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아이가 요즘 동화책에 한참 빠져 있어서
히로시마 레이코의 '십 년 가게' 를
선택해 보았습니다.
제대로 된 판타지 장르는 많이 접해본 적이 없어서
아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더군요.
히로시마 레이코는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죠.
책에 함께 들어있는 십 년 가게의 초대장입니다.
왠지 카드를 열면 마법의 문이 스르르 열리고
십년가게가 눈앞에 나타날 것만 같더라구요.
카드에는 아래와 같은 문구가 실려 있어요.
아끼는 물건, 지키고 싶은 물건,
또는 멀리 두고 싶은 물건을
보관해주는 가게가 바로 십년가게입니다.
재미있는 건 십 년 가게의 주인 이름도
가게 이름과 같은 '십 년 가게' 라는 거에요.
클래식하면서도 신비한 느낌을 주는 그림 속
고양이는 십 년 가게의 집사인 카라시입니다.
손님들에게 다과를 대접하며
월급과 휴가를 꼬박꼬박 받는
당당한 집사 고양이죠.
십 년 가게는 물건을 보관해주는 대신
1년의 수명을 내놓아야 하는
계약조건이 있는데요,
어린이 판타지 동화치고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설정에서도
카라시라는 집사 고양이가
스토리를 좀 더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았어요.
180 페이지가 조금 넘는 짧지 않은 책이지만
아이가 몇 시간에 걸쳐 한번에 완독할 만큼
흡인력이 있는 작품입니다.
신비하고 마법같은 스토리와
감동을 주는 에피소드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무척 새롭게 다가오는
판타지 동화네요.
눈앞에 영화 속 장면이 펼쳐지는 듯
오감을 자극하는 섬세한 묘사가
무척 인상적입니다.
삽화가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인데도
마치 그림책이나 애니메이션을
보고난 후의 느낌이랄까요?
글을 읽고 있는데도
왠지 눈앞에서 그림이 그려지는 듯 합니다.
그만큼 수작이에요.
어색하지 않은 부드러운 번역도 인상적입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나와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
판타지 동화였어요.
이 책을 읽고나서
아이가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이
더욱 궁금하다고 해서
내일 1~6권까지 주문해서
읽어보기로 했답니다.
'십 년 가게' 역시 이번이 1권이라
앞으로의 이야기가 무척 기대되네요.
