자세와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업적과 공을 하느님께로 올리는 그녀의 겸허함과 행위의 실천 정신과 선한 믿음은 나이팅게일을 더욱 강인한 여전사로 만들어준 뿌리가 되어 준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돕고, 함께 노력하고, 함께 행동하고, 같은 목적을 위해 함께 일하고, 동료에게 완벽하게 자매 같은 감정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위대한 일을 할 수 없고, 아무리 훌륭한 것도 지속될 수 없습니다."   (p.170)

 그 모든 것의 시작과 출발은 사랑의 마음이다. 사랑 없이는 그 어떤 자선과 선함도 위선이 될 수 있다. 나이팅게일이 이루려고 했던 세상의 본질은 어쩌면 사랑과 자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의 마음은 어찌보면 억지로 생기는 마음이 아니기에 더욱 그 의미에 값을 두는 것이 아닐까. 사랑을 가장한 그 어떤 마음도 이와 같은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행위 중심적인 삶에서는 지속되기 힘들 것이다. 사랑은 값을 매길 수 없는 의미의 값이며, 값진 희생이란 댓가를 치르게 되더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과 용기의 마음일 것이다. 

 

 나이팅게일이 들려주는 많은 이야기들은 물론 이시대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진부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 시대상을 생각하며 읽게 되다보면, 그녀의 미래를 향한 추진력과 박동감 넘치는 삶의 의지로 그당시 남들이 천시하던 간호사의 직업적 위상을 드높이는 데 크게 기여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정한 간호학의 의미와 간호사로서 가져야 할 직업적 윤리의식과 소명의식을 그 당시의 언어인 성경의 말씀으로 쉽고 간결하게 알려주고자 노력했던 그녀의 진정한 사명의식에 깊은 감동을 느끼게 된다. 나이팅게일은 수많은 수식어를 낳은 간호학계의 선구적인 여성 개척자로서, 의료체계를 확립하고 위생과 청결을 강조하여 보건위생의 포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누구보다 시대를 앞서간 나이팅게일, 그녀가 직접 쓴 서간체의 글들과 마주하니 감회가 사뭇 남다른 것 같다. 이 책은 오랜 기간에 걸쳐 경험을 쌓은 스승으로서 그녀가 어린 간호사들에게 보낸 편지글로 간호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간호사의 위상과 가치를 새롭게 정립시켜 준 간호학의 철학적 근간을 이루는 아주 중요한 책이라 사료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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